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아, 안녕하세요?
이번엔 진영 편입니다. 전에 명동에서 진영이가 소매치기를 잡았죠.
그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

 

5. 명동 강모 군 소동


 소매치기를 때려눕힌 이후, 부모님과 민혁이는 1박 2일 일정을 취소하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내 이야기가 뉴스에 타 버렸다...


[...경찰은 현상수배자인 김모 씨를 잡은 학생에게 용감한 시민상과 함께 현상금을 주기로 하였습니다. SBC뉴스, 경성필입니다.]
["이야~. 과고생, 결국 일 냈구나."]


 어이, 강민혁, 형은 지금 심란하거든. 그만 해라.


[경찰 조사에 의하면, 강모 군은 어렸을 때 태권도 등 온갖 무술을 배웠다고 합니다.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인데다, 이번에 자신의 지갑을 지키기 위해 김모 씨와 격투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이고~. 저 김모 씨도 운이 지지리도 없지..."]


 그 때였다. 갑자기 휴대폰에서 문자가 왔다.


[뉴스탄 거 축하. 촬영 중에 네 얘기 나와서 깜놀했다. - 주리 누나(사촌) - ]


 한참 드라마 촬영 중일텐데 문자를 보낼 여유는 있었나? 그 때였다. 또 문자가 왔다.


[이야~. 강진영, 나중에 현상금 타면 나 한턱 쏘는 거다. - 연지 누나(역시 사촌) - ]


 저기, 나 아직 고등학생이거든...


[진영아, 잘 했어. 넌 역시 내 자랑스러운 친구라니깐. - 한수환 - ]


 수환아, 고맙다. 역시 넌 내 친구야.


[야, 강막장, 이젠 뉴스까지 탔어? 그 김모 씨 또 떡실신시켰냐? 인터넷 뒤져보니 너였더라. - 임수현 - ]


 이, 임수현 이 자식이... 누, 누구더러 강막장이라는 거야? 게다가 떡실신이라니!
 덕분에 가족끼리 오랜만에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용돈까지 받아서 다시 기숙사로 가는데... 용돈이 평소보다 좀 많았다!
 처음에 부모님께서 와 보시면서 '다친 데는 없냐', '장하다, 진영아' 그러시면서 난 하마터면 부모님께 안겨서 질식사할 뻔 했었다. 난 아직 17살 밖에 안 되었단 말야.
 난 돌아가기 전에 수환이 생일 선물을 사서 돌아갔다. 수환이 생일이 아마 일요일이랬지? 수환이의 방이 어디랬지?
 에이, 모르겠다. 내일 전해주면 되겠지. 난 그렇게 기숙사로 돌아와서 잠을 청했다. 수원이는 먼저 곯아 떨어진 거 같다.
 다음 날이었다. 아침을 먹었는데도 이상하게 출출하였다. 난 책상에 내 짐을 맡기고 휴대폰과 지갑을 가지고 매점으로 갔다. 그리고 우유 한 팩을 사 마시며 교실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런데 교실 앞 복도에서는 최은영과 유세나가 같이 있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지?


["혹시... 어떤 남학생이 소매치기와 싸우는 거 봤어?"]


 응? 남학생? 소매치기?


["으응... 그런데..."]
["그 남학생이 혹시 성이 강씨에다 중학교 얼짱 출신 아니야?"]


 난 그만 우유를 마시다가 사레가 걸려 버렸다.
 뭐, 뭐야? 서, 설마 내 얘기야?


"쿨럭... 켁켁..."


 그러자 최은영과 유세나가 내 쪽을 쳐다보았다. 난 정신을 차리고 말을 하였다.


"하아~.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하고 있어?"


 그 때였다. 갑자기 최은영이 교실로 뛰어갔다. 잠깐만, 왜 그래?


"최은영 왜 저렇게 뛰어가는 거야?"


 난 유세나에게 물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유세나가 뭐라고 말했다.


["글쎄? 아, 맞다! 너 혹시 지난 토요일에 명동에서 용감한 남학생에 대한 기사 봤어? 성이 강씨라는데, 과학고등학교에 다니며 중학교 때 얼짱 출신이었대."]


 저, 저건 분명히 내 이야기다. 난 유세나에게 다시 한번 물었다.


"바, 방금 뭐라 그랬어?"
["그러니까... 한 과학고에 다니는 강모 군이 지난 토요일에 명동에서 소매치기에 맞서 싸웠는데, 그 남학생이 중학교 때 얼짱 출신이었다고. 무술 유단자라는데?"]


