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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화

출장! 그 진실..

 

신대식 회장과 대호의 이야기가 끝난 얼마 후 대호에게 밖에서 무슨 이야기를 들은 것일까..? 한참을 씩씩 거리며 복도를 걸어와선 힘차게 열어젖힌다.

 

〘쾅!〙

 

문을 연 그 소리는 채린의 마음을 대신 하는듯 그 심정은 안 봐도 불을 보듯 뻔했다.

몸을 일으켜 새워 앉아 티비의 뉴스를 시청하던 신회장은 그 소리에 심장이 멈추는 듯 놀라며 채린을 바라보는데..

 

“아이구 깜! 짝이야.. 간 떨어지는 줄 알았다 이 녀석아..”

 

아무도 없는 빈 병실 채린은 티비 앞을 가로막아 서며 팔짱을 끼고 신회장을 노려보는데..

 

“아빠!”

 

“귀청 떨어지겠다. 살살 좀 말해라.. 도대체 뭐가 불만이기에 그러누..?”

 

문 밖에서 볼 수만 없었던 대호는 문을 열고 들어와 채린이 옆에 서선 말리며 신회장을 보며 머리를 조아리는데..

 

“죄송합니다. 회장님.. 채린이가 하도 조르는 바람에 할 수 없이..”

 

“3년이야 3년..! 오빠가 베트남으로 가버리면 나보고 늙어 죽으란 소리야..!?”

 

채린이가 대호의 사정을 알게 된 이유인 즉 슨 이러했다.

신대식 회장과 이야기를 마치고 나오는 대호의 앞에 지민과 수다를 떨고 있는 채린이를 볼 수 있었다.

앞으로 다가가 팔짱을 끼고는 내려다보는데..

 

“둘이서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재밌게 해..?”

 

“아! 오빠.. 언니가 운학씨랑 결혼한데..”

 

의외의 소식이라는 듯 채린이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선..

 

“정말..? 언제..?”

 

일하던 중이였던 듯 간호사복을 입은 한지민은 일어서서 채린과 대호를 바라보며..

 

“10월 22일.. 채린이 아버님이 편찮으셔서 이런말 하기 좀 뭐 했는데..”

 

“아니에요. 축하드려요.”

 

“축하해요. 언니.. 청접장 보내줘요.”

 

사람들이 북적 거리는 복도로 발길을 돌리면서..

 

“이 말 전해주러 일하다 나온거라 금방 들어가 봐야 돼요. 이따봐.. 채린아..”

 

대호는 가볍게 목인사를 나누고 지민과 채린이 손을 흔들며 있을때 도둑질이라도 한 듯 살금살금 그 자리를 피하려 발길을 돌리다가 그만..

 

“우리 아빠랑 무슨 비밀 이야기를 한거야..?”

 

“비.. 비밀 이.. 이라니..? 그.. 그런거 아.. 안했어..”

 

도망가려던 대호의 손을 붙잡아 돌려 새우고 마주보고는..

 

“다 보이거든.. 난 뭔가 숨기고 있다고 다 쓰여 있어..”

 

채린이의 말에 자신의 마음이 들키기라도 한 듯 손으로 얼굴에 이곳저곳을 만지기에 여념이 없다.

 

“수.. 숨기긴 뭐.. 뭘 숨긴다고 그.. 그래..!”

 

이를〘빠득빠득〙갈고 주먹을 쥐곤 손가락을 눌러〘딱!딱!〙소리는 대호에게 공포감을 심기엔 충분했다.

 

“사실대로 말하는 게 신상에 좋을텐데..?”

 

“사.. 사실..”

 

신회장과의 약속을 깨버린 게 못내 미안한 건지 대호는 머리를 쓸어내리며 멋쩍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비밀로 하려고 했는데 말해버려서 죄송합니다. 채린이가 워낙 귀찮게 하는터라..”

 

채린이 대호를 잡아먹을 듯 째려보자 움찔해서는..

 

“왜 그리 째려봐..?”

 

〘하하핫!〙

 

갑작스런 신회장의 너털웃음에 그 소리만큼이나 의외라는 듯 대호와 채린은 놀라는 눈으로 쳐다보는데..

 

“이거 미안하네.. 너무 시나리오대로 나와서 말이지..”

 

“네..?”

 

땅을 박차며 투덜거리는 채린은 신회장의 침대옆으로 자리 잡고 앉아서..

