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08 07:49

The Cor vore

조회 수 185 추천 수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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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리스(alice)라는 루나리스를 알아?"


 


 설희의 질문에 사인이는 아무런 대답도 할수 없었다. 당연히 아무것도 대답할 수 없었다. 여태까지 그가 만난 흡혈귀라고는 리사 이폴리타, 리케아 렘 베른, 그리고 이슈미아 라 에르카가 전부이니까.


 


 게다가 여태까지 들어보았던 이름중에서는 가장 동화같은 느낌을 주는 이름이었다. 사인이는 망설이지도 않고 대답한다.


 


 "몰라. 그것뿐?"


 


 "아니, 또 하나 방금 생겼어. 지금 무지막지하게 널 죽이고 싶어졌어."


 


 설희의 말은 반쯤은 진심이었다. 자신의 질문에 대충대충 대답하는 사인이의 태도가 짜증을 불러온 것이다. 그녀는 희미한 미소와 은은한 살의를 사인이에게 보낸다.


 


 "역시.. 여자의 말은 믿으면 안돼.."


 


 사인이는 말을 바꾼 설희를 비꼬면서 오른손에 힘을 주기 시작한다. 반은 장난으로 시작한 설희는 새벽의 지배자였던 사인이의
힘에 대해 관심이 가면서 '총만 안쓰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고는 장난스럽게 웃는다.



 "음.. 그건 맞는 말이야. 하지만, 이번만은 믿어도 될껄? 정말 죽이고 싶으니까."


 


 그 말과 동시에 설희는 교복 안 주머니에서 리볼버를 꺼낸다.


 


 인젝트 대거
 
 국내 경찰들에게 지급되는 38구경 리볼버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리볼버로, 흡혈종과 상대하기위해 개량된 권총이다. 파괴력을 위주로한 발리스틱스와 다르게 휴대성을 위주로 제작된 총이다. 그리고 가장 특이한 점은 더블액션이 아닌 싱글액션이라는 점이다. 현대의 리볼버는 격철이 당겨지고 실린더가 돌아가서 격철이 다시 앞으로 전진해 격발하는 과정이 방아쇠를 한번 누르면 끝나는 더블액션형이다. 하지만 인젝트 대거는 이와 다르게 격철을 수동으로 당기고 방아쇠를 눌러야하는 싱글액션형이다. 굳이 이 불편한 시스템을 채용한 것은 바로 인터럽트를 탄환에 걸 틈을 주기 위해서이다.


 


 그녀는 인젝트 대거의 격철을 당긴다. 동시에 사인이도 자세를 낮춘다.


 


 "빵~!"


 


 설희는 방아쇠를 당기지 않고 탄이 나간것처럼 반동으로 손이 올라간 척하면서 살짝 웃는다.


 


 "이지롱~!"


 


 그 웃음도 아주 잠깐, 순식간에 허리를 틀어 리볼버를 교복안에 넣고사인이의 가슴에 돌려차기를 꽂아 넣는다. 그러나 사인이는 준비하고 있었다는 듯 재빠르게 오른손으로 발차기를 막고 뒤로 물러선다. 여기서 사인이는 기진이의 동체시력을 발휘해 안봐도 될것을 봐버린다.


 


 "너는 빨간색이냐?"


 


 설희의 속옷 색깔을 입에 담고는 동시에 사인이의 주먹은 설희의 얼굴을 향해 날아든다. 하지만 힘의 차이는 명백했다. 설희는 지난 2년간 베나리 로보리스로서 혹독한 훈련을 받아온 몸이다. 사인이의 주먹을 왼손으로 흘리고 오른손으로 번개같은 주먹을 날리는 설희.


 


 여자의 손속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난폭한 펀치는 사인이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갈대처럼 몸을 한차례 비튼 사인이는 옆구리를 부여잡고 뒤로 물러선다. 그는 하늘이 노래지는걸 느끼면서도 인터럽트를 감행한다.


