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09 05:29

시크릿Secret(10)

조회 수 497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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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의 줄거리!)


 평범한 회사원인 진연은 어느날 엄마 윤주의 부고를 전해 듣고 시골 고향집으로 내려간다. 도착한 집에는 아무도, 심지어는 부고를 전했던 젊은 여자도 없이 관 속에 누운 엄마 윤주 시신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시신을 화장하자 오색 연기와 향기가 주위 사람들 시선을 모은다. 인간인 자들과 인간 아닌 자들까지 모두.


 유품을 정리하던 진연은 엄마 윤주가 딸에게 쓴 편지를 발견한다. 내용을 확인하지도 않고 그녀는 편지를 불태워버린다. 읍내로 나왔을 때, 그녀는 바리라는 낯선 여자애에게서 자신이 태워버린 그 편지를 멀쩡히 돌려받는다. 바리는 자신이 진연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하고, 갑자기 나타난 '신부'는 진연과 바리를 궁지에 몰아넣는다. 진연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다름아닌 엄마 윤주, 죽은 그녀가 '세계의 주인'이었다는 사실이었는데...


*     *     *     *     *


 한편 진연과 바리는 막 신부로부터 도망쳐 원래 있던 거리로 되돌아왔다. 장터는 처음 봤을 때처럼 사람들로 북적였다. 거기엔 신부도, 괴물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바리는 자신들이 신부 때문에 뒤틀린 세계에 있었다고 했지만 진연은 무슨 소리인지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다.


 "아까, 경쟁자라고 했지?"


 '왕좌' 얘기를 하면서 진연이 바리가 했던 말을 떠올려 물었다. 바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윤주 씨가 남긴 '왕좌'는 그녀가 죽은 직후 사라졌어요. 누군가 탐을 내서 가져간 거죠. 분명 윤주 씨 자리, '세계의 주인' 자리를 원하는 자가 그걸 숨겨놓고 있는 걸 거에요."
 "아마도 그건, 신부 배후에 있는 누군가일까?"
 "그럴 가능성이 커요."


 바리 대답에 진연은 한숨을 쉬었다. 엄마 장례를 치룬지 겨우 이틀 째인데, 자신에게 필요한 엄마 유품은 다른 사람에게 있고, 그 다른 사람은 자신을 죽이려 한단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 잇달아 닥친 사건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진연은 막막해했다.


 "바리, 라고 했지?"


 마음 속으로 결정을 내린 진연이 바리를 불렀다.


 "생각해 봤는데, 난 지금껏 엄마에 대해서 별로 아는 게 없었어. 세계의 주인이라느니, '왕좌'라느니, 그런 얘기 엄마한테서 들어본 적도 없고 지금도 잘 이해는 되지 않아. 하지만,"


 말을 하면서, 진연은 어느새 한 손으론 품 속에 넣은 봉투를 만지막대고 있었다. 엄마 윤주가 쓴, 또 다른 윤주의 딸에게 보낸다는 그 편지를 진연은 지금껏 어떻게 해야할 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은 나랑 관계없는 일인 셈 치고 신경끄고 살진 않겠어. 솔직히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냥 묻어두려 했는지 몰라. 엄마가 지금껏 내게 숨겨왔던, 그런 비밀들에 대해서 말이야."


 이제는 다르다고, 진연은 확실하게 바리에게 말했다.


 "엄마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어졌어."
 "마음은 정하신 건가요?"


 바리가 묻는 말에 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답을 들은 바리는 또다시 얼마 전에 지었던 이상야릇한 표정을 지었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진연이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을 안타깝게 여기는 듯도 했다. 동시에, 진연에게 그런 선택을 강요할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해 죄지은 것처럼 느끼는 것도 같았다.


 "윤주 씨 왕좌를 찾으면 모든 게 해결될 일이에요."


 결국 바리 자신도 마음을 정한 듯 보였다. 왕좌를 찾으면, 하고 말했을 때 바리는 조금 전보단 더 확신에 찬 표정을 지었다. 그것이 진짜 표정인지, 아니면 진연을 억지로 안심시키기 위한 표정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가요, 진연 씨를 도와줄 사람들이 있어요."
 "그게 누군데?"


 또다른 사람들을 만난다는 소리에 진연은 다소 흠칫 놀랐다. 그녀들만으론 왕좌를 되찾지 못한다는 건 방금 전 싸움을 통해 진연도 분명히 알았다. 하지만 막상 다른 사람이 끼어든다는 걸 알게 되자 진연은 다시 살짝 주저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것을 눈치챈 바리가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녀도 윤주 씨를 잘 알고 지냈으니까요. 어쩌면 저보다 더 많이 윤주 씨에 대해 아는지도 모르죠."