 이거 빼도박도 못하게 생겼네... 난 할 수 없이 둘러서 이야기했다.


"에이~. 그런 학생이 어디 한 두명이야? 과학고등학교는 많아. 그리고 중학교마다 얼짱은 하나둘씩 있지 않아?"


 다행히 유세나는 내 말을 믿는 듯 했다.


"어서 들어가자고. 좀 있으면 선생님 오시겠어."


 우리는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난 자리로 돌아가려고 그랬는데... 최은영이 자기 자리 책상 밑에 숨어 있었다. 응? 오늘 민방위 훈련 한다는 소린 없었는데?


"응? 최은영, 여기서 뭐해? 민방위 훈련이라도 하는 거야?"


 그 때였다. 휴대폰에 누군가의 말이 떴다.


["아, 진영아. 오늘 아침에 은영이에게 무슨 일 있었어? 은영이가 갑자기 교실로 들어와서는 이렇게 책상 밑에 숨어 있어서..."]


 아마 신세인인 듯 하다. 난 최은영에게 말을 걸었다.


"최은영, 너 혼자서 민방위 훈련 하냐? 다른 애들은 다 앉아 있는데?"


 그러자 최은영이 놀라서 일어나려고 하다가 책상 밑에 머리를 부딪혔다. 최은영, 너 참 재미있는 애구나.


"후훗... 아하하하... 최은영 대박이다..."


 아하하하... 최은영... 넌 인생 자체가 개그 아니냐? 아하하하하...
 그 때였다.


["강반장, 뭐가 그렇게 우스워?"]


 난 앞을 쳐다보았다. 서, 선생님이시다... 으아악~! 난 이제 죽었다... 아아... 거봐, 난 반장 자격 없다니깐... 이게 다 최은영 때문이야.


"아, 서, 선생님..."


 나 강진영은 여기서 끝나는 건가...


["선생님도 알고 싶은데?"]


 저, 저... 그게... 최은영이 웃겨 버리는 바람에... 아아... 나 이제 큰일났다...
 선생님께서 뭐라고 말씀하셨다. 분명히 '강진영, 넌 반장이 애들 조용히 시키지 못할 망정 네가 큰 소리를 내냐?'일 거야...
 난 휴대폰을 살짝 보았다. 그런데...


["아, 맞다. 진영아, 방금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는데..."]


 겨, 경찰서?


"서, 선생님. 전 아무 짓도 안 했어요..."


 그러자 선생님께서 당황해 하셨다.


["그게... 명동에서 소매치기 잡은 남학생 말야..."]


 며, 명동이라면...


"며, 명동에서요?"


 그 때였다. 선생님께서 최은영에게 물었다.


["맞다, 은영아. 네가 그 때 진영이와 같이 있었지?"]


 맞다! 그 때 최은영이 내가 그 소매치기와 싸우고 있는 모습을 봤지... 그래서 토요일에 그렇게 도망친 것이고... 오늘 갑자기 내가 나타나니까 도망친 이유도...
 으아악~! 강진영, 또 오해 산 거야... 안 그래도 최은영이 나 무서워하는 눈치던데 왜 그런 짓을...
 그 때, 최은영의 말이 떴다.


["그, 그게... 우, 우연히 만난 거 뿐이에요..."]
"그, 그래요... 게, 게다가... 과학고 학생에 중학교 얼짱 출신, 무술 유단자의 강모 군은 다른 학생일 수도 있잖아요..."


 난 선생님께 이렇게 말했다. 그러자...


["명동 경찰서에서 그러는데, 그 소매치기를 때려잡은 남학생이 자기의 신분을 공개하지 말라고 했대. 그런데 아무래도 그 남학생의 특징이 진영이와 비슷해서 말이야. 진영이가 무술을 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 무술... 그렇다. 난 어렸을 때 몸이 좀 약해서 태권도나 합기도 같은 무술을 하면서 자랐다.
 하지만 지금은...


"저, 저는... 운동 신경이 별로 없어요... 그리고 그 소매치기는 칼까지 들고 있었는데요."


 순간, 난 엄청난 실수를 하고 말았다. 야, 강진영, 소매치기가 칼 들고 있었다는 걸 말하면 어떡해? 그거야 말로 내가 그 소매치기와 싸웠다는 증거가 되잖아!
 그 때였다. 선생님께서 뭐라고 말씀하셨다.