 


 고통을 억누른채 세계와의 계약을 진행한다. 이 일련의 행동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바람에 흩날리는 붉은 그림자.(Puniceus Umbra)"


 


 뒤로 물러서는 동시에 사인이는 작게 계약명을 읇는다. 그리고 그는 붉은 바람이 되었다. 마치 물이 수증기로 증발하듯 그는 가루가 되어 사라져버린 것이다.


 


 그리고 붉은 바람줄기들은 순식간에 설희를 향해 날라간다. 날카로운 칼날처럼 그녀의 온몸을 스쳐지나간다.
 
 소스라치게 놀란 그녀는 본능적으로 자세를 웅크렸지만 바람들은 이미 그녀를 지나쳤다. 아무런 상처도 내지않고. 그 뒤, 요사스러운 바람들은 설희의 뒤에서 사인이의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갑작스런 기척에 그녀는 고개를 돌렸으나 이미 늦었다.


 


 붉은 윤곽이 드러나자마자, 사인이의 주먹이 그녀의 턱밑을 노리고 달려든다.


 


 퍽!


 


 간발의 차로 사인이의 공격을 양손으로 막은 설희는 그의 손에 실린 붉은 바람의 후폭풍으로 허공에 내동댕이쳐진다.


 


 몸을 가누지 못하는 설희. 그와 함께 사인이의 그림자를 만들어내던 바람은 또 다시 흩어져 무방비인 그녀의 앞에 사인이를 만들어낸다. 이번엔 그 누구도 아닌 현사인 본인. 양손을 깍지 낀채, 설희가 여자라는 건 안중에도 없다는 듯, 그녀의 머리를 향해 무식한 공격을 일삼는다. 설마 그가 이정도로 나올줄은 몰랐던 그녀는 급히 인젝트 대거를 꺼내든다. 동시에 장전되어있던 인터럽트 탄에 격철을 당긴다.


 


 쾅! 쾅! 쾅!


 


 한낮의 교정을 울리는 굉음이 대기를 흔들면서, 사인과 설희는 서로의 반대 방향으로 튕겨나간다. 둘다 간신히 옥상의 난간에 부딪혀서 몸을 추스리는게 전부였다.


 


 "인터럽트 탄을 3발이나 쏴서 고작 상쇄라니... 정말 흡혈귀 아니야? 너?"


 


 "너야말로, 인간이 아니잖아. 그 반응속도는."


 


 설희는 교복 치맛자락을 툭툭 털며 일어선다. 사인이도 셔츠를 대강털고 그녀와 마주선다. 동시에 교정이 조금씩 시끄러워진다. 아무래도 그정도의 폭발음이었으니, 이런저런 소동이 일어났을 것이다.


 


 "참, 재미삼아 놀려본건데 진지하게 받아드리다니, 재미없네."


 


 "나중에 총까지 들이댄 사람에게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아."


 


 사인이는 빈정대는 설희에게 똑같은 빈정거림으로 되돌려준다.


 


 "그리고, 방금 싸우면서 나도 너한테 물어볼께 생겼어."


 


 "흐음... 좋아. 그래야 수지가 맞지."


 


 "요새들어 자정 12시부터 4시까지 그냥 지나칠 수 없을만큼 큰 인터럽트가 일어나고 있어. 규칙적인건 아닌데, 꽤 자주 일어나지. 그 인터럽트, 어딘지 모르게 내가 알고있는 거랑 조금 닮았거든. 혹시 사냥꾼인 너라면 알고 있을것 같은데?"


 


 질문을 받은 설희는 처음으로 동요의 눈빛을 내보인다.


 


 "내가 알고있는 거랑 닮은? 니가 알고 있는건 뭔데?"


 


 그녀는 속마음을 감추고 무덤덤하게 되묻는다.


 


 "존재중복현상(Existence Overlaping)"


 


 "글쎄... 요즘 세상에 인터럽트가 한둘 일어나야지."


