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호녀 7화

by ♀미니♂ban posted Nov 01, 201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7화




호(頀) : 구할 호


이력서




호녀와 건너편의 여자는 몇 분간을 노려보다 건너편의 여자는 시간에 쫓기어 어디론가 향한다.


건너편의 여자가 사라지자 단군은 호녀에게 물어본다.




“인간이.. 아니라니..?”




호녀는 가방을 집어 들고 투덜거리면서 걸어간다.




“몰라! 나 말고도 몇 백 년 묵은 동물이 또 있었다니.. 곰내미골 쪽의 냄새가 나는걸 보니 곰인 거 같은데..”




단군을 따라 호녀는 코너를 돌아 골목으로 들어가면서 호녀는 단군을 보면서 침을 삼킨다.




“그 곰탱이 녀석이 내꺼 한 테는 꿀 바르면 안 될 텐데..”




호녀가 달라붙으려고 하자 단군은 질겁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모텔로 걸어간다.




“단군아 같이가!”




단군과 호녀가 도착한 그 모텔은 단군이 일하는 잡화점 근처에 있는 꾀 큰 모텔로 4층쯤 되어 보였고 옥상엔 신전같이 기둥이 새워져 네온사인이 보이는 간판이 서 있었다.


그 건물에는 노래방과 호프등이 있었고 건물 군데 군데 형형색색의 네온으로 장식을 해놓았다.


단군과 호녀는 모텔로 들어가 주인아저씨께 다가가 물어본다.




“아저씨, 하루 얼마에요?”




“3만 5천원입니다.”




단군은 골똘히 생각한다.




‘이거 하루하루 옮길 수도 없는 일이고 한 달 치 계산해야겠는데..’




“한 달 하면 얼마죠?”




“60만원이요.”




단군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마트로 향한다.


마트에서 2번을 돈을 뽑아 60만원 돈을 빼내들고는 모텔로 향한다.


모텔 주인에게 돈을 건네고는 모텔 주인은 열쇠를 빼내들고 엘리베이터를 눌리고 기다린다.




“손님은 어디서 많이 본거 같은데..?”




단군은 머리를 긁적이며..




“요기 앞 잡화점에서 일하고 있어요. 거 외 빨간 간판..”




모텔 주인은 이제야 생각난 듯..




“아.. 어쩐지 어디서 많이 본거 같더라..”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움직이는게 신기한듯 호녀는 탄성이 나온다.




“와! 움직이는 방이다.”




모텔주인은 그 말을 들었는지 슬쩍 눈치를 보자 단군은 헛기침을 하며 딴청을 피우고 호녀는 엘리베이터를 돌아보며 신기하게 바라본다.


4층에 들어서자 호녀는 의아해 하면서..




“단군아, 여기 4층 아니야? 근데 왜 501호.. 502호 막 이렇게 시작해..?”




호녀가 속삭이듯 물어보자 단군은 손가락을 가리키며 일일이 가리켜 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4라는 숫자를 불행하다 생각해서 4층을 5층이라고 표기하기도해..”




모텔주인의 안내로 505호에 도착해 문이 열리고 말이 시작된다.




“한 달 이전에 방을 빼게 되면 하루 3만5천원 날짜 계산해서 환불 되는거 알아두세요.”




단군과 모텔 주인은 서로 인사하며..




“그럼 수고 하세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방문을 닫고 신발 벋고 여관방으로 들어선다.


방안에는 평면 티비와 거울 주의로는 여러 가지 화장품등 드라이기랑 전화기 공기 청정기등이 보였다.


더블 사이즈의 침대는 노란색과 흰색으로 배치되어 있었고 침대 위로는 좌우로 밝은 등이 있었다.


거울 옆으로 두벌의 나이트가운이 보이자 호녀는 달려가 집어 들고는..




“와! 커플티다.”




순간 단군은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서 말이 나오질 않았다.




“넌 그런말은 어디서 배운거냐..?”




“전에 쑥고개에 살 때 옷 훔치러 내려 왔다가 인간들이 말하는거 보고 배웠어..”




단군은 혀를 차더니 가방에서 속옷을 꺼내어 화장실로 들어간다.




“난 씻으러 들어간다. 꼼짝 말고 거기 있어..”