["아, 맞다. 혹시 그 자리에 은영이 말고 진영이 친구 누가 있었어?"]


 난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손을 든 사람이 없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진영아, 아무래도 당분간 조심해야 겠구나. 네가 결정적인 목격자가 되어 버렸으니 말이야."]


 휴우~. 다행이다. 선생님께서 눈치 못 채셨어...
 그러나 나의 시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야, 강진영, 너 우릴 두고 최은영과 같이 명동에서 데이트했어?"](임수현)
["진영아, 너 설마 은영이와 사귀는 사이야?"](한수환)


 얘, 얘네들이...


["푸읍!"]


 그러자 최은영이 우유를 마시다 말고 뱉었다. 더럽게...


"내, 내가 저런 애와 사귄다고? 아하하하... 아니거든..."


 최은영... 너 대체 몇 번이나 나 웃기는 거냐? 그런데... 갑자기 우리 반 남학생들이 어디론가 뛰어갔다. 유세나가 문이 닫힌 것도 모르고 문 쪽으로 가다가 머리를 부딪힌 거 같았다. 서명여중 퀸카라 하는 애가 그런 것도 조심 안하고...


["세나야, 괜찮아?"]
["이거 양호실에 가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런데... 이거 너무 웃긴다... 남자애들 반응이 더 웃기잖아...


"후훗... 하하하..."


 난 그만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 때였다. 유세나가 나에게 다가와서 기분 나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난 휴대폰을 보았다.


["뭐, 뭐야? 왜 기분 나쁘게 웃고 그래?"]


 아, 맞다! 유세나 지금 나에게 화난 거다. 어서 사과해야 하는데...


"미, 미안해... 하지만... 아하하하..."
["저기, 반장. 세나가 기분 나빠하잖아. 그만 웃어."]


 누군가가 말을 하였다. 최은영이었다. 난 유세나에게 사과를 하려고 했다.


"아, 미, 미안해... 그, 그런데... 아, 아직도 웃겨..."


 유세나... 서명여중 퀸카라고 하지만, 의외로 사람을 웃길 줄도 아네...


["후훗..."]


 응? 뭐야, 유세나가 방금 웃은 거야? 이, 이봐. 뭐가 그렇게 웃기는 거야?
 점심 시간... 난 점심을 먹고 교실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응? 저기에 있는 건 유세나잖아? 저 남학생은 또 뭐지?
 역시 서명여중 퀸카답게 남학생들의 대시가 끊이지 않나 보군...
 그런데 그들의 대화를 보니까...


["전에 명동에 있었던 한 남학생과 소매치기의 격투신 말야... 그거 동영상으로 녹화한 게 있어. 보여줄까?"]
["그런데... 넌..."]
["난 2반의 신건우야. 그 동영상... 보여주지. 대신 조건이 있어."]
["조건이 뭔데?"]
["... 나와... 사귀어 줘."]


 뭐냐? 겨우 그거 가지고 유세나를 꼬시려고? 어림 반푼어치도 없네.
 잠깐, 명동 소매치기 격투신? 저 녀석이...


"그 동영상, 나도 좀 보자."


 그러자 이 남학생, 나를 보자 갑자기 겁을 먹은 것 같았다. 어이, 왜 그렇게 겁을 먹은 거야?


"그거 한번 나 좀 보자고."


 그러자 그 남학생은 떨면서 자기의 휴대폰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뭐야? 화질이 내거보다 안 좋잖아. 이래 가지고 저 레드와인 색 옷을 입은 남자가 누군지 어떻게 알겠어? 괜히 걱정했다. 겨우 이런 걸로 유세나를 꼬시려고 했단 말야?


"시시하군. 잠깐 나 따라올 수 있을까?"


 난 그를 데리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러자 그 학생이 뭐라고 말했다.


["저, 저기... 설마 날..."]


 뭐야? 사람을 불량학생 취급하는 거야? 내가 아무에게 주먹쓰는 놈은 아니거든.


"너... 유세나 좋아하냐?"


 그러자 그 남학생이 의외의 표정을 지었다.


"분명히 말해두겠는데..."


 그러자 그 남학생이 갑자기 무릎을 꿇고 빌기 시작했다. 난 그의 말을 보았다.


["미, 미안해... 난 세나에게 남자친구가 있는 줄도 모르고... 미안해..."]


