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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화

Episode1. Behind Story

『폭풍의 그 후..』

 

대호에게 클레어라고 불리는 여자는 콧방귀를 뀌더니..

 

“언제까지 게임 아이디로 부를거야..? 내 이름은 수정이라구.. 박수정..”

 

대호는 큼지막한 기계안에서 나오면서..

 

“나도 알지.. 우리 잠깐 나가서 이야기나 할까..?”

 

대호는 식당에 있는 자판기에서 캔커피를 뽑아 공장 뒤편에 있는 공터로 향한다.

철재 방지턱에 앉은 수정에게 캔커피를 건네고는..

 

“부산에 산다더니 여긴 언제 온거야..?”

 

둘 다 동시에 캔커피를 따서는 한 모금 마시고는 수정이 맞은편에 보이는 자신이 일하는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런 저런 일 하다가 작업복 제작일이 있다기에 저기서 일하게 된 거야..”

 

수정은 대호를 바라보며..

 

“오빤..? 어떻게 여기 공장에서 일한거야..? 나랑 같이 게임 할 때만 해도 조선소에서 일한다고 그러지 않았나..? 여자친구랑 같이 일한다고 게임에서 말했던 거 같은데..?”

 

“너랑 같이 게임한 때가.. .. .. 여자친구.. 지혜 3년전에 죽었어..”

 

말을 잘못 꺼냈다 생각한 수정은 미안한 마음만 맴돈다.

 

“미안해 오빠.. 괜히 말 꺼내서..”

 

“아냐 괜찮아.. 어차피 지금도 지혜를 다시 만나는 거 같으니까..”

 

그들의 이야기를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공장 안에서 엿듣는 이들이 있었다.

건너편에 대호를 바라보고 있는 기만이..

 

“김공장장님의 힘을 빌려서 대호의 팀을 이런 식으로 해체시키다니.. 저보다 능력이 좋으신데요.”

 

“말을 삼가세요. 팀 해체가 아니라..”

 

공지효 대리의 말이 이어 질려는 찰나 그 시각 으리으리한 검은색 차안.. 신대식 회장과 채린이 차를타고 진영 공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공장 활성화를 위한 팀 재배치지.. 그러니까 대호 그 청년도 예외일 순 없는거야..”

 

신대식의 말에 옆에 앉아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채린은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화를 내면서..

 

“아! 그러니까..! 우리 오빠 일하는 팀을 왜 재배치를 하냐구.. 이제 장비 3대만 더 만들면 되는데 팀이 해체되어 버리면 우리 오빤 완전 중간에서 새되어 버린거잖아..!?”

 

딸의 잔소리가 듣기 싫었는지 귀를 틀어막으며..

 

“아이고 귀야.. 딸아.. 해체가 아니라 재배치라니깐.. 그리고 대호청년 팀만 그러는게 아니라 주위에 모든팀을 다 재배치 하는거라구..”

 

얼굴을 한껏 찡그리고는 팔짱을 끼고 토라져선 창밖을 바라본다.

 

“아무튼..! 그일 때문에 우리 오빠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겨봐..!”

 

골목 골목 길을 돌아 공장안으로 들어서자 김기사는 돌아보며..

 

“회장님, 진영 공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래, 우리 딸..”

 

신대식 회장이 말 꺼내기가 무섭게 채린은 차에서 내려 발에 불이라도 붙은듯 공장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그 모습을 본 회장은 어의가 없는 듯 너털웃음을 지어 보이며..

 

“허헛.. 그 녀석 참..”

 

바람에 흩날리는 아이보리의 커튼같이 무릎까지 오는 치마를 입고 흰 티에 작업복을 차려입고는 채린은 공장으로 들어서서 이곳저곳을 대호를 찾아 버선발로 뛰어 다닌다.

 

“어디로 갔지..? 몰래 찾아와서 놀래켜 줄랬더니 찾으니까 안보이네..”

 

공장안을 이리저리 뒤지다가 대호와 수정이 있는 공장뒤로 찾아 들어가자 순간 모래바람이 새 차게 불어온다.

모래바람 때문인지 수정의 눈에 티끌이 들어가고 대호가 그걸 봐주던 찰나 공장안에서 그들을 지켜보던 채린은 순간 오해를 사는데..

채린은 삐졌는지 대호와의 사이는 점점 멀어져 반대편 출구로 향하고..

