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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호(滸) : 물가 호
거스를 수 없는 비명下(悲命)..
『다시 원점으로..』

 

쇼윈도에 걸린 마네킹의 옷을 보고 있던 웅희는 뒤돌아보고 있는 단군을 보고 의아해 하며 물어본다.

 

“아는 사람이라도 있어..?”

 

“니가 말한 그 호녀라는 이름.. 누가 부른 거 같아서..”

 

웅희는 뒤돌아 주위를 이리저리 살핀다.

 

“설마 호녀씨가 여기 주위에 있는건가..?”

 

“집에 도착한 이후로 호희가 아니라 호녀가 내 여자친구라는 걸 알긴 했는데 아직까지 이름도 얼굴도 생각이 안나..”

 

시간은 거슬러 단군과 호희가 거제도에서 경기도 안성까지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했을 때이다.
인간이 된 웅희를 대문 앞에서 반갑게 포옹을 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인간이 됐다니.. 그게 정말이야..?”

 

“그래..”

 

그때 집안에서 환율이 걸어 나온다.

 

“사실이에요.”

 

환율과 웅희는 일제히 호희를 째려보면서..

 

“단군아, 왜 이 여자랑 같이 있는 거야..? 호녀씨는 어쩌구..?”

 

“윤주 녀석도 그렇고 너도 어디서 그런 촌스러운 이름이 나오는 거야..?”

 

호희은 뒤로 물러서서 눈을 위로 치켜뜨더니 비웃는 웃음을 지어 보이며..

 

“뭐.. 내 할 일은 다 했으니까.. 사신 백호님께 들은 그대로군.. 인간이 돼서 좋아하는 미련 곰탱이나 자신의 여자친구를 인간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쓸 때 없는 짓을 해서 먼 곳에 버리고 오는 바보 같은 인간 녀석이나.. 그런 녀석들을 가업이라 여기고 보살피는 녀석까지.. 보면 볼수록 아주 가관이야.. 크큭..”

 

웅희는 손을 날려 뺨을 때리려 하지만 호희에게 손목을 잡힌다.

 

“주제를 알아야지.. 네 년이 날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웅희의 손을 뿌리치고 틈을 비집고 나가 계단 앞에 서서 돌아보고는..

 

“잘 찾아봐.. 혹시 알아? 외도라는 선착장에서 벌벌 떨면서 구석지에 뻗어 있을지..? 크흣”

 

호희는 계단을 내려가 사라지고 웅희는 단군에게 다가선다.

 

“우선 들어가자.. 들어가서 이야기 좀 하는 게 좋겠어..”

 

단군은 짐을 챙겨들고 집안으로 들어서고 웅희가 술상을 차려 나오자 서로 둘러앉아 이야기를 시작한다.

 

“웅희씨한테 단군씨와 호녀씨가 거제도에 내려간다는 이야기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맥주 한 모금을 마시고는 마른 오징어를 씹으면서 기억을 되새긴다.

 

“누군가와 외할머니 댁에 들리고 친구랑 외도에 놀러가서 버스타고 올라온 거까지 다 기억에 나는데 이상하게 그 누군가가 누군지 기억이 나질 않아.. 얼굴도 이름도.. 사진이라도 있으면 기억이라도 해볼 텐데..”

 

“아무래도 호녀씨가 그 외도라는 곳에 있는 거 같군요. 제가 내일 아침 일찍 외도라는 곳에 내려가 호녀씨를 찾아보겠습니다.”

 

웅희는 환율을 바라보면서..

 

“저도 같이 갈게요.”

 

“웅희씨는 여기 있어요. 단군씨가 호녀씨에 대한 기억을 잃어서 무엇보다도 도움이 필요할거에요.”

 

단군은 화재를 돌리려 웅희를 보며 말을 건넨다.

 

“그것보다 인간은 어떻게 된 거야..?”

 

웅희는 긴 머리를 뒤로 넘기면서..

 

“그게 니가 내려간 이후 일도 못가고 불안해서 환율씨 가게에서 붙어 있었거든.. 저녁 9시가 되고 몸이 안 좋아지더니 너에 대한 기억이 없어지기 시작했는데 니가 준 목걸이 덕에 빛을 내면서 인간이 된 거야..”

 

단군은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는..