 저, 저기... 나 유세나 남자친구 아니거든!


"저, 뭔가 오해하고 있는데... 나 유세나와 아무 사이도 아니야. 그리고 너의 그 뻔한 수법!"


 그러자 상대방은 나의 말에 놀랐다.


"그런 수준으로 유세나에게 고백은 커녕, 무시당할 걸? 여자들은 말야, 그런 수준의 수법을 쓰는 남자를 싫어한다고. 그리고 네 동영상 말야... 화질을 보니 영 아니더라. 하물며 음성은 오죽하겠어?"


 그리고 난 그에게 한 마디 하였다.


"좀 더 수준을 높힌 다음에 유세나에게 고백을 하던가. 물론 지금은 아직 고1이니까 천천히 준비하라고. 수준 높은 남자가 된 다음,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세나에게 고백하는 것이 더 현명할 거 같다. 그럼 난 간다."


 난 휴대폰을 그에게 돌려준 뒤 교실로 내려가려고 하였다. 그런데... 수환이와 수현이가 올라왔다.


["진영아, 너..."]
["강진영, 너 무슨 사고치려고..."]


 이, 이것들이... 지금 날 깡패 취급하는 거냐?


"여긴 무슨 일이야?"


 그러자, 갑자기 수환이와 수현이가 그 남학생 쪽으로 뛰어갔다. 난 그들의 말을 들었다.


["괜찮아?"]
["으응..."]
["혹시 강진영이 너에게 주먹질 같은 거 안 했어?"]


 야, 임수현, 내가 그렇게 깡패같냐?


"난 그 학생에게 그냥 충고 하나만 했을 뿐이라고... 너희들까지 오해하냐?"


 그러자 수환이가 나에게 다가와서 말을 하였다.


["다행이다... 난 또 네가 무슨 일을 저지른 줄 알았지... 만약 그렇기만 해봐! 내가 가만 안 둘테니까."]
"아, 알았어. 안 그래. 됐어?"


 난 겨우 수환이의 마음을 돌려놓았다. 남학생은 일어나서 뛰어갔다. 잠깐, 이거... 나 유세나에게도 오해 산 거 아니야?
 우리는 교실로 들어갔다. 유세나가 2반 근처에 서 있었다. 유세나가 뭐라고 말했다.


["저, 저기... 무, 무슨 일 있었어?"]


 역시 나 때문에 겁먹은 건가?


"아무 일도 없었어. 그냥 아까 그 2반 애한테 한마디 했을 뿐이야. 절대로 주먹질이나 그런 거 안 했어. 그나저나 유세나, 너... 남자애들에게 시달리느라 너도 참 피곤하겠구나."


 그러자 유세나가 뭐라고 말했다.


["뭐, 이, 이젠 익숙해졌어. 그런 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너도 '남경중 얼짱'이란 타이틀이 있다보니 여자애들에게 인기 많잖아."]
["하, 하기야... 진영이에 비하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지..."]
["아아... 잘생긴 애들만 관심 보이는 이 더러운 세상~."]
["저기, 한수환, 임수현, 너희들도 그럭저럭 괜찮거든..."]


 그래, 수환아, 너도 멋있는 놈이야. 수현이 너도 약간 좀 귀여운 구석이 있고.


"응? 내가 '남경중 얼짱'? 그런 소리 가끔 듣긴 하지만... 난 신경쓰지 않아. 내가 그렇게 멋있다고 생각이 들진 않거든."


 남경중 얼짱... 난 그런 거 신경 안 써... 차라리... 다시 들을 수만 있다면... 다시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난 '남경중 얼짱' 타이틀을 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자 유세나가 뭐라고 말했다.


["너 의외로 겸손하네? 다른 얼짱들과는 달라. 다들 자기가 잘났다고 하지... 아마 그게 너의 가장 큰 매력일지도 모르겠네. 어서 들어가자. 좀 있으면 오후 수업이거든."]


 나의 가장 큰 매력? 아, 맞다. 시간을 보니까 점심시간도 이제 5분 남았지... 유세나는 교실로 들어갔다. 우리도 교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최은영이 수환이에게 뭐라고 물었다.


["저기, 수환아. 어떻게 되었어?"]
["아하하하... 별일 없었어. 그냥 조언을 한 것 뿐이래..."]


