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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안녕하세요?
(은영 : 안녕하세요^^)
꺄악, 은영 양, 너무 귀여워요~.(은영 : 제, 제가 귀여워요?[얼굴 빨개짐])

아아, 죄송합니다. 갑자기 은영 양이 툭 튀어나왔네요.
이번에 그 대망의 10화입니다. 우선 제가 말씀드릴 게 있다면... 전에 별의 노래는 반전이 있다고 했죠?
첫번째가 바로 시작 부분에 밝혀졌고요. 이번이 그 두번째입니다.
(그런데 어째 반전이 거의 다 진영이 관련이지?)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아, 이번 화 내용은 절대로 세나 편에서 발설하지 말아주세요 ㅠㅠ(세나 편 읽기가 재미없을지도 모르거든요.)


=============================================================================================

 

10. 비밀

 

 며칠 후였다. 우리 학교에 대청소의 날이 다가왔다. 모두들 자기가 맡은 곳을 열심히 청소하고 있었다. 나는 바닥쓸기 담당이었다.


"좋아! 다~ 쓸어주겠어!!"


 난 열심히 바닥을 쓸고 있었다. 그러던 중...


"사과 같은 최은영~. 동글동글 하지요~."


 누, 누구야? 나더러 '사과'라고 한 사람이?


"이봐, 청소 중에 누가 노래 부르래?"


 난 노래를 부른 사람에게 말했다. 그런데...


"야, 너 지금 부반장 말 무시하는 거냐?"


 난 노래를 부르며 창을 닦던 사람을 째려보면서 말했다. 그런데...
 뭐, 뭐냐? 너였냐?


"이, 이봐. 반장이 청소 중에 노래를 부르면 어쩌자는 거야? 청소할 때엔 조용히 하자고."


 그 때였다.


"최은영, 너야말로 청소해. 쓰레기들이 굴러다니고 있잖아."


 수현이가 말을 하였다. 으아악~! 난 얼른 빗자루로 바닥을 쓸기 시작했다. 역시 난 '민폐은영' 타이틀 떼긴 힘든가봐...
 근데, 수현아, 아까 노래 부른 강진영에겐 뭐라고 안 그러냐?


"와아~. 다 끝났다~."
"사과은영, 끝났어?"


 또 사과라니...


"야, 강진..."
"응? 진영이는 복도 창 닦고 있는데..."


 뜨아악! 수환이었잖아...


"그, 그런데 '사과은영'이라니? 한수환, 너도 나 사과같다고 생각하는 거야?"
"미, 미안해... 그런데 의외로 잘 어울리는 별명 같아서..."


 크윽... 이게 다 저 강진영 때문이야... 난 복도로 향했다. 그리고 복도에서 청소하는 아이들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최은영, 열심인데?"
"그럼, 난 한다면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라..."


 응? 잠깐, 이 목소리는...


"에엣, 너..."


 그러자 강진영은 휴대폰을 보고 말을 하였다.


"아까 나 불렀냐? 미안하군, 난 한번 뭔가에 집중하면 아무것도 들리지 않거든."


 그런데 난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었다. 이 녀석은 말할 때 즈음에 항상 휴대폰을 바라본다. 대체 왜일까?


"저기, 있잖아."


 그러자 역시나 휴대폰을 보고 말을 하였다.


"왜, 무슨 일 있어? 혹시 청소 안 하는 녀석들이라도 있는 거야?"


 그러자 갑자기 교실 청소가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갔다.


"저... 그 휴대폰 말야..."


 역시 그는 휴대폰을 보고 말했다.


"아, 이거...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그러니까... 면접 전이었나? 그 때 누군가가 사 주신 거야."
"그, 그래? 그런데 어떻게 수업 시간에도, 청소 시간에도 계속 볼 수 있어? 우리들은 휴대폰을 수업 전에 내잖아."


 그러자 그는 잠시 망설이더니...


"그건... 사정이 있어서 그래."
"사정?"
"...... 너무 많은 거 알지 마. 다칠 수도 있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청소를 하는 강진영이었다. 잠깐... 만약에 그 사정이라는 걸 우연히 알게 된다면...


