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호녀 27화

by ♀미니♂ban posted May 0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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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호(㨭) : 거스를 호

제노글로시 효과..

 

시간은 거슬러 단군이 호녀를 버스정류장에 버려두고 집에 도착한때부터이다.

허탈한 심정으로 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선 단군은 호녀의 생각을 지우기 위해 몇일전에 산 노트북을 열고 전원을 누른다.

켜지자 인터넷을 이리저리 뒤지다 전생체험 이라는 걸 발견한다.

 

“스피커를 켜놓고 자리잡고 누워 집중하면 전생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거라도 해볼까..?”

 

단군은 구석에 있는 이불과 베개를 꺼내어 자리를 잡은 후 스피커를 켜두고 눕는다.

스피커에서 남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단군은 슬슬 최면에 빠진다.

 

“당신은 최면에.. 빠집니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 당신의 눈앞엔.. 뭐가 보입니까..?”

 

그때 집 밖에선 호녀가 뛰어와 문을 열고 들어선다.

단군이 누워있는 모습이 보이자 들어서선 다가와서..

 

“단군아, 너 나 진심으로 좋아하는거지..? 그치..? 내가 이뻐서만 좋아하는게 아니라 마음이 이뻐서 좋아하는거지 그치..!?”

 

최면에 걸린듯 눈을 감고는 자신도 모르게 단군은 속마음을 비춰 보인다.

 

“이뻐서.. 좋아하는거지..”

 

단군의 그 한마디에 얼굴을 찌푸리며 화를 낸다.

 

“뭐!!?”

 

“이쁜것도 이쁜거지만 더 좋은건 날 좋아해주고 믿어주는 착한 마음이지..”

 

단군에게 감동받았다가 노트북에서 흘러나오는 말 때문에 분위기 깬 호녀는 들여다보면서..

 

“전생..체험..?”

 

노트북 안에선 여전히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무엇이 있습니까..? 그리고 누군가 있으면 그 사람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무언가가 보이는 듯 말하기를 머뭇거리다가 말을 꺼낸다.

 

“수많은 나무와 풀들이 보이고.. 돌들로 성을 싸여 올린 기다란 것이 보이네.. 누군가가 보이는데.. 당신은..? 외..외숙 홍..자..수..? 여긴.. 죽주..산성..”

 

단군의 말에 놀란 호녀는 동공이 커지며 입이 점점 벌어진다.

 

“호..홍자수.. 덕남이 외숙인데..! 죽주산성은 덕남이가 죽은곳이라구..”

 

그때 호녀는 무언가가 기억난 듯 이덕남장군이 외숙과 죽주산성으로 왜란과의 전쟁을 하러갈 때를 떠올린다.

 

“호녀 낭자가 꾼 꿈은 서운산성 전쟁때 확실해졌잖소.. 확실히 돌아 왔으니.. 이번 전쟁이 끝나면 우리 자식 이름을 이단군으로 합시다.”

 

호녀의 기억이 끝나기도 전에 노트북에서는 다음 질문이 떨어졌다.

 

“당신은 어떻게 죽게 되었나요..?”

 

“저기서 뭔가가.. 허..허억..윽.. 화..화살이..”

 

호녀는 흐르는 눈물을 애써 손으로 닦아내며 감추려 한다.

무슨 생각 이였는지 냉장고 안의 단군신화 음료를 하나 꺼내 따서 들이키더니 몇 개를 챙겨선 검은 비닐에 넣어서 챙겨 나간다.

단군에게 왜 날 버린거냐고 물어볼 겨를이 없이 뛰쳐나가버린 호녀가 나가자 그 소리에 최면에서 깨버린 단군은..

 

“흐음.. 분명 호녀의 목소리가 들린 거 같았는데..”

 

단군은 노트북을 바라보며..

 

“인터넷에서 돌고 도는 거라 확실한 게 아닌 건가..?”

 

단군의 호녀가 없는 그날 하루는 쓸쓸하게 지나갔다.

몇 일후 아버지와 같이 일을 마치고 돌아온 후 전에 일했던 산타클로스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고 나온 후 건너편으로 건너가기위해 횡단보도 앞에 서 있었다.

무엇을 본 것일까..? 건너편에서 호녀를 본 단군은 빨간불로 바뀌지도 안았는데 이름을 부르며 뛰어 건너갔다.

 

“호녀야! 강호녀!”

