2009.02.18 04:48

리버스 1화

조회 수 1991 추천 수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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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내 주인이 될 자격은 있는가?..」


 


 


 


「안돼!!!!...그만둬!!!!!!!!!!!!!!!!!!!!!!!!!!!!!!」


 


 


 


「잊지 않을게요..영원토록..사랑해요..」


 


 


--------------------------------------------------리버스--------------------------------------------------------------


'아..씨발..또 똥꿈이네..'


머리를 거칠게 긁으며 헝클어진 머리를 더욱 헝클어지게하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해는 아직 어스름히 얼굴을 보이고 있어 어굽고 침침하지만 그 활력적인 장면은 가릴수 없다.
그 활력적인 순간을 더욱 활력적이게 만드는것은 새벽을 만드는 우리나라의 성실한 일꾼들일 것이다.
그 중의 한사람이 바로 이사람, 「마철민」올해 나이는 19세로 아직은 학창시절의 단꿈에 젖어살나이지만 애석하게도 학업의 길을 포기하고 이 사회를 꾸려가는 1인으로 살아가고있다.


'5시 35분..늦진 않았네..으쌰~! 얼른 준비하고 가야겠구만'


얼마나 썻던 가방인지 이러저리 헤이고 구멍난 가방에 원래는 흰색이었던거 같은 빛바라고 초라한 회색모자를 머리에 푹눌러쓰곤 집을 나섰다.
밖은 밤이슬이 채 가시지 않았는지 조금은 쌀쌀한 기운이 돌아 따듯한 몸을 차갑게 휘감는다.


'윽...좀 쌀쌀하네..'


아직은 듬성듬성 가로등불이 커져있어 그렇게 어둡다는 느낌은 없지만 부분부분 어둠이 자리잡고 있다.


'후우...좀 뛰어볼까..?'


갑자기 웅크리고 있던 몸을 크게 펴더니 좌우로 몸을 풀더니 천천히 첫발을 내딛고는 그 첫발을 지지대로 삼아 두번째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익숙한 몸놀림으로 골목길을
뛰기시작했다.


'하아..하아..하아...'


그의 발이 멈춘곳은 「세진 인력사무소」아직은 이른시간 출근길의 전쟁이나 학생들은 지각을 하지 않기위해 교문으로 발이 땀이 나도록 뛸시간에 이곳에선 매일 매일
허탕치지 않고 가기 위해 발을 동동구르며 삼삼오오 모여있다.


"어이~마군아~ 이제 오나~?"


언제면도란걸 했는지 턱이며 코 아래부분에 거친 수염이 덥수룩 하게 자라있는 아저씨가 철민을 보고 소리쳤다.


"아~!!예!!안녕하세요~아저씬 오늘 일찍 오셨네요~?"
"어제는 마 내 허탕쳤다 아이가~그래가 오늘 일찍 나왔제~허허"
"좌우지간 부지런 하시다니까...아 맞다! 아저씨 저 소장님 뵙고 올게요~"
"그래그래~퍼뜩 갔다 온나~"


빨간 벽돌의 빌딩 2층에 위치한 인력사무소로 발길을 돌려서 당차게 계단을 뛰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곳에선 이곳의 방식처럼 나름 전쟁이 진행중이었다.


"아~소장님 저 오늘 8만짜리로 보내주쇼!"
"소장님~제가 허리다쳤다 아닙니꺼~슥슥..진짜 좀 편한대로 좀 보내주소..마..슥슥"
"야 김가야~여기에 허리 안아픈놈이 어딨노! 아따 소장님 나도 허리아파 죽겠심더~"


검은색 뿔테안경을 끼고 마른체형의 한 사람이 조금은 거친 말투로 한마디를 쏘아붙인다.


"아~좀 조용들 하세요~ 김씨 아저씨. 길갑이형님. 권식이 너까지! 다들 이러시지 마시고 우선 자리에 가서 앉아 계시면 좀 편한자리 빼드릴테니까 좀 기다리세요!네?"


그말에 조금 진정이 되었는지 다들 엉거주춤한 자세로 서서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한마디씩 더한다.


"그럼..뭐 알았심더..슥슥.."
"알았다~마..성질하고는.."
"낸..진짜 허리아프다.."