 

“이제 괜찮지..?”

 

“응.. 고마워 오빠..”

 

“이만 들어가자..”

 

대호와 수정이 공장안으로 들어서자 그 광경을 반대편 공장안에서 보고 있던 공지효 대리는 옆에 있는 기만을 바라보고는 무언가 계략을 꾸미는데..

이사를 한지 얼마 되지 않는 공장이라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소리는 울리지 않았는데 공장내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몰려들어 공장 밖 식당으로 향했다.

줄을 서서 음식을 철재식판에 담고 대호도 자리를 잡고 앉았다.

대호가 밥을 한술 뜨자 식당 밖에서 남자둘과 여자둘이 짝지어 들어왔고 음식을 담아 대호의 앞 식탁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 광경을 유심히 지켜보던 대호는 긴 생머리의 여자들이 왼손으로 머리카락을 잡은 채 밥을 먹는 것을 보게 되는데..

 

‘저렇게 밥 먹으면 힘들 텐데.. 채린이도 긴 생머린데 밥 먹을 때 힘들었겠네..’

 

그때 식판을 들고 대호와 마주보고 수정이 자리 잡고 앉는다.

 

“왜 혼자 밥먹어..?”

 

“아.. 우리 사장은 아는 사람이랑 밥 먹고 팀장님은 이대리님이랑 송과장님 두 분이랑 밥 드시면서 일 이야기하시거든.. 난 그런 거 질색이라..”

 

“으응..”

 

“근데 여자들은 긴 생머리면 밥 먹을 때 힘드나봐..? 머리를 잡고 밥을 먹네..”

 

수정은 대호가 바라보고 있는 뒤를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떡이며..

 

“뭐.. 사람마다 다르지.. 버릇일 수도 있고 머릿결 문제일 수도 있고.. 뭐.. 나 같은 경우 그리 긴 편이 아니니까 잡고 먹을일은 없지..”

 

둘은 그렇게 조용히 밥을 먹고 수정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눈치를 보더니 밥 한술을 떠먹고는..

 

“오빠, 우리 일 끝나고 노래방 안 갈래..? 친구 녀석들이랑 가기로 했는데 줄줄이 취소 돼 버렸거든.. 집에 가서 할 짓도 없고 해서.. 응..?응..?”

 

국을 한술 떠서 먹더니 별루 생각하지도 않고는 고개를 끄떡이며..

 

“뭐.. 그러지 뭐..”

 

둘의 점심은 그렇게 지나가고 점심시간에 잠을 청하기 위해 빈 사무실을 찾은 대호는 구석에 네모난 종이박스를 펼쳐 누울 자리를 만들고는 팔짱을 낀 채 누워서 눈을 감고는..

 

‘오늘 기숙사 열쇠 복사 할랬는데 안되겠네..’

 

대호는 창원에서 원룸을 얻어서 혼자 살던 터라 진영에서 일하기 위해 원룸을 정리하고 강팀장의 도움으로 기숙사에 들어가 살게 되었다.

열쇠가 하나밖에 없는 터라 때마침 오늘 복사 할랬더니 수정이 놀자고 한 것이다.

 

‘아! 오늘 기계 13대 출하 마지막 날이지.. 빨리 끝날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

 

한참을 누워서 생각에 잠겼던 대호는 핸드폰을 꺼내 들고는 채린에게 전화를 건다.

하지만 들리는 건 빈 사무실에 맴도는 수화기의 나오는 노래 뿐이였다.

 

“바쁘나..? 왜 전화를 안 받지..? 이럴 줄 알았으면 제희씨 전화번호라도 알아둘걸 그랬나..? 찾아가볼까..?”

 

한편 창원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채린은 점심시간을 맞이해서 자판기 옆 나무벤치에 앉아 제희와 전화로 수다를 떨고 있는데..

 

“너 처음엔 윤주씨랑 짝지 아니였잖아..? 얼마나 재밌게 놀았기에 윤주씨가 마음에 든다는 거야..?”

 

“그때 내가 이야기 하고 있는데 말야 윤주씨가..”

 

제희와 채린의 수다로 하여금 미팅한날로 이야기는 되돌아간다.

 

“윤주씨..? 윤주씨..!?”

 

4명이서 함께 술 먹으러 와선 윤주는 자신의 옆쪽 벽에 걸려있는 티비에 한눈이 팔려있었다.

