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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리 벗어났네요오?"


 정신을 차리자마자 반려는 옆에서 찌르고 들어오는 창을 재빨리 칼로 쳐내면서 몸을 피했다. 자세는 다시 고쳐 잡았지만 머릿속은 아직도 얼떨떨한 상태여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건지 상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


 "'적막'의 사자후에요오."


 방금 그거 말예요, 하면서 사랑하는 딸은 키득키득 웃었다. 사자후? 의문을 품는 순간 반려 머릿속에 무언가 번뜩 떠오르는 게 있었다.

 사랑하는 딸과 맞부딪친 지 얼마 되지 않아 별안간 둥, 하는 커다란 소리가 났다. 절에 가면 볼 법한 커다란 종을 바로 옆에서, 온 힘을 다해 친다면 이런 소리일까? 몇 번인가 들어본 종소리는 은은하고 부드럽게만 들렸지만 조금 전 들은 소리는 너무 괴로워 귀를 막지 않고는 못 버틸 정도로 굉음이었다.

 그 소리와 함께 반려 아가씨는 환각을 보았다.

 모든 게 너무 잘 맞아 돌아가고 있었다. 마녀는 삽살개를 거의 이기기 직전이었다. 사랑하는 딸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반려가 휘두르는 칼을 막기에 급급했다. 문득 시야에 들어온 진연도 안전해 보였다. 거기에다, 진연은 혼잡한 사이를 틈타 '왕좌' 즉 아틀라스에게 접근하기까지 했다.

 안도하려던 반려 아가씨는 순간 이상한 점을 눈치 챘다. 무기를 맞댄 상대 행동이 어딘지 이상했다. 반려가 어떤 공격을 하든지 상대는 쳐내기만 급급할 뿐, 빈틈이 생기더라도 좀처럼 공격을 해오지 않았다.

 상대가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그럴 수도 있으려니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대는 '사랑하는 딸'이다. 신랑인 마녀가 '최악의 적'이라고 불렀고, 반려 자신도 '사랑하는 딸'에게 완전히 설득당할 뻔 했던 적도 있었다. 그 상대가 겨우 이 정도 실력이라면, 마녀가 '최악의 적'이라고까지 부르진 않았을 것이다.

 침착하자. 반려 아가씨는 조금 물러서 상황을 지켜보았다. 상대는 곧바로 좁혀 들어오지 않았다. 게다가 자신도, 마녀도 상당히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는데도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최소한 무기들끼리 부딪치는 소리는 나야 하는데도.

 어떻게든 해야 해. 고민하던 반려는 제 칼을 보았다. 본래 저주받은 검이었지만 오랜 시간 길들여 오면서 제법 애착도 많이 생긴 검이었다. 길을 잃은 기사는 자신의 검에게 길을 묻는다고도 하지 않던가.

 반려 아가씨는 왼손을 펼쳐 손바닥 위에 칼날을 올려놓았다. 손으로 칼날을 꾹 움켜쥐자 통증과 함께 검이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제 피가 묻은 칼을 높이 치켜들고, 반려는 눈을 감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그저 감각으로, 제 앞에 펼쳐진 환각을 크게 양단해 베었다. 베어진 환각이 사라진 그 순간이, 바로 사랑하는 딸이 창을 내지르던 시점이었던 것이다.


 "원래 '적막'은 범종 아래 깃드는 어둠, 어떠한 경우에도 상처주지 않고, 어떠한 경우에도 상처입지 않는 가장 이상적인 그림자죠오."


 그리고 '적막'의 능력이 방금 전 혼란을 일으키고 환각을 보여준 바로 그 사자후였던 모양이다. 환각을 보여주는 건 사랑하는 딸만이 가진 능력이라고 생각한 반려에게 그 사자후는 분명 예상외인 공격이었다.


 "보아하니 마녀 씨는 진 모양이네요오."