 하아~. 수환아... 고맙다... 아, 이럴 때가 아니지...
 난 얼른 내 자리에서 수환이의 생일 선물을 꺼내 들었다.


"수환아, 미안해. 늦게 전해주네... 늦었지만 생일 축하한다."


 수환이는 선물을 받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뜯어 보았다.


["지, 진영아... 고마워..."]
"뭘 그 정도까지야..."


 네가 해 준거에 비하면 내가 주는 선물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지금 내가 자주 보는 휴대폰 어플 기억나? 너와 네 형 아니었으면, 난 아마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 했을거야...


["야, 강막... 아니지, 강진영. 수환이도 가만히 있는데 네가 왜 울려고 그래?"]


 아, 이런... 정신 차려야지...


["어, 수환아... 너... 어제 생일이었어?"]


 응? 누가 말을 한 거지?


["아, 어차피 지났으니까 괜찮아."]
["최은영, 너 수환이에게 관심 있어?"]
["그런 거 아니거든."]


 최은영이 한 말이었네. 이거... 이름 외우라고 할 때 생일까지 외우라고 했다면 어땠을까? 아니야, 됐어. 그러자 수현이도 수환이에게 선물을 주었다.


["역시 남경중 3인방이야."]
["수환이는 좋겠다. 제일 친한 친구 2명에게 선물도 받고..."]


 애들이 부러워하고 있었다. 너무 그러지 마라. 나도 너희들이 부러울 때가 있으니까...
 그 날 저녁, 우리는 인터넷을 오랜만에 해 보았다. 그런데...


["와아~. '명동 강모 군'이 검색어 1위야."]


 수환이가 감탄하면서 말을 하였다.


"조, 조용히 해. 쑥스럽잖아."


 나는 작게 말을 하였다. 이 '명동 강모 군'은 그 날로부터 3일 더 검색어 순위권에 들었다고 한다.
 거기에 따른 재미있는 지식인 질문이 있다.


[님아, 명동 강모 군의 집은 명동인가요?]


 그저 웃음만 나오는 질문이었다. 아무래도 당분간은 인터넷 못 할 거 같다... 그날 밤...


["크아악~! 얼굴도 잘생겼지, 무술도 잘하지... 세상은 참 불공평해..."]


 양수원이 불평불만을 하고 있었다. 난 물을 마시고 있었다.


"누가 그래?"
["아, 혹시 '명동 강모 군'이라고 들어봤어?"]
"푸웃!"


 순간, 난 물을 뿜을 뻔 했다.


"며, '명동 강모 군'?"
["그래, 덕분에 많은 여학생들이 그 '강모 군'을 만나고 싶다고 난리가 아니었다고..."]


 난 조금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 학교 여학생들이... 만약 '명동 강모 군'이... 자기 학교에 있는 귀가 들리지 않는 남학생이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 때였다.


["아, 맞다! 명동에 있는 경찰서에 가면 그 강모 군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을 거야."]
"저기, 그런 개인정보는 비밀로 하는 거라고."


 그러자 양수원 녀석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아, 아쉽다..."]


 뭐, 뭐가 아쉽다는 거야?


["나도 실은 그 '명동 강모 군'을 보고 싶은데..."]


 이봐, 양수원. 그 '명동 강모 군'이 지금 너와 같은 방 쓰고 있거든.


"만약... 그 '명동 강모 군' 만나면... 어떻게 할 건데?"


 그러자 양수원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 '명동 강모 군'에게 무술이라도 배우고 싶어. 무술 잘 하잖아..."]


 난 그저 미소만 지었다. 그나저나... 이제 명동도 맘대로 못 놀러가게 되었다... 그 날 이후로는... 조용히 지내려고 그랬는데...
 다음 날, 체육시간... 2년 전 이후로는 내가 제일 자신이 없는 과목 중 하나다.
 귀가 들리지 않게 되자 또래 친구들이 할 수 있는 운동을 잘 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축구나 농구 같은 팀플레이에서는 선수들 간의 의사소통이 중요한데, 귀가 들리지 않으니 그런 것이 불가능하다. 아직까지는 개인종목 위주라 조금은 안심이다. 하지만 체육선생님의 말이 들리지 않으니 솔직히 내가 뭘 고쳐야 할 지 모른다. 괴롭다...
 어느 덧 시간은 흘러... 내가 입학한 지 한 달이 되었다. 귀도 안 들리는 내가 한 달동안 무사히 1학년 3반을 이끈 것도 참 기적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최은영과 부장 친구들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뭐, 한달이 지났으니 이제 '명동 강모 군' 이야기도 점점 사그러 들었겠지?
 어느 덧, 짝을 바꿀 때가 되었다. 과연 사지석에 이어 누가 짝이 될까? 내 새 자리는 창가 쪽 3번째였다. 수환이와 수현이는 같이 짝이 되었다. 좋겠다... 녀석들... 그리고 내 옆을 보니... 맙소사, 왕자병 말기 환자 조준겸이었다.