단군이 화장실로 들어가자 화장실엔 씻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생각 이였을까? 호녀의 발걸음은 화장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선 화장실엔 아.. 뿔.. 사..


여관방이라고 방심 해였을까 단군은 미쳐 문을 잠그지 못했고 뜨거운 물을 채 틀기도 전에 호녀가 들어온 터라 단군의 맨 몸을 가려줄 수증기도 일어나지 않았다.


불행 중 다행 이였을까?


샤워기에 물을 튼 채로 앉아 있는 터라 욕조에 가려져 알몸은 많이 들어나지 않았지만 단군은 그 상태로 얼음이 되었고 호녀는 화장실 입구에 서선 왠지 모를 음흉한 미소만 감돌뿐이었다.


단군은 당황해서는..




“야!! 왜 들어와..! 어서 나가!”




호녀는 무슨 속셈인지 몇 발자국 단군에게 다가온다.




“야!! 나가라니깐!”




그제야 호녀는 화장실을 휙 둘러보더니..




“화장실은 어찌 생겼나 그냥 들어 와본거야.. 놀라긴.. 안 잡아먹어..”




호녀는 욕조 안을 힐끔거리더니 나간다.




“볼 것도 없네 뭐..”




단군은 호녀의 행동에 어이가 없었다.




“내가 저런 걸 믿고 집을 나왔으니..”




단군은 홧김에 욕조를 손바닥으로 내려 쳤지만 돌아오는 건 아픔뿐이었다.


단군은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목에 수건을 걸치고 투덜대곤 나오자 호녀는 나이트가운을 가져다 보이며 싱글 벙글 웃는다.




“단군아.. 우리 커플티 입자..”




단군은 콧방귀를 끼며..




“그거 잘 때나 입는 거야.. 그리고 나 그런 거 잘 안 입어..”




호녀가 나이트가운을 들고 단군의 주위를 이리저리 맴돈다.




“입자.. 응..? 입자 단군아..? 응.. 응?”




단군은 옷을 챙겨 넣는데 호녀가 귀찮게 하자 미간을 찌푸려 돌아선다.


나이트가운을 뺏어들고 침대에 팽개치고는 호녀를 밀면서 화장실로 데려간다.




“자! 샤워 하고 나오세요.”




호녀가 화장실로 들어가자 입이 석자는 나와 단군에게 앙탈을 부린다.




“나 씻기 싫은데..”




“나 따라오기 싫으면 그래도 되고..”




그래도 따라는 가고 싶었는지 순순히 투덜거리면서 말은 듣는다.




“알았어..”




단군은 화장실의 문을 닫아주면서..




“너 나오면 밥 먹으러 갈 거야..”




단군은 침대에 앉아서 리모컨으로 TV를 튼다.


그때 아차! 한 듯 단군은 호녀의 옷을 챙겨준다.


자신이 챙겨온 호녀의 옷이라고 해봐야 단 3벌 뿐이였다.


옷 수거함에서 호녀가 훔쳐온 사이즈 안 맞는 옷과 자신이 사준 몇 천 원짜리 옷 그리고 지금 입고 온 단군의 집에서 빌려 입은 옷이다.


변변한 옷은 없었다.


고를 거 없이 자신이 사준 옷을 들고는 화장실 앞에 놓아둔다.




“화장실 문 앞에 있으니까 옷 입고 나와..”




호녀는 씻고 나오고 단군과 같이 나갈 준비 후 여관방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시장안 식당으로 향한다.


단군과 호녀는 밥 먹고 나온다.




“이제 너 제법 밥도 국도 반찬도 잘 먹는다.”




“나 착하지..?”




호녀는 그러면서 은근슬쩍 단군에 팔짱을 끼려 하자 단군은 귀찮은 듯 빼려한다.


호녀는 심술이 나서는..




“나 밥 잘 먹었잖아! 이 정도는 해줘야지!”




호녀가 단군 이에게 다시 팔짱을 끼자 단군이 빼려하자..




“빼지마..!”




단군은 팔짱을 빼버리곤 가버리자 호녀는 그 자리에서 앉아버린다.


몇 발자국 앞에서 호녀가 안 따라오는 걸 느껴 돌아보자..




“안 오고 뭐해..”




손잡자는 듯 호녀는 오른팔을 내민다.


