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20 21:42

단군호녀 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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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호(狐) : 여우 호


新단군신화!




붉은색 라이터를 끄고 켜다를 반복하며 어두운 모텔 뒤를 서성이는 이제 막 20세를 넘어 보이는 소녀가 모텔로 다가오고 있었다.


검은색 긴 머리에 끝은 회오리모양으로 파마한 듯 한 머리 눈은 마치 어둠속에서도 맹수의 눈을 본 듯 빛을 발하는 듯 하였고 보라색 줄무늬 티와 보라색 반바지를 입은 한 소녀..



마치 가슴에 날카로운 얼음을 숨기는 듯 보였다.


불이 꺼진 1층 모텔방을 뛰어 올라 창문을 열고 들어선다.



“쓸 만한 게 있으려나..?”




의문의 소녀는 불 꺼진 방을 이곳 저곳 돌아다니면서 뒤져보지만 별 이득이 없다.




“돈이 될 만한 게 없네..”




가지고 온 라이터를 이곳 저곳에 불을 붙인다.


그리곤 창문으로 나가 가스배관을 잡고 2층과 3층 이곳 저곳을 살피며 불을 내기 시작한다.


한편 단군과 호녀는 불을 끄고 취침 등만 켜놓은 채 단군은 호녀를 재우기 위해 미녀와 야수의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한 무역상에겐 3명의 딸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일 끝나고 돌아올 때 선물을 사가지고 올 테니 한 가지씩 말해보라고 했어요. 첫째딸도 둘째딸도 보석이며 액세서리를 사달라고 했지만 셋째딸은 장미꽃 한 송이면 된다고 했어요.




단군의 품에 기대어 있던 호녀는 킁킁 거리며 벌떡 일어선다.




“흠흠.. 이게 무슨 냄새지..?”




“나 아까 씻었어..”




“그게 아니라 어디서 타는 냄새 안나..?”




“타는 냄새..? 흠흠.. 글쎄, 아무 냄새 안 나는데..?”




단군은 아무리 킁킁 거리며 냄새를 맡아도 아무 냄새가 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방은 투명한 창문과 방충망으로 닫혀 있었고 호녀의 동물적인 감각을 단군은 따라잡을 수 없었다.


호녀는 일어나 창문을 열고 냄새가 나는 아래를 내려다본다.




“우리 쪽 1층에서 타는 냄새가 나는데..? 보고 와야 겠다.”




단군은 창문으로 뛰어 내리려던 호녀를 붙잡는다.




“내버려둬, 오밤중에 고기라도 굽고 있겠지.. 그리고 니가 아무리 호랑이라고 그런대서 뛰어 내리는 거 아냐.. 책이나 마저 보자.. 일루와..”




“알았어..”




호녀는 그대로 침대로 들어가 다시 단군에게 안겨선 책을 다시 본다.




“셋 딸의 아버지인 무역상은 일하러 갔다가 빈털터리가 되어버리고 돌아오는 길에 웅장하고 아름다운 성을 발견하곤 그 성의 장미꽃 한 송이를 꺾게 되었는데..”




호녀는 또다시 벌떡 일어선다.




“이상하네.. 확실히 냄새가 더 심해 졌는데..?”




“거참..”




그때였다. 열었다가 다시 닫아 놓았던 창문을 열고 불을 지르고 다녔던 소녀가 창문 넘어 들어왔다.


단군은 침대에서 놀라는 눈으로 뒤로 주춤 거리며 벽에 기대어 있고 호녀는 서서히 발톱을 들어내고 있다.




“이런 높은 곳까지 어떻게 창문으로..!?”




호녀는 코를 벌렁거리더니 뭔가를 눈치 챈 듯 공격태세를 갖춘다.




“흠흠, 너.. 여우골에 사는 그 녀석이지..!?”




“여.. 여우골..?”




뭔가 일이 꼬인 걸 눈치 챈 듯 소녀는 오른손으로 머리를 부비적 긁어대는데..




“재수 없으려니까 이빨 빠진 호랑이를 다 만나네..”




단군은 소녀와 호녀를 번갈아 보더니 아는 사이인가 궁금해서 호녀에게 물어본다.




“아는.. 사이야..?”




“내가 쑥고개에 있을 때 주위에 오소리 굴을 빼앗아 살아가거나 동물들을 괴롭히던 나쁜 녀석이야..”




소녀는 밖을 내려다보더니..