'"너무 많은 거 알지 마. 다칠 수도 있으니까."
"다칠 수도 있으니까."'


 서, 설마... 저, 저기... 폭력은 나쁜 거라고...
 난 덜컥 겁이 났다. 그런데 대체 무슨 사정이기에 '다친다'라는 말을 심각하게 하는 걸까?
 다음 날이었다. 쉬는 시간이었다. 나와 강진영은 다음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서 실험자재들을 옮기고 있었다.


"위험하니까 조심히 들어."


 내가 말을 하였다. 그런데... 아무 반응이 없었다.


"저기, 반장?"


 그러나 그는 말없이 실험자재들만 들고 가고 있었다. 뭐야? 얘 지금 내 말 무시하는 거야?


"야!! 너 지금 내 말 무시하냐?"


 난 큰 소리로 그에게 소리쳤다. 하지만 그는 말이 없었다. 실험실로 자재들을 내려놓은 뒤, 그는 휴대폰을 보았다. 그리고...


"잘 들고 왔으면 됐잖아."


 드디어 말을 하나 보는 군...


"저기, 아무리 집중을 한다고 해도, 상대방의 말은 좀 들어야 하는 거 아니야?"


 그 때였다. 화학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아, 반장, 여기 좀 도와 줘. 조금만 움직이면 될 거 같아."
"아, 네."


 그러자 강진영은 선생님 쪽으로 갔다. 그런데 휴대폰을 두고 갔다. 난 호기심으로 그의 휴대폰을 보았다. 그런데...


["아, 반장, 여기 좀 도와 줘. 조금만 움직이면 될 거 같아."]
["아, 네."]


 응, 아까 화학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휴대폰에 떴잖아?


"호오~. 신기하네..."


 그러자...


["호오~. 신기하네..."]


 이야~. 이런 것도 있었어? 강진영 휴대폰, 엄청 좋다... 얼핏 보니 터치폰인 거 같았는데...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스마트폰이란 말야?
 그런데...


"이게 무슨 짓이야?"


 난 놀라서 뒤로 넘어졌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강진영, 그는 휴대폰을 바라보고는 표정이 굳어졌다.


"너 설마..."


 헉, 얘 이번엔 진짜로 화난 거 같다...


"내 휴대폰에 손 댄 거냐?"


 평소보다 더 낮고 숨막히는 저음이었다. 뭐라고 한 마디 하면 금방 주먹이 날아올 분위기였다. 그 때였다.


"따라 나와."


 갑자기 내 손목을 잡고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손에 쥐고 있는 힘이 세서 내 손목이 부러질 것 같았다.


"아, 아파... 이, 이것 좀 놔줘..."


 그러나 그는 내 말을 듣지 않았다. 그가 날 데리고 간 곳은 옥상이었다.


"꺄악!!"


 갑자기 난 내동댕이 쳐졌다. 아, 아프다고...


"가, 갑자기 왜 그래?"


 그러자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너... 눈치챈 거냐?"


 뭐, 뭘 눈치채? 난 그냥...


"저기, 난 그냥..."
"솔직히 말해. 나에 대한 거...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지?"


 자, 잠깐만... 그렇게 말하면 나 무섭단 말야...


"내 휴대폰을 보다니... 너!"


 난 순간 겁을 먹었다.


"만약에 나에 대해서 말 한마디라도 하면... 가만두지 않겠어."


 순간, 난 5월말인데도 불구하고 얼음처럼 차가운 느낌을 받았다. '얼음 왕자'라는 별명... 이래서 생긴 게 아닐까?
 평소의 그가 아닌 건 확실했다. 인상이 너무 다르잖아...
 그는 그렇게 내려갔다. 난 손목이 아팠다. 아까 너무 세게 잡혔던 거 같았다. 그렇게 화내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소풍 때에는 그래도 장난기가 좀 있어 보였는데... 이번에는 심각하였다.
 나 봐서는 안 되는 걸 본 건가?


'"너무 많은 거 알지 마. 다칠 수도 있으니까."'