["너, 너는..."]
"자, 잘 부탁한다."


 그러자 조준겸이 뒤를 돌아서 중얼거렸다.


["내, 내가... 강진영과 짝이라니... 이제 내 인생은 어떻게 되는 거야?"]


 어, 어떻게 되다니... 내가 너에게 무슨 짓이라도 한다는 거냐? 은근히 기분 나쁘네...
 점심 시간이 끝나고... 영어 시간이 왔다. 체육과 더불어 내가 자신없는 과목이다. 이유는 딱 하나다. 귀가 안 들리니까. 영어는 듣기와 말하기가 생명인데... 게다가 새 단어는 어떻게 읽어야 할지 난감하다고.


["으흠... 다음은... 그래, 26번."]


 26번... 내 번호다. 올 것이 와 버렸다. 우리 반은 생일 순서로 번호를 매기는데, 1번부터 12번, 25번부터 36번은 남자, 13번부터 24번은 여자다. 3월을 시작으로 8월과 9월 사이를 나눠서 12번까지는 1학기, 25번부터는 2학기에 생일이 있는 애들이었다. 내 앞 번호는 8월 28일, 내가 9월 1일이 생일이니 26번이 된 것이다.
 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렇게 된 이상... 읽을 수 있을 만큼 읽어보자.


["그래, 거기 5번째 페이지부터 읽어봐라."]


 난 교과서를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단어는 대체 어떻게 읽어야 하는 거지?


[atmosphere(*. 뜻 : 대기, 공기, 분위기)]


 고등학교 들어와서 처음 본 단어에 난 당황하였다. 역시 여기까지가 내 한계인 건가?


["그만, 수고했다. 다음엔 누가 읽을래?"]


 난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우리나라 말도 들리지 않는데... 어떻게 영어가 들리겠어...
 정신을 차리고 앞을 보자, 2번째 줄에 있던 유세나가 내 다음 부분을 읽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유세나는... 좋겠다.
 쉬는 시간, 난 밖으로 나가려고 하였다. 그런데...


["얘, 너 진짜 발음이 꽝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하였다. 안 그래도 영어 잘 못해서 속상한 내 속을 누군가가 긁고 있는 것이다.


["뭐야, 강진영. 너 수학이나 과학 말고는 영 못하는 거였냐? 넌 아마 과학고를 위해 태어난 거 같구나."]


 저게 진짜... 아니야, 괜히 건드렸다가 일만 커질 수 있으니까 참자고...


["무슨 말하는 것이 기계도 아니고... 그게 뭐냐? 한 음만 딱딱..."]
["그만 해!"]


 그 때, 진동과 함께 누군가의 말이 떴다. 난 주위를 둘러보았다. 유세나였다.


["사람에겐 누구에게나 잘 하는 것이 있다면, 잘 못하는 것도 있어. 사람이 다 완벽하면... 그게 사람이냐? 신이지."]


 유세나가 말을 하였다. 그런데... 이 말... 낯설지가 않다. 내가 누구에게 들었었나?


["이원준, 너도 잘 못하는 게 있잖아. 누가 너에게 그런 걸로 꼬투리 잡으면, 넌 기분이 좋겠어?"]


 이원준... 그래, 이 녀석... 다른 애들을 놀리기 좋아하는 녀석이다. 그런데... 그런 녀석이 나에게...


["미, 미안하다..."]


 라고 먼저 사과를 했다. 유세나의 말에 그 녀석이 꼬리를 내렸다. 난 그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알았으니까 다음에 또 그러면 진짜 가만 안 두겠어."


 그런데... 유세나는 왜 이원준에게 내 편을 들어주면서까지 그런 말을 한 거지? 난 밖으로 나가려는 유세나를 불렀다.


"유세나."


 유세나가 고개를 돌리자 놀란 눈치였다. 왜, 왜 그렇게 놀라고 그래?


"너..."