 

“아! 아무튼 우리 오빠 베트남 출장 취소해줘..”

 

마냥 어린 어린딸을 보듯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채린의 손을 잡더니 머리를 쓰다듬고는 대호를 바라보며..

 

“갔다오면 우리 채린이 잘 부탁하네..”

 

“아! 네..”

 

그 뒤로 채린은 신회장에게 대호의 베트남 출장을 취소해 달라며 사정을 매일 해보았지만 번번이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다.”라는 말이 되돌아 올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것도 얼마 후 이었을까..? 채린이 지민에게 받아온 운학과 지민의 청첩장을 보고는 10월 22일 12시 결혼식장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아이보리빛 대리석으로 벽과 둥그런 기둥 그리고 어두운 남색의 바닥재가 참석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투명한 유리 밖으로는 비가 내리고 3층 계단을 오로는 커튼같은 투명한 윗옷의 긴 생머리 갈색의 미니스커트를 입은 채린을 손을 잡고 회색의 정장의 흰 셔츠 왼쪽으로 넘겨 빗은 머리를 한 대호는 피곤한 듯 서로 맞잡은 손에 채린의 금체인 핸드백이 대호에겐 무겁게만 느껴졌다.

다 올라와선 계단의 구석에 대호를 몰아 새우고는 채린은 씩씩거리는데..

 

“아니 왜? 못 올라 오는건데..? 힘들어..?”

 

“야..! 이거 좀 놓고 가자.. 세상에 5시간동안 머리하면서 손잡고 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

 

“뭔, 5시간.. 2시간도 안됐거든.. 그리고 머리 감을 땐 놨거든..”

 

“말이나 못하면~ 니가 시집가냐..? 왜 니가 지민씨보다 더 꾸며..!?”

 

“그럼 여기 사람들보다 못나보였으면 좋겠어..?”

 

“그래서 날 아침부터 불러놓고 한 시간 동안 화장을 하냐..?”

 

한참을 말싸움 기 싸움을 하던 채린이 크게 한숨을 내쉬고는..

 

“후~! 말을 말자~ 말을 말어~ 내가 이런 남자를 보고 출장 취소에 며칠 동안 기를 올린 내가 미친거지..”

 

그 말만 남긴 체 투덜거리며 땅을 박차고 뒤돌아서서 가버리자 대호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호주머니에 있는 파란천으로 된 헤어밴드를 꺼내본다.

 

‘이게 아닌데.. 이걸 어떻게 전해줄까 하다가 오늘 머리 한다기에 챙겨온걸..’

 

혼자 투덜거리며 걸어가던 채린은 갑자기 돌아서선 다시 걸어와 대호 앞에서 약속이라도 하자는 듯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펴 보이며..

 

“약속해..”

 

“뭘..?”

 

“아! 빨리..!”

 

그런 채린의 모습에 할 수 없이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을 하고는..

 

“조금만 있으면 우리 아빠한테 출장취소를 받아낼 수 있을거 같아.. 그러니까 날 두고 베트남 간다거나 어디 간다거나 그러지마 알았지..?”

 

자신과 멀어질까 두려운 걸까..? 그런 채린의 마음을 알아차린 듯 서로 손잡고 신부 대기실로 들어선다.

쇄골을 들어내듯 아찔하게 가린 가슴.. 잘록한 허리를 따라 빛나는 쥬얼리들 그리고 하늘거리는 드레스의 끝자락의 레이스들이 그날의 신부를 빛내주고 있었다.

 

“어머! 언니.. 진짜 이쁘다~”

 

결혼식을 무사히 마치고는 채린은 대호에게 이끌려 창원광장으로 향한다.

횡단보도를 건너와 광장입구에 서선 둘은 서로 하늘을 올려다보는데..

 

“여긴 왜 온거야..?”

 

“여기가 어딘지 몰라..?”

 

“왜 몰라..”

 

채린은 대호와 깍지를 끼어 커플링을 바라보며..

 

“커플링 준 곳이잖아..”

 

대호가 갑자기 자신의 뒤로 가자 돌아보고 또 뒤로 가자 돌아보고 그렇게 한 바퀴를 뱅뱅 돌더니..

 

“뭐하는거야.. 오빠..?”

 

“아! 그게.. 뒤 돌아봐..”

 

“응..?”

