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07 06:46

단군호녀 2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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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호호(蒿葫) : 쑥 호,마늘 호

존재의 이유..

 

“치..칠천이요..!?”

 

순간 놀라다가 고개를 갸우뚱 하는 호녀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조용히 단군에게 물어본다.

 

“근데 칠천이면 얼마야..?”

 

눈이 커지며 단군도 역시 말을 더듬기는 마찬가지였다.

 

“치..칠천..! 칠천이면 이번일 마무리하고도 방 하나를 구하고도 남는 돈이잖아.. 어떻게 그런 큰돈이..!?”

 

휴대폰에서는 나실장이 애타게 호녀를 부르고 있다.

 

“호녀씨..? 호녀씨..!? 듣고 있어요?”

 

그때서야 수화기를 귀에다 가져다 댄 호녀는 말을 이어나간다.

 

“아! 네.. 듣고 있어요.”

 

“호녀씨 한테도 만나서 할 말도 있고 하니 내일 점심때 12시에 GS슈퍼마켓 앞에서 만나서 이야기 하도록 하죠?”

 

“네.. 그럼 그렇게 해요.”

 

전화를 마무리하고는 단군을 바라보고..

 

“이번일 마무리하고 방 하나를 구하고도 남는돈이라고 했지 아까..?”

 

“응..”

 

“그럼 이제 다른 사람 눈치 볼 필요 없이 단군이랑 나랑 단 둘이 사는 거야..?”

 

돌아서서 단군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웅희도 인간이 됐겠다. 그만한 돈이면 같이 살 필요가 없으니 뭐.. 그렇겠지..?”

 

호녀는 먹던 콜라를 마저 다 마시고는 단군을 바라보며 쩝쩝 거리며 입맛을 다신다.

 

“맛있다.”

 

단군이 바라본 호녀의 그 눈빛은 콜라를 먹고 난후의 느끼는 건지 자신을 보고 하는 말인지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안았다.

확실한건 호녀의 눈빛이 심상치 않아 빨리 그 자리를 뜨는 게 신상에 좋을 듯싶었다.

단군은 걸음아 나 살려라 경보를 하듯 계단을 내려가고..

 

“같이가!”

 

다음날 아침 약속대로 GS슈퍼마켓 앞에서 단군과 함께 나실장을 만나게 되고..

 

“여기서 말하기는 그러니 어디 근쳐 커피숍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도록 하죠.”

 

자리를 옮겨 커피숍에 구석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한다.

나실장은 자리에 앉자 투명막에 싸인 통장과 알록달록한 카드를 건넨다.

 

“물건 팔아서 받은돈을 넣어 뒀어요. 비밀번호는 그 통장 맨 뒤에 있구요.”

 

단군은 통장을 받아들고는 입금된 돈을 확인하고 맨 뒤의 번호를 확인한다.

 

“그러고 2차 오디션이 이번 주 일요일이에요. 제가 처음부터 호녀씨를 눈여겨보고 공을 들였으니 잘 판단할거라 믿어요.”

 

나실장은 하얀색의 커피 잔을 집어 들고 한 모금 마시고는 상상에 젖어든다.

 

“그러고 보니 제가 호녀씨를 처음 봤을때가 기억나네요.”

 

기억을 더듬어 장소는 6월의 어느날 따가운 햇살이 아스팔트를 달굴때 시계는 3시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손님을 보기에 여념이 없는 호녀를 멀찌감치 손가락을 엄지와 검지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관찰하고 있다.

 

‘아담하고 귀여운데 너무 뜨이는 인물은 아니지만 사람을 끌리게 하는 매력이 있어..’

 

눈치를 보다 나실장의 손가락의 사각틀 안에 호녀의 뒤로 구호희가 들어온다.

 

‘오! 저기도 꾀 이쁜데.. 왼쪽과 오른쪽.. 완전 정반대네.. 완전 보물창고야..’

