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26 06:34

단군호녀 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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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화



호(互) : 서로 호


비하인드 스토리..




시계는 9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환율은 마트에서 안주로 넉넉하게 순대를 사와 당연히 두 접시를 나누어 담았다.


호녀와 웅희 둘이서 한 접시를 비우더니 순대 하나를 서로 붙잡고 간밤에 싸우는 이유는 무엇 이였을까..?


환율은 뒤로 물러앉아서는..




‘어떻게 좀 말려봐요. 이 싸움을 말릴 수 있는 건 단군씨뿐이에요.’




라고 눈치를 보내고 단군은 싫다며 고개를 절래 절래 저었다.




‘저보고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란 말인가요..?’




환율의 눈치에 단군은 호녀에게 순대 한입과 웅희에게도 순대 한입을 먹여주니 서로 잠잠해 진다.


그리곤 빈 접시에서 만신창이가 된 순대를 자신이 먹어버린다.




“앞으로 한집에서 살게 될 텐데 싸우지들 말고 살자구..”




호녀는 나무젓가락을 조그마한 나무 상에 탁! 하고 내려놓고..




“내가 쑥과 마늘을 먹지 못하고 동굴을 뛰쳐나가고 포기한 게 이런 이유였어.. 곰인 웅녀는 잡식성이여서 쑥과 마늘은 상관없었지만 난 육식이여서 100일 동안 쑥과 마늘만 먹기엔 역부족 이였거든..”




단군은 호녀의 앞에 종이 소주컵에 소주를 따르곤..




“자세히 말해봐..”




시간은 거슬러 단군신화에 나오듯 곰과 호랑이가 동굴에서 쑥과 마늘을 먹던 시절로 되돌아간다.


동굴에 들어온 지 삼칠일 즉, 21째 되던 날 호랑이가 먼저 곰에게 말을 걸어온다.




“넌 쑥과 마늘이 지겹지도 않냐..?”




“환웅님께서 그러셨잖아.. 100일이 지나지 않아도 21일째만 잘 넘기면 인간이 될 수도 있다고.. 운만 좋다면 오늘 인간이 될 수도 있어..”




호랑이는 동굴 구석에서 땅을 파서 돼지고기를 꺼내 문다.




“호랑아! 너..!”




“동굴에 들어올 때 숨겨서 들어왔어..”




호랑이가 고기를 먹기 시작하자 곰은 뺏어 든다.




“너! 내꺼 뺏어 먹을려구..!”




곰은 화를 내며..




“그게 아냐..! 넌 이제 와서 포기하는 거야.. 쑥과 마늘만 먹으면 인간이 될 수 있는 건데..!”




호랑이는 다시 돼지고기를 뺏어 문다.




“넌 잡식성이니까 그런 말을 쉽게도 할 수 있겠지.. 하지만 난 육식성이라고..”




호랑이는 동굴 입구로 걸어가며..




“난 나가서 먹을 것을 찾아봐야 겠어.. 이렇게는 못살아..”




호랑이가 동굴을 나가려고 하자 빛이 들어오고 곰은 재빨리 호랑이의 앞을 막아선다.


그러자 동굴 입구로 들어오는 따스한 빛이 곰을 비추자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으로 변한다.


그때 환웅이 뒤에서 나타나 하얀색 천을 여인으로 변한 곰에게 덮어준다.




“환웅님..!”




환웅은 곰을 보며..




“너에게 내려진 시련은 그거였다. 남을 배려하고 도와주는 마음.. 인간이 되기 위해선 그 또한 필요했지.. 넌 충분히 오늘에 이르러 인간이 된 것이다.”




곰과 환웅은 마주보며 선다.




“널 웅녀라고 명하겠다. 웅녀야 나와 결혼해 주지 않겠느냐..?”




웅녀와 환웅의 머릿결 사이로 밝은 빛이 스쳐지나갈 때 이미 그 자리엔 호랑이가 행적을 감춘 상태였다.