 

미쳐 달려오는 차를 보지 못한 단군은 그만 교통사고를 당하고 만다.

불행 중 다행으로 크게 다치진 않았고 머리에 충격을 입고 병원에 실려 온 단군은 부모님이 보는 상황에서 눈을 뜨게 되는데 이상한 말을 하게 된다.

그때 단군이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환율의 이야기를 듣고 응급실로 뛰어 들어오는 호녀가 주위를 살피고 있다.

 

“여기 이단군.. 아니 박단군이라고 교통사고 당해서 들어오는 사람 어디 있어요?”

 

안쪽을 가리키는 간호사의 손을 따라 호녀는 들어간다.

 

“저쪽으로 쭉 들어가면 있어요.”

 

단군이 눈을 뜨자 걱정스런 눈으로 김여사가 먼저 말을 건넨다.

 

“정신이 들어..? 내가 누군지 알겠어..?”

 

“어머니.. 소자 괜찮사옵니다.”

 

생각지도 못한 단군이의 사극말투에 의아한 김여사와 성화 그리고 귀단은 서로를 마주보며 놀란다.

 

“얘가 갑자기 웬 사극말투야..?”

 

“사극 말투라니요.. 소자 평소대로 말하는 겁니다. 헌데 어인 연유로 소자가 이런곳에 와 있는 겁니까..?”

 

성화와 김여사는 황당해서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뒤에 있던 귀단이 보다못해 말하는데..

 

“오빠가 일했던 잡화점 근처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를 당했어.. 다행인게 다친데는 없다는데 떨어질 때 충격으로 머리에 좀 무리가 생긴 거 같다고 그러던데..”

 

그때 의사가 들어서고 성화와 김여사를 멀찌감치 떨어져서 말을 이어간다.

 

“박단군씨 보호자분들 되시죠?”

 

“네, 그런데요. 우리 단군이 한데 무슨 안좋은일이라도..?”

 

“다행히 큰 문제는 없지만 정신적으로 의심 가는 증세가 있습니다. 제노글로시 현상이라는건데..”

 

어려운 말에 고개를 갸우뚱 거린 성화는 되물으며..

 

“제노 뭐라구요?”

 

“제노글로시 효과라고 어떠한 충격으로 인해 사용하지도 않은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학계에선 아직 밝혀진바 는 없지만 외국에선 여러 가지 사례가 밝혀진바 있습니다.”

 

걱정이 된 김여사는..

 

“그럼 우리 아이는 어떻게 되는건가요?”

 

“보통 저런 현상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사라집니다. 들은바에 의하면 전생의 언어를 구사하는 거다 평소에 보아온 언어를 하나하나 붙여서 말한 거다 말들은 많습니다만 아직 정확한건 없어서 걱정하실 건 아니라 봅니다.”

 

김여사와 성화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거 참 다행이네요.”

 

밖에서 들어오지 못하고 커튼 뒤에서 이야기를 엿듣던 호녀는..

 

‘제노..글로시 효과..? 전생의 언어를 구사한다?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렇게 호녀는 단군의 전생이 이덕남 장군인걸 확신한다.

시간은 거슬러 단군이 호녀를 찾으러 방송국으로 가기 전날 티비로 보아오던 호녀의 모습에서 운사의 나무패가 보이지 않는걸 의아해 환율을 찾아간다.

문을 들어서기가 바쁘게 환율을 부르는데..

 

“환율씨..”

 

“오셨어요..?”

 

환율이 의자를 내주자 자리에 앉으며 다급한 말투로 단군이 말을 시작한다.

 

“호녀가 운사의 나무패를 차고 있지 않아요.”

 

“그것보다 우선 왜 호녀씨가 연예인이 된 건지부터 알고 싶은데요.”

 

단군은 환율에게 그동안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자세하게 해준다.

 

“호녀씨를 연예인으로 대성하기위해 버스 정류장에다 버려두고 오셨군요. 단군씨는 호녀씨를 위한거라지만 호녀씨 입장에선 오해의 여지가 있을텐데 왜 그때 따라오지 않는것일까요?”

 

그때 가게를 들어서며 달갑지 않는 자가 들어서는데..

 

“그건.. 내가 말해도 될까..?”

 

단군과 환율이 뒤돌아 본건 다름 아닌 사신 백호가 찾아온 것이다.

 

“호녀의 마지막 시련이 뭔 줄 아나 인간..?”