 

기억을 되새기던 나실장은 호녀를 보며..

 

“호녀씨를 선택한 만큼 기대도 커요. 2차 통과하고 3차 오디션까지 통과하면 연습을 통해서 정식적으로 계약하고 스타가 되는거에요.”

 

“그거하면 돈 많이 벌어요?”

 

“스타가 된다면..?”

 

“그럼 할레요.”

 

“이번주 일요일 1차 때처럼 사무실에서 하니까 꼭 오세요.”

 

호녀는 배를 움켜잡더니 얼굴이 일그러진다.

 

“저 잠시 화장실 좀..”

 

나실장과 단군은 고개를 끄덕 거리고 호녀가 화장실 간 사이 나실장은 단군에게..

 

“단군씨..”

 

“네..?”

 

나실장은 단군에게 말을 건네고 단군은 고개 숙여 고심하다 안 좋은 표정을 짓는다.

단군과 호녀는 나실장과 해어지고 은행에 들려 돈을 뺀 다음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착하자 단군은 돈봉투를 꺼내들고 호녀는 웅희를 부르며 싱글벙글 이다.

 

“이 돈으로 이번일은 해결될 거 같아요.. 잘하면 단군이랑 나랑 따로 나가서 살 수도 있을거 같은데요.”

 

호녀와 웅희는 서로 손을 맞잡고는 방방 뛰며 좋아라 한다.

반면 안색이 좋지않는 단군은..

 

“웅희야 나랑 잠깐 이야기 좀 하자..”

 

“으..?응..”

 

단군의 얼굴을 보고 심각한 문제인 걸 감지했는지 웅희도 조용히 따라올라 간다.

옥상에 올라가자 단군은 문을 잠그고는 크게 한숨을 쉰 뒤 한참 뒤에야 말을 꺼넨다.

 

“무슨일인데 옥상문까지 잠그고.. 무슨일인데 그래..? 호녀씨가 들으면 안 되는 문제야..? 저, 번처럼..?”

 

“그동안 우리 어머니가 친 할아버지를 병간호 하셨는데 오늘 아침에서야 돌아가셨대.. 그래서 상을 치러야 하는데 지금 가봐야 할 거 같아..”

 

“저런.. 안됐다. 그런데 왜 호녀씨한테는 비밀로 해야 되는건데..?”

 

푸른 하늘만 바라보고 있던 단군은 돌아서서 웅희를 바라보며..

 

“정식으로 우리 가족이 된 것도 아닌데 이런 일에 끼어들게 하는 건 그다지 좋지 않은 거 같아서..”

 

“네 생각이 정 그렇다면..”

 

단군이 호녀가 없는 틈을 타 장례식장으로 향하고 집을 빠져 나가자 근처 슈퍼에 갔다 온 호녀가 집으로 들어와 이리저리 살펴도 단군이 없자..

 

“단군아! 군아..! 웅희씨.. 우리 군이 어디 갔어요?”

 

호녀를 보는 웅희의 얼굴은 당황하는 기색이 영력하다.

 

“그.. 그게..”

 

이상함을 눈치 챈 호녀는..

 

“왜 말을 못해요? 설마.. 또 나 버려두고 어디로 가버린거야..?”

 

쥐고 있던 빈 콜라캔을 꽉 쥐며 휴지조각처럼 만들어 버린다.

그 모습에 놀란 웅희는 움찔하면서..

 

“그게 사실..”

 

안성 중앙의원 지하에서 장례를 준비하느라 단군의 친척 가족들은 정신이 없다.

건물의 안쪽으로 영정사진이 옮겨지고 장례식이 시작된다.

손님을 맞이하기에 단군은 한참을 정신없이 일하는데 입구에서 귀단과 호녀가 걸어온다.

호녀를 보고는 놀라는 눈으로 주위를 살피고는 달려가서..

 

“여기는 어찌 알고 온거야..?”

 

제법 검은색으로 단정하게 차려입은 호녀가 콧바람을 일으키며..