 

“나 때문에 그런 시련을 겪은 건데 이번엔 옆에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했어..”

 

“그래서 말인데.. 이번 시련에 느낀 건데 말이야.. 나 환율씨랑 사귀어볼까 하고..”

 

푸아악!

 

단군은 맥주를 한 모금 마시다 웅희의 뜻밖의 말에 “푸욱!”하고 입 밖으로 분출하고 만다.
뒤에 있는 티슈를 뽑아 황급히 바닥에 흘린걸 닦아내며..

 

“미, 미안 뜻밖의 말이라서.. 어쩌다 그런 결심을 하게 된 거야..?”

 

“두번째 시련 때문에 내가 아플 때 옆에 있어 줬구 무엇보다도 단군이 넌 나 아닌 호녀씨만 좋아하잖아..”

 

단군은 머리를 쓰다듬어서 웅희에게 미안해서 고개를 들지 못한다.

 

“미안, 넌 나 때문에 그런 시련들을 겪은 건데 정작 난 해준 게 없어서..”

 

“우리 완전히 인연을 끊자는 게 아냐.. 우리 친구로서 잘해보자..”

 

그제야 화색이 돌며 고개를 들어 웅희를 본다.

 

“정말.. 그래 줄 수 있어..?”

 

웅희가 고개를 끄떡이자 단군의 휴대폰이 울린다.

 

♩~♬~♪

 

“어, 윤주야.. 무슨 일이냐..?”

 

“늦은 시간에 전화 할까 말까 고민 많이 했는데 아까 서울 남부 터미널에서 니 옆에 있던 여자.. 인간이 아니야..”

 

“어.. 응.. 나도 많이 놀랬어..”

 

“어떻게 된 거야..? 나랑 거제도 내려갈 때까지만 해도 호녀씨가 니 옆에 있었는데 왜 휴게소부터는 다른 여자.. 아니 그 괴물이 있는거냐..?”
“분명 버스타고 서울 올라갈 때 까지만 해도 니 옆엔 호녀씨였다고. 어째서 올라가던 중간에 호녀씨가 그 괴물로 왜 바뀐거냐구..?”
“내가 생각해 봤는데 버스를 타고 올라가는 중간엔 둘이 바뀔 수 없으니 분명 호녀씨는 거제도안 어딘가에서 그 괴물한테 당한거라구..”
“너 이대로 있을건 아니지.. 넌 임마! 여자친구 관리 좀 재대로 해라..”

 

“그래 미안하다. 그리고 신경 써 줘서 고맙다.”

 

“다음에 보자..”

 

단군의 기억은 거기까지였고 시간은 되돌아가 점심때인 단군과 웅희가 한 아이의 손을 잡고 거리에 서있을 때이다.
웅희는 핸드폰의 시계를 확인하더니 아이를 내려다보며..

 

“지금쯤이면 너 사촌형은 거제도 도착 했겠네..”
“단군아, 너무 걱정마 호녀씨한텐 아무 일 없을 거야..”

 

단군과 웅희는 다시 아이의 손을 잡고 가던 길로 향한다.

 

“꼭.. 그래야겠지..”

 

시간은 거슬러 올라가 단군과 웅희가 NOA엔터테인먼트 소속사 앞에서 큰 차에서 내린 누군가와 마주쳤을 때이다.
단군은 차에서 내린 남성을 뚫어져라 보더니 누군지 생각해 낸다.
그건 요즘 한창 촬영 중인 드라마 「동이」의 숙종역의 지진희였다.

 

‘지..지진희다!’

 

“아저씨, 무슨 일이에요?”

 

“아! 글쎄, 이 사람들이 강호녀인가 뭐라는 사람 어딨냐구 물어보길레..”

 

“아! 그 폼클레인징 CF에 나왔던 그 숙녀분 말하는 건가 보네.. 나실장님이 캐스팅 했다던..”

 

단군은 유명 연예인을 본걸 잠시 가다듬고 호녀의 행방을 묻는다.

 

“혹시 호녀가 어디로 간지 알 수 있을까요?”

 

“글쎄, 잘은 모르지만 그분 아까 아침에 보니 집에 간다고 한 거 같던데..”

 

지진희는 건물 안으로 들어서며..

 

“안 그래도 그 여자분 때문에 난리가 아닙니다.”