 사랑하는 딸 말에 반려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방금 전까지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던 자리에 커다란 삽살개만 쓰러져 있을 뿐, 마녀도, 마녀가 불러낸 뱀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반려 아가씨가 동요하는 걸 깨달은 사랑하는 딸은 씨익 웃었다.


 "아까 전에, 이번엔 반드시 지켜낸다느니 하지 않았던가요오?"


 바로 그 말에, 애써 절제하던 반려 아가씨는 완전히 냉정을 잃고 달려들었다. 칼날이 어지럽게 휘날린다. 주변 공기마저 사납게 휘몰아쳤다. 마치 폭풍처럼 반려 아가씨는 사랑하는 딸에게 쇄도했지만,


 "이런 식으론 절대, 저를 이기지 못해요오."


 반려 아가씨가 무자비하게 휘두르는 칼날이 그리는 궤적 사이를 헤집고 사랑하는 딸은 그리 힘들어하는 기색도 없이 창끝을 찔러 넣었다. 반려는 간신히 창을 피해 뒤로 물러섰지만, 그녀 발치엔 반려 자신이 흘린 피가 떨어져 시뻘건 얼룩을 만들어냈다.


 "보세요오. 당신이 할 수 있는 거언, 아무 것도 없답니다아?"


 사랑하는 딸이 이죽대며 반려를 향해 창끝을 세웠다. 옆구리 벤 상처를 잡고 있던 왼손을 놓고, 반려는 다시 그 창을 향해, 창을 든 상대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녀가 칼을 휘저으려는 순간, 사랑하는 딸도 창을 쥔 손을 어지럽게 놀렸다.



* * * * *



 이번엔 정말 조용해져버렸다.

 멀찍이서 몸을 피한 채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지켜보던 진연이 떠올린 생각이었다. 주변은 작은 소음 하나 없이 조용했다. '적막'이 일으킨 환각은 아니었다. 마녀를 집어삼킨 후로 그 개는, 지친 건지 계속 자리에 네 발 모아 모로 누운 자세로 뻗어 있었으니까.

 방금 전까지 맹렬히 사랑하는 딸과 다투던 반려 아가씨는 이제는 사랑하는 딸 앞에서 주저앉아 옴짝달싹하지 않았다. 고개를 푹 숙인 채라서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알 방법이 없다. 심지어 그 격한 움직임 후에도 반려에게선 숨소리 하나 들려오지 않았다. 설마, 하면서 진연은 모아 쥔 양손을 꽉 죄었다. 설마, 죽었으려고.

 움직이지 않는 걸로는 사랑하는 딸도 마찬가지다. 이쪽은 제대로 선 채 고개도 똑바로 들고 있어서 최소한 겉보기라도 멀쩡해 보인단 걸 알 수나 있지만, 제자리에 우뚝 선 채 가만히 반려 여자를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이 인간이라기 보단 흡사 인형이나 장승같았다.

 조금 지나 사랑하는 딸이 몸을 움직였다. 손을 뻗어 앞에 있는 반려 머리채를 붙잡더니, 그대로 질질 끌고서 진연이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이쯤 되면 반항이라도 해볼 법도 한데, 반려 아가씨는 여전히 아무 반응이 없다. 진연은 더욱 불안감에 휩싸였다.

 안절부절못하고 선 진연 앞에, 사랑하는 딸은 반려 아가씨를 끌고 와 내팽개쳐놓았다.


 "그녀는 알려진 마지막 신의 전사, 유일한 발키리 생존자랍니다아. 알고 있었나요오?"


 얼굴빛이 창백한데다 얼굴 가까이 다가가도 숨소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진연은 그녀를 조심스럽게 불렀다. 아가씨. 팔을 누른 채 흔들자, 반려 손이 힘없이 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


 "신들이 종말을 대비해 마련해둔 기사들, 그녀와 같은 발키리들은 수없이 많았대요오. 결국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았지만요오. 그녀는, 그 전쟁에서 죽는 대신 포로가 되었죠오. 육체는 죽었지만, 시신과 함께 그녀 영혼까지도 마지막 그 싸움터를 벗어나지 못하게 마법으로 매어두었거든요오."