다른 사람은 구경이라도 난것처럼 쳐다보던 광경을 마치 매일 보는 관경인것처럼 무덤덤하게 사람들 사이로 빠져나온 사람은 다름아닌 철민이었다.


"아~진짜 아저씨들 권식형님~매일 아침마다 이러세요~저도 허리가 아파 죽겠는데~?히히"


살짝 비아냥 거리는듯한 말투로 말하는 철민에게 아저씨 3인방은 철민이를 보며 저마다 한마디씩 내뱉기 시작했다.


"이 자슥이~어른들한테 못하는 말이 읍노~젊은게 허리가 어딨노~!허리가!키키"
조금은 가래끓는 듯한 말투를 말을 맺는 이 사람이 세진 인력사무소의 공사현장의 달인인 김치곤. 이곳에선 그냥 김씨 아저씨로 통한다.


"아따~형님도 슥..허리가 왜 없심니꺼~슥...암만 으려도 허리는 있는깁니더~슥..그럼 마 어리면 그것도 못합니꺼?~키키"
어리숙해보이는 말투에 웃을때마다 앞니 두개가 없어 바람새는 소리가 심하게 나는 이사람은 차권식.


"여..우리만 있나..좀 조용좀 하자..아따~마!!여 구경났는교!! 뭘 재밌는 일이라고 이리 다 쳐다보노..캭~퉷~!"
세진인력사무소에서 가장 성질이 더럽다고 알려져서 왠만한 사람들은 주위에 오지도 못하는 이 사람이 고길갑.


이 셋에 막내 마철민까지 인정할수 없게도 이곳 세진인력의 에이스들이다. 특히나 막내 철민이 같은 경우 19세의 가장 어린나이로 아저씨 3인방을 제외하곤 안좋은 눈길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어린나이에 소위말해 막노동을 하는 그것도 자기 밥그릇을 저 어린놈이 탐내는데 누가 좋아하겠는가..그래도 겉으로 티낼수 없는 이유는 세진인력의 에이스인 아저씨 3인방
때문이라 할수있었다. 심지어는 공사현장에서 직접 전화가 와서 철민을 포함 아저씨 3인방 넷이 아니면 인력을 안받겠다는 협박아닌 협박까지 따낸 고귀한 인력자원이었기에 누구하나
함부로 말할수 있던 사람이 없는것이었다.
그렇게 아저씨 3인방외 막내의 이야기가 오가며 서로 담배를 한대씩 꼬나물때쯤 예의 검은뿔테에 신경질적인 소장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김씨 아저씨! 길갑형님!"


인력사무소란 곳의 생리는 소장의 입에 달려있다 할수있다. 매번 철저히 지목제로 시작하는 이곳은 소장이 보내고 싶은 사람먼저 보내게끔 되어있어서 소장의 눈밖에 난 사람들은 번번히
퉤짜맞기 일수이기에 조금은 비합리적인 방법이라 여길수 있지만 이곳 4인방은 그런 걱정을 할필요가 전혀 없었다.


"와요?~크아아퉷! 벌써 가는 깁니꺼?"
"어딘교~?"


피우던 담배를 거칠게 바닥에 버리곤 가방을 고쳐매고 소장앞으로 다가갔다. 소장은 다른사람의 이목이 신경쓰이는지 조금은 조심스런 태도로 속삭이듯 설명을 해주었다.


"형님들 편한데 보내 달라 그래서 오늘은 넷이 같이 못갑니다. 그건 이해해주세요. 대신에 오늘은 확실히 편하실겁니다.그럼 소개비 8000원씩 주세요"


소장의 마음은 조금도 모르고 둘은 큰소리로 떠들기 시작했다.


"마~역시 이소장님 밖에 읍다~여기 8000원 있십니더.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데이~"
"아하하하하~허리가 하나도 안아파질라 하네~아하하하!!!철민아 길갑아~우린 먼저 간데이~이따보제이~"


소장은 조금 민망해 했지만 매번 있는 일인지 지끈해지는 머리를 매만진다. 그러던중 사무실에서 전화가 울려퍼진다. 사람들은 이 순간 제일 긴장한다. 전화가 오는곳은
분명 인력이 필요한 현장일것이고 그 인력은 우리이기때문에 다들 초조해하며 기다리고있었다. 가볍게 전화기를 귀에다 갖다대며 아까완 다른 친절한 말투로 한마디를 내뱉는다.


