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15 08:16

시크릿Secret (6)

조회 수 489 추천 수 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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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내 거란 걸 어떻게 알아?"


 분식집 안에 들어와 앉아 떡볶이에 튀김 얼마간을 시켜 놓고, 진연은 바리가 준 편지를 놓고 그녀에게 따졌다. 생각해보니 진연 자신이 바리에게 끌려 다닐 이유가 없었다. 편지는 분명 어제 불태웠고, 불태운 편지가 다시 원래 모습대로 돌아와 그녀 눈앞에 떡 하니 등장하는 건 상식적으로 불가능했다. 이건 최소한 엄마 윤주의 다른 편지이거나, 아니면 테이블 맞은편에 앉은 저 맹랑한 꼬마가 꾸며낸 가짜여야 말이 된다.

 물론 바리도 진연이 무슨 얘길 하는지는 대충 이해한 듯했다.


 "알아요. 확신할 수 없겠죠. 애당초 진연 씨가 본 건 봉지 겉면뿐이었으니까요. 지금 와서 내용을 확인하래도 진연 씬 믿지 않겠죠. 그전까지 내용을 읽어본 적이 없으니까요."


 장터 앞까진 어린애 행세를 하던 바리는 어느 새부턴가 진연을 '언니'가 아니라 '진연 씨'라고 불렀다. 그 같은 호칭은 듣는 진연에게도 놀랄 만큼 거부감이 전혀 없었다. 어린 애 같은 겉모습과 달리 하는 행동이나 태도, 말씨가 오랜 세월 살아온 어른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쨌건 그런 건 진연 눈앞에 놓인 문제와는 전혀 상관없는 얘기다.


 "이 편지, 솔직히 말해 봐. 네가 꾸며낸 거지?"

 "아이 참, 제가 언제 그 편지를 보고 흉내 냈겠어요? 거기 있죠? 받는 사람 이름 옆에 지워진 글씨."


 확실히 이건 직접 가까이서 자세히 보지 않는 한 모르는 거니까. 다만 진연도 거기에 대해선 반박할 거리가 있었다.


 "이전에 봤을 수도 있잖아. 너, 그러고 보니 그 동네 사는 꼬마지? 엄마가 편지 쓸 때 옆에서 본 거 아냐?"

 "그 동네가 어디 아이 키우는 집 있어 보이던가요?"


 그것도 그렇지. 진연도 그것에 대해선 마음속으로 동의했다. 하다못해 마당에 낡은 보행기라던가, 애들 타고 노는 장난감 차라도 한둘 있을 법한데, 그 마을엔 그런 건 일절 없었다. 뭐 여섯 채인가 일곱 채인가 하는 집들 다 들어가 본 것도 아니지만.


 "그것뿐만 아니야. 너 아까 내가 편지 내용 읽어본 적 없다고 했지? 그건 어떻게 알았어? 근처에서 숨어서 지켜보기라도 한 거야? 그렇지 않고선 알 리 없잖아, 그런 거."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려는 거네요. 제가 거기 살 거란 추측."


 진연이 쉽사리 믿어주지 않자 바리는 조금 기분이 상한 듯 입을 살짝 삐죽 내밀고는 진연을 노려보았다. 그런 데선 어린애 같은 구석도 있구나, 하고 진연은 웃었다.


 "뭐가 그렇게 웃겨요?" 

 "아니, 어쩐지 널 본지 처음으로 어린애다운 면을 봤다 싶어서. 귀여웠어."

 "귀엽단 소리 들을 나이는 아닌데요."

 "네가 몇 살인데?"

 "그건 제가 태어난 때부터 몇 해 지났는지 묻는 건가요, 아니면 제가 이름을 받았을 때로부터 몇 년인지 묻는 건가요?"


 바리는 또다시 이상한 소리를 했다. 진연은 두 가지가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몰라 멍하니 상대를 보다가, 그 중 하나를 대충 골라잡았다.


 "태어난 때로부터."

 "그럼 몰라요. 아마 수만 년은 되었을걸요."

 "웃기셔. 무슨 또 수만 년 이래?"

 "창세잔재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줄 아세요?"


 진연으로선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그녀는 포기하고 나머지 하나도 마저 선택하기로 했다.


 "그럼 이름 받았을 때부터."

 "그럼 서른다섯 해정도 됐어요."

 "지금 장난하니?"

 "아니거든요. 이름에 대해서라면 거짓말할 생각 없어요. 윤주 씨에게 받은 소중한 거니까요."