 마녀를 만나기도 전, 반려 아가씨가 경험했던 첫 패배. 자신은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존재했었는데, 결국 아무도 지키지 못하고 말았다. 반려 아가씨 사연을 사랑하는 딸로부터 들으며, 진연은 언뜻 바리가 말한 속죄라는 것을 떠올렸다. 바리는 이름 받은 후 평생 자기 딸에게 죄의식을 갖고 있었단다. 반려 아가씨도 마찬가지였을까? 그녀도 지켜내지 못한 누군가에 대해 평생 죄의식을 안고 살아온 걸까? 마녀를 좀처럼 떠나지 못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고?


 "그래서 말이죠오, 그녀는 죽을 수 없는 거예요오."


 사랑하는 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별안간 반려가 숨을 무섭게 들이쉬었다. 감았던 눈을 번쩍 뜨더니 가쁜 숨을 연달아 내쉬며 누운 채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살아 있었구나, 진연은 반가움과 안도감에 그녀 손을 제 쪽으로 끌어당겨 잡았다.

 순간 사랑하는 딸이 창을 쳐들어 그대로 창날을 반려 아가씨 가슴팍에 내리꽂았다.


 "크윽!"

 "꺅!"


 입으로 피를 토하곤 반려는 온 몸을 발작하듯 떨었다. 진연은 깜짝 놀라 뒤로 주저앉았다. 그것을 본 사랑하는 딸은 소름끼치는 미소를 지었다.


 "괴롭겠죠오? 아마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울 거예요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프지만 죽지는 않아요오. 그게 그녀에게 신들이 내린 저주니까요오."

 "그러지 마! 제발, 아가씨를 괴롭히지 마! 부탁이야!"

 "부탁이라고요오? 괴롭히지 말라고오?"


 진연이 하는 말을 듣고 사랑하는 딸은 깔깔대며 웃었다.


 "당신은 이게 다 누구 때문인지 알기나 해요오? 어째서 그녀가 고통을 받는지, 누구 탓에 괴로워하는지 알기나 하냐고요오."

 "몰라, 난 모른다고. 아무튼, 그 창을 빼죠. 제발, 부탁할게."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가보군요오. 한심하게에."


 무릎 꿇고 자신에게 매달리는 진연을 보며 사랑하는 딸은 인상을 찌푸렸다. 잠시 그녀 하는 양을 지켜보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을 했는지 사랑하는 딸은 진연 얼굴에 제 손을 대었다. 눈물 탓에 젖은 뺨을 쓸어내리더니, 한 손으로 턱을 밀어 올렸다. 그 바람에 진연은 사랑하는 딸과 똑바로 마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봐요, 진연 씨이."


 마주보는 상태로 사랑하는 딸은 진연에게 말했다.


 "알아두시는 게 좋아요오. 이것들은 다 당신 어머니 죄 탓이랍니다아."

 "그게 뭐야. 난 몰라, 모르니까 상관없잖아! 아가씨랑은, 아무 상관도 없는 거잖아!"

 "아니요오. 자식 죄는 부모의 죄, 부모 죄는 자식의 죄이죠오. 그걸 깨닫지 못하며언, 가까운 사람이 나인 양 생각하지 못한다면, 결국 더 먼 사람도 나인 양 생각할 수 없는 거예요오. 상대가 나인 양 생각하지 않으면 결국 상대를 어떤 식으로건 상처 입힐 게 뻔하잖아요오?"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이 여잔. 진연은 눈앞에서 벌어진 참상에 혼비백산해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정신 차리고 보니 자신이 사랑하는 딸에게 매달려 반려 목숨을 구걸하고 있었고, 사랑하는 딸은 이해할 수 없는 논리를 내세워 진연 자신을 압박했다. 진연은 이 모든 상황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힘에 벅찼다.