"예~세진 인력사무소 이철기소장입니다...아예..예~흠......그럼 위험수당까지 주셔야 합니다..아..예예..그쪽으론 한명있긴 합니다만...예예..보조까지 둘..말씀이십니까?..아..예예 알겠습니다"


천천히 전화기를 내려놓고는 사람들을 호명하기 위해 쭉 둘러본 소장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이름을 불렀다.


"마철민!!차권식!!"


이름이 불리자 다른사람들은 그럴줄 알았다는 눈빛을 보내고는 뉴스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철민과 권식은 조용히 담뱃불을 끄고 옷 매무새를 정리하고 소장의 앞으로 나아갔다.
이윽고 소장은 검은 뿔테안경을 매만지며 조금은 무거운 말투로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마철민!차권식! 잘들어..이 일은 안받을라고 했는데 너희둘다 사정이 딱한놈들이니까 그리고 너네들정도면 충분히 할수있는거라 그냥 받았다. 일당은 25만원 이상이다..하수도에 물길을 트는건데..
일은 그렇게 안힘들거야.. 대신에 조금 위험하긴 할거니까 각별히 신경써서 하고 차권식!넌 이런현장 몇번은 해봤으니까 철민이 데리고 조심히 갔다오고..혜화동 광천빌딩이라고 옆에 건물인데 신축하는
건물 하나 있을거란다. 여기 번호있으니까 가면서 전화해보고..갔다와서 소개비 받으마..조심히 갔다와라"


조금은 위험한 일이라 했으니 철민과 권식은 이곳에선 베테랑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25만원이라는 거액을 손에 쥐기 위해 빠르게 사무실문을 나갔다.
권식과 철민은 찢겨진 쪽지를 주머니속에 넣고는 다시금 담배한대를 꺼내물곤 지하철역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형님~!이거 운이 좋은데요?25만원 이상이랍니다~오호~"
"슷..슷..너무 좋아하지마 ~임마~내가 저번에 한번했다가 똥물뒤집어 쓰고 똥독올라서 이틀을 일을 못나왔어..슷슷..임마~"
"그래도 뭐~25만원이면 전 힘들어도 할랍니다. 어차피 노가다..힘든건 매한가지 아닙니까~"
"슷..그래서 가는거 아니냐~오늘 끝나고 형님들이랑 소주나 한잔 하자~슷..돈받으면 내가 한잔쏠게~"
"형님이 쏘신다면 전 언제든지 환영입니다~히히"
"새끼...알았어~임마~슷.."


그렇게 당차게 둘은 지하철역으로 힘차게 발을 내딛었다. 그 앞길엔 어떠한 일이 있을진 모르고 둘은 여전히 아무생각없이 일이 끝나면 어떤걸 할지에 대한 계획만 짜고있을뿐이었다.
전철에 몸을 싣고 한참을 지나온끝에 도착한 곳은 혜화역이었다. 철민과 권식은 지하철역에서 빠져나와 아까 사무소앞에서 주머니에 넣은 쪽지를 생각하며 손을넣고 종이를 찾았다.
이윽고 찢겨진 종이를 찾아 그곳에 적힌 숫자의 조합을 핸드폰에 옮겨적겨있었다.


"0...1...0...3....7...8...2...3..1..3....슷..0103782313맞지?철민아..슷"
"예~맞아요..형님~"
"잠깐 기달려 전화하면 해보고 가자"


철민은 전화하길 기다리는 권식에게 손가락과 몸짓으로 제스쳐를 보내며 눈앞에 보이는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간밤에 아르바이트를 하던 남학생이 초췌한 눈빛으로 편의점으로 들어온
철민을 경계하듯 쳐다보고 있었다. 물론 감시카메라가 곳곳에 달려있지만 물건이 도난당하면 자신이 책임져야 하기에 졸린눈을 비비고 물건을 고르고 있는 철민을 기다리고있었다.


'음.....이거랑..이거랑...아..!담배..그래..이거랑..'