그런 호녀가 밉지만은 안은듯 살며시 미소를 띄우며 단군은 호녀에게 다가가 손잡아 일으켜 새우고는..




“밥 먹었으니 저기 GS마트에나 가서 군것질 거리나 하나 사먹자..”




“여기 근처에서 사면 돼지 왜 멀리 가..?”




“그래야 싸거든..”




호녀는 고개를 끄떡이면서..




“아..!”




단군과 호녀는 7여분을 걸어서 GS마트 앞에 도착한다.


수만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고 간간히 차들이 빠져 나갔다.


그날도 점심시간 이용해 물건을 사러 나온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단군과 호녀는 과자 코너부터 돌기 시작한다.


입구에 들어서는 간식코너와 그 앞으로는 길게 계산대들이 줄지어 있었고 야채와 주류로 하여금 온갖 많은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과자코너를 돌던 단군의 눈엔 자몽맛 머쉬멜로우가 들어온다.


한참을 고민하더니 집어 들고는 주류 코너로 향한다.


진열된 우유쪽부터 캔류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몇 걸음을 걸었을까..? 단군의 눈엔 하얀색 배경에 340ML정도 되어 보이는 단군신화라는 음료수가 보였다.


단군은 집어 들고는..




“단군신화..? 흑마늘과.. 인진쑥..? 이거 호녀한테 딱인데..”




단군은 집어 들고 계산대로 가서 음료수부터 집어 들며 호녀에게 건넨다.




“자! 너한테 딱이다.”




호녀는 마늘과 쑥 그림을 보고선 단군을 째려본다.




“마늘이랑 쑥이네..? 무슨 뜻이야..!?”




단군과 호녀는 계산을 다하고 걸어 나오면서..




“너 인간되라고 주는 거야..”




호녀는 음료수를 따서는 원샷 하더니 단군은 그걸 보고 감탄하며 박수친다.




“와우! 대~박!”




호녀는 궁금해 하면서..




“대박? 그게 뭐야?”




“너 멋있다구..”




단군과 호녀는 마트를 빠져나와 길거리로 나온다.


음료수 패트병을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는 호녀를 보고..




“다 먹었으면 버려.. 뭐하러 가지고 있어..”




“니가 사준 거잖아.. 난 니가 사준 거라면 다 가지고 있을 거야..”




단군은 맞잡은 깍지 낀 손이 땀이 나는 듯 호녀에게 들어 보이며..




“더운데 좀 빼자..”




호녀는 짜증을 내면서 손을 꽉 잡는다.




“싫어! 빼면 나 화낸다!”




“알았어.. 알았어.. 내가 널 어찌 이기냐..”




단군이 포기하자 그제야 살며시 웃으며..




“키히히..”




단군과 호녀는 몇 발자국 앞으로 걸어 나왔을 때 문이 열린 애견센터를 보게 된다.


그곳은 전에 말한 환율의 애견센터 가게였다.


단군은 호녀에게 눈치를 주면서..




“가볼까?”




“끄잉..”




단군과 호녀는 환율의 애견센터로 들어선다.


환율은 단군과 호녀를 보고 반긴다.




“어서오세요. 무슨일로 오셨죠?”




단군은 뭔가 다짐한 눈빛으로..




“호녀가.. 완전한 인간이 될 수 없을까.. 해서..”




호녀도 놀라는 눈으로 단군을 쳐다본다.


환율은 의자를 내주며..




“앉으세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거죠?”




“단군신화에 나오는 곰도 인간이 돼서 웅녀가 된 건데 호녀라고 사람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잖아요.”


“당신은 알고 있죠? 호녀가 인간이 되는법을..? 주술을 풀리는 주문을 누가 말해서 언제 호랑이로 변할지도 모르고 이왕 일이 이렇게 된 거 호녀가 완전한 인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 방법이라면 호녀양이 알고 있어요. 지금.. 해보시겠어요?”




단군과 호녀는 둘 다 동의 의사를 밝힌다.




“제가 준 종이 가지고 있나요..?”




호녀는 호주머니를 뒤지더니..




“아! 아까 나오면서 챙겨 나왔어.. 여기..”




환율은 바늘과 조그마한 접시를 건네주고는..