 어제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난... 결국 그의 경고를 무시한 건가?
 그 때였다. 종소리가 들렸다. 난 늦기 전에 실험실로 갔다. 이번 수업은 실험 수업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니까..."


 수업이 한창일 때, 난 6조에 있는 강진영을 살짝 쳐다보았다. 여전히 무표정한 모습이었다.
 그 때였다. 난 한 쪽이 갑자기 저미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거 같은데, 네가 부반장으로서 잘 부탁한다고 말하려고 한 거라고."(은영이가 부반장이 된 직후)'
'"잠깐 밖에 나갔다 오려고. 그리고 '반장'이라는 말은 좀 딱딱하지 않아?"(부반장이 된 다음 날 아침)'
'"저기, 학급회의 어떻게 하는 거야?"(첫 학급회의 때)'
'"와하하하... 최은영, 대박이다... 대박..."(명동에 있는 편의점에서)'
'"뭘 먹고 나서는 꼭 입을 닦으라고. 여자애가 칠칠치 못하게 이게 뭐냐?"(명동 편의점에서 나온 뒤)'
'"응? 최은영, 여기서 뭐해? 민방위 훈련이라도 하는 거야?"('명동 강모 군' 사건 이후의 아침)'
'"너도 참, 그 '민폐은영'이란 별명에 전세냈냐? 야, 어려운 때에 별명이라도 좀 나누어 쓰자고."('명동 강모 군' 사건 이후의 오후)'
'"최은영, 반장 회의하러 가야지."(반장회의 전)'
'"최은영, 힘 내라. 나도 이번 시험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그러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 다음엔 네가 1등이 될지 누가 알겠어?"(중간고사 시험 결과 발표 이후)'
'"최은영, 한번 나 끌어볼래?"(소풍 때)'
'"따지고 보면, 최은영 너도 여자인데 남자애들 앞에서 무식하게 힘자랑 하고 싶지는 않을거라 생각했겠지."(남산에서)'
'"저기, 최은영. 내 사과 받아줄거야? 얼굴이 사과처럼 빨개졌으니까 사과 받아주지 그래?"(남산에서)'
'"이왕 이렇게 된 거, 사과끼리 사과하자고. 미안하다, 최은영."(남산에서)'
'"어이, 최은영. 시합 중에 한눈 팔면 진다고. 조심해."(체육대회 3대 3 부표 경기에서)'
'"혹시 몰라? 최은영이 신도혁을 씨름으로 넘어뜨릴지..."(3대 3 부표 결승전 전에)'
'"이, 이봐, 최은영. 왜 그렇게 무섭게 쳐다보는 거야?"(세나가 교실 문 앞에서 쓰러졌을 때)'
'"나도 같이 가자."(세나를 양호실로 데리고 갈 때)'
'"사과 같은 최은영~. 동글동글 하지요~."(대청소 중)'
'"아까 나 불렀냐? 미안하군, 난 한번 뭔가에 집중하면 아무것도 들리지 않거든."(대청소 중)'


 갑자기 강진영이 했던 말들이 생각이 났다. 인상과는 달리 의외의 모습을 보였었지...


'"너 설마... 내 휴대폰에 손 댄 거냐?"'
'"솔직히 말해. 나에 대한 거...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지?"'
'"내 휴대폰을 보다니... 너! 만약에 나에 대해서 말 한마디라도 하면... 가만두지 않겠어."'


 그 때였다. 난 오늘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마치 살기(殺氣)가 가득찬 눈빛으로 무거운 목소리로 말을 했었지...
 나, 나는... 그냥... 휴대폰이 궁금해서... 그런 건데...


"최은영, 뭐해? 어서 실험 준비..."


 같은 조인 은주가 나에게 말을 하였다. 그런데...


"으, 은영아!!"


 내 눈이 갑자기 희뿌옇게 보이더니 이윽고 볼에는 뭔가가 흘러내렸다. 나... 울고 있는 거야?


"은영아, 왜 그래?"
"어, 어디 아파? 양호실에라도 갈래?"


 얘, 얘들아... 난 아픈 거 아니야...


