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10 21:47

마법소녀 공인 1급 (4)

조회 수 471 추천 수 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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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니? 조금 전부터 사람들이 모두 우리를 주목하고 있는 게."


 지상을 내려다보며 예진이 두 마법소녀에게 말했다. 컨테이너 박스 더미와 교통 정체 차량이 한데 얽혀 혼잡스러운 도로 위에 어느새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있었다. 도로뿐만 아니다. 주변 빌딩에서도 그녀들을 보기 위해 창가로 모여든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설마 저 사람들을 이용할 생각인가요? 당신 생각을 전하기 위해?"


 그 모습을 본 핑크 엔젤이 예진에게 물었다. 예진은 고개를 젓고는 그녀에게 답했다.


 "맞아.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으니까."

 "당신 하는 말 누가 믿기나 할 거 같아?"


 레이디 큐어는 반발했다. 예진은 그녀를 비웃었다.


 "겨우 내 말 들어주라고 이 많은 사람을 모은 것 같아?"

 "뭐라고?"

 "여기서 너희랑 한 얘긴, 저들에겐 한 마디도 들리지 않았을 거야. 거리가 거리니만큼. 안 그래?"


 마지못해 두 마법소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왜? 의문에 찬 시선이 예진에게 쏟아졌다.


 "인간이란 말야, 집단일수록 단순한 법이야. 현재 공인자격 제도는 말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착각하기 쉽게 짜여 있어. 1~3급으로 돼 있으니까, 3급보다 2급이, 2급보다 1급이 더 대단한 것처럼 생각하게 되는 거야. 실제로 그런지는 중요하지 않아. 사람들이 그렇게 기대한다는 게 중요하지."

 "대체 뭘 어쩌겠단 거죠?"

 "공인자격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리겠어."


 예진은 차갑게 그녀 말을 받았다.


 "공인 1급 마법소녀가 얼마나 무력한지 모두가 보게 할 거야. 마법소녀 자격조차 없는 우리가 1급 마법소녀를 꺾는 걸 보여줄 거야. 삼십 분 내에 주요 포털에 기사가 실리면 전국이 떠들썩해지겠지. '이런 식이면 국가에서 공인하는 마법소녀 자격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 그런 항의도 빗발치겠지. 사람들의 불신이 우리에겐 최고의 무기가 될 거야. 그 때문에 공인자격 제도가 폐지될 테니까."

 "우린 아직 지지 않았어!"

 "이제 그만 인정하지 그래?"


 레이디 큐어의 외침은 비웃음으로 되돌아왔다.


 "더 이상 너희에게 남은 방도는 없을걸."

 "웃기지 마!"


 레이디 큐어가 갑자기 예진에게 돌진했다. 예진은 제자리에서 재빨리 몸을 돌려 주먹을 피했다. 또 한 차례 날아온 주먹은 방금 전까지 예진이 있던 허공만을 갈랐을 뿐이다.


 "순간이동을 했어?"


 놀란 소녀는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예진은 그녀와 조금 떨어진 공중에 있었다. 곁에 하린이 있는 걸 확인한 소녀는 이를 갈며 다시 그 둘에게 달려들었다. 순간 그녀 왼편에서 진홍빛 레이저 같은 게 곧게 날아드는 것이 보였다. 피하기엔 너무 늦다. 소녀는 반사적으로 몸을 웅크렸다. 순간 날아든 핑크 엔젤이 그녀 앞에서 실드를 펼쳐 공격을 막아냈다.


 "고마워."

 "어쩌지 이젠."


 진퇴양난인 상황에 두 소녀는 고민했다. 상대해야 할 적은 그들 양편에 있었다. 오른편 조금 위에 하린이 예진을 보호하고, 왼편에선 선비가 화력으로 그녀들을 제압하려 들고 있었다. 생각 끝에 핑크 엔젤이 레이디 큐어에게 말했다.


 "저쪽을 공격해 줘. 내가 지원해줄게."

 "그러면 어차피 상대가……."

 "다 생각이 있어서 그래. 한 번만 믿어줘. 부탁이야."