 엄마 윤주 얘기가 바리 입에서 나오자 진연은 손뼉을 짝 쳤다.


 "너 방금 네 입으로 얘기한 거다? 맞지? 우리 엄마랑 전부터 알던 사이란 거."

 "제가 언제 그걸 부정했나요? 전 이렇게 말했어요. 그 동네에선 산 적 없다고요."

 "암튼 알고 지낸 사이 아냐. 그럼 편지 쓰는 것도 봤겠네, 아냐?"

 "끈질기시네요. 뭐 형사나 변호사, 그런 일 하세요?"


 아니. 진연은 고개를 저었다.


 "개인보험 상담 및 사정."

 "그거 그냥 샐러리맨이죠, 흔히 말하는."

 "너 그런 말 아무 데서나 하면 혼난다, 어른들한테."


 저도 알아요, 잦아든 목소리로 답하곤 바리는 가게 구석 정수기로 갔다. 컵 두 개를 꺼내 물을 받더니, 하나를 진연에게 가져다주고 다른 하나는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 앉아 마셨다.


 "고마워."

 "뭘요."


 두 사람이 각자 물을 마시느라 대화가 잠시 중단된 사이 주문했던 떡볶이와 튀김이 나왔다. 이른 아침부터 손님이 올 것을 생각하지 않은 주인이 부랴부랴 튀김을 새로 하느라 시간이 걸린 탓이다. 가게 주인은 연신 미안해했지만 진연은 도리어 갓 튀긴 걸 먹게 된 것을 행운으로 여겼다.


 "맛있어요? 그렇게 먹으면."


 진연이 김말이 튀김을 하나 젓가락으로 집어 떡볶이 국물을 묻히는 것을 본 바리가 물었다.


 "진짜 맛있어. 너 이거 안 먹어봤어?"

 "처음이에요."

 "자, 이걸로 먹어. 흘리지 않게 탁자에 딱 붙어 앉고. 아줌마, 여기 밑접시도 좀 주세요!"


 어묵 국물을 덜어 가져오던 주인은 탁자에 국물을 내려두고 다시 찬장에서 밑접시 두 장을 꺼내 헹궈내 두 사람에게 가져다주었다. 진연은 바리가 떡볶이 국물을 흩이지 않게 밑접시를 대주었고, 그걸 본 바리가 진연이 든 밑접시를 받아들었다. 진연이 준 튀김을 한 입 베어 문 바리가 미소를 지었다.


 "맛있네요, 이거."

 "그렇지? 천천히 먹어. 체하지 말고."


  먹는 것 앞에서 친해지는 걸 보면 이애도 보통 애구나, 하고 진연은 느꼈다. 어느새 그녀는 예전에 엄마 윤주가 자신을 돌봐주던 기억을 하나둘 떠올렸다. 먹을 것, 입을 것 다 챙겨주고, 떼쓰는 거 다 받아주고, 진연도 모르는 사이 뒷바라지 다 해주고. 바리와 어울려주며 진연은 엄마 윤주와 자신, 자신과 바리 사이 유사한 모습들을 계속해 상기시켜갔다. 추억들로 머릿속이 가득 찰 무렵 진연은 저도 모르게 감상적인 기분에 빠져들었다.


 "얘, 우리 엄만 어떤 분이었니? 네가 느끼기에 말이야."


 별안간 바리에게 그런 걸 물은 것도, 진연 자신이 그런 감상적인 기분에 빠졌기 때문이리라. 바리는 곰곰이 생각한 끝에 진연에게 답했다.


 "그건 진연 씨가 더 잘 알지 않나요? 부모 자식 사인데."

 "글쎄, 잘 모르겠어. 왜, 부모 자식이래도 서로 알 수 없는 게 있다잖아. 철들기 전에는 보면서도 이해하지 못하고, 철든 다음엔 대학이다, 회사다 하면서 집 밖으로만 계속 돌아다녔으니까. 어쩌면 네가 우리 엄마에 대해 더 잘 알지도 모르지, 나보단."

 "진연 씨."


 갑작스레 바리는 진연의 이름을 불렀다. 진연은 그녀를 쳐다보았다. 바리 입 주위가 떡볶이 국물로 새빨갛게 물든 걸 진연은 그 때 처음 보았다.


 "쿡쿡, 너 입 좀 닦아야겠다."

 "아, 잠시 만요."


