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17 08:14

단군호녀 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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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호(䭍) : 미음 호


나도 여자랍니다.




호녀가 발톱을 새우고 눈에서 빛을 냈을 땐 이미 경재는 자리를 뜬 이후였다.


쫒아가려던 호녀를 단군이 붙잡아 새우는데..




“호녀야, 가지마..”




“하지만 저 녀석은 날 희롱하고 너까지 상처 입혔어..! 저런 녀석을 가만히 두란 말야!?”




“사람들에게 네 정체를 보였다간 니가 위험해져.. 지금 급한 건 날 병원으로..”




호녀는 마음을 추스르고 단군을 안아들고 건물벽을 타기 시작한다.


그 속도는 역시 빨랐다. 사거리에 있는 중앙병원까지 보통사람이 걸어갔으면 5~6분 거리를 옥상을 타고 날라 1분 안에 도착해 버렸다.


단군은 수술대에 누워 칼에 찔린곳을 보이려 윗옷을 올리고 있고 호녀는 옆에서 단군이 잘못이라도 될세라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호녀는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입에 물며 왔다갔다 안절부절 못하고 금세라도 눈물이 떨어질 기세다.




“단군아.. 많이 아파..?”




간호사와 의사가 다가와 의사가 단군의 상처를 본다.


이름 모를 의료 기구를 보면서..




“어이구.. 이거 조금만 더 들어 갔으면 큰일 날 뻔 했네.. 스쳤기 망정이지 재대로 들어갔으면..”




간호사들은 봉합을 준비하려고 분주해 졌고 의사는 단군을 보며 말한다.




“15바늘 정도는 봉합해야 하니 아프면 말하세요. 간호사! 준비하세요.”




간호사 하나가 호녀에게 다가와 말한다.




“걱정 마시고 의자에 앉아 계세요.”




호녀가 의자에 앉자 수술대 위에선 봉합이 시작된다.




으윽.. 큿..




아픔을 참는 단군의 소리는 큰 소리는 아니었지만 호녀에게는 하나하나가 비수가 되어 가슴에 박혔고 그 비수는 호녀의 눈물이 되어 치마로 떨어져 옷을 적시어왔다.


단군의 봉합 수술이 얼마쯤 길어졌을까..? 한 없이 울기만 하던 호녀의 뇌리를 스치는 지난날의 흔적이 있었다.


호녀의 기억 속엔 옛날 갑옷을 입은 장군처럼 보이는 사내와 가지런히 땋은 머리에 비단옷을 입은 호녀가 바닷가를 보며 서 있었다.


장군처럼 보이는 자는 호녀를 바라보며..




“낭자, 내 이번 전쟁에서 살아 돌아오면 그대와 반드시 청혼하리다.”




호녀는 슬픈 눈으로 장군처럼 보이는 사내의 손을 붙잡고는..




“덕남아, 안가면 안돼..? 나 어제 너가 화살에 맞아 죽는 꿈을 꾸었단 말야..”




그랬다. 호녀의 아련한 기억속에 그 장군처럼 보이는 남자는 이덕남 장군이였다.




“낭자, 그런 흉몽은 오히려 역몽이 되는 경우가 많으니 너무 심려 마시오.”




이덕남 장군은 발길을 돌려 전쟁터로 향한다.


호녀는 사라진 쪽을 한없이 바라보기만 한다.


갑자기 옛 추억이 뇌리를 스치자 호녀의 눈물은 끊이질 않는다.




“이제야 생각났어.. 내가 왜 그 무덤을 그리워했는지..”




단군의 봉합 수술이 끝난 건 그쯤 의사의 당부가 이어졌다.




“처방전 드릴 테니 일주일 뒤에 다시 오세요.”




의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호녀는 달려가 단군에게 안긴다.




“단군아!!”




“아! 야야..”




호녀는 놀라서 떨어지고는 단군의 반창고를 어루만져준다.




“흑흑, 미안해.. 많이 아프지.. 호~! 빨리 나아야 할텐데.. 흑흑, 씨! 내가 그 자식 보이면 잡아 먹어 버릴 거야!”




단군은 챙겨 입고는 응급실을 빠져나간다.




“행여나 그러지 마라.. 그러다 오히려 니가 위험해질 수도 있어..”