제희가 부르는 소리에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는..

 

“아! 네.. 부르셨어요..?”

 

“윤주님은 대호씨랑 어떻게 알게 된 거에요..?”

 

그때 한참 티비에선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요즘 애들 참 무서워요. 빵셔틀에 이어서 와이파이 셔틀이라니.. 참..”

 

“하긴 우리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저 정도는 아니 였는데..”

 

시우가 윤주의 말을 이어가자 뉴스에 남자 앵커가 진행한다.

 

「학교폭력이 도대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을까요?」

 

「빵 심부름을 하는‘빵 셔틀’에 이어,‘와이파이 셔틀’이라는 신종 학교 폭력이 등장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뉴스를 보던 윤주는 옛날을 회상하며..

 

“대호를 처음 만난것도 저것 때문 이였어요. 천기만이라고 대호 초등학교 때부터 동창이 있는데 그 녀석이 대호를 많이 괴롭혔거든요.”

 

윤주는 투명한 컵에 담긴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고는 생각에 잠긴다.

때는 대호가 중학교 1학년 쉬는시간 대호가 복도에 벽에 기대어 쓰러져 있고 그 앞으로 어릴적 기만과 남자아이 둘이 감싸고 있다.

기만의 손엔 조그마한 도시락이 쥐어져 있고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대호를 주먹으로 겁주는데..

 

“니깟 녀석이 감히 잔꾀를 부려~!”

 

바지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어 천 원짜리 두 장을 대호의 얼굴에 갈기고는 던져준다.

 

“찌질한놈.. 크큭.. 가서 빵이나 사먹어라..”

 

기만과 주위의 녀석들은 발길을 돌려 사라지면서 기만은 도시락을 들어 약 올린다.

 

“다 먹고 올려놓을 테니 내일도 알지.. 뺭셔틀..!?”

 

기만과 녀석들이 사라지자 계단옆 입구에서 윤주가 들어서고 쓰러져 있는 대호를 보고 다가가 시선을 맞춘다.

윤주는 손을 내밀며..

 

“내 도시락 나눠먹자.. 끝나고 분식집에서 같이 맛있는 거 사먹구..”

 

“윤주야..”

 

윤주는 대호의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그까짓 거 미친개한테 물렸다고 생각해.. 니가 개밥 줬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야..”

 

기억은 돌아가 채린과 제희의 전화통화로 이야기는 다시 이어진다.

제희가 그동안 무슨 이야기를 한건지 채린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의며 콧방귀를 끼는데..

 

“뭐야.. 우리 오빠 엉뚱한건 알았지만.. 설마 거기서.. 설마..”

 

〘띠리리리리링~!〙

 

회사에 울러 퍼지는 점심 종료 소리에 채린은 황급히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아.. 점심시간 끝났다. 이따 집에서 보자~!”

 

다시 채린은 일하러 사무실 안으로 발길을 재촉하고 그 시각 대호도 큼지막한 기계를 만지며 일을 시작한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저녁시간 팀장과 대호는 공장 외진 출구에 나무벤치에 앉아서 이야기를 한다.

 

“영감은 중요한 손님이 있어서 먼저 퇴근 하셨고 난 집안 행사가 있어서 먼저 가봐야 한다. 내가 중요한건 다 해놨으니까 저녁밥 먹고 마지막 출하준비 잘할 수 있지..?”

 

그때 대호의 휴대폰으로 문자가 하나 도착하고..

 

「일 많은가봐 오빠..? 나랑 오늘 노래방 가는거 잊지 않았지..? 먼저 가서 준비하고 있을게..」『클레어(박수정)』

 

‘클레어랑 약속 지키는거.. 잘못하면 어렵겠는데.. 13대 출하 시키면 소원 들어 주신다고 회장님께서 그러셨으니..’

 

“네.. 제가 마무리할게요.”

 

“그래, 밥 먹으러 가자..”

 

저녁밥을 먹은 후 6시부터 일을 시작해서 창문 너머엔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 찾아왔다.

여기저기 기계 안을 들락거리며 일에 열을 올리고 있는 대호의 옆으로 수정이 다가와서는 놀래켜 주는데..

 

“오빠!”

 

“어.. 야, 언제 온거야..?”

 

“집에가서 옷갈아 입고왔어.. 아까 퇴근할 때 보니까 일하는거 같아서 와보니까 정말 일하고 있네..?”