 덧붙여 바리는 '진연 씨도 봤을 걸요, 애기 때라 기억은 안 나실지 몰라도,' 하고 말했다. 진연은 막연한 불안감과 호기심에 사로잡혔다. 엄마 윤주에 대해 잘 아는 사람, 그러면서 진연 역시 어릴 적에 봤을 법한 사람. 아는 친척 중에 그런 사람이 있던가 하고 생각해봤지만 도무지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다. 진연은 끝내 생각하기를 포기했다. 직접 두 눈으로 보지 않는 이상 그녀 자신은 영영 바리가 말하는 사람이 누군지 깨달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바리가 진연을 대리고 온 것은 뜻밖에도 마을버스 정
류장 앞이었다. 바리가 점점 정류장 가까이로 다가갈 때, 뒤따르던 진연은 혹시 거기 앉아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 중에 바리가 말한 사람이 있는지 싶어 찬찬히 얼굴들을 살폈다. 중절모를 쓴 멋쟁이 신사분? 지팡이를 짚은 저 할머니? 혹시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른 중년 아저씨? 바리는 그 모든 사람을 지나쳐 그 옆에 섰다. 답답한 마음에 진연은 바리에게 물었다. 누굴 기다리는 거야?


 "버스요."


 바리가 너무나도 당연한 소리를 했기 때문에 진연은 더 황당해했다. 그럼 어디로 가는데?


 "윤주 씨 옛 집이요. 진연 씨 지금 묵고 있잖아요?"


 갈수록 대답이 가관이었다. 진연은 다시 자기가 지금 있는 집을 떠올려 보았다. 막 그녀가 도착했을 때, 인기척 하나 없는 집에 홀로 누워 있던 엄마 윤주의 시신, 진연에게 아는 척을 걸어온 사람 하나 없던 장례식장이 차례차례 진연 머릿속에 떠올랐다. 정말 그 집에 누군가 살고 있긴 했던 거야?


 "거기서 만나기로 한 거야, 그럼?"


 혹시나 싶어 진연이 물었다. 바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예전부터 거기서 살았었으니까요, 그 사람들."


 마침 온 버스에 올라타 바리는 진연에게 지금부터 만나러 간 사람들에 대해 얘기해 주었다. 한 명은 진연과 그녀 동생이 집 밖에서 살 동안 윤주와 함께 그 집에 살던 사람으로, 엄마 윤주가 죽은 뒤 지금까지 무슨 이유에선지 다른 곳에 가 있었다고 했다. 또 한 사람은 바리도 만나본 적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 사람이라면 절대 평범한 사람을 데려오진 않았겠지만요."


 마지막에 바리가 꺼낸 말은 농담인지, 진담인지 불확실했다. 진연은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한 게 아닐까 고민했다. 차선이라고 선택한 것이, 실은 최악을 뽑은 것인지도 모른다. 바리가 언뜻 내비친 표정의 의미는 이런 것이었을까.


 버스는 이미 읍내로부터 멀리 떨어져 도로 위를 달렸다. 저만치 보이는 영유산 자락이 진연 눈엔 왠지 유럽 어느 낡고 음침한 고성처럼 보였다.

=============================================

 8화와 9화 사이 공백 기간이 좀 많이 길었다고 생각되서, 일단 이제까지 줄거리 간략히 정리해봤습니다^^;;

 <오로지 그녀뿐인 세상>은 완결지었기 때문에, 한동안은 또 <시크릿>에 집중해 가야죠;; 개인적으론 유래 없이 긴 연재가 될 것 같아서 이래저래 걱정이 됩니다만, 어떤 식으로건 결말을 맺을 수 있도록 할 생각이에요.
 11화는 11일쯤 올릴게요...이렇게 말하면 다분히 의도적인 것 같지만 우연입니다;; 정말이에요;
?
  • profile
    클레어^^ 2011.03.09 07:21

    혹시 그 진연씨 도와주는 사람(?) 중 하나가 윤주여사님 돌아가셨다고 얘기한 사람인가요?

    사실은 진연씨와 바리양 눈에만 잠깐 보인다던가 하는 건 아니겠죠?

  • profile
    윤주[尹主] 2011.03.09 07:37

     네, 바로 그 사람이에요^^

     앞으로의 활약 많이 기대해 주시길...어떻게보면 <시크릿> 전체에서 가장 핵심적인 인물입니다 ㅎㅎ

     당연히 꾸준히 등장할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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