 

단군과 호녀는 인사를 건네고 길을 내려온다.

 

“집이라니.. 호녀가 집이라고 할 만한 데가 없는데..”

 

“저 사람 말 믿어도 돼는 거야..?”

 

“공인이니까 거짓말은 안할 거야.. 그나저나 호녀가 집이라고 여길만한 곳이라면..?”

 

길거리를 천천히 걸어가다 이것저것 생각해본 결과 대답을 꺼낸다.

 

“너랑 살았던 그 모텔이 아닐까..? 불이 났던..”

 

“몇 일전에 아버지랑 일하러 그 모텔에 갔었어.. 그렇지만 보진 못했어..”

 

“혹시 모르잖아.. 엇갈렸는지.. 다시 가보자..?”

 

곰곰이 생각하더니 웅희를 바라보고는..

 

“그래.. 볼까..?”

 

단군과 웅희는 버스를 타고 건너와 호녀와 같이 살았던 모텔로 향한다.
모텔안으로 들어서고 조그마한 카운터 창문 안으로 바라보고는..

 

“사장님!”

 

“어서오세요. 얼마나 묵으실 건가요?”

 

“사장님, 저 기억하시죠? 왜 전에 505호에 살았고 여기 리모델링 공사하러 잠시 왔었는데..”

 

“아! 그러고 보니 기억나네.. 그나저나 총각이 무슨 일인가..?”

 

“505호 지금 누구 있어요?”

 

“아니 아무도 없는데.. 무슨 볼일 있나..?”

 

“잠시 방 구경 좀 할 수 있을까요..?”

 

“기다려봐요.”

 

모텔 주인은 방 키를 챙겨서 밖으로 나와 단군과 웅희를 안내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다다른 방의 문이 열리고 단군과 웅희는 방안으로 들어가 찬찬히 둘러본다.
단군은 어느 샌가 생각에 잠기는데..
시간은 거슬러 6월 30일날 단군은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고 있다.

 

‘후~ 도대체 호녀가 누구야.. 얼굴도 자세한 이름조차 기억이 안 나는데 내 주위에 사람들은 그 이름을 다 알고 있는 거지..?’

 

웅희는 바닥에 널브러진 옷들을 챙겨들며..

 

“힘들게 기억해내려고 하지마.. 하나씩 떠올린다면 분명 기억을 되찾고 호녀씨와도 다시 만날꺼야..”

 

그때 단군의 휴대폰이 울린다.

 

♪~♬~♩

 

“어, 아빠..”

 

“너 내일 나랑 일하러 가자..”

 

단군은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짜증을 낸다.

 

“아! 아빠 빨리 좀 말하지.. 어디로 일하러 가는데 그래..?”

 

“너 알바 하는 곳 근처에 프라자 모텔이라고 예전에 너 살았던 모텔이다.”

 

“안성 프라자 모텔 말이야..?”

 

단군의 말에 웅희는 순간 놀래서 돌아본다.

 

“거기라면 단군이랑 호녀씨가 살았던 곳이잖아.. 가봐.. 기억이 날지도 모르니..”

 

단군은 웅희와 눈을 마주보곤 고개를 끄떡인다.

 

“알았어 갈게.. 내일 아침 데리러 올 거지..?”

 

“오냐.. 그럼 내일 6시 40분 정도 되면 나와 있어라..”

 

“알았어.. 그럼 내일봐..”

 

단군은 전화를 끊고 곰곰이 생각하더니..

 

“아무래도 갈 거라고 말했으니 점장님한테 전화라도 해놔야 겠지..?”

 

전화를 해서 단군은 점장의 승낙을 받아내고 그날은 일찍 잠이 든다.

 

“내일 일찍 일나가야하니 밥 좀 잘 부탁해..”

 

“알았어.. 그럼 빨리 자자..”

 

일찍 잠이 들고 다음날 아침 단군은 준비를 하고 집 앞에서 성화를 만나기위해 대기하고 있다.
차가 도착하자 웅희의 인사를 받으며 일을 떠난다.

 

“조심해서 갔다와..”

 

도착하자 단군은 차에서 내려 모텔을 올려다본다.
순간 단군의 기억 속엔 불에 타는 모텔의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뭐지..? 왜 이상한 생각이..?”

 

그때 누군가 옆에서 단군의 옆구리를 바늘로 찌르는 듯 한 느낌이 든다.