 좋아, 라고 말하며 레이디 큐어는 몸을 돌렸다. 핑크 엔젤는 수를 세어 타이밍을 맞췄다. 하나, 둘. 예진 일행이 눈치 채기 전 사인이 떨어졌다.


 "어서 가!"

 "간다!"


 함성을 지르며 레이디 큐어는 상대와 거리를 빠르게 줄였다. 갑작스런 기습에 대해 반격은 없었다. 빠른 속도로 접근하는 상대에게 적절히 대응할 방법이 없었던 탓이다.


 "선비야!"


 하린이 순간 이동으로 레이디 큐어와 선비 사이를 가로막았다. 선비가 대응 공격을 준비하도록 시간을 끌 생각이었다.


 "됐어!"


 문득 환호성이 들려온 곳으로 하린은 고개를 돌렸다. 지원 사격을 준비하는 핑크 엔젤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공격 목표는 그녀가 아니었다. 핑크 엔젤이 준비한 마력포는 홀로 남은 예진에게 겨냥되어 있었다.


 "아차!"

 "발사!"


 우레 같은 소리와 함께 강한 마력이 예진에게 쏟아졌다. 예진을 구하기 위해 하린은 순간 이동을 하려 했다. 순간 그녀는 누군가 자기 팔을 세차게 잡아당기고 있는 걸 느꼈다.


 "조금 다치더라도 후회하지 말라구요. 으랏차!"


 아차, 하는 순간 하린은 레이디 큐어의 엄청난 힘으로 내던져졌다. 투포환처럼 던져진 하린의 몸은 곧장 공격을 준비하던 선비를 덮쳤다. 


 "꺅! 뭐야 이게!"


 거리가 멀어지면서 비명 소리는 차차 잦아들었다. 포물선을 그리며 하늘을 향해 솟구친 두 사람을 보며 레이디 큐어는 머리를 긁었다.


 "좀 심했으려나?"

 "아직 안 끝났어."


 핑크 엔젤 말에 레이디 큐어는 고개를 돌렸다. 믿기지 않는 상황이 그녀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핑크 엔젤이 쏘아버린 거대한 마력 덩어리가 제자리에 우뚝 멈춰서 있었다. 예진이 한 손을 들어 그 덩어리를 막고 있었다. 마력 덩어리와 예진 사이엔 마치 방전이 일어난 것처럼 눈에 보이는 전류가 흘렀다.


 "첨보겠지? 전류 형태로 마력을 흘려 넣어 조종하는 건."

 "조종한다고?"


 예진이 하는 말을 레이디 큐어는 믿기지 않는 듯 되물었다. 예진은 빙긋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그럼, 물론이지. 지금부터 이걸 너희에게 되돌려줄 참이거든."

 "피해, 어서!"


 파트너에게 경고를 보내며 핑크 엔젤은 자리를 피했다. 거대한 마력 덩어리가 그녀가 있던 자리를 지나쳐 레이디 큐어에게로 날아들었다.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큰 궤적을 그리며 선회하는 그것을 레이디 큐어는 기겁하며 피했다.


 "뭐야, 저건 또! 이런 거 반칙이잖아!!"


 레이디 큐어가 이리저리 방향을 틀며 피할 때마다 마력 덩어리도 함께 방향을 틀며 그녀를 따라왔다. 그 바로 뒤를 예진이 같은 속도로 바짝 추격하고 있었다. 그녀와 마력 덩이 사이에 마치 실처럼 푸른 전류가 이어져 번쩍거렸다.


 "아아악!! 어떻게 좀 해봐!"

 "자, 잠깐 기다려 봐. 방법 좀 생각해 보고!"


 레이디 큐어가 허둥대며 피해 다니는 동안, 핑크 엔젤은 마력 덩어리를 해체할 방법을 생각했다. 실드를 펼치더라도 그 정도 마력을 직격으로 받으면 피해는 분명 생길 수밖에 없었다. 한 번 피해를 입으면 뒤따라오는 예진 공격엔 대응할 수 없다. 발만 동동 구르며 지켜보던 핑크 엔젤은 무언가 이상한 걸 목격했다. 레이디 큐어를 뒤쫓다 예진이 빌딩 근처로 접근할 때마다, 그녀로부터 나온 전류가 마력 덩이로뿐 아니라 빌딩 어디론가도 흘러들어갔다. 핑크 엔젤은 좀 더 자세히 그 전류가 어디로 향하는지 관찰했다. 푸른 빛 번개 같은 그것은 통신 안테나 및 건물마다 설치된 피뢰침으로도 일부 새어나가고 있었다.