호녀는 이를 뿌드득 간다.




“그치만 나 희롱하고 너까지 찔렀잖아..”




“니 맘은 알겠는데 내말 들어!”




단군은 눈물이 맺힌 호녀의 얼굴을 보고는 뺨을 어루만지며 엄지손가락으로 눈을 따라 닦아준다.




“우리 호녀.. 이렇게 여려선 어디다 쓸까..? 그렇게 슬펐냐?”




“난 너 죽는줄 알았다구..”




“가자.. 집에 가서 도시락..”




단군은 호녀의 손과 자신의 손을 번갈아 보더니 가만히 생각해본다.




“아! 웅희씨가 준 그 도시락 거기다 두고왔다.”




“빨리 가보자..!”




나가려다가...




“아차! 계산..




단군과 호녀는 병원에서 계산하고 약국에서 처방전으로 약을 산 뒤 모텔로 향한다.


모텔앞에 도착한 단군과 호녀는 정신없이 도시락을 찾기 시작했다.


저만치 차 뒷바퀴 쪽에서 국물과 밥들로 하여금 지저분해지고 박살난 도시락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 어떡하지.. 웅희씨가 생각해서 만들어 준건데 하나도 못 먹어보고 버리게 생겼네..”




단군은 가만히 생각하더니 호녀를 보며..




“우리 웅희씨 찾아갈까..?”




“뭐, 그러지 뭐.. 이번엔 도와준 것도 있으니..”




단군과 호녀는 웅희가 일하는 김밥천국으로 향한다.


나란히 걷던 도중 호녀가 도로가로 내려가 걷다가 다가오는 차에 치일 뻔 한다.


가까스로 호녀를 붙잡아 오른쪽으로 안아 돌려 인도로 올려준다.


호녀는 순간 놀라지만 단군에게 안긴 것이 좋았는지 단군의 허리를 깍지를 낀 채 끌어안는다.




“야! 위험했잖아.. 그러기에 왜 도로가로 내려가고 그래..”




“차가 다치면 다치지 난 안 다치는데..?”




단군은 호녀가 인간이 아니라는걸 잊었던 것일까..? 아차! 하는 눈빛으로 양손으로 호녀의 두 어깨를 잡고 때내려 하지만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야! 사람들이 보잖아.. 좀 떨어져..”




“아! 싫어.. 우리 이러고 좀 있자..”




단군은 포기한 듯 호녀를 두 손 모아 안아준다.




“넌 사람들이 눈치가 부끄럽지도 않냐?”




호녀는 인상을 찌푸리더니..




“내 남자 내가 사랑하겠다는데 지들이 왜 감 나라 대추나라 해..”




호녀는 단군의 어깨 얼굴을 묻더니..




“인간들이 이래서 포옹도 하고 키스도 하는거구나.. 진짜 기분 좋다.”




호녀의 기분이 극에 달하자 태양은 더욱더 밝게 그들을 비추는데..




“야! 너 때문에 더 덥다. 좀 떨어지자..”




안 떨어지려는 걸 억지로 띄어낸 단군은 가던 길로 향한다.


포옹이 아쉬웠는지 짜증내며 호녀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린다.




“빨리와!”




호녀가 앉아서 일어날 생각을 안 하자 단군은 묘책이 생각났는지 다가가선..




“손..”




그러자 호녀는 웃으며 단군의 손을 잡는다.




“우리 내기할까..?”




무슨 말인지 모르는지 물어보는데..




“내기? 그게 뭐야..?”




“누가 이손 놓지 않고 오래 잡고 있는지.. 진 사람이 소원.. 아니, 니가 이기면 나한테 뽀뽀를 하든 포옹을 하던 마음대로 해.. 대신 내가 이기면 없던걸로 하는거다.”




호녀는 자신 있는 듯 미소를 짓더니..




“오늘 우리 단군이 입술이 불어 트겠네.. 키히히.. 각오 하는게 좋을꺼야..”




“자신 있나..”




단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호녀는 단군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내달린다.


거의 단군은 호녀에 매달려서 끌려간다.




“헥헥.. 호녀야, 너무 빠르다. 뛰지 말고 천천히 걸어..”




단군과 호녀가 웅희가 일하는 김밥천국에 들어섰을 땐 오후 한시가 조금 넘은 상태였다.