 


 설희는 어깨를 으쓱이며 무지를 가장했다. 하지만 사인이의 말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래? 근데. 내 눈에는 니가 매우 희미하게 보이는것 같은데?"


 


 그의 말. 그것은 설희의 존재가 희미하다는 이야기. 세상에 반쯤 걸쳐있어서 가끔씩은 있고, 가끔씩은 없는, 모순적인 존재. 인터럽트를 발생시킨 자는 그녀이고, 그 인터럽트의 피해자 또한 그녀라는 이야기.


 


 사인이의 말은 어느정도 맞는 이야기다. 설희는 이미 한번 죽은 몸. 그런데 그런 그녀가 다시금 이세상에 발을 딛고 서있다. 그러나 죽은자는 이세상에 있을 수 없다. 모순적인 존재가 바로 그녀였다. 그리고 존재중복현상을 겪은 사인이는 그것을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뭐야? 이미 다 알고 있잖아. 근데 기분은 나쁘네, 너도 그렇게 뚜렷해보이지 않는데 나만 지적당하는게. 그래. 어쨌든 니 말은 맞아. 하지만 틀렸지. 그 인터럽트는 내가 한거지만, 존재중복현상은 아니야. 음... 그래, 굳이 말하자면 '복원'이라고 할 수 있지."


 


 "복원?"


 


 "그래. 휴지통에 버린 야동을 다시 살려내는 것과 같은거지."


 


 꽤 난잡한 비유에 사인이는 말문.. 아니 오히려 음흉한 눈초리로 설희를 바라본다.


 


 "몇 메가짜리?"


 


 순식간에 대화는 머나먼 산 넘어 강 건너 딴 나라의 내용으로 변질되고 있었다.


 


 "참.. 세상만사에 관심없는 눈초리를 하면서 헛소리는 잘하네?"


 


 설희는 사인이의 농담을 듣고는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누가 시작했는데?"


 


 말한마디 안지려는 듯 되받아치는 사인.


 


 "알았어. 알았어. 농담이야. 정말 재미없네. 여자한테 인기없겠다. 너."


 


 "쓸떼없는 참견이네."


 


 시답지 않은 말싸움이 끝나갈 무렵, 교정의 소란은 더욱 커지고 별관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발자국이 요란스레 울린다.


 


 "이런, 애들이 몰려온다. 이제 그만 이 기분 나쁜 만남을 끝내도록 해. 자, 부디 깊은 밤에는 마주치지 말길 바래. 유령씨."


 


 어떻게 사인이의 별명을 안건지, 설희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 옥상 난간을 밟고 뛰어내린다. 밤에 그 둘이 마주친다는 말은 결국 적이든 아군이든 피비린내 나는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인이는 속으로 '정말 인간같지도 않네'라고 혀를 찬다.
 
 "나도 굳이 마주칠 생각 없어. 니가 위협적인 존재만 아니라면 말이지... 그나저나 전설의 여깡은 엄청난 미녀라고 하더니, 정말 다른의미로 엄청나네...."


 


 혼자 중얼거리면서 반대편 난간으로 뛰어내리는 사인.


 


 그리고 옥상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한때는 반쪽짜리였던 사인이와 현재 반쪽짜리인 설희의 만남을 그렇게 끝났다.
 


 


 +==========+


 


 후.... 간신히 진도를 뺏습니다....


 


 난 너무 게을러게을러게을러~  


 


 여튼 또 한시름 놓고 다음 턴을 기다려야겠네요. 하하하.


 


 

?
  • profile
    Yes-Man 2010.06.08 07:49
    내가 더 게을러~ ㅋㅋ

    전에 걸 안보니 다 읽었지만

    빵~ 이지롱 이라던가.ㅋ

    총들ㅇ댄 넘이랑 안놀아 라던가.ㅋ

    존재중복현상은 머임.ㅋㅋ
  • profile
    윤주[尹主] 2010.06.08 14:49
    글 잘 읽고 갑니다. 역시 기대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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