“1층은 불이나기 시작했는데 2층이랑 3층은 이제야 연기가 나기 시작하네.. 나도 불은 싫으니까 여기서 빠져줄게..”




소녀는 일어서더니 창문틀을 밟고 뛰어 내린다.




“거기서!”




호녀도 소녀를 따라서 창문으로 뛰어 내리고 둘은 어두운 골목길에 마주보고 서게 된다.




때래랭!




모텔에선 불이 났다는 경보음이 울리고 화마는 1층과 2층을 타고 올라갔다.


사람들은 잠옷과 속옷차림으로 한둘씩 몰려 뛰어 나오기 급급했다.


호녀와 소녀는 금세라도 공격할 듯 발톱을 드러내며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왜 불을 낸 거지..?”




들어 내놓은 오른손 손톱을 만지작거리면서 비웃는다.




“별다른 건 없어.. 단지, 자연을 파해 치면서 자신들은 예쁜 옷과 맛있는 음식 호화로운 집에 살면서 행복해 하는 인간들이 미울 뿐이니까..”




“네 녀석이 그런 말할 자격은 없을 텐데..”




소녀는 불타는 모텔을 빠져나와 호녀에게 다가오는 단군을 가리키며..




“저기 할멈 남자친구가 오는데..?”




순간 등 돌리자 소녀는 잽싸게 호녀의 오른쪽 다리를 공격하자 주춤하며 무름 꿇는다.


고개를 돌려 째려봤을 땐 이미 소녀는 사라진 상태였다.


단군은 다가와 호녀를 일으켜 새워주면서 상처를 살핀다.




“호녀야, 괜찮아..? 상처가 꾀 깊은데 병원 가봐야 되지 않아..?”




“아냐, 이정도면 2~3일이면 나을 거야.. 그나저나 우리 물건은 다 가지고 나온거야..?”




“소방차랑 엠블런스 오고 난리인데 뭘 챙겨서 나오겠어.. 옷이랑 돈 같은 것만 챙겨 나온 거지.. 소방차가 빨리 와서 다행이다.




호녀는 다급했는지 단군을 붙잡으며 맣하는데..




“반지랑 헝겊 파란색 끈은..?”




“반지..? 그런걸 챙겨서 나올 겨를이 있었겠어..?”




호녀는 아픈 다리를 절뚝거리며 모텔 입구로 다가간다.


평소 같았으면 모텔 뒤쪽으로 뛰어 올라 갔지만 다리가 다친 터라 그러진 못했다.


소방차와 엠블런스가 모텔앞을 막고 서있었고 여러명의 사람들이 화재진압과 부상단한 사람들을 실어 나르기에 여념이 없었다.


호녀는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가 입구로 들어선다.


엘리베이터를 타려하자지만 멈춰 있었고 호녀는 계단으로 들어서자 천장에서 불붙은 판자가 호녀쪽으로 떨어진다.




끄악!




1층 천장으로 불이 붙어 이제 바닥으로 불붙은 판자가 떨어진 거지만 계단을 오르기엔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불붙은 판자 덕에 소스라치게 놀라 주저앉고만 호녀에겐 불은 두려움 그 이상의 공포였다.


그 와중에도 호녀의 머릿속에 맴도는 건 지금도 방에 있을법한 반지라도 가져와야 했었다.


호녀는 단군이 쫓아와서 붙잡을까 용기 내어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불붙은 천이며 판자와 나무막대가 즐비했고 호녀가 505호에 들어 섰을땐 이미 문손잡이는 뜨겁게 달구어져 있었다.




“아! 뜨거..!”




호녀는 문을 발로 걷어차 버린다.




쿠탕당!




부셔진 문을 밟고 들어서 주의를 살피자 화장대 옆에 반지가 올려져 있다.


개 목걸이와 파란색 손수건은 이미 불에 타버렸고 그나마 안전한 반지를 들고 호녀는 다시 내려가기 시작한다.


벽에 기대어 내려올 때마다 호녀의 얼굴에서 흐르는 식은땀은 옷들을 적시었고 1층에 다다랐을땐 온몸에 기가 빠져 건물을 빠져나와 주저앉고 말았다.


단군은 호녀에게 달려와 붙잡고 호통을 치고 마는데..




“너 바보냐! 그딴게 뭐가 중요하다고 불속에 뛰어들어 뛰어들긴..!!”




호녀는 단군의 손을 뿌리치면서 화를 낸다.