 

“왜 또 날 버려두고 혼자 간거야!? 저번에 알아둔 귀단씨 전화번호가 생각나서 전화해서 같이 온거잖아..”

 

“같이 와도 되는데 왜 언니를 버리고 온 거야..?”

 

옆방에 탈의실로 준비해둔 방을 둘러보더니..

 

“옷은 어떻게 해.. 엄마 나 옷 줘..”

 

김여사가 옷을 챙겨주고 귀단이 옷을 갈아 입으로 들어갔을 때 단군은 호녀를 대리고 밖으로 나간다.

단군은 자판기 앞에 서서 동전을 집어넣고 호녀에게 무언가를 뽑아 건넨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달밤에 장례식장 입구 옆의 나무벤츠에 앉아 둘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갈색의 무언가를 한 모금 들이마시더니 입맛을 다시며 단군을 바라본다.

 

“와.. 맛있다. 이거 뭐야?”

 

“핫초코..”

 

호녀가 팔짱을 끼고는 단군의 어깨에 기대자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눈치를 살피더니..

 

“야..! 뭐하는거야..?”

 

“너 도망 못 가게 잡는 거야..?”

 

“도망가긴 어딜 도망간다는 거야..?”

 

호녀는 단군을 째려보더니..

 

“근대 왜 나한테 말 안하고 여기에 온거야..?”

 

바라보던 눈을 헛기침을 하며 피하더니..

 

“크흠, 그.. 그게..”

 

단군의 손을 잡아 깍지를 끼고는..

 

“알고 있어..”

 

기억은 돌아가 웅희가 움찔하고는 호녀에게 사실대로 말해준다.

 

“그게 사실.. 단군이 친할아버지 장례식하러 갔어요.”

 

“장례식..? 거기가 어디에요?”

 

“그거까진..”

 

이리저리 왔다갔다 곰곰이 생각하더니 몇 일전에 알아둔 귀단에게 전화를 건다.

 

♫∼♩∼♬

 

“여보세요?”

 

“나에요 귀단씨..”

 

“어! 언니..!?”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면서요?”

 

“아! 저도 방금 오빠한테 들었어요.”

 

“저도 장례식장에 대려다 줘요.”

 

“오빠가 안 대려가요? .. 그럼 집 어딘지 아니까 들렸다가 같이 가기로 해요.”

 

한참을 귀단과 전화를 하고 끊은 후 보고 있던 웅희의 말이 이어진다.

 

“다 호녀씨를 위해서 같이 가자고 말 안한 거예요. 저번처럼..”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저번처럼 제가 안 좋은 말 배울까봐 그랬다는 거예요?”

 

“단군이가 그랬어요. 정식적으로 가족이 된 것도 아닌데 좋지도 않는 일에 호녀씨를 데려가고 싶진 않다고..”

 

단군과 호녀는 나무 벤츠에 앉아 깍지를 끼고 마주잡은 두 손으로 바라보며..

 

“알고 있어.. 저번에 나 몰래 일하러 갔을 때도.. 이번일도 니가 날 생각해주는 만큼 나도 너한테 잘할게..”

 

호녀의 도움으로 들이 닥치는 손님을 받아낼 수 있었다.

문상으로 온 손님들과 여기 저기에서 슬퍼하는 울음 소리들 구석진 곳에 자리를 펴고 화투를 치는 사람들과 어두운곳에 잠자리로 마련해둔 곳에서 잠꼬대를 해대는 사람들로 장례식장은 북쩍거렸다.

그날 하루도 새벽 3시를 향해 가고 있었고 지친몸을 이끌고 단군과 호녀는 어두운 곳에서 몸을 뉘였다.

단군이 자신과 멀리 떨어져서 눕자 빙글 빙글 몸을 굴려 단군에게 다가와 팔베개를 한다.

실증을 내며 팔을 빼려는 단군이..