 

“어서..!”

 

뭘 할지 궁금증을 뒤로하자 대호는 채린의 머리를 잡고는 준비해온 파란천 헤어밴드를 두 번 돌려 묶어준다.

대호는 제대로 한걸까..? 머쓱해선 머리를 긁적이며 헛기침만 연발하고 있고 채린은 묶어준 헤어밴드를 빼 보고는 고개 숙여 피식하며 웃어 보인다.

 

“공장 식당에서 여자들이 밥 먹을 때 머리카락을 잡고 먹기에 그냥 생각나서 사봤어.. 여자머린 엄마 말고는 처음 만져 본거라 제대로 한 건진 나도 잘 모르겠는데..”

 

“고마워..”

 

실망할까..? 웃으며 넘길까..? 걱정반 기대반이였던 대호에겐 채린의 반응은 상상 이상이였던 것일까..? 서로 마주보던 둘은..

 

“우리 11월달 날 잡아서 여기서 피크닉이나 할까..?”

 

“그럼 내가 베트남 출장 취소시키면 그때 여기서 놀자..?”

 

서로 손잡고 대호는 채린을 집까지 바래다 주기위해 발길을 돌린다.

 

“그럼 내가 밥을 준비 할 테니 넌 죽을 준비해..”

 

“오빠, 설마.. 나보고 웃으라고 그런 개그 한 거 아니지..?”

 

통하지 않는 개그를 한 대호는 슬쩍 자리를 피하는데..

 

“재미 없었나..?”

 

“좀 맞아야 겠어.. 이리와!”

 

둘만의 피크닉 약속은 훗날 생각지도 못하는 반전으로 그들을 찾아왔다.

11월 6일.. 일요일 오전 모처럼 집에 찾아온 채린은 신문을 보고 있는 신회장을 붙잡고 그날도 어김없이 대호의 베트남 출장 취소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아빠~아~ 취소해줘 응..? 출장 취소~! 출장 취소~!”

 

멀리 부엌에서 접시에 과일을 담아 무희는 채린의 옆에 자리 잡고 앉으며 세차게 채린의 등짝을 내리 갈긴다.

 

〘짝!짝!〙

 

“넌 몇 달 만에 집에 와선 아버지한테 할 말이 그거 밖에 없니..!?”

 

얼마나 아픈지 맞은 등짝을 연신 비벼대며 엄마한테 짜증을 부리는데..

 

“아! 아퍼~!”

 

뭘 계산 하는 것일까..? 신회장은 이리저리 손을 꼽아보더니..

 

“딸아.. 대호 그 친구 출장 가는 게 그리 싫은거냐..?”

 

“그럼! 베트남으로 가버리면 어떻게 다시 봐..!”

 

“좋다. 그럼 대호 그 친구 베트남 출장건을 취소해 주마..”

 

딸기를 포크에 찍어 하나 집어 먹으려다가 신회장의 말에 떡이라도 본 듯 환한 미소로 탁자를 내리치며..

 

〘타악!〙

 

“진짜!? 아빠 최고!”

 

부모님이 놀라는 것도 안중에 없고 일어서선 현관에서 나갈까? 내방에 갈까? 하며 핸드폰을 들고 정신이 없다.

그러더니 핸드폰을 꺼내들고는 대호에게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어! 오빠, 우리 피크닉 11월 9일로 할까..? 창원 광장으로 하기로 했지..?”

 

채린이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리자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신회장과 무희는..

 

“녀석, 저렇게 좋을까..?”

 

“역시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더니.. 그렇죠, 여보..?”

 

둘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무슨 이유인지 흐뭇한 미소로 고개를 끄떡인다.

시간은 흘러 늦가을이 다가오는 11월 8일 밤 9시경.. 피크닉 약속이라도 한 것일까..? 준비에 한창이다.

파란색 가방에 돗자리랑 MP3등을 집어넣으며 내일 채린이를 만나면 뭘 부터 할까 한참을 고민할 때 어디선가 전화가 걸려온다.

 

♪~♩~♫

 

“여보세요. .. .. .. 아! 네 회장님..! .. .. .. 내일 만나기로 했는데..? .. .. .. 네..!? 하지만 내일.. .. .. .. 아! 네, 준비는 다

되어 있습니다만.. .. .. ..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신회장과 무슨 이야기를 나눈 것일까..? 하던일을 중단하고 한층 어두워진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그날은 그렇게 저물어 다음날 정오.. 약속을 지키려 땡볕이 내리쬐는 창원광장 이마트를 쪽 횡단보도를 바라보고 서있다.