웅희는 일을 마쳤는지 앞치마를 벗고 있었다.




“벌써 마치세요?”




“아! 오셨어요? 어제부터 계속 일했거든요. 그래서..”




단군은 미안한지 웅희에게 다가가선 고개 숙여 인사한다.




“죄송해요. 생각해서 해주신 건데 도시락이 박살이 나서 그만..”




“괜찮아요. 그것보다 밥 드시러 오셨죠? 앉으세요. 자주 먹던 걸로 드릴까요?”




“네..”




단군과 호녀가 자리에 앉자 웅희는 주방으로 간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단군은 오므라이스 호녀는 제육볶음이 나오고 호녀는 먹기 시작하지만 단군은 호녀와 맞잡은 손이 오른손이기에 불편함을 느낀다.




“이것 좀 풀고 먹자.. 나 불편해..”




그러더니 호녀는 자신이 먹던 숟가락으로 단군의 밥을 퍼서는 먹으라고 건내준다.




“아..”




단군은 싫은 기색이 영력하다.




“나..보고 이걸 먹으라구.. 니가 먹던거잖아..”




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짜증을 내는데..




“아!!”




단군은 마지못해 입을 벌리고 호녀는 먹여준다.


꿀꺽하고 삼키자 호녀는 숟가락을 놓고 단군에게 다가가더니 엉덩이를 두들겨 준다.




“어이구.. 우리 단군이 잘 먹었쪄요.”




단군은 주위에 시선이 따갑자 시선을 살피더니..




“야.. 사람들 보잖아..”




호녀는 다시 자리에 앉고 또 떠먹여 준다.




“아~해..”




“이 손 좀 놓고.. 내가 먹을게..”




그러더니 호녀는 단군에게 도박을 건다.




“난 상관없어.. 이 손 놓고 나한테 뽀뽀 100번을 하던지 아님 이걸 먹던지.. 난 뭐 둘 다 좋으니까..”




단군의 얼굴은 더욱더 홍조를 띄었고 호녀의 얼굴엔 미소가 그칠 줄 몰랐다.


벌건 대낮에 가게 안에서 뽀뽀세례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여서 받아먹을 수밖에 없었다.




‘나 다신 손잡나 봐라..’




호녀는 손을 내밀며..




“단군아, 우리 일하는데 전화 좀 걸어서 나 줘 봐봐..”




단군은 휴대폰을 꺼내들고는 왼손으로 번호를 눌리기 시작한다.


휴대폰에선 가게만의 특유의 음이 흘러나오고 조금 후 전화가 연결된다.




“네.. 산타클로스입니다.”




“이모, 저 호녀인데요.”




“어! 그래, 호녀야 왜..?”




“오늘 단군이가 많이 아파서 못갈 거 같은데 어쩌죠?”




“그래!? 많이 아픈거야..?”




“길 가다가 식칼에 찔렸어요. 아무래도 제가 간호를 해야 할 거 같은데..”




호녀의 식칼이라는 말에 단군은 당황하는 기색이 영력하다.


그도 그럴 것이 단군이가 찔린건 식칼이 아니라 접이식 은빛 나이프였고 호녀가 그걸 거짓말도 안하고 있는 그대로를 말해버리는 것이 였다.


단군은 주위에서 들킬세라 낮은 목소리로 호녀를 말린다.




“야! 식칼이라니.. 그걸 있는 대로 말하면 어떻게..!? 이리 내놔..”




단군은 휴대폰을 뺏으려 이리저리 손을 뻗었지만 호녀의 동물적인 움직임과 힘에 빼앗아 오질 못했다.




“입원 한 거야..!? 어디 병원이니..?”




“아뇨, 스친거라서 크게 다치진 않았어요. 집에서 쉬면돼요.”




전화기에선 점장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아무래도 이모와 점장과 이야기 하고 있는듯 했다.




“점장님도 너희 둘이 쉬라고 하는구나.. 몸조리 잘하고 시간 내서 들리마.. 다시 전화 하자..”




“죄송해요. 이모..”




이모의 전화가 끊어지자 호녀는 휴대폰을 단군에게 건낸다.




“야! 넌 나한테 한마디 상의도 없이..!”




“넌 오늘부터 내꺼니까 내 허락받고 다녀..”