"괘, 괜찮아..."
"괘, 괜찮긴... 야, 손목이 왜 그렇게 빨개?"


 세나가 내 손목을 보며 말했다.


"아, 버, 벌레에게 물렸는지 가려워서 긁었는데... 이렇게 되어 버렸네..."
"으, 은영아... 최은영... 너... 우는 거야?"


 세나가 놀라면서 말을 하였다.


"아, 아니야... 실험실 공기가 좀 안 좋아서 눈이 아픈 거 뿐이야..."


 난 그 날 밤... 일찍 기숙사로 돌아갔다. 은재가 나에게 물었다.


"은영아, 어디 아파?"
"아, 아니야..."


 몸은 아프지 않아, 하지만... 마음이 아파...
 대체 왜... 나에게 그렇게 무섭게 말을 한 거야?


'"내 휴대폰을 보다니... 너! 만약에 나에 대해서 말 한마디라도 하면... 가만두지 않겠어."'


 이제 점점 네가 무섭지 않다고 느껴졌는데... 그건 내 착각인 거야?


"은영아?"
"미, 미안해... 은재야... 나 좀 쉬고 싶어..."


 점호 시간이 되었을 때, 난 체크만 하고 그냥 침대에 누웠다.


'"솔직히 말해. 나에 대한 거...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지?"'


 나... 너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 그냥 남경중학교 출신인 것만 알고 있을 뿐이고, 올해 처음 만났단 말야. 솔직히... 나... 너에 대해 알고 싶어. 하지만... 넌...


'"너무 많은 거 알지 마. 다칠 수도 있으니까."'


 이렇게 막고만 있잖아...


"나... 무서워..."
"그러게 누가 남의 휴대폰 함부로 보래?"


 그 때였다. 내 앞에는 어떤 여자가 서 있었다.


"우응... 은재야?"
"은재? 너와 같이 방 쓰는 애 말야?"


 난 눈을 떴다. 은재가 아니면... 대체 누구지? 난 휴대폰 플래시로 상대를 비추어 보았다. 검은 드레스를 입은 한 소녀였다.


"너는... 누구?"


 그러자 그 소녀는 당황해 하였다.


"이젠 너도 못 알아보냐?"
"그럼... 네가 나야?"
"그래, 이제 알겠어? 난 최은영, 바로 너야."


 어떻게 된 거야? 내가 2명이란 말야?


"네가 오늘 했던 일, 분명히 잘못한 거야."
"그, 그건..."
"상대가 강진영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 해도, 남의 휴대폰을 보는 건 실례라고. 네가 아무리 호기심이 강하다고 해도, 지켜야 할 건 지켜야 한다는 거 몰라?"


 그, 그런 거였어... 결국 난... 또 민폐를 끼친 거였구나.
 난 몇년 전에 호기심으로 '관계자외 출입금지'라는 곳에 가 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거기서 사고가 일어나서 큰일 날 뻔 했었던 기억이 있었다.


'"여긴 위험하니까 들어가지 말랬잖아!"
"죄, 죄송합니다..."
"처음이니까 봐준다. 다신 여기 들어가지 마."'


"최은영, 또 우는 거야?"
"우, 울긴 누가 운다고..."
"어쨌거나 네가 내일 할 일은... 당장 강진영에게 사과를 하는 거야."
"저, 저기... 그런데 만약 사과를 안 받아주면... 어떡해?"


 그래, 오늘 보니까...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는 표정이었단 말야...


"안 그러면... 넌 평생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야 겠지. 어쩌면 서로 불편한 사이가 될지도 모르겠고. 반장과 부반장이 서로 불편하면 1학년 3반은 어쩌라는 거야?"


 그, 그래. 난 부반장이지... 그러고 보니 나와 강진영은 1학년이 끝날 때까지는 어쩔 수 없이 같이 지내야 하는 사이였어.


"후회하기 전에 어서 사과하는 게 좋을 거야. 그럼 난 갈게."


 또 다른 나는 밖으로 나가려고 하였다. 그런데 거긴 문이 닫혀 있잖아.
 그런데 또 다른 내가 갑자기 사라졌다. 설마... 이거 꿈인가?
 다음 날이었다. 난 교실로 들어가자마자 강진영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보이지 않았다. 아직 안 왔나?