 

“호녀의 마지막.. 시련..?”

 

얼마간의 뜸을 들이다 백호는 콧방귀를 뀌듯 웃어 보이며 기억은 되돌아가 단군이 호녀를 버리고 간 그 시간 호희가 호녀에게 건넨 말부터 시작된다.

 

“쫒아 가지 않는게 좋을거야..! 단군이가 너의 마지막 시련이 뭔지 알게 된다면 지금처럼 버려지는건 마찬가지 일테니까..”

 

자신의 마지막 시련이 무엇인지 안다는 호희의 말에 흠칫 놀라며 돌아보며 되묻는데..

 

“내 마지막 시련이 뭔지 안다구..?”

 

“사신 백호와 그 인간의 대결.. 둘 중 하나가 죽을 때까지 하는 거야..”

 

호녀는 눈이 커지며 놀라는 얼굴로..

 

“인간과 사신과의 대결이라니..! 그..그게 저..정말이야..? 그건.. 그건 죽으란 이야기잖아!!”

 

호희는 먼 곳을 바라보며 팔짱을 끼며 비웃는다.

 

“이 세상 어느 누가 죽을 걸 뻔히 알면서 인간도 아닌 너를 위해 사신이랑 싸우겠어..?”

 

그제야 버스정류장에 버리고 간 자신을 왜 따라오지 않았는지 이유를 알게 된다.

환율을 눈을 이리저리 돌리더니 곰곰이 생각한 후 눈치 챈 듯 말을 꺼낸다.

 

“아무래도 호녀씨는 목이 아닌 신체 어딘가에 운사의 나무패를 지니고 있을 겁니다. 100일을 다 채운 후 자신이 아마..”

 

뒤돌아 밖을 바라보던 백호가 환율을 말을 이어간다.

 

“나랑 싸울려고 마음 먹은거겠지.. 자신이 사랑하는 인간을 신적인 존재와 싸우게 할 순 없었을 테니.. 인간보다 자신이 싸우는게 더 나을테니까..”

 

무언가 다짐한 듯 비장한 얼굴로 백호에게 말을 건네는데..

 

“당신과 싸우겠어.. 어떻게 하면 되는거지..?”

 

백호는 의미모를 미소를 띠며 단군을 바라보고는..

 

“날짜는 9월 16일 시간은 오후 2시 장소는 자네가 호녀를 처음 만난 바로 그 장소..”

 

백호는 가게를 나가면서 얄밉게 돌아서며..

 

“아! 참고로 말하는데 핸디캡 따윈 없다는 걸 알아둬..”

 

백호가 가게를 나가자 긴장이 풀린듯 환율과 마주보고 의자에 털석 앉아버린다.

 

“정말.. 잘하는 짓인가..?”

 

“정말 사신 백호랑 싸울건가요..?”

 

힘없이 단군은 환율을 돌아 바라보며..

 

“호녀도 나도 환율씨도 그렇고 웅희도 그동안 그 많은 시련을 어떻게 견뎌 왔는데 여기서 물러 설순 없는 거잖아요.”

 

숨을 크게 내쉬고는..

 

“호녀도 인간이 되려고 4000년이라는 긴 세월을 기쁘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뼈아프게 지내왔을텐데.. 호녀가 인간으로 되어서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요.”

 

“그래서 사신 백호랑 싸우겠다는 걸 결심한 거군요. 대단해요.”

 

시간은 거슬러 9월 16일 쑥고개 입구 앞이다.

단군은 입구 앞에서 팔짱을 끼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호녀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한시간전부터 기다리고 있었으니 백호랑 싸우러 올라간 건 아니겠지..?’

 

그때 저만치에서 편안한 추리닝을 입고 고개를 올라오는 호녀를 볼 수 있었다.

그날따라 분홍색에 하얀색 줄무늬 옷으로 세트로 맞춘 호녀가 예뻐 보였다.

단군은 다가서서 말을 건네자 호녀는 어떻게 알고 왔는지 흠칫 놀라는데..

 

“여긴 어떻게 온거야..?”

 

“백호랑 싸우러 왔어..?”

 

애써 외면하던 호녀는 단군의 말에 놀라면서..

 

“알고.. 있는거야..?”

 

단군은 능청스럽게 팔짱을 끼고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100일을 맞은 오늘 니가 무엇 때문에 이곳에 온 것인지.. 니가 왜 나한테 차갑게 대하는지.. 그 이유를 말하는거야..?”