이것저것 양손에 먹을것을 가득 사들고 온 철민이 눈이 반쯤풀린 아르바이트생 앞에 물건을 내려놓았다. 물건을 하나둘씩 들어올리며 스캐너의 붉은 불빛이 뿜어져 나올때마다 '삑''삑'
소리와 함께 계산대의 금액이 올라가고있었다. 언제 졸음이 있었는지 몸에 밴 투철한 서비스정신으로 밝은 목소리로 대답을 하기 시작했다.


"삼각김밥4개..삑삑삑삑..우유..삑..두유..삑.......샌드위치...삑....예~ 다해서 5400원입니다."
"아..여기 디스플러스도 한갑주세요"


편의점이란곳에서 첫번째로 민감한것이 도난이라면 두번째는 미성년자에게 술과 담배를 팔면 안돼는것이었다. 그이유는 잘못되기라도 하면 막대한 벌금을 사장이 물어줘야 하기때문에
철저히 사장의 정신교육이 아르바이트생의 머리속에 각인이 되어있었다. 마치 버릇처럼 아르바이트생은 철민을 보며 아까완 다른 조금은 확실하게 한마디를 내 뱉었다.


"저 죄송한데..요즘 단속이 심해서요..신분증 확인을 해도 되겠습니까?"


철저히 친절한 말투지만 신분증을 반드시 확인해야겠단 의지가 확고한 눈빛이었다. 하지만 철민은 한두번 있는일이 아니라는듯 멋적게 뒷머리를 긁으며 한마디를 내뱉었다.


"아..제가 지금 급하게 어디를 가는중이라서요..그리고 제가 어딜봐서 학생으로 보이세요?~저 군대도 갔다왔는데요?학생이면 이시간에 학교를 가야죠..담배사러 오겠어요?아~저번에 사장님은
그런거 보자고 안하시더만..급한데 빨리좀 해주세요.."


그렇게 능수능란하게 한마디를 되받아치자 아르바이트생의 가장 어려운 상대인 사장이야기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디스플러스 한갑을 꺼내 같이 계산해주며 못이기는척 한마디를 내 뱉었다.


"아..그렇죠..학생이시면 이시간에 여기 있을리가 없죠..방학도 아닌데..아하하..그래도 다음부터는 신분증 부탁드립니다~! 디스플러스까지 7500원 입니다.!감사합니다!"


그렇게 미성년자의 신분으로 당당히 담배를 사들고 나와 한손엔 먹을거리와 한손엔 새로산 담배곽을 뜯으며 아직 전화를 하고 있는 권식에게 다가갔다.


"아..예...그런데 아까 사무실..슷..에서 말한건..슷..분명..여기 슷..혜화동..슷 무슨 건물옆이라고..슷..했는데..갑자기 장소가 바뀌나요..?슷,,.."


철민은 조금은 심각하게 전화를 받던 권식옆에서 대수롭지 않게 비닐봉지에 우유를 꺼내 목으로 시원하게 넘기며 나머지 담배의 맛을 음미하고있었다.


"아...슷..알겠습니다..슷..아차..보수는 25만원 이상이라고 들었는데..슷..맞나요?슷...아아..예 알겠습니다..그리로 가겠습니다..슷"


「뚝!」


전화가 끝났는지 권식은 철민을 보며 짜증이 난다는 말투로 인상을 찡그리며 마디를 하였다.


"아..뭐야!!슷..혜화동 먼 건물인가 거기서 장소를 바꿨어..슷..야 뭐냐 이거? 슷..장난하는것도 아니고"


철민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봉지안에 들어있는 삼각김밥한개와 두유를 건네며 한마디를 하였다.


"뭐 어때요..그냥 가서 하면 똑같은거죠 뭐..끝날때 차비나 좀 달라고 얘기하죠 뭐~형님도 밥안드셨죠? 이거먹고 진정하고 얼른가요~"
"그래 알았어. 임마~ 차비는 대신에 니가 달라 그래!!"
"아~예..~우선 얼른 먹고 가요"


그렇게 지하철역 앞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한 철민과 권식은 새로운 현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전화상으로 일러준대로 한 15분쯤 걸었을 무렵 도심한복판에 신기하게도 다쓰러져가는 폐건물이 한채 눈에
들어왔다. 그냥 겉으로 보기에도 섬뜩한 기분이 들정도의  건물이었지만 둘은 신경쓰지 않고 길을 돌리던중 권식의 주머니에서 익숙한 기계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따르르르릉...따르르르르릉..」


권식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들고 전화를 받았다.


