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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화

노란불! 진실 그 후..

 

유심히 지혜의 얼굴을 바라본 대호는 이상함을 느꼈다.

실리콘 같은 만들어진 인공피부.. 지혜는 대호를 바라보며 왼손을 오른쪽 턱 밑으로 가져다 대더니 가면을 벗듯 벗겨낸다.

그동안 지혜 행세를 하고 다니던 건 다름 아닌 지민이었고 대호는 황당하다 못해 머릿속이 복잡해지며 온몸에 힘이 빠진다.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거야..?”

 

주위에선 채린과 운학 지민이 서로 고개 숙여 두 손 모아 싹싹 빌며 “미안”하다라는 말을 연발하고 있다.

그 사이 저 멀리 4~5명의 남녀가 마이크와 카메라를 각각 들고 대호에게 뛰어오고 있다.

안경을 쓴 여자 진행자가 마이크를 들고는..

 

“I.net 리얼리티! 커플 브레이킹! 에서 나왔습니다. 여자친구께서 남자분이 운명하신 전 여자친구를 못 잊으신

다고 고쳐달라며 홈페이지에 신청을 해오셨습니다. 이벤트를 해봤는데 어떠셨는지..?”

 

“하핫, 지금 정신이 없어서.. 우리끼리 정리가 좀 필요할 듯 한데..”

 

통도 환타지아에서 개최하는 커플 이벤트는 대호와 채린이 1등으로 처리되었고 운학과 지민이 2등이 되었다.

영문도 모르는 커플 브레이킹에 진상을 알기위해 근처 나무벤치에 앉아 사건을 정리하고 있다.

 

“그러니까 어찌 된거냐면요.”

 

지민의 말로 하여금 사건의 내용이 전개 되는데..

때는 채린이 병실에 입원 후 퇴원이 2주일 후로 잡힌 그날 저녁 9시쯤이다.

대호가 다녀간 이후 채린의 침대 나무서랍 위에는 항상 선물 받은 종이장미 박스가 진열되어 있었다.

채린의 룸메이트 제희가 노트북을 들고 병문안을 와서는 몇 시간을 있었는지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침대위에 노트북을 올려두고 인터넷 검색에 한창이다.

안쓰럽게 보던 채린은 제희를 부측이며..

 

“조금 있으면 우리 엄마 올건데.. 바쁘면 집에 가도 돼.. 너 힘들잖아..”

 

“괜찮아.. 어차피 집에 가도 너 없으면 혼잔데 할 것도 없어..”

 

그때 제희가 무언가를 발견 했는지 과자를 입에 넣고 오물오물 먹으면서 채린을 툭툭 건드린다.

 

“야야.. 채린아 이것봐봐..”

 

“뭔데..? 커플 브레이킹..? 사랑하는 이성 친구의 고쳐주고 싶은점.. 지금 바로 색다른 도전에 신청하세요..?”

 

“너도 해봐.. 대호 오라버니 너 앞에서 죽은 여자친구 이야기 자주 한다며.. 해봐..”

 

대호가 자신을 보고 죽은 지혜를 기억하고 잊지 못하는 게 내심 못마땅했던 채린은..

 

“그래.. 볼까..? 무슨 좋은 생각있어..?”

 

분홍색 간호사복을 입은 한지민과 그 뒤에서 팔짱을 끼고 유심히 보고 있는 흰색 가운의 천운학이 서있다.

노트북을 어깨너머로 뚫어져라 보던 지민이..

 

“방법이라면 있어요.”

 

채린과 제희는 돌아보며 깜짝 놀라는데..

 

“깜!짝이야~ 언제 온 거에요!?”

 

“방법.. 이라뇨..?”

 

지민의 설명을 듣고 사연신청을 하고 당첨이 돼서 촬영에 들어간다.

인면피구를 쓰며 죽은 지혜 행세를 하고 다닐 사람은 모든 아이디어를 낸 지민이 맡게 되었고 운학도 바람잡이가 되어 한배를 탔다.