 

“미안한데 오늘 노래방 가는 약속 좀 늦을거 같다.”

 

“내가 도와주면 돼지..”

 

공구를 이것저것 챙기던 대호는 수정의 말에 놀라 쳐다보면서..

 

“니가 도와준다고..? 공구 이름을 알아..?”

 

수정은 웃으며 손가락을 꼽아 보인다.

 

“몽키, 니퍼, 팬치, 렌지, 깔깔이.. 뭐.. 이정도..?”

 

“오~ 알기는 아나보네..?”

 

“우리 아버지가 카센타 하시고 둘째 삼촌이 목수이세요.”

 

“그럼 실력한번 볼까..?”

 

대호는 기계안으로 들어가서는 손가락으로 밖을 이리저리 가리키며..

 

“내 공구함에서 4짜리 L렌찌 줘봐..”

 

수정은 밀 수 있게 되어있는 책상만한 빨간 공구함에 첫 번째칸을 열고선 조그마한 렌지세트에 정확히 꺼내서 건넨다.

 

“오호.. 정확한데..”

 

그렇게 수정의 도움으로 2시간 갈 일을 1시간만에 끝내고 비닐을 들고와선 기계위에 올려두고는 대호는 핸드폰의 시계를 바라보고는..

 

“오.. 9시..! 아마 혼자 했으면 11시까지 했을거야.. 고마워 큰 도움이 됐어..”

 

“내가 도와줬으니까 나랑 노래방 가자.. 오빠.. 나 혼자 사는데 집에 가면 할것도 없고 약속도 깨졌단 말야..”

 

조금 생각하는 척 하더니 금세 고개를 끄떡이고는..

 

“뭐, 니가 도와 줬으니 보답도 할겸..? 옷 갈아 입고 나올테니 기다리고 있어..”

 

대호는 탈의실로 달려가 옷을 갈아입고 나와 택시를 타고 진영 시내로 나오게 된다.

컴컴한 길거리 차가운 밤바람을 맞으며 중앙일보 앞에 대호와 수정은 나란히 서서는 콜택시를 기다린다.

 

“아.. 창원에서 살 때가 좋았는데.. 여긴 너무 차가 안다녀.. 택시 하나 탈려면 하늘에 별따기니..”

 

“맞아.. 여긴 버스도 별루 없고 택시 아니면 못나가..”

 

“노래방 아는데 있어..?”

 

“응.. 오늘 친구들이랑 갈려고 했던덴데..”

 

그때 사거리 코너를 돌아 택시가 하나 들어오자 수정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4649.. 저기 온다~!”

 

대호와 수정은 택시를 타고 시내로 나가 노래방으로 향하고 둘만의 재밌는 시간은 지나 다음날 아침..

무사히 13대 출하를 마치고 공장안에 사람들이 모여 사진도 찍고 고사 음식도 나누어 먹는다.

그렇게 대호와 채린이 연락이 끊긴지 3일이 지나 대호는 일을 일찍 마치고 공장 옆 경비실 뒤쪽 기숙사에 들어서는데..

40대 초반의 한 남성이 대호를 반갑게 말을 건넨다.

 

“왔다. 차기 회장..”

 

“아저씨..”

 

어처구니 없는 표정을 짓자 아저씨는 옆의 젊은 남성에게 대호를 소개시켜 주며..

 

“너 이 친구 못 봤지..? 여기랑 창원 공장쪽으로 워낙 많이 왔다갔다 하는터라 그럴거야.. 최근엔 집에서 출퇴근 한다고.. 황대리라고 인사해.. 여기는 알지.. 회장 따님이랑 사귄다고 소문이 자자 하잖아..”

 

‘아저씨 제발..’

 

“구대호라고 합니다.”

 

“반가워요.”

 

한편 그 시각 일을 마치고 집에서 티비를 보며 휴식을 취하던 채린에게 의문의 사진 한통이 배달된다.

잠적을 깨고 누군가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울리고..

 

〘똑!똑!〙

 

“누가 온거지..?”

 

화장실 안에 있던 제희가..

 

“채린아, 니가 나가봐..”

 

현관으로 다가가 문을 열자..

 

“누구세요..?”

 

주위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뭐야.. 누가 장난쳤나..?”