단군은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꼼짝 없이 호녀에게 잡혀 살아야 하는 것일까..?


호녀는 다시금 자신이 먹던 숟가락으로 단군의 밥을 퍼서는 먹으라고 건낸다.




“아..”




“손 좀 놓자.. 난 오른손으로 밥을 먹어야..”




순간 호녀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아.. 알았어..”




그때 웅희가 다가와서 말을 건낸다.




“단군씨, 어디 아파요. 아까 듣기로는 식칼에 찔리셨다고..”




웅희는 킁킁 거리더니 단군의 상처에 손을 가져다 댄다.




“여기서 피와 약냄새가 나네요. 어쩌다가 다치신거에요?”




호녀는 기분이 안 좋은지 숟가락을 내려놓고는..




“그 경재라는 놈이 단군이를 찔렀어요. 잡아 먹을려다가 그냥!”




“그래서 호녀씨가 단군씨 먹여주고 있는거에요?”




웅희는 단군과 호녀의 양손을 번갈아 보더니..




“두 분 다 손은 괜찮으신데 왜 밥을..?”




그러더니 호녀는 웅희를 보면서 웃으며 이야기 한다.




“내기라는 거 했거든요. 먼저 이 손 놓는 사람이 지는거.. 내가 이기면 단군이한테 뽀뽀 할거라서..”




웅희는 닭살이 돋았는지 고개를 돌리곤 혀를 내밀고 우웩을 표한다.


무슨 생각이였을까..? 웅희는 호녀의 옆자리에 앉아선 단군의 숟가락을 들고는 밥 한 숟가락 떠서 먹더니 다시 한 숟가락 떠서 호녀를 따라하기 시작한다.




“아.. 해요.”




단군과 호녀는 동시에 웅희를 보며 부동자세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우.. 웅희씨, 왜 안하던 행동을..?”




“나 웅희씨랑 사랑 경쟁 같은거 하기 싫어..”




웅희의 대답은 생각 이외였다.




“저도 단군씨 처음 본 순간부터 호감이 갔어요. 인간 주제에 위험에 처한 곰을 도와주는 인간이라니..”




그러더니 호녀는 눈에 힘이 들어간다.


호녀는 밥을 퍼서 단군에게 건낸다.


이제 단군은 손도 못 쓰고 둘 중 하나는 골라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단군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가 웅희의 숟가락을 입벌려 먹어버린다.


그 모습을 본 호녀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 숟가락을 식탁에 내려치고는 단군의 손을 뿌리치고 밖으로 나가버린다.


밥은 식탁 주의로 튀어 나갔고 웅희는 어쩔 줄 몰라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단군을 보며 말한다.




“웅희씨, 왜 거기서..!”




“단군씨, 미안해요. 하지만 단군씨를 향한 제 마음은 진실이에요.”




단군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가게 문 앞에서 토라져 있는 호녀에게 다가간다.




“호..녀야..?”




호녀가 돌아서서 단군을 째려보다 단군은 어쩔 줄 몰라 눈을 피한다.




“왜 나왔어..? 둘이서 웃으면서 밥이나 먹여주고 있지!?”




“도시락을 부신게 미안하기도 해서 그런거지 전혀 다른뜻은 없었어..”




상황을 벗어나고자 말했던 것이 변명 아닌 변명이 되어버리자 단군은 삐져 돌아서 있는 호녀를 붙잡아 돌려 새우고는 자신의 상처를 만지면서..




“나 여기가 아파서 그러는데 나.. 너가 해준 요리 먹고 싶어.. 니가 만들어서 먹여줘..”




호녀는 기분이 풀린게 들킬까 힐끔 힐끔 단군을 쳐다본다.


하지만 하늘은 밝은 태양이 서서히 비추고 그런 하늘이 호녀의 마음을 비추고 있었다.




“그래..? 뭐 먹고 싶은데..?”




단군은 한참을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웅희가 요리하면 모를까 호녀는 요리에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을 멀었다.


최대한 쉽고 먹기 좋은걸로 골라야 했다.




“전복죽..”




“전복죽..? 사러가자..”




무턱대고 시장쪽으로 향하던 호녀를 붙잡고선 물어본다.




“만들 줄은 아냐..? 재료는 뭔 줄 알어..?”