 

호녀는 인상을 찌푸리더니 무언가 고심한 듯 단군의 앞을 팔 벌려 가로막아 서서는..

 

“돌아가! 오지 말란 말야!!”

 

호녀의 고함 소리에 잠시 놀라 주춤하지만 애초부터 물러설 생각이 없었던 단군은 호녀를 밀치고 올라간다.

 

단군이 밀자 힘없이 주저 앉아버린다.

그런 호녀를 뒤돌아보며 잡아 주려 하지만 한편으로 울컥하는데..

 

“얼마만큼의 시련을 혼자서 견뎌 왔길레 내 힘을 이기지도 못하는 거야..? 그래가지고 사신 백호랑 싸우겠다는 거야..!?”

 

나뭇잎에 주저앉아서 조용히 눈물 한 방울이 뺨을 타고 흐를 때..

 

“그 말 기억나..? 덕남이가 우리 2세를 낳으면 반드시 이름을 단군으로 짓겠다는 거..?”

 

호녀를 밀친게 미안한지 먼 산을 바라보며..

 

“그래서 뭐..!”

 

“어쩌면.. 아니 너의 전생이 이덕남일지 모르는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두 번 잃고 싶지 않았어..”

 

단군은 호녀를 바라보더니 호녀 앞에 앉아선 새끼손가락과 엄지손가락을 보이며 약속하자는 의사를 내비친다.

 

“약속할게.. 내가 사신백호를 이겨서 너를 인간으로 만들어 주고.. 너만 사랑한다는 걸..”

 

단군과 호녀는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하자 호녀는 무슨 생각 이였는지 “쩝쩝..” 입맛을 다시고는..

 

“이거 꼭 둘이 뽀뽀하는 거 같네..”

 

순간 단군은 한손으로 호녀의 뒷머리를 잡고는 호녀에게 기습키스를 해버린다.

단군의 행동에 어느 때보다 놀란 호녀는 눈이 커지며 차가운 바람만이 그들을 스쳐지나간다.

호녀의 흐르는 눈물도 긴장감도 단군의 키스로 인해 순식간에 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니가 해주니까 더.. 떨려..”

 

“울지 마요. 우리 꼬맹이..”

 

단군이 호녀의 머리를 쓰다듬자 마음먹었던 게 못내 아쉬웠던 듯..

 

“나 혼자 백호랑 싸울랬는데.. 이러면 마음 약해지는데.. 뭐.. 할 수 없지..”

 

싱글벙글 웃어 보이며 주먹 불끈 쥐어 보인다.

 

“걱정마.. 넌 내가 지킬 거야..!”

 

단군은 일어서서 호녀에게 손 내밀어 보이며..

 

“손!”

 

호녀는 단군의 손을 잡고 일어서서 두 손 맞잡고 처음 만난 곳으로 향한다.

단군과 호녀는 한참을 올라가다 항상 해매이던 곳에서 또 길을 잃어버린다.

 

“아! 분명 호수로 가는길이 여기 근처였는데.. 여긴 와도 와도 길을 모르겠단 말야..”

 

한참을 해매다 지쳐서 잔풀이 무성한 곳에 주저 앉아버린다.

그제야 호녀는 단군의 얼굴을 보며 피식 웃더니 어느 한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치.. 저기 앞이 우리가 처음만난 그 호수잖아.. 바보야..”

 

단군은 호녀의 말을 들은 건지 만 건지 한참을 고개 숙이더니 뭔가를 집중한 듯 풀 하나를 따서 들어 보인다.

 

“네잎.. 클로버다..”

 

신기한 듯 환하게 웃으며 자신의 휴대폰에 고쳐 달고 다니던 네잎클로버를 꺼내 보인다.

손코팅을해서 가느다란 철사에 매달린 호녀의 휴대폰의 네잎클러버와 뭔가를 암시하듯 단군이 발견한 네잎클러버를 번갈아 보며..

 

“우와! 진인짜! 신기하다. 이거 행운을 상징하는 거잖아.. 꼭 오늘 무슨 좋은 일이라도 일어날 것만 같아..그치 그치..?”

 

단군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 서로 서서 마주보며 다짐하는데..

 

“걱정마..! 넌 반드시 인간이 될 거고 앞으로 모든 일은 다 잘될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