리얼리티를 위해 채린은 전적으로 운학도 같은 편인지는 모르고 있었다.

미리 인면피구를 쓰고 가방엔 소형 카메라를 넣어둔 채 촬영은 시작되고 채린의 병실에서 나오는 대호를 보고 타이밍에 맞추어 엘리베이터를 누른 뒤 제작진들이 숨자 대호는 화장실로 들어가고 얼마 후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대호가 나오는걸 보고는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선다.

 

‘죽은 사람 행세를 하려니 왠지 미안한데..’

 

대호가 자신을 보고 엘리베이터로 달려오자 문이 닫힘과 동시에 같이 탔던 제작진들의 도움으로 옷과 인면피구를 벗어 가방에 넣고는 1층에 도착하자 혹시나 있을법한 대호를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대호를 본 지민은 대호에게 다가가 태연하게..

 

“대호씨, 왜 헥헥 거려요..?”

 

“한 간호사님, 호.. 혹시 지혜.. 못 봤어요..?”

 

“지혜라뇨..? 3년 전에 죽은 사람을 여기서 왜 찾아요..?”

 

“헤엑.. 그, 그렇죠..?”

 

가볍게 목인사를 건네고 제작진들과 같이 밖으로 나와선 병원 구석에서 인터뷰를 하는데..

 

Q. 『리얼리티! 커플 브레이킹!』도우미의 역할 첫 시도 소감은..?

A. 죽은 사람 연기를 하려니 왠지 미안한데 이게 다 채린이를 위한길이 아니겠어요..?

 

인터뷰가 끝나자 스태프 한명이 다가와선 PD에게..

 

“PD님 지금 막 신채린씨께서 연락이 왔답니다. 남자친구분이 병실로 들어와 무슨일이 있었는지 당황한 듯 보였답니다.”

 

PD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과연 짜여진 각본대로 잘 될까..?”

 

시간은 흘러 대호가 채린의 간호를 마치고 병실문을 나서는 저녁 10시경..

지민의 각본대로 옥상에 숨어서 대기하고 있던 그때 스태프 하나가 PD에게..

 

“운학씨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대호씨와 옥상에서 이야기하기로 되어 있으니 준비하랍니다.”

 

PD는 신호를 보낸다.

 

“대호씨가 등장하면 그때부터 찍을 거니까 준비들 해!

 

얼마 후 대호가 옥상에 문을 열고 들어서고 촬영이 시작되자 운학이 대호 옆으로 다가선다.

 

“할 말이 뭐야..?”

 

“저 3층 엘리베이터에서 지혜를 봤어요.”

 

운학은 대호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죽은 사람이 어떻게 돌아 다니냐..? 가만..”

 

운학의 말에 놀라 바라보며..

 

“지혜씨, 화장은 했지..?”

 

“내 앞으로 튀어나온 뼛조각 까지 주워가며 불길 안으로 들어가는 것까지 다 봤는데요.”

 

“그럼 코타르 증후군은 아닐테구.. 너 설마..?”

 

“설마..?”

 

“설마 너 카그라스 중후군에 걸린거냐..?”

 

황당함을 금치 못하는 대호는 혀를 차며..

 

“타르는 뭐고 카그나스 증후군인가는 또 뭐에요..? 형 보면 아는게 너무 많아서 저랑은 다른 세상사람 같다니깐요.”

 

“간단히 말해 카그라스 증후군은 니가 죽은 지혜씨를 잊지 못해서 보인 환각증상이라고 보면 돼..”

 

증후군이라기에 정신병일까 싶어 대호는 덜컥 겁부터 집어 먹고는..

 

“화..환각이라니요. 저 그런 병 아니에요.”

 

운학은 웃어 보이며..

 

“걱정마.. 난 정신과 의사가 아니니까 걱정 안해도 돼..”

 

“하핫, 네..”

 

하늘에 유난히 빛나는 별 하나를 운학은 올려다보며..