“손가락을 찔러 피를 짜내어 20방울 떨어뜨리세요. 그리고 그쪽은 머리카락 하나만 뽑아 주시구요.”




호녀는 환율이 시키는대로 한다.


단군이 뽑아주자 환율은 가위로 잘게 머리카락을 잘라 피와 혼합한다.




“그리고 피를 이용해 호녀양이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을 한문으로 그 종이에 적으세요.”




호녀는 단군에게 물어본다.




“너 성이랑 이름 어떻게 써..?”




“朴 후박나무(박)에 壇 단(단)君 임금(금)..”




빨간 피여서 그런지 왠지 섬뜩한 글씨로 모르는 한문이 없는듯 잘도 써내려 갔다.


환율은 가게안의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을 종이컵에 받아서 단군의 이름이 적힌 중이를 불태운다.


그 재를 모아 뜨거운 물에 잘 섞는다.




“자! 호녀양이 드세요.”




호녀가 먹으려 하자 단군이 막으면서..




“먹어도 해가 돼진.. 않겠죠?”




“걱정 마세요. 호녀양이 곰이랑 동굴에서 쑥과 마늘을 먹을 때부터 전해 내려오는 의식에 일부분이 인간이나 동물이나 몸에는 전혀 해가 되지 않아요.”




환율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호녀는 재가 섞인 따뜻한 물을 마셨다.


환율은 호녀에게 다가가 머리카락 한 올을 뽑는다.


그리곤 서랍에서 잇몸약인 알약을 꺼내어 안의 내용물을 빼내고 호녀의 머리카락을 잘게 잘라 알약 캡슐에 넣고는 단군에게 물 한잔과 같이 건넨다.




“몸에 해로운건 없으니 맘 놓고 드세요.”




단군은 알약을 입에 넣고는 물을 마셔 한 번에 넘긴다.




“이제 호녀양이 주술이 풀리는 주문을 마음속으로 20번을 외우시면 끝입니다.”


“그 주문을 외우는 날부터 100일이 지나면 완벽한 인간이 되는 겁니다. 삼칠 일 날 큰 시련이 찾아 올 거예요. 그 시련을 잘 넘기면 100일이 지나지 않고도 바로 인간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시에는 나머지 기간들이 힘들 거예요.”




단군은 궁금해서 환율에게 물어본다.




“그.. 시련이라는게..?”




“100일의 10일 간격으로 총 10번.. 그 시련이라는 건 호녀양이 더.. 잘 알겠죠?”


“호녀양이 4천년 이상 오랫동안 살아있을 수 있는 이유..”




단군은 호녀를 보며 묻는다.




“너 주문이 뭔지 몰라..?”




“전에도 말했잖아.. 주문이 내가 외워서 풀리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말하는 걸 들어서 풀리는거라구.. 그 주문이 뭔진 모르겠어..”




단군은 살며시 끄떡이며 되묻는다.




“전에 그랬었지.. 니가 오래 살 수 있는 이유가 누구에게 부탁해서였다고..”




호녀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진다.




“백호..”




“맞아! 그 부탁이란 게.. 대가를 걸었던 거야..?”




호녀는 곰곰이 생각하는듯..




“자세히는 기억 안 나지만 엄청 아프고 무척 슬픈 대가였어..”




단군은 비장하게 환율에게 묻는다.




“만약..만약에 100일이 지나도 인간이 되지 못한다면..?”




“마지막 시련을 격고 긴 세월.. 외톨이가 되지 않을까요?”




단군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호녀야, 그만 가자..”




“끄잉..”




“호녀는 반드시 인간이 될 겁니다.”




단군과 호녀는 환율의 애견센터를 나와서 단군은 다짐한다.




‘내가 있으니까 호녀는 반드시 인간이 될 거야..’




호녀는 단군에게 다가가 팔짱을 끼곤 바라보며 말한다.




“너 나 외톨이 안 되도록 안 버릴 거지..?”


“나.. 인간이 될 수 있을까..?”




단군이 바라본 호녀의 눈은 호랑이라는 맹수의 눈빛이 아닌 마치 걱정스런 어린이의 눈빛이었다.


그래서 이었을까.. 단군은 호녀의 격려하고 싶었다.


단군은 호녀의 반대편 어께에 살며시 올려놓는다.