“전복이라는 거 사서 죽으로 만들어버리면 되는거아냐..?”




‘참.. 간단하게 생각해서 좋겠다.’




단군은 호녀를 붙잡고는 손가락으로 웅희를 가리킨다.




“요리라면 웅희씨가 좀 할 거 같지 않아..?”




호녀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결심한 듯 단군을 보고..




“뭐, 자존심이 상하긴 하지만 우리 단군이 매기려면 할 수 없지 뭐..”




호녀는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가 밥상을 치우는 웅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웅희씨, 나 전복죽 만드는 법 좀 가르쳐 줘요.”




“직접 만드실려구요..? 그거 은근히 손이 많이 가는데..”




“우리 단군이가 아파서 그거 매겨야해요.”




“좋아요. 두 분 다 오늘 시간 되죠?”




호녀도 뒤에 있던 단군도 서로 고개를 끄떡인다.


그러자 식탁을 치우고 퇴근 준비를 마친 웅희는 단군에게 팔짱을 끼더니 끌고 간다.




“전복죽 재료 사러 가요.”




호녀도 이에 뒤질세라 웅희는 단군의 왼팔 호녀는 단군의 오른팔을 팔짱을 끼며 문을 나선다.


팔자에도 없는 여복이 터져.. 아니, 요물복이 터져 중간에 낀 단군은 서로의 눈싸움에 괴롭기만 하다.




‘내가 왜 이리 된 거지..?’




단군과 호녀가 자주 들리는 GS마트에 들어서고 먼저 찹쌀을 구하러 간다.




“1Kg.. 7500원이라.. 하긴 떨어졌으니 이 정도는 사둘까..? 자! 들어요.”




“제가요?”




“그럼 여자보고 들라고 할 생각이였어요?”




‘여자..라니..’




단군은 찹쌀을 떠넘기듯 받아들었다.


그러더니 웅희는 호녀를 끌고 먼저 앞장선다.




“호녀씨, 전복 사러가요.




호녀와 웅희 그리고 단군은 수산물 코너로 향하고 웅희는 전복을 찾아 고른다.




“아저씨, 이건 얼마에요?”




“그건 8천원이구요. 이건 4천원 그 옆으로 만원요.”




“8천원짜리로 2개 주세요.”




그러자 호녀가 양이 적게 느껴졌는지..




“겨우 2개 가지고 간에 기별이 가겠어요?”




“겨우라뇨.. 비싼 대다 이거면 3끼는 먹는데..”




수산물 코너 아저씨는 바코드를 찍어 발라주고 건네준다.


웅희는 받아 챙기곤 단군에게 건네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재료를 사든다.


장바구니를 들고 음료 코너를 지나가다 문뜩 자신이 호녀에게 사준 단군신화라는 음료를 보게 된다.




“웅희씨, 잠시만 이거 들어봐요.”




“네?”




단군은 웅희에게 장바구니를 건네고 단군신화라는 음료를 집어 들고는 호녀에게 보인다.




“호녀야, 너 이거 좋아하지..? 내가 사줄게..”




“정말!? 끄잉 끄잉..!”




호녀는 감격한 눈으로 고개를 두어 번 끄떡인다.




“자! 지금 먹지 말고 계산 다하고 먹어..”




단군에게 음료를 받아들고는 다시 장바구니를 건네받은 단군의 양팔엔 여전히 웅희와 호녀가 팔짱을 끼며 눈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단군이는 내꺼거등! 이거 사주는 거 봤지!? 단군이는 날 사랑한다구!’




‘미안하지만 저도 단군씨가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질 수 없다구요!’




일단 호녀 1승!


계산대에 다다르자 물건을 올려두고 단군이 계산한다.




“제가 계산할게요. 얼마죠?”




“32,560원 입니다.”




그때 계산원이 건네준건 구리빛을 내는 작은 10원짜리 동전 4개였다.


그걸 본 호녀는 동전이 귀여웠는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와! 귀엽다. 이거 뭐야..?”




“아! 이거..? 10원짜린데 가질래?”




“정말!? 고마워~”




호녀는 10원짜리 4개를 받아들고는 좋아라 하자 웅희의 말이 이어진다.




“그거 나온 지 3년 정도 됐는데 크기가 너무 작고 자판기나 공중전화에 사용되지 않아 이러나저러나 골칫거리라고 하네요.”