 

“왜 옆구리가 아픈거지..?”

 

“단군아, 안 들고 가고 뭐하냐..?”

 

놀라 돌아보며 황급히 공구바구니를 들고 모텔안으로 들어선다.

 

“아! 으응..”

 

성화와 단군이를 비롯한 몇몇의 목수들로 하여금 일은 시작되고 점심을 먹은 후 공사를 해야 하는 몇몇 방들 중 단군은 505호실 안으로 들어선다.

 

“점심도 먹었으니 잠이나 자볼까..?”

 

텅 빈 방안에 들어서자 거짓말처럼 누군가와 자신이 그 방에서 지낸 듯 한 생각이 든다.

 

“왜 또 이런 생각이..?”

 

아까전과 같은 옆구리가 저려오는데..

 

“아앗, 왜 또..?”

 

기억을 되새긴 단군은 시간은 다시 올라가 그 방에 단군 웅희 모텔주인이 서 있다.

 

“이 방에 없으면 분명 여기는 안온 걸꺼야..”

 

웅희는 모텔주인에게..

 

“혹시 최근에 이상한 여자가 들락거리지 않나요?”

 

“이상한 사람이라니.. 나랑 내 마누라랑 번갈아 가면서 운영하는데 이상한 사람은커녕 여행객들로 장사만 잘되고 있다구요.”

 

“나가자.. 다른곳을 찾아봐야 겠어..”

 

가볍게 목인사를 건네며..

 

“실례가 많았습니다.”

 

휴대폰의 시계를 확인한 단군은 웅희를 바라보며 말을 건넨다.

 

“너 오늘 알바 나가봐야 되지 않아..? 집에 가서 밥 차려먹고 출근해야지..”

 

“넌..?”

 

“난 좀 더 찾아봐야 겠어..”

 

“혼자 괜찮겠어..?”

 

“으응.. 도와줘서 고마워.. 가서 밥 먹자..”

 

단군과 웅희는 집으로 가서 점심을 먹고 웅희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향하고 단군은 호녀를 조금 더 찾아보기위해 오촌리 마을로 향한다.
버스를 타고 오촌리 마을회관에 도착한 단군은 집으로 향하면서 생각에 잠긴다.

 

‘호녀가 집이라고 생각 할만 한 곳이라면 골프장이랑 내가 살던 집뿐인데 골프장에선 경재랑 만난 적이 있어서 거기로는 가

지 않았을 거야..’

 

단군이 생각에 잠겨 걸어 목적지에 다다랐을 땐 집에 도착해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아버지 성화가 거실에서 티비를 보고 있었다.

 

“아빠, 혹시 호녀 여기 왔어..?”

 

“니 여자친구를 왜 여기서  찾냐..?”

 

“온 적 없어..?”

 

“없어.. 넌 모처럼 와서 부모님부터 안 찾고 난데없이 여자친구부터 찾냐..?”

 

단군은 둘러봐도 보이지 않자 자신의 방으로 향한다.
방문을 열자 자신의 침대에 호녀가 앉아 있는것이 보인다.

 

“호녀야..!”

 

그리움이 배가 되었던 것일까..? 보고 있던 호녀의 환각은 사라지고 단군의 옆구리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또 아파온다.
옆구리를 만지작거리며 발길을 돌려 나왔을 때 성화가 먼저 말을 걸어온다.

 

“모처럼 왔는데 나랑 쑥고개에 낚시나 하러 갈래..?”

 

“나 지금 그럴 기분 아니야 아빠..”

 

집을 나서려던 단군은 순간 쑥고개라는 말에 “아!”라고 탄성을 자아낸다.
발길을 돌려 성화에게 달려가 앉아있던 아버지를 일으켜 새우더니..

 

“쑥고개!? 가자 아빠 낚시하러..!”

 

뭔가 이상함을 눈치 챈 성화는 단군을 노려보며..

 

“너 호녀양이랑 무슨일 있었냐..? 사실대로 말해봐..”

 

“일은 무슨.. 아! 안갈 거면 말어..!”

 

단군이 투덜거리며 바닥에 앉아버리자 성화는 씨익 웃으며 낚시를 갈 준비를하고 쿨러를 단군이 앞에다 가져다 둔다.

 

“가자..!”