북적 거리는 사람들 속에 이리저리 오가는 사람도 아랑곳 하지 않고 싸온 도시락을 들고는 대호와의 피크닉에 한층 부풀어 있다.

그때 채린의 등 뒤로 놀래키려는듯 누군가가 어깨에 손을 얹고 그때 김해공항 입구에선 대호와 신대식 회장 그리고 무희가 마주보고 서 있다.

 

“내가 자네팀 김사장과 강팀장은 오지 말라고 했네.. 채린이 한테도 내가 잘 말해 놓을테니 잘 갔다가 오게나..”

 

“우리 애 아버지 뜻대로 대호친구가 출장 잘 갔다 오면 뭐.. 채린이와의 관계 좋은 방향으로 생각해보도록 함세..”

 

대호는 짐을 챙겨들고는 신회장과 무희를 바라보고 목인사를 건네는데..

 

“그럼 갔다 오겠습니다.”

 

그 시각 아무것도 모르는 채린에게 어깨에 손을 얹히며 반긴건 다름 아닌 이시우 였고 둘 다 놀란 눈으로 바라보며 이야기 한다.

 

“시우씨가 여긴 어쩐일이세요..?”

 

“그러는 채린씨는 여기 왜 있어요? 대호 오늘 출장 간다던데..”

 

“네!?”

 

들고 있던 도시락통의 떨어지는 소리가 무색할 만큼 채린의 충격은 더욱 거세었다.

 

“출장이라뇨!? 아빠가 출장 취소한다고 했는데..”

 

“모르셨어요..? 원래 11월 10일인데 예기치 않은 문제로 하루 앞당겨서 A/S하러 빨리 가는 거라던데.. 지금 김해공항에..”

 

조금이라도 늦으면 대호를 놓칠까 시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발에 불이라도 떨어진 듯 내달리기 시작했다.

택시를 타고 오는 동안에도 밖을 내다보며 발을 동동 굴리기 일쑤였고 1초가 10분인 마냥 공항에 도착해 내릴때 입구에선 신회장과 무희를 만날 수 있었다.

채린은 신회장을 보자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듯 씩씩거리며 대드는데..

 

“아빠! 약속 했잖아..! 출장 취소 해주겠다구..!!”

 

채린의 언성에 소스라치게 놀라 겨우 김기사가 부측하는데..

 

“이 녀석.. 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나..? 아! 나는 약속 어긴 적 없어..!”

 

신회장은 하늘에 날라가는 비행기를 가리키며..

 

“저 봐라.. 저기 가잖니..”

 

채린은 신회장을 노려보며 공항 자동문으로 다가서려 하자 베트남으로 간줄로만 알았던 대호가 문을 열고 나온다.

서로 놀라는 눈으로 마주보며..

 

“오빠~!?”

 

“밤중에 집으로 몰래 찾아가서 놀래켜 줄랬더니 실패네..”

 

대호에게 다가와 흐르던 눈물을 훔치는데..

 

“걱정 많이 했나보네..”

 

〘짝!〙

 

금방이라도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안겨들 거 같았던 채린이 의외로 대호의 뺨을 때리며 황당해 하며 어루만지는데..

 

“날 놀래킨 벌이야!”

 

다시금 흐르는 눈물을 훔치고는 크게 심호흡을 한 뒤 대호를 보며 미소 지으며 와락! 안겨든다.

 

“정말로 가는 줄 알았잖아..”

 

“야야.. 다들 보잖아..”

 

차에 타선 신회장은 창문열고 질투심에 괜한 헛기침만 연발하는데..

 

“크흠.. 너무 보기 좋아 질투 나는구만..”

 

둘은 머쓱함에 떨어져서 서로 마주보며..

 

“근데 출장은 어떻게 된거야..? 안간..거야..?”

 

“그거 말하자면 좀 긴데..”

?
  • profile
    윤주[尹主] 2012.05.31 15:41
    과연 어떻게 된 거려나요??
    어쨌거나 다시 왔으니 이제 대호랑 채린이 결혼하는 일만 남은 걸까요?
  • ?
    포인트맨 2012.05.3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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