 

“야.. 이런곳에서 이러는거 아냐..”

 

“뭐 어때.. 보는 사람도 없고 다들 자는데..”

 

“그래, 니가 말린다고 안할애냐..”

 

키히히..

 

“근데 너랑 일하던 가게는 어찌 된 거야..?”

 

“어찌되긴 그만뒀지..그땐 너 찾는다고 정신없었으니까..”

 

“그럼 나도 그만둔다고 말해야 겠다.”

 

“그렇게 해..”

 

호녀의 강인한 채력으로 3일장은 무사히 치룰 수 있었고 그렇게 어느덧 시간은 흘러 2010년 7월 17일 어느 한적한 토요일 아침 단군과 호녀는 둘이 같이 살게 될 원룸을 보러 다닌다.

5평 남짓한 곳에서 단군과 호녀 그리고 아주머니와 웅희가 방을 둘러보고 있다.

 

“아가씨들.. 총각.. 500에 25면 이만한 방 구하기 힘들어.. 뜨듯한 물도 펑펑 나오지 방도 따시고 청결하면 두말하면 잔소리지.. 어때..?”

 

웅희가 방을 한바퀴 쭉 둘러보더니.

 

“다른곳보다 괜찮네요. 내 집보다 좋은게 둘이 살기에는 딱인듯 하니 괜히 다른곳 보느니 여기서 결정하는게 좋은거 같은데..?”

 

단군은 호녀를 보며..

 

“난 여기가 괜찮은거 같은데 호녀야 넌 어때..?”

 

살며시 웃어보이며..

 

“난 우리 군이랑 살수만 있다면 어디든 상관없어..”

 

웅희는 고개를 돌려 혀를 내밀며 질색인 표정을 짓고 단군은 아주머니를 보며 돈봉투를 건넨다.

 

“그럼 여기로 할께요. 돈은 여기 있습니다.”

 

“두 분 언제 들어올건가..?”

 

“오늘 준비해서 내일 들어오도록 할께요.”

 

“그럼 처녀 총각들 내일 보세나..”

 

단군과 호녀 둘이 살집을 알아보고 다음날 아침 일찍 짐을 들고 방에서 한창 정리 중이다.

한참을 정리를 다하다 보니 점심시간이 다가오고..

 

“휴.. 겨우 정리 다했다. 호녀야 우리 밥 먹자..”

 

순간 호녀는 주위를 둘러보면서 습관처럼 말이 나온다.

 

“웅희.. 아! 이젠 없지.. 어떡하지..?”

 

단군은 팔짱을 끼고 능청스럽게 앞을 바라보더니..

 

“어떻게 하긴 니가 차려 줘야지..”

 

손가락을 꼽아가며..

 

“방청소, 설거지, 빨래, 밥하기 뭐 이런거 이제 니가 다 해야해..”

 

큰마음을 먹고 단군에게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더니..

 

“널 먹을 수만 있다면 다 할 수 있어..”

 

단군이 기겁을 하고는..

 

“머..먹다니..”

 

웃음을 터트리더니 호녀는 단군의 양 볼을 잡아당기고는..

 

“농담이야.. 알면서 놀라기는..”

 

“크흠, 준비 된 게 없으니까 시켜 먹던가 하자..”

 

멀리서 발소리가 들려오고 문을 두드린다.

 

“누구세요?”

 

단군이 문을 여니 환율이 음료수 선물상자랑 풍성한 만큼 순대를 사가지고 왔다.

 

“오늘 이사 했다고 와봤어요.”

 

웅희는 손에든 순대를 들어 보이며..

 

“옛 생각 하며 먹으려고 순대도 사왔어.. 같이 먹어요 호녀씨..”

 

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웅희의 손을 이끌고 들어온다.

 

“빨리 들어와요. 얼마나 기다렸는데..”

 

4명이서 네모난 나무식탁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시작한다.

웅희가 먼저 말을 시작한다.