 내가 말을 하자 유세나의 표정이 더 어두워졌다. 혹시...


'"착각하지 마! 별로 너 도와주고 싶은 마음 없거든. 내가 자신감이 넘쳐서 손 들어서 읽은 것 뿐이라고."'


 이런 말을 하려고 하는 건가? 그러나 난 용기를 내서 말을 걸었다.


"그 말 어디서 들었냐? 그... '사람이 다 완벽하면... 그게 사람이냐? 신이지.'라는 말 있잖아."


 겨, 겨우 이 말 하려고 유세나를 불렀냐? 하아~. 강진영, 너도 참 한심하다...
 그런데 유세나가 멀뚱멀뚱한 눈으로 쳐다보다가 말을 하였다.


["그, 그거... 어렸을 때 들었어... 내, 내가 실은... 잘 하는 게 별로 없었어. 그런데... 누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 '사람이 다 잘하면 그게 사람이냐? 신이지.'라고..."]


 어렸을 때라... 누군지 모르시겠지만, 유세나에게 저런 말을 하실 정도면, 꽤 현명하신 분 같다.


"어찌보면 맞는 말 같네. 주위 어른들 중에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분이 있다니, 너도 참 행운인 거 같다."


 난 그냥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때였다. 유세나가 뭐라고 말을 하였다.


["저, 저기... 부, 부탁이 있는데... 네 애트머스피어(atmosphere) 좀 바꿔 볼래?"]


 애트머스피어? 휴대폰으로 보니 아까 내가 읽지 못했던 그 단어다.


"애트머스...피어?"
["으응, 애트머스피어. '분위기'라는 뜻이 있어. 솔직히 말해서... 너 얼굴에 표정이 거의 없어서 분위기가 어둡다 보니 다가가기 좀 어려운 거 같아..."]


 내 분위기가 그렇게 어두워 보였나? 나에게 다가가기 어렵다라... 그나저나 그걸 애트머스피어라 읽는구나. 유세나 덕분에 읽는 법을 하나 알게 되었다.


"애트머스피어... 아까 그 a로 시작되는 글자를 그렇게 읽나 보구나. 고맙다. 덕분에 하나 배웠다."


 그 때였다. 갑자기 최은영이 뛰어나왔다.


"그런데, 최은영, 넌 또 무슨 일이야? 혹시 내가 유세나에게 무슨 짓이라도 할 거 같아서 뛰어온 거야?"


 그러자 유세나도 뒤를 돌아보고 놀란 눈치였다.


["세나야, 괜찮아?"]
["으, 으응..."]


 최은영, 너 자꾸 나 오해할래? 나 그렇게 무서운 놈 아니라니깐!


"흐음~. 최은영, 너..."


 그런데, 얘를 볼수록 왜 이렇게 웃기지?


"후훗, 너 보면 볼수록 웃기는 애구나."


 또 터졌다. 그 놈의 웃음보... 난 결국 또 웃어 버렸다.


"아, 미안해. 나 한번 웃으면 멈출 줄 몰라서... 아하하... 너희들도 알다시피 그래서 내가 한번 선생님께 혼날 뻔 했잖아. 덕분에 난 '민폐진영'이란 별명이 붙을 뻔 했고."


 아, 그 때만 생각하면 얼마나 민망했는데... 그러자 유세나가 웃고 최은영이는 뭔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는데...


["자, 잠깐, 강진영. 그, 그 별명... 내 별명 아니야? 야, 너 왜 내 별명 따라하고 그래?"]
"너도 참, 그 '민폐은영'이란 별명에 전세냈냐? 야, 어려운 때에 별명이라도 좀 나누어 쓰자고."


 그러자 최은영은 삐쭉 입이 튀어나왔다. 그런데... 유세나를 포함한 우리 반 학생들이 전부 웃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봐, 얘들아. 좀 조용히 좀 하지? 좀 있으면 수업 시간인데 무슨 시간이더라?"


 그러자 다시 조용해졌다. 유세나가 분위기 좀 바꿔보라고 했는데... 실패한 건가?


["저, 저기... 아무래도 지금이 더 좋은 거 같아... 애들이 금방 조용해 졌잖아. 하하하..."]


 유세나는 이 한마디를 남기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나도 자리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역시 한번 굳은 이미지는 고치기 어려운 건가?

 

=============================================================================================

 

네, 그런 겁니다.
덕분에 진영이는 한동안 명동 못 돌아다녔다는 소문이...
네, 이번에도 프로필 나갑니다.