 탁자 위에 놓인 종이 냅킨 몇 장인가를 뽑아서 바리는 제 입을 닦아 내었다. 여전히 턱까지 벌건 국물이 튄 건 알지 못한 모양이었다. 진연은 다시 냅킨 한 장을 꺼내 바리 입 주위를 깨끗이 닦아 주었다. 기껏 잡은 분위기가 엉망이 되었다고, 바리는 머쓱한 듯 웃었다.


 "진연 씨."


 다시 바리는 진지하게 진연에게 말을 걸었다.


 "진연 씨는 정말 알고 싶으세요? 당신의 어머니, 아니 모든 이의 어머니인 윤주 씨에 대해서."

 "그게 무슨 뜻이야? 모든 이의 어머니라니?"


 진연은 이상하단 듯 바리에게 반문했다. 바리는 조금 간격을 두었다 다시 말을 꺼냈다.


 "어떤 면에 있어선 진연 씨 말이 맞아요. 부모 자식이래도 서로 알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그런 부분이라도, 결국엔 어쩔 수 없이 마주하게 되는 때가 있나봐요. 그에 어떤 모습, 어떤 상황이 되어서냐는 건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요."


 바리가 자신을 보는 시선이 진연은 왠지 불안하게 느껴졌다. 마치 앞으로 닥칠 일들을 미리 바라보는 것처럼 안쓰러운 듯, 또 슬픈 듯 바리는 진연을 쳐다보며 힘들게 입을 떼어 그녀에게 말했다.


 "진연 씨는 아직 윤주 씨에 대해 알아야 할 게 많아요."


 묘한 예감에 진연은 두근거렸다. 그것은 지금부터 바리가 할 얘기가 여태껏 자신이 보고 들은 어떠한 경험들과도 연관 없을 거란 예감이자, 바리가 입을 연 이 시각 이후 다시는 본래와 같은 평범한 생활로 되돌아갈 수 없을 거란 애매한 감각이었다. 자신의 감이란 걸 별로 믿지 않는 그녀로서는 특이한 체험이 아닐 수 없었다.


 "혹시 진연 씨는 주술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나요?"

 "책에선 봤지."

 "믿지는 않으시군요?"

 "별로 그런 비현실적인 얘기에 매달리고 싶지 않거든."


 마술쇼를 즐기는 건 상관없지만 그게 실제라고 믿는 사람은 어딘가 좀 부족한 사람처럼 보인다. 굿이라든지, 초능력 같은 것도 사양이다. 심지어 진연은 주위에서도 많이 재미로들 하는 카드점이나 별자리 같은 것조차 대놓고 무시하는 타입이었다.

 바리는 그런 진연을 앞에 두고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어딘가 이상하단 생각은 들지 않으세요?"

 "뭐가?"

 "모든 천에 씨실과 날실이 있듯이, 세상도 마찬가지로 씨실과 날실로 이루어져 있어요. 씨실이 기술이라면, 날실이 주술인 거죠. 모든 사람들이 씨실과 날실에 어느 정도씩은 영향을 받고 있어요. 다만 얼마나 더 많이 한 쪽에 얽혀 있느냐 차이일 뿐이죠."

 "이거 그거지. 비슷한 대사 영화에서 봤는데, 무슨 영화더라?"

 "거기서 한 마디만 더 나왔다간 가만 안 있어요?"


 은근슬쩍 떠 보았더니 아무래도 정곡을 찔린 눈치다. 바리의 성화에 못이기는 척 진연은 입을 닫았지만 의기양양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바리는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이 발각된 사람처럼 억지로 화를 내며 당혹감을 감추었다. 진연 눈엔 그렇게 화를 내는 게 도리어 바리가 당황한 심정을 더 잘 드러내는 것처럼 보였다.


  "아, 아무튼! 진연씨는 지나치게 주술에 대해서 모르고 있어요. 그건 우연이 아니에요. 진연 씨 외에는 모든 사람들이 어느 정도씩은 자기 주술을 가지고 있단 말예요. 카드점이라던가, 징크스라던가."

 "하고 싶은 말이 대체 뭐야?"


 듣고 있던 진연이 짜증을 내었다. 바리는 지나치게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진행시켜갔다. 진연 입장에선, 바리가 자신을 어떤 이유로 시험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제 얘긴, 그러니까 진연 씨가 그동안 세계를 둘러싼 주술들로부터 보호받고 있었단 거예요. 진연 씨 어머니이신, 아니, 세계의 주인이셨던 윤주 씨로부터요."