"저기, 은영아."


 누군가가 날 불렀다. 수환이와 수현이었다.


"으응? 무슨 일이야?"
"저기, 아직 보충수업까지는 30분 남았으니까..."
"잠깐 우리 따라올래?"


 수현이가 말을 하였다.


"할 말이 있어서 그래."
"할 말?"
"그래, 중요한 이야기라서...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가자고."


 난 수환이와 수현이를 따라 어디론가 갔다. 그 곳은 아무도 없는 옥상이었다.


"여, 여기는..."


 그래, 어제 여기서...


"주, 중요한 이야기라니..."


 그러자 수환이가 입을 열었다.


"은영이 너... 어제..."


 어제라면... 설마... 그래, 수환이는 강진영의 친구니까 분명히 나에게 무슨 해코지라도 할 지도 몰라. 아무리 밝고 다정한 수환이라 해도, 자기 친구에 대한 일이라면...


"저기... 그, 그러면 수환이 네가... 내 대신 전해줄래? 어제는 정말로 미안했다고... 내가... 무서워서 직접 못 전해주겠어..."


 난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하였다. 그러자...


"최은영, 너... 나와 수환이, 강진영이 같은 중학교 출신인 거 알고 있지?"


 수현이가 말을 하였다.


"으, 으응..."
"원래 진영이는 저런 성격이 아니었어. 활발하면서도 착한 애였어... 그런데... 그 사건 이후로..."


 수환이는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 '그 사건'이라니...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뭐 때문에 강진영이 저런 무서운 애가 되어 버린 거야?


"난 중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강진영을 알았지만, 수환이는 그 전부터 알았지. '그 사건' 이후로 강진영이 변했을 때, 수환이는 나에게 이렇게 얘기했어. '수, 수현아... 나... 아니, 진영이 좀 도와줘...'라고."


 수, 수환아... 수현아...


"그래, 그 때의 강진영은 마치 막장까지 가는 분위기였어. 그래서 내가 지은 별명이 '강막장'이었던 거고..."
"내, 내가... 조금만 더 강하게 말렸다면... 진영이는 다른 애들과 같았겠지..."


 갑자기 수환이가 괴로워 하였다.


"수, 수환아..."
"은영아, 너... 왜 진영이가 사람들과 이야기 할 때, 휴대폰을 보고 말하는 지 궁금했지?"


 저, 저기... 수환아... 난 주위를 둘러보았다. 우리 세명 말고는 없는 듯 하였다. 다행히 강진영의 모습은 없었다.


"저기, 무슨 말을 하려고 그래?"
"그래, 진영이는 다른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지. 하지만... 걔는 휴대폰이 없으면... 아무 대화도 나눌 수 없어..."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러자 수환이는 잠시 말을 끊더니...


"은영아,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놀라지 말고 잘 들어. 실은..."


 그러더니...


"진영이는... 들을 수 없어. 사고로 청력을 잃어버렸어."


 순간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2년 전 여름이었어... 나와 진영이는 계곡으로 수련회를 간 적이 있었어. 그러던 중, 어떤 아이가 계곡물에 빠졌지. 그 때 진영이가 그 아이를 구했어. 아이는 무사했지만... 정작 진영이는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못 찾았어."


 그, 그런 일이...


"나중에 깨어났을 때...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고 하더라... 처음엔 앞길이 막막했는지... 그 얼굴에 상처를 남기고 학교에 다니고 그랬어..."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그 때였다. 익숙한 저음의 목소리가 들렸다. 수환이나 수현이는 아닌데... 누구지?


"내가 절망에 빠진 채 방황하고 있었을 때, 날 구해준 사람이 있었지."


 가, 강진영... 너... 우리들의 대화를 들은 거야? 아니, 어떻게 안 거야?


"그 사람 덕분에 난 여기에 들어갈 생각을 하게 되었지. 그리고 열심히 해서 이 학교에 들어온 거야. 최은영, 너도 잘 아는 사람일지도 모르는데..."
"저, 저기..."