 

역시 안 따라갈 생각은 아니 이었던지 냉큼 따라나선다.
성화의 차를 타고 쑥고개로 향하는데 창밖으로 내민 손에 스치는 바람은 유달리 차가웠다.
내리쬐는 햇빛은 마치 단군을 향해 비추고 있었다.
단군은 손으로 햇빛을 가리면서..

 

‘날이 좋은거 보니 호녀가 기분이 괜찮나 보네.. .. .. 다행이야..’

 

도착하고 나서 단군은 낚시터까지 짐을 들어다 주고 어디론가 향한다.
여전히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은 날카로운 나무들 사이로 외로이 흐르는 물소리가 들려왔다.
미세하게 들어오는 빛을 따라 들어선곳은 단군과 호녀가 처음으로 만난 그 호수였다.
설마 이번에도 환각 이였던 것일까..? 단군의 눈을 의심하게 만든건 눈앞에 호랑이가 한 마리 단군을 돌아보고 있었다.

 

“호..호녀야..”

 

그것이 호녀라고 확신은 없었지만 아니.. 이 세상에 야생 호랑이라고는 극히 드물 만큼 호녀라는 걸 확신한 것일까..?
단군은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앞뒤 생각 없이 무조건 앞으로 내달렸다.

 

“호녀야!”

 

단군이의 손이 호랑이의 머리에 닿았을 땐 사라지고 없었다.
역시 환각 이였다는 걸 깨달았을 땐 옆구리가 쑤셔왔다.
옆구리를 부여잡고 자신이 물려갔던 동굴로 향했다.

 

‘분명 그 동굴엔 있을꺼야..’

 

얼마 후 동굴에 다다랐고 단군은 칠흑같이 어두운 동굴 안으로 들어섰다.
한발자국 한발자국 내딛을 때마다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거제도로 여행갔을 때 그 옷 그대로 자신의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호녀를 내려다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을 건넨다.

 

“여기서 뭐해..? 한참 찾았잖아..”

 

단군의 기대와는 달리 돌아온 호녀의 말은 차가웠다.

 

“가버려.. 뭣 하러 온 거야!? 인간이 된 웅희씨가 좋으면 가버리라구!!”

 

단군은 호녀의 앞에 바짝 붙어 앉아 바라보며..

 

“웅희가 인간이 된건 어떻게 안거야..?”

호녀는 대답대신 고개를 돌려버린다.
눈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곰곰이 생각하던 단군은 뭔가를 알아챈 듯 고개 돌린 호녀의 얼굴을 손으로 돌려보며..

 

“내 눈을 보고 이야기해.. 설마 길거리에서 웅희랑 나랑 이야기한 걸 들은 거야..?”

 

“치.. 인간도 되고 너 2세가 생겼는데 날 왜 찾아와..?”

 

뭔가를 눈치 챈 단군은 고개를 돌려 튀어나오는 웃음을 애써 참더니 시침이 뚝 때고 능청을 떤다.

 

“그렇긴 하지.. 요리 잘하지 똑똑하지 게다가 이쁜데다가 인간도 됐으니 현모양처가 따로 없네..”

 

짜증난 호녀는 눈에 불을 키고 이빨을 드러내서 단군을 겁을 준다.

 

크앙!

 

“저리가! 잡아 먹어버린다!”

 

순간 주춤하지만 이내 다가 와더니 호녀의 입에 자신의 오른손 팔목을 가져다 대고는..

 

“잡아먹어..”

 

“진짜 잡아먹는다!”

 

“응, 잡아먹어..”

 

물기는 하지만 상처하나 주지 못한다.
얼마동안 물고 있더니 고개를 돌리고는..

 

“왜 겁을 안내는 거야..?”

 

“니가 날 잡아 먹어서 기분이 풀린다면 그렇게 해.. 난 널 믿으니까.. 아니, 니가 날 좋아.. 사랑하는걸 아니까.. 그런데 말야..”

 

단군은 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니가 생각하는 웅희와 나 사이에 그 꼬마아이는 내 애가 아니다.”

 

호녀는 놀래서 단군을 바라보고는..

 

“그럼 뭔데!?”

 

호녀에게 꿀밤을 먹이고는 양 볼을 잡아당긴다.

 

아..! 아!