 

돌아서서 문을 닫자 발밑으로 사진이 한 장 떨어지고 채린은 그 사진을 보자 손을 사시나무 떨듯 떨며 인상을 찌푸린다.

씻고나온 제희는 어두운 표정을 하고있는 채린을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며..

 

“무슨 일이야..?”

 

순간 채린은 제희가 볼까 츄리닝 뒷주머니에 감춘다.

 

“아니야 아무것도.. 누.. 누가 장난 친거야..”

 

채린은 급히 집을 빠져나와 난간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기분을 삭이는데 핸드폰을 들었다가 놨다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려다가 말다가를 여러번 반복한다.

마음을 다잡은 것일까..? 채린은 대호에게 전화를 걸고 기숙사에서 노트북으로 컴퓨터를 하고 있던 대호는 채린의 전화를 받자 급히 밖으로 빠져나가 옆 풀밭 돌담에 걸터앉아 전화를 받는다.

 

“무슨 일이야..? 그동안 전화도 안 받고..? 안 좋은일 있었던거 아니지..?”

 

대호가 건넨 말에 돌아오는건 생각외의 채린의 어두운 목소리였다.

 

“오빠.. .. 혹시, 나한테.. .. 숨기는거 없어..?”

 

“숨기는 거라니..? 그런게 있을리 있겠어..?”

 

“정말이지..?”

 

“채린아..”

 

대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무슨 이유에서인지 채린이 먼저 전화를 끊어 버렸고 어이가 없는듯 자신의 전화기를 한참을 쳐다본다.

차가운 돌담 차가운 밤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생각을 해봐도 채린의 전화내용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차가운 밤바람 반쪽난 달 만큼이나 사진속의 그림이 채린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그렇게 둘은 의문의 사진 한 장으로 인해 오해가 싹트고 차가운 바람만큼 마음도 얼어가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7시 동내 강아지가 짓는 소리에 잠에서 깨선 출근 준비를 마치고 대호는 공장으로 향하는데..

경비실에서 경비 아저씨가 나와선 대호를 불러 새운다.

 

“구대리, 자네 팀장 그만 둔다며..?”

 

“강팀장님이요..? 누가 그래요..? 전 못 들었는데..?”

 

“이거 자네만 모르나 보네.. 공장 사람들 전부 다 아는데 말야..”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불길한 예감은 어김없이 맞아 떨어진적이 대호에게 회사에 들어와서 많은거 같다.

대수롭지 않게 웃어 넘겨 버렸고 경비 아저씨는 서류를 건네며..

 

“이거 어제 물건 온건데 말야.. 이대리에게 좀 전해줘..”

 

“네, 그럴께요.”

 

채린과 데이트를 하고 채린과 전화통화를 하며 지내던 시간은 행복하고 구름처럼 흘러갔다.

하지만 지금의 대호는 가슴속에 뭔가가 빠진 마냥 그냥 세월만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토요일 어느날, 일을 마친 오후 5시 기숙사 안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는 대호에게 채린이 직접 찾아온다.

경비실 안에서 60대 뚱뚱한 아저씨가 큰소리로 대호를 부르는데..

 

“대호야! 웬 아가씨가 너 찾아왔다!”

 

“네! 나가요~!”

 

급히 옷을 챙겨 입고 버선발로 뛰어나온 대호를 맞이한건 차가운 얼굴의 채린이였고 그 앞으로 택시가 정차해 있다.

 

“채린아.. 언제 온거야..? 들어올 때 못봤는데..”

 

대호가 먼저 손을 내밀어도 채린은 돌아서며 택시로 향하고..

 

“나 오늘 이말 하러 왔어.. 오빠..”

 

채린은 크게 숨을 들이 마시더니 침을 삼키고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애써 흐르는 눈물을 감춘다.

 

“오빠.. 우리 그만 해어져..”

?
  • profile
    클레어^^ 2012.01.29 08:14

    아앗! 채, 채린씨... 대호씨와 헤어지는 거에요? ㅠㅠ

    아, 안~돼~. 지금까지 쌓아온 사랑이나 정은 어쩌고 헤어지려는 거에요? 안~ 돼~.

    후우... 가상의 인물이지만 좀 씁쓸하네요 ㅠㅠ

     

    참고로 실제 클레어는 '임자있는 사람은 건드리지 않는다'라는 원칙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28년 동안 모태솔로로 살고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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