“호녀야, 이빨 빠지지 말고 힘내..!”




“끄잉..!”




단군과 호녀는 여관으로 돌아가고 그날도 어김없이 둘이서 단군이 일하는 아르바이트로 향한다.


호녀를 밖에다 새워두고는 단군은 아르바이트 하는 잡화점을 들어서며 인사를 나눈다.


점장은 단군에게 호녀에 대해서 물어본다.




“아직 저 아가씨 우리 가게에서 일하겠다고 안하더냐?”




“아직 그런말 없던데요.”




단군은 수상하다는 듯 점장에게 물어본다.




“그런데 왜 계속 호녀를 우리 가게에서 일하게 하려고 그러세요?”




“너도 눈치가 있다면 모르진 않을꺼 아냐.. 요 근래에 너 여자친구 주의로 남자 손님들이 맴돌고 있어.. 미인계를 잘만 이용하면 장사가 잘될 거 같은데..”




단군은 출석체크하고 나간다.




“호녀가 하고 싶다면 모를까 전 생각 없어요.. 나가서 일할게요.”




단군이 한창 밖에서 일할 때 쯤 호녀를 좋아하던 대여섯 되는 사내아이가 호녀에게 달려와 안긴다.


호녀는 반가운 듯 다리에 올려 안아주면서 아이의 이름을 물어본다.




“자주 보면서 아직까지 이름을 몰랐네..? 너 이름이 뭐야?”




“조단이라고 해..”




조단이라는 아이는 호녀의 무릎에 걸쳐 앉고는..




“누나, 10년만 기다려줘.. 나 누나랑 결혼할 거야..”




듣고 있던 단군은 당돌한 아이의 말이 은근히 마음에 안 걸린다면 거짓말 이였다.


그런 단군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냉큼 호녀는 대답해버린다.




“그래, 어서 커서 나랑 결혼하자..”




조단의 엄마가 아이를 다그치면서..




“아가씨 미안해요. 요새 애들이 철이 없어서.. 근처 지나가는데 애가 워낙 누나보고 싶다고 가자고 해서..”




조단과 그 어머니는 인사를 나누고 가게 안으로 들어선다. 그러자 호녀는 살금살금 나 몰라라 하고 있는 단군에게 다가온다.


그러자 단군은 삐친 말투로..




“어쩌면 그리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냉큼 대답 하냐.. 너 나 없어도 쟤랑 살면 되겠다.”




호녀는 단군을 올려다보며 씨익 웃는다.




“너랑 다른 인간들이랑은 다르지..”




“어떻게 다른데..?”




“넌.. 나한테 악세사리 같은 존재야..”




단군은 호녀의 의외의 말에 의아해 하며..




“악세..사리..?”




호녀는 단군의 주의를 왔다 갔다 하며 말한다.




“인간들이 악세사리를 하고 다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그거야.. 꾸미기 위해서가 아닐까..?”




호녀의 오른손 3번째 손가락엔 단군이 준 반지와 손목엔 파란색 체크무늬 손수건이 묶여있고 같이 개 목걸이가 언제나 감겨져 있었다.


그걸 단군이에게 들어 보이며..




“넌 나한테 반지도 주고 이 헝겊도주고 긴 끈도 사줬잖아.. 이런 것도 따지고 보면 액세서리인데 악세사리는 단지 꾸미고 다니기에 지나지 않고 서로와 서로가 정을 나누는 선물인거야..”




호녀의 예상외의 말에 단군은 놀란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아니, 자신은 호녀에게 주는 돈이 아까워 책상 서랍에서 굴러다니는 3000원도 되지 않는 반지와 땀 닦을 때 쓰는 손수건 장난삼아 사준 개목걸이를 호녀는 단군과 정을 나눈 증표로 소중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걸 귀찮다고 보기 싫다고 했던 자신이 그때만큼은 호녀에게 부끄러웠다.




“넌 그런 말을 어디서 배운 거냐..?”




“마을회관에서 이야기 했던 할머니한테서 배웠어..”




자신은 시끄럽고 오지랖 넓은 할머니가 싫어서 피했는데 그런 할머니에게도 배울 점은 있었다.


정말 동물들이 인간보다 낮다는 말이 딱 맞아떨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흘러 단군은 퇴근하고 살고 있는 여관방으로 호녀와 같이 향하였다.