"예~슷..여보세요~"


핸드폰 밖으로 어떤 소리를 들었는지 권식은 허겁지겁 뒤로 돌아보며 한마디를 외쳤다.


"아..보이네요..슷..예 바로 가겠습니다..슷"  「뚝!」


권식이 뒤로 돌아본곳에는 검은 양복에 큰 회사원 가방을 든 한 남자가 서있었고 그곳에는 10명 남짓 인부가 눈에 띄었다. 이윽고 철민과 권식은 조금은 빠른걸음으로 인부가 모인곳으로 걸어갔다.


"예~안녕하세요~슷.,.처음와보는 길이라 좀 슷..헤맸네요.슷..저희 둘은..슷..세진인력에서 나왔,,슷..습니다.."


검은양복을 입은 사내는 말투로 권식과 철민을 보며 무미건조한 말투로 한마디를 내뱉었다.


"아..예. 두분 이쪽으로 오시구요.. 저분들은 이곳 건물을 철거하고 두분은 하수도에서 물길을 트는 작업을 할겁니다. 우선은 일이 언제끝나건 보수는 30만원입니다."


철민과 권식은 살짝 놀란눈으로 둘을 보며 입모양으로만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30만원? 맞지 철민아?"
'예. 그런거 같아요 형님..언제끝나든 그만큼 준다는데요?'
'그런가보다..이거 완전 땡잡았네!'


그렇게 둘이 고개숙여 입모양으로만 대화를 나눌때 검은양복의 사내가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하수도 작업중 조금이라도 특이한 물건을 발견시에 그 보수로 원래 보수의 5배 즉 150만원을 지급합니다. 동일한 조건으로 그게 준하여 몇개에 상관없이 개당 150만원으로
측정할것이니 명심하시고 열심히 일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상 전부 위치로"


둘은 150만원이라는 돈에 놀란눈이 더욱 커져서 말을 잇질 못하고 눈만 껌벅이고 있었다. 150만원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선 중하층 시민들이 한달에 근근히 먹고사는 사람들에겐
한달 월급이며 더욱이 이들 철민과 권식에게는 더없이 큰돈이었기에 그 흥분과 기대는 상상이상이었던것이다. 생각은 짧았고 행동은 순식간이었다. 둘은 마치 짜기라도 한것처럼
동시에 소리를 지르며 현장으로 뛰어들어갔다. 그 사이 뒤에 서있던 검은양복의 사내가 뒤돌아서며 보인 입가의 움직임은 아무도 보지 못했을것이다.


「쿵!쾅!쿵!쾅!」
아직은 흥분이 가시지 않은 목소리의 철민이 권식을 보며 큰소리로 말했다.


"형님!이거 완전 대박이지 않습니까?"


권식역시 긍정의 뜻을 보이며 힘차게 한마디를 더 보탰다.


"이야~!!그래그래!슷슷!!오늘 완전 횡재야!슷..횡재!!슷!!"


둘은 그렇게 한마디 두마디의 대화가 오가며 능숙하게 지금입고 있는 허름한 옷보다 몇배는 더 허름하고 낡은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그들의 피와 땀이 배어있는 작업복.
그둘에겐 뗄래야 뗄수없는것들이기도 하다. 그렇게 어느덧 옷을 다 갈아입을 둘은 하수도로 통하는길 안으로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들어갔다. 인부들에게 주어지는 안전장비라 봐야
낡은 안전모와 방수전용 안전화가 전부였지만 그둘은 베테랑이었기에 그것에 크게 의미를 두고 있진 않았다. 하수도 안은 비좁았고 공기도 탁했다. 지나가는 길목은 워낙에 좁고
어두워서 한사람이 무릎을 꿇고 간신히 기어가야 갈수있는 정도의 길이어서 둘은 일렬로 줄을 서서 하수도의 끝부분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욱..형님..여기 공기 너무 탁한데요..?"


먼저 말을 꺼낸건 철민이었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권식은 평상시의 모습관 다르게 차갑게 한마디를 내뱉었다.