 

“너 옆에는 채린씨가 있잖아.. 지나간 사랑보단 지금 현재에 충실하는게 좋지 않을까..? 지혜씨도 니가 행복하기 바랄꺼야..”

 

대호는 운학의 말에 감동하며 같이 밤하늘에 별을 올려다본다.

 

“그러.. 겠죠..?”

 

대호와 운학이 몇 마디 더 나누고 대호가 먼저 옥상을 내려가자 숨어있던 제작진들이 나와 운학과 인터뷰를 시도한다.

 

Q. 코타르 증후군과 카그라스 증후군.. 이런 것들이 정말 실제로도 일어나나요?

A. 제가 진료하는 진료과목 이외에도 우리 병원은 종합병원이라 기이한 병명을 가진 환자들이 간혹 들어오긴 하죠. 정신과 쪽에서도 그런 경우가 많다고 하니.. 우리 한간호사님 말도 한번 믿어봐야 되지 않을까요..?

 

시간은 흘러 대호가 채린의 퇴원날 짐꾼이 되기 위해 병원을 찾아왔다.

제작진들은 큰 차안에서 지민과 같이 촬영준비에 한창이다.

스태프 한명이 PD에게..

 

“이번은 좀 위험한데 괜찮을까요..?”

 

“그러게.. 촬영이 잘돼야 방송에 내보내는데..”

 

그때 대호와 채린이 김기사와 한무희와 대면하고 있고 기회를 옅본 제작진들은 인면피구를 쓰고 준비를 한 지민을 내보낸다.

 

“지금입니다. 파이팅!”

 

차에서 내려 주먹을 쥐어 보이며 파이팅을 한 다음 태연하게 걸어 김기사의 뒤를 스쳐지나 엘리베이터로 향한다.

대호는 채린을 툭툭 건드리며 손가락으로 가리키는데..

 

“채린아, 저거 지혜 아냐..?”

 

채린이 뒤돌아보는 순간 지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못 본 채린은..

 

“어디..? 에이.. 죽은 사람이 어떻게 돌아다녀..”

 

대호는 자꾸 자신의 눈을 의심케 하는 그 사람을 정말 지혜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망설임 없이 대호는 엘리베이터 앞으로 달려가는데..

 

〘오빠!?〙

 

지혜 행세를 하는 지민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 3층 화장실로 향하고 계단을 뛰어 올라온 대호는 무작정 지민을 보고 소리 지르고는..

 

“지혜야!?”

 

대호가 팔을 벌려 지민의 얼굴을 만지려 다가설 때 혹시라도 알아차릴까 주춤하며 뒤로 물러선다.

 

“미.. 미안해..”

 

지민은 황급히 화장실 안으로 뛰어 들어가고 그 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온 채린이 대호를 부른다.

밖에서 대호와 채린이 투덜거리고 있을때 지민은 화장실 안에서 옷을 갈아입고 마음을 다잡고는 태연하게 나와 채린과 합류한다.

 

“여기서 둘이 뭐해요..? 채린인 오늘 퇴원이라더니 아직 안간 거야..?”

 

“언니, 우리 오빠가 날 짐이랑 같이 1층에 내팽개치고는 여기까지 온 거 있지..!”

 

지민과 채린은 둘이 모여선 엘리베이터로 걸어가면서 대호를 무시한 채 헌담을 늘여놓고 있었다.

 

“누가 내팽개쳤다는 거야..!?”

 

‘뭐야, 내말은 귀띔으로도 안 듣잖아.. 그 보다 둘이 언제 저리 친해진 거지..?’

 

“어머머.. 어쩜 그럴 수가 있니.. 너무했다 대호씨..!”

 

셋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지민과 채린은 대호보다 앞서서 걸어가며 귓속말로 이야기를 하는데..

 

“나 아까 대호씨가 얼굴 만지려고 하는데 잘못하면 들킬 뻔 했잖아..”

 

“언니가 저 때문에 고생이 많으세요.”

 

“이제 놀이공원만 남았어..”