단군은 방에서 침대에 앉아 어머니에게 전화를 한다.




“♩~♬~♪ 딸깍! 엄마 나야..”




“어, 그래 아들.. 별 탈 없지..?”




“나야 별 탈 없지.. 엄마는 아빠랑 안 싸우지..?”




“너네 아빠야 매일 술 먹고 욕이나 안하면 그나마 다행이지.. 오늘은 웬일인지 집에서 술 먹었구나.. 밥상에서 술 한 잔만 먹어도 기본 3~4시간이니..”




“엄마, 여기 내가 일하는 곳 근처에 얼마 안 떨어진 모텔이거든.. 안성 프라자 모텔이라구..”




“어! 그래 조만간 엄마가 한번 들리마.. 계속 여관방에서 지낼 건 아니지..?”




“돈 벌면 다른 대로 가야지..”




단군은 돈 이야기가 나오자 지갑을 살핀다.


자신의 지갑에 생활비가 얼마 없자 나갈 준비를 하는데..




“어! 엄마 나 지금 잠시 나갔다 올 때가 있어서 다음에 전화할게..”




“그래, 몸조심하고 꼬박 꼬박 밥 챙겨 먹어라..”




“엄마, 끊어..”




단군은 어머니 김여사랑 전화통화를 마치고 호녀에게 일러둔다.




“나 잠시 요 앞 마트에서 돈 좀 꺼내고 올테니까 어디 나가지말고 있어..”




“끄잉..”




단군이 머물고 있는 모텔의 네온사인이 팔색조마냥 밝게 빛나고 거리의 간판들이 형형색색이 밝게 빛을 밝히는 자정을 몇 십분 남긴 골목길은 그야말로 한산했다.


수많은 자동차들이 주차공간을 잃고는 이리저리 비집고 전봇대 근처에도 주차되어 있었다.


마트에서 이제 막 현금지급기의 돈을 빼내들고 나오는 단군의 눈에는 어지럽게 쓰레기가 나뒹구는 전봇대와 그 양쪽으로 두 대의 차 사이로 한 여자가 들어서 있었고 빠져나가지 못하게 두 명의 남자가 길을 막고 있었다.


위험에 처한 여자를 유심히 쳐다보는 단군은 그 여자가 낯설지 않았다.


바로 정오쯤에 여기 앞 횡단보도에서 호녀와 눈싸움을 벌이던 그 여자였다.


주의엔 물론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었으나 누구하나 그 일에 간섭하려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저 여잔 아침에 호녀랑 눈싸움 하던 그 여자 아냐.. 야! 사람이 다니는 골목길인데 아무도 간섭을 안하네..”




단군은 조심스레 근처로 다가가서 숨어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람을 쳤으면 사과를 할 줄 알아야지..!”




여자는 화가 난 듯 허리에 양손을 올리곤..




“날 납치하려는 인간들이 누군데..!”




둘 다 서른 중반쯤 되어 보이는 건장한 남자였고 그중 하나가 여자에게 부딪쳐서 크게 한번 구른 듯 형색이 말이 아니였다.


그도 그럴 것이 단군이도 횡단보도에서 부딪쳐서 가까스로 호녀가 도와줘 크게 다치지 않았기 때문에이다.


어깨를 약간 넘을법한 갈색빛 나는 검은색 긴 생머리에 눈꼬리가 올라가 눈썹과 평행을 이루고 있었고 화장을 한 듯 밝은색 피부와 입술은 분홍빛을 띄었다.


언뜻 보니 연예인 신애와 닮아 보였다.


건장한 남자들은 화가 잔뜩 난듯 옷이 만신창이가 된 남자가 칼을 빼내든다.




“인간들이라니..! 이 여자가 겁을 상실했구만..!!”




다른 쪽 한남자가 겁을 주려는 듯 전봇대에 손바닥을 치며..




“이 오빠들이 귀여워 해줄랬더니 안돼겠구만..!”




그런 상황에서도 여자는 겁을 먹기는 오히려 더 눈을 부릅뜨고 대들었다.




“다치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좋은 말로 할 때 가라..”