웅희의 말에 호녀가 우울해 하자 단군은 실망하지 않게 말을 해준다.




“그거 많이 모아서 지폐로도 바꾸면 되니까 열심히 해봐.. 내가 도와줄게..”




마트를 나설 때까지 웅희와 호녀의 팔짱이 풀릴지 않자 단군은 귀찮은 듯..




“웅희씨.. 호녀야.. 이것 좀 풀자.. 풀어요. 이것 참 둘 다 왜 이러는 건지.. 내가 힘들어 죽겠네..”




“다들 제가 사는 집으로 가요.”




“왜요?”




“가죠.”




호녀의 대답에도 불과하고 흔쾌히 단군이 가자고 하자 호녀는 단군을 째려본다.




“모텔에서 요리 할 순 없잖아..”




그렇게 하여 단군 호녀 웅희는 4분을 걸어 웅희가 사는 원룸에 도착한다.


웅희가 사는곳은 회색의 대리석과 에어컨들이 줄줄이 달려있는 5층짜리 건물이였다.


단군은 건물을 올려다보고는..




“여기 사시는 거예요? 돈을 많이 벌었나 봐요?”




“인간들의 배우는 모습이 좋아 인간세상으로 나올때 가지고 있던 물건을 팔았더니 돈이 좀 생기더라구요. 그걸로 살고 있는거에요. 여기 5층이에요.”




들어선 그곳에는 은빛을 내는 싱크대와 옆으로 조그마한 흰색의 냉장고가 보였고 문과 마주보고 있는곳엔 작은 베란다로 보였고 현관 옆으로는 큰 방이 하나 보였다.




“단군씨는 방에 들어가 계세요. 그리고 호녀씨는 저랑 요리 시작하죠.”




방문을 열고 들어선 눈앞으로는 천장으로 봉이 매달려 있고 벽으로 하여금 봉으로 여러 가지 옷들이 형형색색이 걸려 있었고 나무빛을 발하는 창문틀과 방문 왼쪽에는 나란히 텔레비전과 컴퓨터 책상들이 있었다.


책상 옆 책꽂이엔 요리와 소설 컴퓨터 서책들로 가득했다.


방바닥은 여러 책들과 옷걸이 밑으론 양말과 옷들이 단군은 적당한 자리를 보고 리모컨을 들고 앉았다.


단군이 티비를 켜자 요리준비를 시작할건지 방으로 들어와 웅희는 바닥을 주섬주섬 주워 챙기기 시작하고 겉옷을 벋어 옷걸이에 대충 걸어 놓는다.




“좀.. 지저분하죠..?”




단군도 머쓱한지 머리를 긁적이며..




“괜찮아요. 크흠, 이정도면 양호한 거죠.”




“조금만 기다리세요. 맛있게 만들어 드릴께요.”




웅희는 다시 호녀랑 요리를 시작한다.




“호녀씨 아까 사온 찹쌀을 여기다 부어봐요. 됐어요.”




웅희는 찹쌀과 쌀을 섞더니 단군을 부른다.




“단군씨, 이것 봐요.”




웅희는 섞은 쌀들을 주먹에 한 움큼 쥐어 힘주더니 손에서 가루가 되어 떨어진다.


단군은 살며시 박수 쳐준다.




“멋지네요.”




웅희는 웃는 모습이 들킬까 돌아서며 물을 맞추어 놓고..




“찹쌀과 쌀을 잘게 부셔서 물을 맞추어 30분가량 불려 놓으면 돼요.”




웅희는 냉장고에서 당근, 파, 버섯등을 꺼내어 호녀에게 도마와 칼을 같이 건낸다.




“이것들을 잘게 잘라요.”




호녀는 무슨 생각 이였는지 단군을 부엌에서 마주 보며 앉으면서 도마를 내려놓고 그 위에 당근 파 버섯을 차래대로 올려두고 단군을 부른다.




“단군아, 이것 봐봐..”




그러더니 발톱을 드러내더니 칼처럼 사용한다.




다다다다닥!




그 모습은 마치 칼을 자신의 손처럼 사용하듯 전문 요리사와 같았다.


재료들은 금세 채에도 걸러질 만큼 잘게 잘라졌다.


단군은 또다시 박수를 쳐준다.