"야 임마. 슷..여기는 가스가 가득해서 말많이 하고 그러면 머리어지럽다..슷.. 최대한 숨참고 빠르게 따라와"


흔히 아는 상식같지만 이곳 하수도 안에선 숨을 참고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게 무척이나 어렵고 힘든일이었다. 허나 권식은 베테랑 답게 빠른 속도로 하수도를 기어가고있었고
철민역시 이에 못지 않게 진지한 눈빛으로 그 뒤를 바짝 따라가고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갔을까..철근 콘크리트가 어지럽게 길을 막고 있는곳에 다다랐고 철민과 권식은 뒷주머니에
해머를 꺼내서 철근 콘크리트를 부스기 시작했다.


"슷..야임마!!살살해!!슷!!다 튀잖아!!슷..!!"
"앗!!죄송해요..숨이 막혀서 저도 모르게 힘조절을 쿨럭쿨럭!"


그렇게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는동안 힘없던 철근콘크리트가 부셔져 나갔고 다시금 길이생겼다. 그리고 앞은 이제부터 오늘 작업장이 될 하수도의 시작이었다.
아래는 조금은 탁한 물이 잔잔히 흘러가고 있었고 천장에선 조용히 물방울이 떨어지는 인류의 발전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동굴이 아닐수없었다.
물방울은 바닥에 떨어짐과 동시에 그소리가 온 천장을 매울정도의 시원한 공명을 이루었다. 허나 철민과 권식은 그런것은 신경도 쓰지 않은채 조금은 숨쉬기 편해졌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다시금 발을 내딛었다.


"형님..여기는 숨이 좀 쉴만하네요?"
"슷..슷..물이 있어서 그럴거다..슷슷..이제부터는 막힌길 뚫고 물 못지나가는데 물터주고..슷슷..그런거 하면 돼는거야.."
"아아..별거 없네요..그나저나 특이한 물건인가 뭔가 그건 뭐지?곰곰히 생각해보니까 대체 뭐길래 150만원이나 준다는거에요?"
"슷..슷..글쎄다..?우선은 일하면서 바닥 열심히 보면서 가자고..슷슷..혹시 알아 뭐라도 찾을지..키키..슷..슷"


그렇게 우스갯 소리를 하며 가는 둘에게 처음으로 막힌 난관이 있었다. 처음들어선 하수도의 끝은 두갈래 길이었고 길은 두개모두다 터서 앞으로 나아가야 되는것이었다.


"슷..슷..철민아. 길이 두갈래니까 너랑 나랑 떨어져서 앞으로 나가는게 빠르겠다. 끝나고 다시 여기로 돌아와.슷슷.. ok?"
"예 알았어요.형님"


둘은 망설이지 않고 서로 눈앞에 있는 낡은 콘크리트 외벽을 부시고 있었다. 역시 철민보다 현장의 달인인 권식이 문을 좀더 일찍 부시고 들어갔다.
권식은 아직도 외벽을 부시고 있는 철민을 보며 한마디를 하고 홀연히 사라져버렸다.


"철민아~이 형님은~슷슷~먼저 간다~슷~이따보자~"


철민은 그렇게 먼저 들어간 권식을 보며 기분좋게 한번 웃고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외벽에 충격을 다시 가하고 있었다. 이윽고 외벽은 무너졌고 이번엔 물기가 없는 길이 나타났다.
권식이 들어갔던 물기있던 길과는 조금 차이가 있어 의아해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안으로 한참을 들어가던중 맨홀 끝부분 어딘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자네..내 주인이 될 자격이 있는가...」


선명한 그것도 잊을수 없는 매일 꿈에 나오던 그 소리가 이곳 맨홀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흘러나온 소리에 잘못 들었나 싶어 멈칫한 발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다시금 소리가 들려왔다.


「자네..내 주인이 될 자격이 있는가...」


확실했다. 잘못들은게 아니었다. 어디선가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다..너무 무서워 발이 떨어지지 않는 철민이 거세게 한마디를 내뱉었다.


"누가야!!씨발!!어떤새끼야!!떤새끼야...새끼야..끼야..야..."


맨홀에서 울려퍼지는 메아리소리에 천장은 조금의 진동을 보이며 떨리기 시작했다. 허나 맨홀끝에선 어김없이 소리가 울려퍼졌다.