옷이 만신창이가 된 남자가 아랫입술을 깨물듯 혀를 차면서 꺼내 들었던 조그마한 칼을 여자에게 휘두른다.


여자는 가까스로 피하지만 왼손에 상처를 입어 피가 흐른다.


상황을 보다 못한 단군이 쥐고 있던 칼을 손을 쳐서 떨구게 하고 여자 앞을 막아선다.




“이.. 이봐요. 연약한 여..여자에게 너..무 하..잖아요.”




칼 까지 떨어뜨리게 한 것 까진 좋았으나 여자의 앞을 가로 막은 단군의 목소린 그야말로 무서움과 긴장한 기색이 영력했다.


여자는 단군의 얼굴을 보더니..




“당신은 점심때 횡단보도.. 비켜요. 오히려 당신이 위험해지니까..”




단군의 다리는 떨려와 벌써 도망가고 싶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여기서 내 뺐다간 꼴이 말이 아닌 게 돼 버린다.




“그쪽.. 다.. 다쳤잖아요. 위험에 처..한 여자를 보고 그.. 냥 지나 갈순 없..죠.”




다른 쪽 남자가 단군의 멱살을 잡고 늘어지는데..




“다치고 싶지 않으면 그냥 지나가지..?”




그 여자는 단군이 자신을 보호하려는 모습이 가상했는지 씨익 웃으면서..




“힘은 안 쓰려 했는데.. 몇 시간 기절 좀 하면서 반성이나 해라..”




여자는 오른손으로 남자 두 명의 머리를 그대로 내리친다.


그건 마치 프라이팬으로 내리치는 것과 같은 거였다.


두말할 거 없이 건장한 두 남자를 원 펀치로 그대로 기절시켜 버렸다.


여자는 두 남자가 길바닥에 내동댕이쳐지면서 기절하자 툭툭 발로 치면서..




“그러 길래 왜 가만히 지나가는 맹수를 건드리고 그래..”




그러더니 여자는 양손으로 두 남자를 간단하게 들어 차에 기대어 앉혀 놓는다.


그때까지만 해도 단군은 두려움에 간신히 깨어날 수 있었다.


단군은 그 여자의 피가 흘러내리는 손을 보자 지갑에 미리 준비해둔 밴드를 꺼내어 손등에 발라준다.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그 여자가 단군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우리 서로 할 말이 있을 듯 한데 저기 마트에서 간단히 이야기 좀 할까요?”




단군과 여자는 훼미리마트로 들어가 밖이 보이는 주황색 긴 탁자에 기대어 서서 이야기를 나눈다.


단군은 차가운커피를 건내면서..




“이거.. 아, 안..드실려나?”




여자는 커피를 뺏어들고는 따서 들이킨다.




“그 호랑이가 그렇게 잘 따르는거 보니 같이 지내나봐요?”




“아! 네.. 뭐, 그렇게 됐어요.”




손등에 난 상처를 바라보곤 단군을 사랑스런 눈빛으로 바라본다.




“인간 주제에.. 기특하게도 절 도와주려고 뛰어들더군요. 이런 상처쯤이야 금방 나을 텐데 밴드도 발라 주시고..”




여자의 눈빛이 부끄러웠는지 고개를 돌린다.




“그나저나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우사의 나무패가 갑자기 요동치자 여자는 무엇을 느낀 듯 단군의 어께에 기댄다.




“인간세계로 나와 생활한지 얼마 안돼서 적당히 둘러대고 있어요. 이력서에 써넣을 이름이 필요한데 하나 지어 주시겠어요.”




유리를 앞에 두고 있었지만 한기가 단군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팥빙수를 먹은 듯 배속이 차가웠고 얼음이 눈을 비비듯 등골이 오싹했다.


질투에 눈이 먼 호녀가 처음으로 단군이 앞에서 발톱을 드러내고 있었다.


지금 나가 호녀를 말리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강화유리든 뭐든 산산조각 내고 이판사판 낼 참 이였다.




“호.. 호녀야..”




단군은 잽싸게 달려 나가 호녀를 붙잡았다.




“너! 누구 마음대로 바람피우랬어..!? 기다려도 안 오기에 나와 봤더니 곰탱이랑 짝짓기를 하고 있어!”




어금니를 꽉 물고 두 눈에는 마치 레이저가 나올 듯 부릅뜨고 있었다.