 "애당초 세상의 주인이란 자기 생각대로 세계 전체 모습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예요오. 그 정도 능력이라며언, 뭐든지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보다 세상을 좋게 바꾸어놓아야 할 책임이 있는 것 아니겠어요오?"

 "보다 세상을 좋게?"

 "예를 들자며언, 굶는 아이가 없어지도록 만들 수도 있어요오. 세상 모든 다툼이 없어지게도 할 수 있고요오, 아무렇게나 내뱉은 말 때문에 상처 입는 사람이 없어지게 할 수도 있어요오. 단숨에, 일시에, 세상 어디서나 동일하게 같은 기적이 일어나게 할 수도 있다고요오. 지금 세상을 보세요오. 뭐가 더 나아졌죠오? 굶는 아이가 없어졌나요오? 고통 받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나요오? 분명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었을 텐데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시간만 보내다 초월해 버렸단 거죠오. 그게 당신 엄마예요오. '세계의 주인'이면서, 무능하고 게으르기 이를 데 없는 바로 그 여자가요오."

 "모르겠어. 난 전혀 모르겠는걸. 초월이라느니, 주인이라느니. 그런 건 들어본 적도 없어!"


 애초에, 하고 뭔가 말하려던 진연은 갑자기 입을 꼭 다물었다. 원래 말하려던 건 이런 것이었다. '애초에 난 진연이지 엄마가 아닌 걸.' 그런 말로 설득할 수 있는 상대였다면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일이 돌아가진 않았으리라.

 다행히 사랑하는 딸은 그 말까진 듣지 못한 듯했다.


 "초월이란 건 말이죠오, 이 세상을 완전히 벗어난다는 뜻이예요오."

 "그게 무슨 의미인데?"

 "그건요오, 당신 어머니가 겁먹은 개처럼 꼬리 말고 이 세상서 도망쳤단 얘기랍니다아."


 키득거리고, 쿡쿡대면서 사랑하는 딸은 허리를 곧게 펴고 빙글 빙글 돌며 춤을 췄다. 동양풍 붉은 드레스가 만개한 꽃잎처럼 펼쳐지며 드레스에 단 유리 방울과 은제 종 장식이 소란스레 울렸다. 반려 여자를 가운데 두고 주위를 빙빙 돌아 주저앉은 진연 등 뒤로 다가서면서 사랑하는 딸은 반려에게 꽂아 넣었던 창을 도로 빼었다. 창이 뽑혀나갈 때 반려는 살짝 몸을 들썩였을 뿐 이렇다 할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았다.

 진연 등 뒤에 서서 사랑하는 딸은 이야기했다.


 "당신들은 모르겠지요오. 이 세상이 얼마나 지긋지긋한지. 세계가 어떤 모습, 어떤 구조인지 아는 자들이라면, 혹 그들이 신이라고 하더라도, 모두 이 세계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답니다아. 이런 세상에서 영원히 살고 싶어 하는 거언, 당신들 사람뿐이에요오."


 하지만 벗어나고 싶다고 누구나 빠져나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수없이 많은 신들, 현자들, 마귀들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 세상을 떠나 영원히 안식하고 싶어 했지만 어느 하나 성공한 자가 없었다. 그저 죽고 다시 태어나길 영원히 반복할 뿐.


 "그걸 당신 어머니 윤주가 성공해 버린 거예요오. 아직 주인으로서 할 일이 남아 있었음에도,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제 몸 하나 달랑 이 짜증나는 세계로부터 탈출시킨 거라구요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겠어요오? 주인으로써 받은 힘을 사용하지 않고는 불가능하지 않겠어요오?"

 "엄마가, 지위를 남용했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바로 그거예요. 사랑하는 딸이 답했다.


 "이 세상 모든 이들을 위해 써야 할 힘을, 당신 어머니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써 버리고 남겨진 우리 모두에 대해선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단 말예요오. 그게 죄랍니다아. 당신 어머니가 저지른, 그리고 딸인 당신이 대신 갚아야 할 죄죠오."