“와우! 멋진데..”




어디서 배웠는지 호녀는 엄지손가락을 들어서 아래로 내린다.


그 모습을 본 단군은 어이가 없었는지..




‘허.. 둘 다 왜 저러는 거야..?’




그렇게 웅희와 호녀의 신경전은 계속되고 불린 섞인 쌀과 웅희가 손질한 전복을 가지고 요리는 시작된다.


티비를 시청하는 단군의 옆에선 여전히 시끌벅적하다.




“여기서부턴 내가 할꺼야.. 단군이가 내가 만든 요리를 먹고 싶다고 했단 말야..”




“알았어요. 옆에서 가르쳐 드릴테니 잘 해봐요.”




시간은 어느덧 3시를 가리키고 있을때 요리가 다되었는지 호녀가 나무 밥상에 김치와 수저들을 차려 단군의 앞에 대령한다.


호녀는 한 수저 떠서 먹여준다.




“어때?”




혹시나 호녀가 자신의 표정을 알아챌라 살며시 얼굴이 일그러진다.




“맛..있다.”




자신이 만들어준 요리가 맛있다는 말에 싱글벙글해진 호녀가 실망할까봐 단군은 소금이 잔뜩 들어간 전복죽을 맛있다고 한 것이다.


호녀는 단군에게 수저를 건내면서..




“정말!? 더 있으니까 많~이 먹어..”




그때 티비에선 뉴스가 흘러 나온다.




“어제 저녁 OO마을 한 주택에서 불이나 OOOO만원의 재산피해를 입어 경찰은 화재현장의 바닥에 동물 발자국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내용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화재 사고는 최근 들어 개산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안성시장으로까지 연속된 방화를 토대로 연쇄 방화범을 수사중에 있습니다.”




티비에 나오는 동물 발자국을 본 호녀와 웅희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웅희씨, 저거 여우 발자국 아니에요?”




“그런거 같은데요.”




티비에선 곧이어 다음뉴스가 흘러 나왔다.




“어제 새벽 안성시 서인동에 위치한 안성시장 근처 OOO노래연습장 계단 입구에서 안모씨가 동내 고양이들에 휩싸여 구급차에 실려 갔습니다. 경찰은 노래연습장 안에서 개다래 나무로 만들어진 향수를 발견하고 정확한 사건사항을 조사중에 있습니다.”




호녀는 그 뉴스를 보더니 혀를 찬다.




“쳇! 그렇게 나쁜짓만 하고 다니니까 그런꼴을 당하지.. 개다래나무 향을 엄청 뿌릴 때부터 알아봤어..”




웅희는 호녀를 눈치를 보며 단군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물어본다.




“정말 맛있어요?”




“소금을 많이 넣은거 같은데요.”




웅희는 뭔가 알겠다는 눈치로..




“어쩐지.. 아까 깨소금 넣으랬더니 뭘 많이 넣더니 그게 소금이였구나..”




호녀는 단군을 바라보며..




“근데 우리 집에 언제 갈꺼야..?”




“니 덕에 오늘은 쉬어야 하니 어차피 모텔로 돌아가 봐야 저녁도 사먹어야 하고..”




“그럼 제 집에서 저녁까지 드시고 가세요.”




단군은 반기듯..




“그럼 신세 좀 질께요.”




한편 로얄 애견을 운영하는 환율은 누군가 전화통화를 하고있다.




“어릴때부터 그 의식을 보고 외우고 살았는데 빼먹기야 하겠어요?”




“하나 하나 외워봐라..”




환율의 휴대폰 수화기에선 중저음의 중년남성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환율은 중년 남성에게 하나하나 이야기하자 수화기에선 야단이 터진다.




“이놈아! 하나가 빠졌잖냐..”




“아! 그거.. 죄송합니다 아버지.. 알려줘야 겠네요.”




환율과 그의 아버지와의 대화는 그렇게 이어 나가고 한편 단군과 호녀는 웅희의 집에서 저녁을 먹고 7시쯤이나 돼서야 모텔로 향한다.


모텔로 향하던 도중 길거리에서 악세사리를 팔고 있는 노점상을 발견한다.


단군은 호녀가 낀 반지를 보더니 데려가서 반지를 고른다.