 난 어서 사과를 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


"혹시 가수 정지원 알아?"


 정지원? 맞아... 20살이었나 그 때 데뷔한 목소리 좋은 가수지. 지금은 군대에 있지만...


"지원이 형이 나에게 '별의 노래'를 듣고 싶다고 했어. 처음엔 그게 어디있냐고 생각했었어.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 '별의 노래'라는 게 어떤 건지 들어보고 싶더라. 그래서 천문부가 있는 이 학교에 지원하게 되었지."
"하, 하지만..."


 저기, 강진영... 넌 들을 수 없잖아... 그런데 어떻게 '별의 노래'를 듣겠다는 거야?


"'별의 노래'는 마음으로 듣는 거래."


 마음으로... 듣는다?


"그런데 아직 들어본 사람이 없대. 나도 시도는 해 봤지만 아직 들어본 적은 없거든."


 그, 그렇게 웃으면... 내, 내가 더 미안해 하잖아...


"훌쩍..."


 갑자기 난 울기 시작했다. 아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최, 최은영?"
"미, 미안해... 나, 나는... 그것도 모르고... 흐흑..."


 난 결국 주체할 수 없이 울기만 하였다.


"저, 저기... 최은영..."
"흑흑... 미안해..."


 그냥 난 울면서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하지 않았다. 아니, 그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우, 울지마... 난 멀쩡히 살아있잖아."


 머, 멀쩡하긴 뭐가 멀쩡해?


"저기, 최은영, 울지 마. 누가 보면 내가 여자애 울린 나쁜 놈으로 오해한단 말야."


 그, 그래... 너 안 울렸어... 하지만... 내, 내가 미안해서... 우는 거라고...


"흐음... 할 수 없네... '사과같은 최은영~ 귀엽기도 하지요~.'"


 그, 그만 해... 네가 그렇게 밝게 나갈 수록 내가 더 미안해지잖아...
 난 계속 울었다. 그 때였다... 뭔가가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휴~. 이러다가 '민폐은영'에서 '울보은영'으로 바뀌는 거 아니야?"


 우, 울보은영?


"그만 울어. 너 우는 거 더 이상 보고 싶지는 않아."


 허억! 얘, 얘 좀 봐라... 지금 얘 나에게 마치 고백하는 거와 비슷하게 되었다. 여기서 더 나가면...


'"최은영, 넌 웃는 얼굴이 더 귀여워. 그러니까 울지 마."'


 라고 말하는 거 아니야?


"잘 웃기던 애가 울면 더 마음이 아프다고."


 그러더니...


"난 너만 보면 내가 귀가 안 들리는 녀석이라는 걸 잊어버릴 때가 많다고..."


 뭐, 뭐야? 방금 그 말은... 난 순간 울음을 그쳤다. 그런데...


"아앗, 저, 저기... 이, 이거 좀 놔."


 난 몸부림쳤다. 그러자 그제서야 그가 날 놔 주었다.


"아, 미, 미안해... 그런데 이제 울음 그쳤네..."
"저, 저기... 미, 미안해... 내가 너 휴대폰 함부로 봐서..."


 난 드디어 사과를 하였다. 그러자...


"따지고 보면 내가 처음부터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도 잘못인 거 같아. 이제 알았으니까 다시는 다른 사람들 휴대폰은 함부로 보지도 말라고."


 흐흑... 강진영, 넌 의외로 좋은 녀석이었구나...


"고, 고마워... 내 사과 받아줘서..."


 그 때였다.


"어, 최은영, 사과한다고 네가 사과가 되는 게 어딨냐?"


 뭐, 내가 사, 사과가 되었다고?


"아하하하... 사, 사과..."


 귀는 안 들려도 썰렁한 말은 잘도 하네...
 그 때였다. 종소리가 울렸다.


"얘들아, 종 쳤어. 어서 가자."
"아, 그, 그래..."


 우리 4명은 교실로 향했다. 그리고...