“바..바람을 피..피다니.. 깡패들한테 위험에 처해 있길래 도와주고 이.. 이야기 좀 하고 이..있었지..절! 대로 바람 안폈어..”




그제야 들어냈던 발톱을 넣고는 진정한다.




“정말이지..? 넌 내거니까 바람피우면 죽는다.”




“그럼!”




단군이 호녀를 겨우 달래고 있을 무렵 마트 안에서 이야기 하고 있던 여자가 나오면서 단군에게 인사한다.




“제 이름은 웅희에요. 정웅희..! 언제든 제 도움이 필요하거든 사거리에 신한은행 옆 김밥천국으로 찾아오세요.”




정웅희는 손 흔들며 갈 길로 떠난다.




“오늘 고마웠어요!”




단군은 웅희에게 인사를 하고 큰일이라도 벌어질세라 황급히 모텔방으로 향한다.


그렇게 시간은 3일이 지났다.


그날은 어쩐 일인지 점심때 성화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어! 아빠 왜..?”




“여기 너 모텔 3층 계단이나 나와 봐라..”




“들어오지 뭣 하러 거기 있어..”




“나와 봐라..”




단군은 전화를 끊고 밖으로 나간다.




“나 잠깐 나갔다 바로 들어올 거니까 어디 가지 말고 여기 있어..”




“끄잉..”




단군이 나가자 얼마 지나지 않아 호녀가 전화통화 내용을 들었을까 단군을 따라나선다.




“아제가 오셨나본데.. 따라가 봐야지..”




호녀가 따라나선 곳에는 아니나 다를까 성화와 단군이 말싸움을 하고 있었다.




“너 여관방은 무슨돈으로 낸거냐!?”




“무슨돈으로 내긴.. 근데, 그걸 왜 물어보는데..?”




“너네 어머니가 니 통장 통장정리하다가 60만원 빠져나간걸 알았더라.. 그돈 여관방비 낸다고 쓴거냐!?”




“응..”




“그 돈이 어떤 돈인데 이런 쓰잘때기 없는곳에 돈을 써..!”




단군은 아버지에게 버럭 화를 낸다.




“나 이제 집 나와서 혼자 사는거야.. 제발 좀 이래라 저래라 간섭 좀 하지마.. 그리고 내돈 내가 쓰는 건데 왜 말이 많아..! 막말로 아빠가 내 가게 차려줄것도 아니잖아!”




“못난놈.. 니 꿈인 마트를 차릴려고 몇 년동안 모은돈이 아니냐! 이런곳에 쓸려구 모은거야!? 잔말말고 여관방 빼고 집으로 들어와라..!”




성화는 자신이 할 말만 하고 내려가 버린다.


단군은 팔짱을 끼곤 잔뜩 화가 나있다.




“정말 자기 할 말만 하고 가지..”




단군도 투덜대며 방으로 돌아간다.


냉큼 그 광경을 본 호녀가 방으로 돌아가 무슨 생각이였을까.. 돌아온 단군에게 말을건다.




“단군아, 나 너 일하는데서 같이 일하면 안돼?”




호녀의 의외의 말에..




“뭐? 같이 일하겠다구..?”




살며시 고개를 끄떡인다.




“뭐, 니가 하겠다면야 말리 지야 안겠지만.. 정말 하고 싶어..?”




또 한 번 끄떡인다.




“좋아, 그럼 내가 밖에 나가서 뭣 좀 사올 테니까 기다려봐..”




단군은 나갈 채비를 하고 모텔 앞 패밀리마트에서 이력서를 하나 사들고 들어온다.


그리곤 탁자에 나란히 앉아 써내려 간다.




“이름, 강호녀.. 한자는..강.. 강..”




“姜 성(강)짜랑 强 굳셀(강)이 많지..”




“굳셀 강이 좋겠다. 이거 맞지..?”




“응..”




“호는..?”




호녀는 시무룩 해져서는..




“범 호짜라며..”




단군은 호녀를 보고 이름 모를 미소를 띠더니..




“嫮 아름다울(호)에 女계집(녀).. 아름다운 여자..”




범 호라고 쓸 줄 알았던 단군이 자신보고 아름다운 여자라고 해주자 감동의 눈으로 글썽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