“정말 몰라서 그러는 거야!? 전에도 말했잖아! 니가 나한테 준 선물은 나한텐 소중한 것들이라구..!잃고 싶지.. 않을 만큼..”




싫어하는 불속을 뛰어들어서 였을까..? 순간 긴장이 풀려버린 호녀는 그 자리에서 쓰러진다.


놀란 단군은 호녀를 붙잡아 무릎에 올린채 흔들어 깨우는데..




“호녀야! 정신 차려 호녀야!”




호녀의 잔상 이였을까..? 어두운 동굴에 호랑이의 모습을 한 호녀와 하얀색의 옷과 팔과 얼굴에는 세모 모양의 문신처럼 여러 개가 새겨져 있는 40쯤 되어 보이는 남자가 서 있다.


마치 동굴이 울리듯 남자의 목소리가 호녀에게 들려온다.




“네가 원하는 걸 얻으려면 그에 대한 대가가 있어야 한다. 무엇을 걸겠나..?”




한참을 말이 없던 호녀가..




“전 OO을 걸겠습니다.”




순간 악몽을 꾼 듯 호녀는 깨어난다.


호녀가 깨어난 곳은 웅희의 집이였고 단군이 호녀의 손을 잡은 채 그 뒤로 웅희와 환율이 서 있었다.




“여긴..?”




“정신이 좀 들어..? 웅희씨네 집이야..”




일어서려던 호녀를 단군이 부측해 주며..




“여긴 어떻게 온거야..?”




환율은 대답해 준다.




“퇴근하던 도중 모텔쪽에서 불이난걸 발견하고 가봤더니 단군씨가 호녀씨를 들쳐 업고 저한테로 달려오더라구요. 제 가게엔 뉘일 때가 없어서 웅희씨의 집으로 왔어요.”




단군은 다친 호녀의 오른쪽발을 잡더니 약을 발라 붕대로 감아준다.




“이건 너 다친 거 나으라고 감아 주는 거야.. 풀지 말고 다 나아지거든 풀자..”




호녀는 행복한 얼굴로 살며시 미소 지으며..




“이거 꼭 그때 같네..”




“어..?”




“아냐, 아무것도..”




단군이 호녀의 다친 발을 붕대로 다 감자 환율의 말이 이어진다.




“안 그래도 호녀씨에게 할 말이 있었습니다. 제가 모르고 의식 중에 빠뜨린 게 있었거든요.”




단군과 호녀는 환율을 보고 궁금한 얼굴로 말한다.




“할말..?”




“빠진 거라니요?”




환율의 장황한 설명이 이어진다.




“단군신화에 나오듯이 전에 했던 의식 말고도 경쟁상대와 살아야할 동굴.. 그리고 마늘과 쑥이 필요합니다.”




“경쟁상대라니..”




“쑥과 마늘이라니..”




단군의 말에 환율이..




“굳이 생 쑥과 생마늘이 아니라도 상관없습니다. 예를 들어 음료수라던 지 과자라든지..”




쑥과 마늘만 생각하던 단군에게 음료수라는 말에 문득 호녀에게 사준 단군신화라는 음료가 생각난다.




“아! 음료수라면 있어요. 단군신화라고 인진쑥과 흑마늘로 만든 음료인데 GS마트에 팔아요.”




“좋아요. 그럼 그 문제는 해결됐고 이제 남은건 경쟁상대와 살아야할 동굴인데..”




호녀는 동굴이라는 말에 화가 난 듯 삐져서 고개를 돌려 버린다.




“치.. 우리가 살던 모텔방이 불에 타버렸다고 동굴에서 살라는 거야..!”




환율은 멋쩍은 듯 뒷머리를 쓸어내리면서..




“뭐, 굳이 동굴이 아니라 일반 집이여도 상관없습니다. 요즘 시대에 동굴에 들어가서 살수는 없죠.”




그때 웅희가 뜻밖의 말을 꺼낸다.




“괜찮으시다면 제 집에서 생활 하셔도 상관없습니다.”




웅희의 말에 머리를 긁어대며..




“하핫, 실례가 안 된다면 그러면 저희야 고맙죠.”




호녀는 단군이랑 웅희 3명이서 같이 사는게 싫었던지 단군의 옆구리를 꼬집기 시작한다.




“아! 왜 그래? 아퍼..”




환율은 다음말을 이어가기 시작한다.




“그럼 다음으로 경쟁 상대인데..”




단군이 물어보자 환율이 대답해준다.




“경쟁 상대라고 하면..?”