"그런데 강진영, 아니, 어떻게 안 들리는데 대답은 잘 해?"
"네가 본 그대로잖아. 휴대폰에 사람들 말이 뜨거든. 거기에 따라 대답하는 거야."
"신기하네..."
"은영아, 그거 우리 형이 만든 어플이야."


 수환이가 말을 하였다.


"어플?"
"응, '어플리케이션'이라고 프로그램에 해당하거든. 우리 형이 만든 건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는 거야."
"이야~. 신기하다."
"실은 우리 형이 여기 출신이거든. 헤헤헤..."


 그 때였다.


"수환아, 너... 대근이 형이 여기 출신이라는 거 왜 얘기 안 했어?"
"그러게... 우리도 처음 알았다고!"
"아앗, 미, 미안해..."


 후훗, 남경중 3인방, 알고보니 재미있는 애들이네...
 그나저나... 강진영에게 그런 일이 있었을 줄이야... 그래서... 휴대폰을 보지 않고는 대화를 할 수 없었구나... 게다가 항상 무표정한 얼굴에 말도 늦게 하는 편이었고...
 그렇게 모든 오해는 풀렸다. 항상 휴대폰을 보고 다니는 이유와 모든 일에 잘 나서려고 하지 않았던 이유...
 미안해... 난 그것도 모르고...


"뭐, 아직은 알파 테스트 중이니까... 좀만 더 문제점 개선하고 베타 테스트 하고 그러면 상용화할 수도 있겠지."


 그나저나 수환이의 형도 참 대단한 사람이구나...


"저기... 수환아, 수현아. 역시... 너희들은 좋은 친구야..."
"에이~. 뭘... 친구니까."
"어쩔 수 없잖아."


 그리고...


"미안해, 강진영."


 그 때였다.


"저기, 최은영."


 갑자기 그가 말을 하였다.


"너 왜 얘네들에게는 수환이, 수현이 거리면서 난 왜 강진영이라고 부르냐?"
"너도 나에게 최은영이라 부르잖아."
(*. 참고 : 최은영과 강진영은 별로 친하지 않음)


 순간, 다시 어색해졌다.


"그래, 그럼 내가 너에게 은영이라고 부를테니까..."


 응, 그건 또 무슨 말이지? 내가 그럼 은영이지 민영이냐?


"너도 날 수환이와 수현이처럼 불러."
"그럼..."
"그래, 앞으로 날 진영이라고 불러."


 그, 그런 거였냐? 잠깐, 이건... 설마 얘... 나와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의미인가? 우리는 교실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수업 잘 들어, 은영아."


 헉! 진짜로 날 은영이라고 불렀다...


"그, 그래... 수환아, 수현아, 강진... 아니지... 진영아."


 이런 어색한 분위기 어쩔거야? 뭐, 그렇지만 그 날부터 남경중 3인방과도 친해졌다는 건 사실이었다.


=============================================================================================


아아, 그렇습니다.
이래서 진영 편을 제일 마지막에 둔 겁니다. (그것도 은영 편 10화 이후에 올리겠다고 한 게...)

혹시 충격 받으신 분은 없으시겠죠?
여러분들도 은영이처럼 세나들에게 비밀 지켜주실 거죠?
에, 그럼 전 이만...

Who's 클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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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영어로 땡큐~ 중국어 셰셰~

일본어로 아리가또라고 하지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불어로 메르시~ 독일어 당케~

이태리어 그라지에라고 하지요~.

꺾기도는 감사합니다람쥐~! 라고 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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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주[尹主] 2010.07.02 17:15
    사연이 있었군요 전혀 몰랐는데;;
    잘 봤어요. 이렇게 큰 고비를 하나 넘고 친해지네요.
  • profile
    클레어^^ 2010.07.02 23:29
    아아, 은영이와 같은 반응이셨군요...;;
    아, 역시나 판타지 요소가 있었습니다만...
  • profile
    작은영웅 2010.07.03 01:24
    이건 보면 안되겠다...

    반전을 미리 볼수는없지 !!
  • profile
    클레어^^ 2010.07.03 07:53
    에에... 반전이라는 게 다른 게 없어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한 거와는 정반대로 가는 것도 반전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게 2번째면 세번째는 다다음편에 나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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