 '가까이에 큰 통신 탑이 하나 서 있는 거 보여?'


 곧바로 핑크 엔젤은 레이디 큐어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주위를 둘러보던 레이디 큐어는 금세 핑크 엔젤이 말한 것을 찾아냈다. 가까운 산꼭대기 거대한 철제 탑 주위에 수십 개의 통신용 위성접시며 안테나가 설치되어 있었다.


 '하나 보여. 그런데 왜?'

 '거기로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 줘. 어떻게든 저 마력 덩이를 떨어뜨려 줄 테니까.'

 '뭔지 모르겠지만, 알았어. 한 번 더 믿어줄게.'


 레이디 큐어가 방향을 바꾸어 야산 정상으로 향하는 걸 예진은 의심 없이 그대로 뒤따랐다. 핑크 엔젤은 조심스레 그들 시야를 피해 산 반대편 그늘로 숨었다. 다시 한 번 그녀는 마력포를 준비했다. 레이디 큐어와 예진이 거치리라 생각한 궤적 선상을 겨냥한 채 그녀는 두 사람이 올라오기만을 기다렸다.


 "침착하자, 침착해. 아, 진짜. 왜 이렇게 떨린담?"


 소녀 얼굴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실패한다면 두 번째 기회는 없을지도 모른다. 심호흡을 크게 한 번 하고 소녀는 잠자코 대기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레이디 큐어가 통신 탑을 따라 솟구쳐 올랐다. 핑크 엔젤이 준비할 시간을 벌기 위해 빙빙 돌아온 터라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바로 그 뒤를 따라 마력 덩이와 예진이 따라 올라왔다. 텔레파시를 통해 핑크 엔젤은 레이디 큐어와 궤도를 맞추었다. 이윽고 핑크 엔젤이 약속한 궤도상을 통과해갔다. 예진은 바로 그 뒤를 조금 떨어져 통과했다. 그녀 앞엔 여전히 마력 덩이가 예진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마찬가지 궤도를 통과하고 있었다.


 "마력포 다시, 발사!"


 일순간 요란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파랗고 하얀 불빛이 번쩍이며 주위를 온통 뒤덮었다. 눈도 귀도 완전히 무용지물이었다. 레이디 큐어는 눈을 감았다가 무언가와 부딪쳐 지상으로 추락했다. 핑크 엔젤은 눈을 꼭 감은 채 귀를 막았고, 예진은 혼란 한가운데 그대로 휘말려 들었다. 불과 수 분 후 모든 게 다시 원래대로 되돌아왔을 때, 통신 탑 주위에선 아무런 움직임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일대 사건은 그렇게 허무하게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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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화까진 안 가겠네요. 다행입니다 ㅎㅎ
 쓰면서 느끼는 건, 역시 액션이나 전투 신 묘사는 영상으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란 거네요;;

 아무튼 금주 내로 완결 찍어봅시다. 짧은 글이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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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다시 2011.06.10 22:56

    액션씬이지만 미친 연재 속도군요 ㅋㅋ

  • profile
    윤주[尹主] 2011.06.11 01:48

     어째선지 그렇게 되네요;; 암튼 액션 장면 쓰는 게 쉽지 않아요;

  • profile
    클레어^^ 2011.06.11 07:32

    어째 주인공이 안티히어로 느낌이 드네요...;;

    폭풍전개라... 이 인간 소설도 좀 그런 느낌이 들긴 하지만...;;(별의 노래 후반부가 별의 이야기 중반부가 되다니 ㅠㅠ)

  • profile
    윤주[尹主] 2011.06.11 07:59

     처음부터 주인공은 악당 쪽이었으니까요 ㅎㅎ

     진행 속도는 뭐....글마다 상대적인 거죠. <별의 노래>랑 <별의 이야기>는 다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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