 "세계의 주인이라고?"


 그 말을 듣자 진연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바리는 영문을 모르겠단 듯 어리둥절해 그녀를 멀뚱히 올려다보았다. 그런 그녀 때문에 진연은 더 화가 치밀었다. 세상에, 망상도 적당해야지. 이건 도저히 앉아서 들어주지 못할 정도다.


 "나 갈래. 어처구니없는 소리 집어치우고, 너도 네 갈 길이나 가렴. 알았지, 꼬맹아?"

 "혼자 나가시면 안 돼요!"


 그제야 진연이 자리를 뜨려는 걸 눈치 챈 바리가 부리나케 따라 나와 진연의 한쪽 팔을 잡고 늘어졌다. 진연은 붙잡힌 팔을 빼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이거 놔! 무슨 애가 이렇게 힘이 세니, 넌?"

 "지금 제 얘기 믿건 안 믿건 상관없어요. 진연 씨가 윤주 씨에 대해 더 이상 알고 싶지 않다면, 저도 이런 얘기 더 이상 하지 않을 거구요."

 "좋아, 난 더 듣고 싶지 않아. 됐지? 그럼 이만 간다. 그러니까 이거 놓으라고!"

 "하지만 혼자 나가시면 안 돼요! 진연 씬 지금 환자나 마찬가지라고요. 자칫하다 질 나쁜 녀석들이라도 마주치기라도 하면 죽을 지도 몰라요!"

 "얘가 자꾸 무슨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릴 하는 거야?"


 진연은 기어이 바리를 뿌리치고 가게 밖으로 나왔다. 진연이 나오자, 바리도 어쩔 수 없단 듯 따라 나오며 입맛을 쩝쩝 다셨다. 그들이 앉았던 테이블 위엔 1/3쯤 남은 떡볶이 그릇과 계산할 금액이 동전 하나까지 딱 맞춰 놓여 있었다. 그들이 가게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고 불러 세우려던 가게 주인은 테이블 위에 놓인 돈을 보곤 두 말 없이 두 사람을 보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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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샌 글쓰는 게 좀 지지부진하네요;;
 앞으로 연재는 최소 4일 정도 간격을 둘 생각입니다. 예상외로 분량이 많아지고 있단 것도 깨달았고, 그거 따라잡으면서 연재도 안 끊어지고 지속적으로 하려면 그 정도 간격은 둬야할 거 같네요..

 오늘은 일단 여기서 줄입니다...TV 오랜만에 틀었더니 축구 박터지게 하고 있네요 ㅎㅎ 양쪽 다 벌써부터 8강 이후 대진표 시나리오 계산하느라 정신없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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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Mr. J 2011.01.15 08:35

    오 이제 슬슬 흥미진진해지는 것 같습니다.

    화장할때부터 범상치 않더니 뭔가가 있었군요.

  • profile
    윤주[尹主] 2011.01.15 08:44

     서두가 길다보니 ㅎㅎ;;

     일단 승부수는 띄웠는데 결정타까지 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이래저래 해보는만큼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profile
    클레어^^ 2011.01.15 21:44

    헉! 그럼 윤주 여사님은 거의 신??

    바리양, 좀 쉽게 얘기 좀 해줘~ ㅠㅠ

    과연 진연씨를 노리는 존재라도 있는 건가요?

    그나저나 저도 소설 써야 하는데...

    아, 그러고 보니 소설 속 진연씨의 성은 뭔가요?

  • profile
    윤주[尹主] 2011.01.16 21:18

     암튼 설명엔 지지리도 재주가 없어서ㅠㅠ

     뭐, 차차 진행하면서 좀 더 자세한 이야기가 나오긴 합니다...;;


     아, 진연의 성은 최씨입니다. 윤주가 어머니기 때문에 성이 다른 건 딱히 얘기 안해도 아시겠지만 ㅎㅎ

  • profile
    시우처럼 2011.01.16 19:33

    보호를 해주던 장막이 사라졌으니

    세상의 온갖 사이한 주술들이

    순수한 진연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 달려들겠군요?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입가에 떡볶이 양념 묻힌 바리의 모습에선 저도 괜히 씨익 웃었네요. ㅎㅎ

  • profile
    윤주[尹主] 2011.01.16 21:25

     감사합니다 ㅎㅎ 그래도 아직은 진연에게 위기다 싶은 일은 안 일어났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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