“호녀씨가 인간이 될려면 적당한 경쟁상대가 있어야 하니 단군씨를 좋아하는 인간이 아닌 요물.. 정도가 좋겠죠.”




환율의 말에 단군은 자연스레 웅희에게로 고개를 돌린다.




“요..물이라고 하면..”




단군으로 하여금 모두의 시선이 웅희에게 집중되자 웅희는 의아해 하는 듯 하지만 선뜻 승낙해 준다.




“저요? 호녀씨의 경쟁상대가 저여도 괜찮나요..?저도 단군씨한테 마음 없는건 아니니까 저라도 괜찮다면 전 상관없어요.”




환율은 이제야 마무리 됐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무릎에 손을 탁! 하며 올려놓으며..




“조건은 다 갖추어진 거 같으니 제가 마트에 가서 그 단군신화라는 음료를 사오도록 하죠.”




환율이 마트로 향하자 단군과 호녀는 옥상으로 향한다.


어두운 밤하늘에 밝은 별들만이 반짝이고 있었고 달은 어디로 갔는지 자취를 감추었다.


찬바람이 불어올 땐 시계는 이미 9시(2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호녀는 무엇인가 마땅치가 않은지 단군을 노려보며 말을 건낸다.




“꼭 웅희씨랑 살아야해!? 왜 웅희씨가 내 경쟁상대여야 하냐구..!?”




단군도 기가 막히는지 팔짱을 낀 채 돌아보며 말한다.




“그럼 어쩔 거야..? 우리가 사는곳에 불낸 여우라는 애랑 할까..?”




호녀는 토라진 듯 앞을 보며..




“그치만 니 옆에 다른 여자가 꼬이는 건 싫어..!?”




“난 널 인간으로 만들어 주고 싶어서 그러는거야.. 너! 인간되고 싶지 않아?”




호녀는 입이 삐죽 나와선 뒷머리를 만지작거린다.




“인간이야 되고는 싶지만.. 그렇다고 웅희씨와 경쟁해서 내가 인간이 되고 싶진 않아..”




단군은 혀를 차듯 호녀를 타이른다.




“이왕 인간이 되는 거면 경쟁상대가 있는 게 좋지..”




호녀는 먼가를 생각하더니..




“좋아! 대신 약속해..”




“약속..?”




“넌 내꺼야.. 절대 웅희씨랑 교미 안한다고 약속해..!”




호녀의 교미라는 말에 어처구니가 없는듯 마음속으로..




‘교.. 교미.. 앞으로 곰과 호랑이 사이에서 새우등 터지는건 난데 왜 내가 그런 소리까지 들어야 되는거지..?’




단군은 호녀의 손을 잡고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한다.




“약속이다.”




“이게 약속한다는 표시야..?”




“어.. 이런 의식을 하면! 절대로! 지켜야해..”




호녀는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한 걸 유심히 보더니 살며시 웃으며 말한다.




“이거 꼭 둘이 뽀뽀하는 거 같네..”




그러더니 호녀는 단군을 보고 입맛을 다신다.




쩝쩝..




단군은 기겁을 해선 뒤로 주춤한다.




“어.. 야.. 무..무슨 생각 하는거야..!?”




호녀는 자신의 입술을 가리키더니..




“쩝.. 한번만 하자..”




단군은 뒷걸음질 친다.




“야! 가까이 오지마..”




단군은 입구로 내달리지만 호녀 앞에선 뛰어 바야 벼룩 이였다.




“왜이래.. 초보같이..? 넌 뛰어봐야 내 손 안이야..”




호녀는 단군의 얼굴을 붙들고 다가가자 입술과 입술이 닿기 직전 웅희가 문을 열고 들어선다.




“환율씨가 할 말 있다고..”




순간 3명은 문 앞에서 마주보며 경직되어 버린다.


호녀는 투덜대며 계단을 내려가고..




“아까워..!”




단군은 그 자리에서 주저 않고..




“조금만 늦었으면 잡아 먹힐뻔 했다. 고마워요 웅희씨..”




웅희는 딴청을 피운다.




“제가 너무 타이밍을 잘 맞춘 건가요..?”




방에는 조그마한 상에 순대와 소주 3병과 소주잔 몇 개가 나무젓가락으로 하여금 놓여 있었다.


단군과 호녀 웅희가 서로 둘러서 앉자 환율의 말이 시작된다.