순간 단군에 눈에 들어온 건 검은색과 빛나는 큐빅이 박힌 호랑이 머리 모양의 반지였다.




“와! 이런게 있을 줄이야..”




단군은 손벽을 치며 탄성을 자아낸다.


그 반진 마치.. 호녀를 위해 만들어진 반지 같았다.




“보시고 가세요.”




단군은 호랑이 모양 반지를 들어 보이며..




“이거 얼마에요?”




“2만원이요.”




호녀는 단군을 말려대며..




“뭣 하러 사.. 난 이거면 되는데..”




“그거 안 좋은 거야.. 그거 내가 가지고 있을 테니 빼고 이거 껴봐..”




호녀가 끼고 있던 진실반지를 빼고 호랑이 모양 반지를 끼워준다.


마춘거 마냥 반지는 딱 맞아 떨어진다.




“정말 신기하네.. 호랑이 머리를 한 반지가 있을 줄이야..”




진열된곳엔 똑같은 모양과 크기의 반지가 한 개더 있었다.




“이걸로 2개 살께요.”




단군은 호녀를 바라보며..




“자! 끼워줘..”




호녀가 끼워주자 단군은 계산하고 모텔로 향한다.


모텔로 들어서자 모텔 주인아저씨가 입구에서 불러 새운다.




“505호 청년..!”




“부르셨어요?”




주인아저씨가 방에서 꺼내든 건 하얀색 치마와 하얀색 티였다.




“자! 받게.. 총각 여동생이 와서는 이거 이 아가씨 입으라고 전해주고는 다음에 보자고 전해주라더라구..”




“안 그래도 옷이 하나 있어야 했는데.. 귀단이 녀석 타이밍 하나는 죽여주네.. 근데 왜 하필..”




“단군이 여동생 진짜! 마음에 든다. 옷도 주고..”




“그럼 수고하세요.”




단군은 호녀를 대리고 서둘러 엘리베이터를 타고 방으로 향한다.


단군은 방에 들어서자 호주머니에 있던 진실반지를 화장대 위에 올려두고 휴대폰을 침대에 던져둔다.


호녀가 옷을 입으려 하자..




“입지마..”




“왜?”




“치마잖아..”




“싫어! 입을거야.. 치마라는거 입으면 얼마나 시원한데..”




“바지 사줄테니 바지 입어..”




“싫어!”




“말 들어! 니가 치마만 입고 다니니까 남자들이 꼬이는 거 아냐! 앞으로 인도 다닐때도 내 옆에 붙어서 왼쪽벽으로 붙어 다니고.. 알았지..!?”




“치! 이건 니가 사준거구 이거랑 저건.. 가만.. 너..?”




호녀는 말하다 말고 뭔가를 눈치 챈 듯 이상한 눈으로 단군을 쳐다본다.




“너 설마 내가 니 여자로 보이는 거야..?”




단군은 자신의 얼굴이 붉어지는게 들킬까 이불속으로 숨어버린다.


호녀는 기분이 좋은지 실실 웃으면서 단군에게 다가가 흔들면서 말한다.




“단군앙.. 말해봐.. 너 내가 여자로 보이는 거지.. 그칭..?”




“무..무슨 자..자다가 보..봉창 두..들기는 소..소리야..!”




“말은 왜 더듬는 건대에~?”




“몰라! 저리가..”




호녀는 탁자에 올려져 있는 미녀와 야수책을 가리키고는..




“단군아앙.. 그러지 말고 나 저 책 읽어주라..”




“저리 가라니까..”




그렇게 단군과 호녀의 분위기가 한층 좋아질 무렵 모텔 어두운 건물 뒤로 빨간색의 라이타가 불이 활활 타오르며 모텔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
  • profile
    윤주[尹主] 2010.11.17 08:14
    다음 회는 여우 등장인가요? 두 사람은 정말 우여곡절도 많은 커플인 듯 ㅎㅎ
    재미있게 봤어요^^
  • profile
    시우처럼 2010.11.22 06:56
    단군은 정말 복도 많은 청년이군요.
    부럽슴당.
  • ?
    乾天HaNeuL 2011.01.07 06:58

    후우.....(한숨의 회수가 증가한다 ㅋㅋㅋ)

    아햏햏햏~~~

    점점 염장농도가 짙어지고 있어여!!!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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