 

“웅희가 인간이 된지 얼마나 됐다고 웅희랑 나 사이에 5살 될 만한 아이가 있겠냐? 생각을 해봐라!”
“그 앤 환율씨 사촌 동생이라구..”

 

“정말..?”

 

단군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환율에게 전화를 건다.

 

“아! 단군씨, 호녀씨 찾았어요..?”

 

“네, 전에 살던 동굴에 있네요. 잠시만요.”

 

단군은 호녀에게 휴대폰을 건네주며..

 

“자! 니가 직접 물어봐.. 나랑 웅희 사이에 있던 그 아이가 누군지.. 그래야 믿겠지..?”

 

아직도 미심쩍은지 은근슬쩍 휴대폰을 받아들고는..

 

“환율씨, 우리 거제도 갔다가 올라온 다음날 군이랑 웅희씨 사이에 있던 그 아이 누구에요?”

 

“그때라면.. .. .. 아! 장군이 말하는 건가보네요. 그때 제가 호녀씨 찾으러 거제도 외도까지 내려갔었는데 하필 그때 저희 막내 숙모 아들인데.. 그러니까 제 사촌 동생이죠. 저 보러왔다가 가게에 문이 닫혀 있었서 웅희씨랑 단군씨가 돌보고 있었나봐요.”
“그런데 그건 왜요..?”

 

“아.. 아니에요. 아무것도..”

 

호녀는 오해를 했던 자신이 부끄러웠던지 황급히 환율의 전화를 끊어버린다.
그런 호녀를 살며시 미소 지으며 다가와선 안아준다.

 

“우리 끄잉이 더 커야겠네..”

 

호녀는 단군에게 안겨선 한없이 눈물을 흘린다.

 

“널 만져보고 느껴보고 싶었어.. 너에게 안겨서 냄새도 맡아보고 싶었다구..”

 

서로 마주보고 서며 단군은 호녀와 반가움의 키스를 나눈다.
단군도 호녀에게 한걸음 더 다가섰고 호녀도 기분이 좋은건지 안심이 된건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따스함은 끝날줄 몰랐다.

 

‘호녀야 가자.. 우리의 집으로..’

?
  • profile
    클레어^^ 2011.03.02 07:37

    와하~. 결국엔 그런 거네요.

    웅희는 환율씨와, 그럼... 호희는 경재와 사귈려나?[에이~. 그건 아니다!]

    어쨌거나 오해도 풀리고 호녀도 찾았으니 다행이네요.

  • profile
    윤주[尹主] 2011.03.02 08:11

     끝내 잊어버리지 않을 정도로 두 사람 인연이 깊었던 걸까요? 기억을 잃어버린 단군이 쑥고개라는 말에 기억을 떠올리고, 결국 두 사람이 바로 그 쑥고개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는 게 의미심장하네요. 거기가 두 사람 인연이 처음 시작한 곳이니까요 ㅎㅎ


     여기서 영산홍 전설이 차용된 부분은 호녀의 '오해'일까요? 그것도 좋은 연출이었던 것 같네요^^ 이번 화는 연출이 다른 화보다 돋보였던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profile
    시우처럼 2011.03.03 04:46

    아, 그렇네요. 왜인지 너무 간략하게 넘어간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단군이 호녀를 기억해내는 부분이 이번화에 나오는 거였군요.

    조금 더 애타게 둘의 만남이 뒤로 미뤄졌으면 또 어떘을까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이건 순전히 제 생각일 뿐이구요.

     

    아무튼 늘 함께했던 호녀와 단군이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내용인지라 긴박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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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단군호녀 20화! 거스를 수 없는 비명上(悲命)『호녀,버려지다.』 3 file ♀미니♂ban 2011.02.12 700 2
22 단군호녀 19화 3 file ♀미니♂ban 2011.01.27 588 2
21 단군호녀 18화 5 file ♀미니♂ban 2011.01.14 484 2
20 단군호녀 17화 3 ♀미니♂ban 2011.01.05 457 3
19 단군호녀 16화 3 file ♀미니♂ban 2011.01.03 429 3
18 단군호녀 15화 3 ♀미니♂ban 2010.12.13 339 3
17 단군호녀 14화 3 ♀미니♂ban 2010.12.07 396 3
16 단군호녀 13화 3 file ♀미니♂ban 2010.12.03 32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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