 

그렇게 둘은 마지막까지 잘하리라 필승의 각오를 다지며 대호와 지혜가 놀이공원으로 놀러가는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은 흘러 대호와 채린이 준비를 마치고 통도 환타지아로 놀러오고 MC를 포함한 제작진들은 식당 앞 이벤트가 열리는곳에 서 있다.

뒤에서는 이벤트 준비가 한창이고 스테프 한명은 이벤트 진행자와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있다.

MC와 PD는 이야기를 나누며 준비를 하고 있고 저 멀리 입구 쪽에서 스테프 한명이 뛰어온다.

 

“PD님, 입구쪽에서 대호씨랑 채린씨 커플이 들어섰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 다들 준비하자구..”

 

앞뒤 정황을 설명하던 지민이..

 

“놀이공원에서 그런 이벤트를 하고 있기에 사전에 미리 양해를 구하고 지금 이 상황까지 온거죠.”

 

머리가 어지러운 듯 대호는 손을 이마에 가져다 대고..

 

“아이고 머리야.. 그럼 운학이 형이 자유이용권을 나한테 준 것도..”

 

“뭐.. 미끼.. 인거지..”

 

셋을 찬찬히 둘러보며 항복이라도 한 듯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든다.

 

“셋이서 아주 날..!”

 

사건을 무마하려는 듯 채린은 대호에게 팔짱을 끼며 양 어깨를 흔들어 댄다.

 

“많이 화났어..? 나쁜 뜻으로 한 게 아니라 난 단지..”

 

보고 있던 지민이 한술 거드는데..

 

“여자친구 앞에서 전 여자친구 이야기를 하면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여자 마음도 모르면서..”

 

대호는 채린을 바라보고는 그제야 채린의 마음을 이해한 듯..

 

‘하긴.. 내가 채린이 앞에서 지혜 이야기를 많이 하기는 했지..’

 

무슨 마음을 다잡기라도 한걸까..? 대호는 벌떡 일어나 옆 좌석에 앉아있는 MC와 카메라맨 제작진들에게 다가가서는 마이크를 뺏어들고는..

 

“아! 대호씨..!?”

 

대호는 카메라를 바라보고 이야기한다.

 

“나 구대호는 지금 이 순간부터 신채린만 생각하고 사랑할 것을 맹세합니다.”

 

대호는 그대로 채린에게 다가가 마주보고는..

 

“신채린.. 너! 이제 내 여자다.”

 

할 말이 끝났는지 마이크를 MC에게 넘기고 채린은 감동한 듯 대호를 환한 미소로 바라본다.

MC는 마이크를 잡고..

 

“오! 구대호씨.. 이제 돌아가신 전 여자친구 때문에 지금의 여자친구분을 힘들게 하는일은 없는 건가요!?”

 

MC가 마이크를 가져다 대자 대호가 말하려는 찰나 채린은 대호에게 달려들어 대호의 뺨에 뽀뽀한다.

 

〘쪽♡〙

 

대호는 놀라 움찔하며 채린을 바라보는데..

 

“야! 사람들 보는 앞에서..!”

 

“고마워.. 그렇게 까지 말해줄지 몰랐어..”

 

카메라를 앞에 두고 갑작스런 대호의 발언에 채린은 대호의 진심을 알 수 있었다.

대호와 채린 둘 사이가 한걸음 더 가까워질 무렵.. 이제 막 시작한 운학과 지민 이 커플에게는 대호와 채린이 부러울 뿐인데..

그렇게 대호를 진심을 알기위해 실시한 몰래카메라..?가 일단락되고 커플 브레이킹에서 받은 놀이공원 자유이용권으로 두 커플은 하루 더 놀고 올 수 있었다.

이틀간의 놀이공원 휴가를 보낸 후 일상생활로 돌아간 대호는 요 몇 일간 비가 오락가락 했다.

출근길에는 비가오지 않더니 핸드폰의 시계가 오전 10시를 넘을때는 비가 맞으면 아플 정도로 억수같이 쏟아졌다.