 사랑하는 딸이 하는 말을 듣고 진연은 충격에 빠졌다. 강력한, 어쩌면 역대 가장 뛰어났을지도 모를 주인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아무것도 해놓지 않고서, 오로지 자기 자신 하나 괴롭지 않기 위해 제멋대로 힘을 써 놓곤. 사랑하는 딸이 하는 말이 물론 전부 사실이리란 법은 없었다. 그래도 엄마 윤주에 대해 이래저래 의혹이 남는 것도 마냥 부인할 순 없었다.

 어째서 바리는 진연 자신에게 엄마 윤주의 '초월'에 대해 설명을 아꼈을까?

 왜 사랑하는 딸 말마따나 세상은 조금도 바뀐 것 없이, 여전히 어딘가 에선 전쟁에, 또 다른 곳에선 지진과 해일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는 걸까?

 무엇보다도, 엄마 윤주는 도대체 갑작스레 어디로 사라져버린 걸까?


 "말해 보세요오, 진연 씨이. 당신도 당신 어머니를 끝까지 무책임하게 옹호할 생각인가요오?"


 사랑하는 딸이 물었을 때 진연은 조금 흠칫 떨었다. 뒤이어 바닥을 향해 푹 숙인 그녀 고개가 천천히, 하지만 분명하게 좌우로 흔들렸다. 옹호할 생각은 없었다. 처음부터 그런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사랑하는 딸 얘기가 아니더라도 부고 듣고 시골마을 내려온 이후 줄곧 엄마 윤주 탓에 민폐만 받고 있었으니까.

 그렇다고 진연 자신이 사랑하는 딸이 하는 말 전부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또 아니었다.


 "하지만……."


 진연이 뒤이어 속삭인 말을 사랑하는 딸은 듣지 못했다. 워낙 작은 목소리인 데다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서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어진 진연의 말은 아무것도 아닌 혼잣말에 불과한 셈이었다.


 "어쨌든 난 엄마가 아니야."


 말을 끝맺으며 진연은 사랑하는 딸이 눈치 채지 못하게 고개를 살짝 들었다. 그림자들이 아직 도착하지 못했고, 마녀와 반려는 쓰러져 그 공간에 남아있는 건 진연 자신과 사랑하는 딸, 그리고 공간 한가운데 묶인 채로 있는 '왕좌' 아틀라스뿐이었다. 진연의 시선이 향한 건 바로 그 아틀라스였다. 어쩌면, 하고 진연은 생각했다.

 어쩌면 이 상황, 제 힘으로 역전시킬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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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작스런 <시크릿> 25화 연재입니다.
 어버이날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문득 생각이 나더라고요. <시크릿>이 5월 8일 오늘 연재 완결이 되었다면 어땠을까. 그랬더라면 의미가 좀 더 있지 않았을까, 하고요;

 그래서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한 화 연재분을 업로드했습니다. 지난 번 예고대로 8장의 마지막 화입니다. 진연에게 있어선 최대의 위기인 부분이네요.

 9장 '열쇠'의 첫 화는 내일 연재 예정입니다. 이후 <시크릿>의 연재는 평소처럼, 4일에 한 화 연재로 되돌아갑니다. 즉 다음 화가 올라오는 건 13일이 될 예정입니다.

 가족끼리 좋은 시간 보내고 계셨으면 좋겠네요. 날씨도 맑은 편이라 나들이하긴 좋은 날같아 보입니다. 어쨌거나, 모두 즐거운 하루 되시길^^;

?
  • profile
    클레어^^ 2011.05.09 07:13

    헉! 이제 진연씨 어떻게 되는 거에요?

    혹시 각성이라도 할 참이련가?

  • profile
    윤주[尹主] 2011.05.09 16:20

     결과는 조만간 알 수 있겠죠;;

     아무쪼록 기대 부탁드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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