 

“오늘 환율씨와 같이 민원실가서 주민등록 신청 해놓고 왔어요.”

 

호녀는 순대를 집어먹다 젓가락을 물고 놀라며..

 

“그럼 정식적으로 인간이 되는거네요. 좋..겠..다.”

 

호녀는 순대를 한 점 집어 먹고 젓가락을 입에 물고는 단군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그런 호녀의 눈빛이 어색 했던지 살며시 돌아보고는 주춤한다.

 

“왜 그런눈으로 쳐다봐..?”

 

환율을 둘의 반응을 지켜보더니 미소를 띠며..

 

“걱정 마세요. 호녀씨 단군씨랑 잘하고 있잖아요. 반드시 인간이 될 거에요.”

 

먹는것에 집중하던 단군은 웅희의 우사의패가 없는걸 보고는 의아해 하며..

 

“근데 웅희 우사의 패가 안보이네..?”

 

웅희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콧방귀를 끼며..

 

“그걸 이제야 안거야..?”

 

환율이 말을 덧붙여서..

 

“웅희씨나 호녀씨의 경우 인간이 되면 패는 산산조각 납니다.”

 

“그런데 운사나 우사 풍백의 패 같은 건 왜 있는 거예요? 왜 3개나..?”

 

“그건..”

 

환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호녀는 이유를 설명한다.

 

“그건.. 나랑 웅녀가 인간이 되면 어떤 모습이 될지를 알게 하려는 이유야.. 인간이 됐는데 원하던 모습이 아니면 안되잖아.. 그래서..”

 

단군은 나무젓가락을 빨며..

 

“단지 그 이유야..?”

 

“알다시피 운사의 패는 구름을 우사는 비를 다스리고 풍백의 패는 바람을 다스리며 운사와 우사를 관리하죠.”

 

“그런데 환웅은 어째서 웅녀를 선택한거죠? 단지 인간이 되었다는 이유로..?”

 

“뭐.. 미의 기준이 지금과는 달랐다고나 할까요?”

 

환율의 말에 단군은 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이쁜데 왜 그랬을까..?”

 

호녀는 좋은듯 웃으며 팔짱을 끼고 단군에게 기댄다.

 

“그래서 우리 군이를 만난 거잖아.. 난 군이 한 테만 예뻐 보이면 돼..”

 

서로 이야기를 해가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잠든 시간 불은 꺼지고 이불속에 단군과 호녀 팔베개를 한 채 누워있다.

호녀는 무언가 다짐한 듯 진지한 말투로 단군에게 말을 건넨다.

 

“나 사실.. 처음으로 너 이름 알게 됐을때 놀랬어..”

 

“언제..?”

 

“내가 쑥고개에서 너네 집 오촌리까지 따라 갔을 때 말야..”

 

“아! 그때!? 내가 이상해서 봤더니 담 뒤에 너가 숨었을 때..”

 

“사실 단군이란 이름..”

 

상황 설명은 돌아가 지붕이 볏짚이나 갈대로 만들어진 초라한 덕남의 집이다.

이덕남 장군은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삼촌과 같이 살았는데 아침식사를 하기위해 문을 열고 덕남이 나무상에 밥을 차려 들고 들어온다.

상에서 종이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는 호녀를 보고는 조용히 다가가 옅보는데..

 

“그게 무엇이요?”

 

“어! 덕남아.. 이거 우리 애들 이름이야.. 봐봐..”

 

“호남..? 호덕은 또 뭐요!?”

 

지은 이름이 마땅치 않는 덕남은 곁눈질로 하며..

 

“낭자 낭자 부르는것도 뭐하니 이참에 낭자 이름이나 하나 지읍시다.”

화색이 되어서 덕남을 바라보고는..

 

“정말..!? 뭘로 뭘로??”

 

“범호에 계집녀.. 호녀가 어떻소..?”

 

역시나 호녀는 이름이 못 마땅한 듯 얼굴을 일그러 뜨리며..