“이제 호녀씨가 했었던 의식을 단군과 웅희씨를 이어주는 의식을 해야해요. 호녀씨 웅희씨 괜찮죠?”




서로 고개를 끄떡인다.




전에 이루어 졌던 의식을 그대로 웅희와 한다.




“웅희씨, 변신을 푸는 주문 알아요..?”




“네..”




웅희는 우사의 나무패를 잡더니 마음속으로 주문을 외우고 곰으로 변하더니 다시 웅희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자! 이제부터가 시작이에요. 제가 사온 음료 20개를 각각 10개씩 10일당 1병씩 나무패를 잡고 자기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의 이름을 마음속으로 말하면서 먹으면 돼요.”




단군은 의문이 생긴듯 물어본다.




“10개씩 10일당 1병씩이면.. 웅희씨랑 호녀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10명이라는 건가요?”




환율은 고개를 끄떡이며..




“10일중 1병은 어느날에 먹어도 상관은 없습니다. 중요한건 처음 먹은날부터 흘러가는 시간이니까요. 자! 나무패와 이 음료를 같이 잡고 각자 소중히 여기는 사람을 마음속으로 외우고 먹으세요.”




호녀와 웅희는 서로 단군과 환율을 번갈아 본다.




“저는 안 됩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한명이라도 인간이 되는 날까지 인도해야 하고 단군씨는 중요한 인물이니 처음부턴 안 됩니다. 처음부터 했다간 마음속에서 터져 버려요.”




둘은 포기하고 서로 마음속으로 외우고 음료를 먹는다.




“지금으로부터 100일.. 10일 간격으로 견디기 힘든 시련이 올 겁니다. 이 음료를 먹으며 그 시련을 잘 이기면 그때 비로소 인간이 되는 겁니다. 지금부터 삼칠일이 되는 21일째 평소보다 더 아픈 시련이 올 겁니다. 그걸 잘 넘긴다면 100일이 지나지 않아도 바로 인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단군은 다시 물어본다.




“만약.. 둘 중하나가 먼저 인간이 된다면 다른 하나는 인간이 못 되는 건가요?”




“둘 중 하나가 포기하지 않는 이상 둘 다 인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단군은 호녀의 손을 잡고 바라보며..




“인간이 될 수 있을 거야..”




웅희에게 주먹을 쥐어 보인다.




“인간이 될 수 있을 거에요. 파이팅..”




환율은 나무젓가락을 잡으며..




“이제 할 것도 다했으니 우리 술이라도 한잔 먹으면서 진지한 이야기라도 할까요..?”




조그마한 식탁위에 순대는 양이 많아 접시 2개로 나누어져 있었다.


호녀와 웅희는 환율과 단군이 1개를 먹을때 5개를 먹는 속도로 한 접시를 비우고 한 개의 순대만이 접시를 지키고 있었다.


순간 호녀의 나무젓가락과 웅희의 젓가락이 날라들면서 서로 자기가 먹겠다고 노려보고 있었다.


환율은 나몰라라는 식으로 뒤로 물러나 있었고 단군은 황당함을 금치 못한다.


호녀와 웅희는 서로 눈싸움을 하며 말이 오가는데..




“이거 내꺼거등..!”




“옆에도 있잖아요!”




“진짜! 단군이도 넘보더니 먹는 거 가지고 이럴 거야!”




“호녀씨야 말로 옆의 것 먹으면 되잖아요! 왜 이리 양보가 없어요!”




“비키라니깐!”




“먼저 양보하시죠!?”




단군은 나무젓가락을 입에 물고 쩝쩝 빨고 있었다.




‘정말.. 둘이 왜 이러는거야..’

?
  • profile
    윤주[尹主] 2010.11.20 21:42
    빼먹은 주술이란 게 이거였네요; 과연 남은 백 일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날런지요..잘 보고 갑니다 ㅎㅎ

    처음에 여우 이야기할 때, '음란하고 방탕해 보인다'라는 표현이 너무 직설적이란 느낌이 들어요;; 대체할 만한 표현이 있나 생각해봤지만 당장은 떠오르는 게 없네요..약간 말이나 태도 등으로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편이 더 어울릴지도요^^;
  • profile
    시우처럼 2010.11.22 07:13
    호녀가 인간이 되서 이 이야기가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인가.
    아님, 어떤 피치 못할 사정으로 호녀에게 인간이 되지 못할 시련이 닥칠것인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네요.
  • ?
    乾天HaNeuL 2011.01.07 22:19

    복 터진 인간.... 하나....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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