-----------------------------------------------------------------------------------------------------------------------------------------------------------------


5. 양수원(남)
 생일 : 3월 8일(17세)
 키 : 173cm
 몸무게 : 65kg
(BMI 지수 : 21.72[정상])
 혈액형 : O형
 - 1학년 1반, 진영의 룸메이트.
 - 평범한 남학생이다


-----------------------------------------------------------------------------------------------------------------------------------------------------------------


네, 이번엔 진영이와 같은 방 쓰고 있는 양수원이란 남학생입니다.
별 특징은 없습니다.[퍼버버버벅!!!]
그럼 전 이만... 다음에는 세나의 팬레터 세례를 본 진영이의 반응입니다.

Who's 클레어^^

profile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영어로 땡큐~ 중국어 셰셰~

일본어로 아리가또라고 하지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불어로 메르시~ 독일어 당케~

이태리어 그라지에라고 하지요~.

꺾기도는 감사합니다람쥐~! 라고 하지요~.

?
  • profile
    작은영웅 2010.07.25 09:35
    끝이 보이지 않는 이야기 ~ !!

    날 한번 제대로 잡아서 처음부터 근성 100%의 힘으로 읽어야 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 할게여 !!
  • profile
    클레어^^ 2010.07.27 08:01
    에엣... 이거 돌림노래처럼 하다 보니...;;
    (현재 상황 : 은영 편 14화[예정], 세나 편 11화, 진영 편 5화)
    그냥 맘에 드는 애들 편부터 읽으시는 게 속 편하실지도...[퍼버버버벅!!!!]
  • profile
    윤주[尹主] 2010.08.10 16:48
    2반 남학생 진영이 데려갔을 때 무슨 일이 있었나 했는데, 정말 충고만 해준 거였네요;;
    전 지워버리라고 협박이라도 했을까 싶었는데;;
  • profile
    클레어^^ 2010.08.13 08:00
    아하하하... 다들 그렇게 오해하셨구나...
    하기야, 목소리나 분위기 때문에 오해할 만하죠..;;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4280 검은달 3 coKePlay 2010.07.29 151 3
4279 영웅의 발자취 1 - 도래(到來) 4 비벗 2010.08.19 151 1
4278 어떻게알았어?(소설버전)-3화 엽여비소엽 2015.08.03 151 0
4277 별의 노래(은영 편 - 2. 반장 선거) 2 클레어^^ 2010.06.04 152 1
4276 [드디어 세나 편 나왔습니다.]별의 노래(세나 편 - 1. 과거) 4 클레어^^ 2010.06.17 152 1
4275 구름...그 아름다웠던 추억 1 엔슈 2010.06.21 152 1
4274 [세나는 인기녀]별의 노래(진영 편 - 6. 라이벌?) 2 클레어^^ 2010.08.11 152 1
4273 영웅의 발자취 序 비벗 2010.08.16 152 3
4272 무제 3 페인넷 2010.08.10 152 3
4271 밤은 우리의 것이다 윤주[尹主] 2010.05.09 153 1
4270 어둠의 검사 3 비터스틸 2010.05.24 153 2
4269 막장Break 5 RainShower 2010.06.19 153 3
4268 검은달 1 coKePlay 2010.08.12 153 1
4267 스트림 피닉스 2 프리시스 2010.08.19 153 3
4266 [은영이 화보를 보고 싶다면?]별의 노래(은영 편 - 6. 인기녀, 인기남) 4 클레어^^ 2010.06.18 154 1
4265 E.M.A. 6 윤주[尹主] 2010.07.20 154 3
4264 악(惡)의 선(善) 3 Yes-Man 2010.07.28 155 2
4263 인연살해 1 이웃집드로이드 2010.09.30 155 1
4262 제멋대로 SONAR, 주관적이고 사심 가득한 라디오!! 4 윤주[尹主] 2010.06.11 156 2
4261 [요새는 짐승남이 대세?]별의 노래(세나 편 - 13. 두근두근) 2 클레어^^ 2010.08.12 156 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220 Next
/ 220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제휴문의] | [후원창구] | [인디사이드연혁]

Copyright © 1999 - 2016 INdiSide.com/(주)씨엘쓰리디 All Rights Reserved.
인디사이드 운영자 : 천무(이지선) | kernys(김원배) | 사신지(김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