「자네..내 주인이 될 자격이 있는가...」


형제를 알수없는 상대에게 더없이 공포를 느낀 철민은 그것을 이겨보려 다시금 전보다 더 거세게 소리를 질렀다.


"이 씨발!!!누구냐고!!개새끼야!!당장 나와!!장 나와.....나와....와..."


「자네..내 주인이 될 자격이 있는가...」


의미없는 외침이었다. 어떤말을 하건 어떤말을 내뱉건 돌아오는건 똑같은 말이었다. 철민의 살갗은 쭈뼛쭈뼛서감을 느꼈다.
너무 겁이나 뒤돌아 서려는 찰나에 어디선가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처..스..철민아!!도망가..으아!!씨발 누구야..개새끼야!!너네 뭐하는 새끼들이야..!!으아..으악!!!!!!!!!"
「타당!!!탕!!탕!!탕탕탕!!」


분명 권식의 목소리다. 철민의 머리가 하얗게 질려가고 있었다. 평상시와 다름없이 일을 나왔고 30만원이라는 고가의 임금을 약속받았다. 그리고 평범하게 일을 하고있는데..이 무슨 일인가.
권식의 비명을 마지막으로 몇명의 발자국소리가 이쪽으로 가까워지고있다. 알순없지만 그들은 피해야 한다는 강력한 위기감에 사로 잡혔다.
그리고 목소리가 들리건 말건 살기위해 철민은 본능적으로 발자국소리가 나는 반대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


철민은 공포감에 사로잡혀 아무생각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었다. 그길이 어찌나 길었는지 전속력으로 뛰어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뒤에선 발자국소리가 끊임없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쿵!쾅!」


'씨발..이 더러운 세상..부모도 빼앗아 가고..이제는 내 목숨도 빼앗아가네..씨발..죽고싶지 않단말이다..'


그렇게 속으로 미친듯이 외치면서 앞만 보고 달려가던중 새하얀 빛이 새어나오는 작은 구멍을 발견해냈다. 분명 저구멍은 밖으로 연결되는 곳이리라 생각한 철민은 작게나마 미소를 지으며
뒷주머니에 해머를 꺼내며 구멍주위를 때리기 시작했다.


「쾅!쾅!쾅!쾅!」


어찌된 돌인지 조금도 금이가거나 하지 않고 해머만 뒤로 튕겨내고있었다. 뒤에선 끊임없이 발자국소리가 가까워지고 있었고 철민은 살기위해 더욱 거세게 돌을 치기 시작했다


「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


손아귀가 찢어져 피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지만 그것따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살아야 했고 살기 위해 발버둥 쳤다. 하지만 등뒤에서 알지 못하게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척..척척!!」


"손들어! 이새끼야! 손에 든거 버려라! 아니면 바로 발포한다"


철민은 마치 모든것이 끝난 그리고 자신의 목숨마저 포기한 채로 해머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쾅!」


그리곤 그들을 등진채로 아주 천천히 한마디를 내뱉었다.


"왜..씨발.....내가 뭘,,...흑흑...내가 뭘...했길래..당신들은 누구야..그리고 나한테 왜..왜!!....살려줘..아니 살려주세요...제발요...흑.."


살려달라는 애원의 말도 애절한 한마디도 그들은 신경쓰지 않겠다는듯이 저들만의 대화를 시작했다.


"물건은 찾았나?"
"예. 한개는 아까 찾았습니다. 저 입구에서 처치했던 놈이 얼마나 손에 꽉쥐고 있던지 좀 애먹었습니다."


철민은 고개를 숙였다. 혹시나 했었던 마음이 확신에 찬것이다. 멀리 들렸던 비명이 권식이었던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생과 사도 이미 저들의 입으로 들을수 있었던것이다.
화가났다. 이대로 죽더라도 한번이라도 발버둥이라도 치고싶었던 것이었다. 그들이 그들만의 대화를 하는 동안 철민은 조용히 해머를 다시 쥐었다.
그리고 1초도 안돼는 사이에 해머를 들고 일어나 그들에게 달려갔다.


"야이 개새끼들아!!!!!!!!!!!!!!!!!!!!!!!!!!!!!!!!!!!!!!!"


「탕!!!!!!!!!!!!!!!!!!!!!!!!!!!!!!!!!!!!!!」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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