네모난 철제통에 걸터앉아 따뜻한 커피를 들고 한 모금 마시며 떨어지는 비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투두두둑!〙

 

“큰일이네.. 우산 안 가져 왔는데..”

 

“걱정마, 내가 있잖아..”

 

대호의 등 뒤에서 다가와 옆에 있던 나무 팔레트 위에 나란히 걸터앉으며..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지..?”

 

“100일이라고..?”

 

“알고 있네..?”

 

“우리 다니면서 100원씩 받을까..?”

 

“우리가 애냐..? 안 그래도 너랑 나랑 사귄다는 거 회사에 다 소문나서 골치가 아픈데..”

 

“왜 골치가 아픈건데..!?”

 

“한쪽에선 차기 부회장이라니.. 대리니 과장이니 놀려대지.. 아는 사람 중에는 하는 행동이 달라진 사람도

있고 그러잖아..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말로 못하지..”

 

채린은 대호가 먹고 있는 커피를 뺏어 들고 한 모금 먹더니..

 

“야! 그거 내가 먹던거야..”

 

“돌려 먹었어..”

 

‘너도 참..’

 

“하긴, 공대리님도 전에 하던 행동이랑 달라지긴 했지..”

 

대호는 머리가 아픈지 고개 숙여 목을 주먹으로 가볍게 두들긴다.

그런 대호를 보고는 걱정이 된 건지..

 

“왜..? 머리 아퍼..?”

 

“어제 아침에 비가 안 오기에 그냥 나왔더니 퇴근 때 비 맞고 집에 갔거든.. 몸살이 올 건가봐..”

 

“약 사다 줄까..?”

 

“아냐.. 집에 있는 거 먹고 쉬면돼.. 안 그래도 오늘 빨리 퇴근 할 거거든..”

 

대호를 도와주지 못해 아쉬운지 시무룩해 져서는..

 

“힝.. 이럴때 내조를 해야 하는건데.. 나 오늘 10시까지 해야 된단 말야..”

 

채린을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며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말만이라도 고마우니까 우리 아가씨는 열심히 일하세요~”

 

〘띠리딩 띵딩~!〙

 

때마침 휴식시간 종료를 알리는 종소리가 회사 안에 울러 퍼지고 대호와 채린은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발길을 돌려 공장 안으로 들어서며 손을 흔들어 보인다.

 

“그럼 난 일하러 간다.”

 

“퇴근할 때 비 많이 오면 전화해.. 우산 빌려 줄게..”

 

“그때 보고..!”

 

공장에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시간은 훌쩍 지나 날은 어두워지고 퇴근시간 경비실을 지나 정문에 선 대호의 휴대폰은 저녁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보슬비처럼 비가 한 방울씩 떨어질듯 말듯 하는데..

 

“아깐 그렇게 비가 억수같이 오더니 비가 다 왔나보네..?”

 

며칠 비가 온 터라 자전거를 끌고 나오지 않은 대호는 걸어서 집까지 가야만 했다.

2~3분을 횡단보도까지 걸어 신호등을 기다릴 때 아니나 다를까 또다시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촤아!〙

 

‘젠장.. 장난 하는 것도 아니고 우산을 가져 나오면 비가 안 오고 안 가져 오면 비가 오니 원..’

 

어쩔 수 없이 대호는 신호등이 바뀌자 비를 맞으며 집까지 갈 수 밖에 없었다.

비 맞은 생쥐 꼴이 되어버린 대호는 가픈 숨을 내 몰아쉬며 2층 계단을 올라 구석지에 집에 도착한 대호는 집 문을 열고 들어서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문을 열고 불을 켰을 땐 아침과는 달리 청소는 물론 설거지까지.. 마치 우렁각시라도 나타난 듯 보였다.

황당한 듯 대호는 현관에 서서는..

 

‘엄마가 왔다갔나..? 언제 청소랑 설거지까지 하고 간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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