 

“에.. 암컷 호랑이라는 말이잖아!”

 

“내가 뭐 틀린 말 했소..?”

 

그러면서 덕남은 터져나오는 웃음을 손으로 가린다.

 

“이왕이면 자녀 이름은 의미 있게 짓는 게 어떻겠소..?”

 

“뭐라구..?”

 

“단군신화라는 설화집에 나오는 단군이 어떻겠소.. 오래 살라는 뜻에서..”

 

호녀는 살며시 미소를 띄어 보이며..

 

“덕남이 성을 따서 이단군..?”

 

덕남은 고개를 끄덕 거린다.

그 이야기를 들은 단군은..

 

“그럼 따지고 보면 우연이자 필연이 된건가..?”

 

“그렇게 되나..? 그때 약속했거든.. 2세를 놓으면 반드시 이름을 단군으로 하기로..”

 

단군은 팔 베게 하던 걸 빼고는 돌아눕는다.

 

“미안해서 어쩌나 이단군이 아니라 박단군이라서..?”

 

“그게 그거지 뭐..”

 

호녀가 단군의 왼팔을 잡아 다시 팔베개를 하자 다시 빼서는 돌아 눕는다.

못마땅한 호녀는 화를 내며..

 

“아! 왜∼에!”

 

“팔아퍼.. 어서자.. 내일도 이것저것 사고 정리 할게 많아..”

 

“우리 둘 밖에 없는데 뭐라도 해봐야지..”

 

호녀는 단군의 등에 바짝 달라붙어 백허그를 하듯 손으로 단군의 허리를 감싸 안는다.

못이기는 듯 단군은 돌아서서 호녀를 안아주고는..

 

“흐이구.. 내가 너 때문에 더워 죽겠다.”

 

“키히히..”

 

둘은 그렇게 서로 안아주며 잠이 들고 단군은 그날밤 꿈을 꾸게 되는데..

드넓은 바다에 여기저기에서 화살이 날라 다니고 내려다 본 배 안에선 갑옷을 입은 사람들이 칼부림을 하며 싸우고 있다.

그때 저 멀리서 화살이 가슴으로 날려와 박힌다.

 

크윽!

 

뼛속까지 전해지는 아픔에 쓰러져 있는 자신을 들어 보이며 갑옷을 입은 중년 남성이..

 

“장군! 정신 차려 보십시오 장군!”

 

눈앞을 서서히 흐려져 가고 어두워진 눈앞을 뒤로하고 단군은 악몽과도 같은 꿈을 헉헉 거리며 가픈 숨을 내몰아쉬며 벌떡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끄억! 헉.. 헉!”

 

마치 화살이라도 맞은 듯 자신의 가슴을 부여잡으며 단군은 주의를 둘러본다.

흘러내리는 식은땀을 손으로 닦아 내리며 호녀를 바라본다.

세상모르게 누가 업어 가도 모르듯 잘 자고 있는 호녀를 바라보며 다시 잠자리에 누워 잠이든다.

 

‘그러고 보니 내일 호녀 2차 오디션 날이네.. 그 사무실로 가야 할텐데.. 그나저나 호녀가 정말로 2차 오디션까지 합격해 버리면.. 난 정말 그래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하지..?’

?
  • profile
    클레어^^ 2011.04.07 07:21

    응? 설마 단군이 전생에 덕남 장군?

    할아버지 장례식 이야기는 저에게도 좀 와 닿네요. 저도 작년에 할아버지 돌아가셨거든요.

    근데 배경은 아직 2010년이네요^^ 제가 앞으로 쓸 예정의 소설도 작년을 배경으로 하는데...

  • profile
    윤주[尹主] 2011.04.07 07:34

     또다시 두 사람에게 위기가 찾아오려나 보네요 ㅠㅠ

     그래도 생각한 것보다도 단군과 호녀 사이 인연이 깊은 것같아 안심이 됩니다^^ 잘 보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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