호녀의 이야기는 한자리에 모여서 이야기는 계속된다.




“그렇게 이곳 저곳을 떠돌다가 4000년이 지나 쑥고개에서 단군이를 만나 지금까지 오게 된 거죠.”




환율과 단군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집안 대대로 듣기는 했지만 그런 뒷이야기가 있을 줄은 몰랐네요.”




“이 얘기가 사실이라면 토픽감인데..”




환율은 웅희에게 소주잔에 소주를 따르며..




“그럼 웅희씨는 무슨 이유로 인간 세상에 나오게 된 거죠..?”




웅희는 소주를 들이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정웅희라는 이름도.. 제 어릴 적 절 키워준 분의 이름이에요.”




시간은 거슬러 웅희가 새끼 곰일 때로 돌아간다.


찬바람이 불어올 11월초 메마른 논밭에 한 대 어울려 억새풀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무렵 그 주위로 날씨 탓인지 깊은 수로에는 돌과 풀들이 함께 군데군데 고인 물들은 얼어 있었다.


그 수로에 높이는 성인 남자 키를 훌쩍 넘을법한 2미터가 넘어 보였고 수로의 폭도 높이만큼 만만치 않아 보였다.


그 주의에선 그 수로를 겨울이 다가올 무렵 죽음의 수로라 칭하였고 간간히 야생 동물들이 빠져선 나오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기도 하였다.


웅희의 기억 속엔 그 수로의 지옥 같은 기억도 그중 하나였다.


마을이 산을 감아 안고 있는 모습으로 그날도 웅희는 먹이사냥을 연습도 할 겸 길거리를 걷다가 그만 죽음의 성에 빠지고 말았다.




“아야야.. 먹이도 찾지 못하고 이상한대로 떨어져 버리니 이게 뭐람..”




새끼곰인 웅희는 수로의 높이를 보고 그만 놀라고 만다.




“아.. 높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올라갈 수 있지..?”




아직 어리기만 했던 웅희는 장장 25km나 되는 수로를 걷고 또 걸었다.


이리저리 찾아 헤매다 수문을 찾은 웅희는 뛰어 오르려 했으나 이미 탈진 직전에 이르러 그만한 힘은 남아있지 않았다.




“허억.. 허억.. 여기를 올라가야.. 나갈 방법이 생길텐데..”




안간힘을 쓰던 웅희는 지쳐 수로 구석 풀 위에 주저앉고 만다.


마침 그곳을 지나던 초라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웅희를 안타까워했는지 수로로 조심스레 뛰어 들어온다.


웅희가 새끼 곰일 때만 해도 그 시대는 16세기경였다.


초라한 차림새의 여성이 한발 한발 다가올때마다 웅희는 움츠려 들며 이빨을 드러낼 수 밖에 없었다.




“다가오지 마! 다가오면 물어버릴꺼야..!”




하지만 웅희의 말은 초라한 행색의 여성에겐 들릴 리 만무했다.


여성은 웅희에게 다가와 손을 뻗자 웅희는 자신을 해치려는지 알고 물어버린다.




“크윽.. 널 해치려는 게 아냐.. 걱정 마 널.. 구해줄게..”




이제 스물셋 정도 되어 보이는 여성이 웅희에게 물린 채 말을 하고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웅희는 그 여성이 자신을 해치지 않을 거 같음을 느껴 팔을 놓아 주었다.


이미 그녀의 팔은 피멍이 들어 있었다.


아직 경계를 풀지 않는 웅희를 보고는 옷을 뒤적여서 하얀색 둥그런 뭉치를 꺼내들었다.


웅희는 냄새를 맡더니 먹기 시작한다.




“어쩌다 죽음의 수로에 빠진 거니..? 내가 데려가서 보살펴 줄게..”




이미 그녀의 오른팔은 힘을 쓸 수 없었다.


웅희는 그녀의 품에 안기어 울며 멍이 든 곳을 핥아 주었다.


그렇게 그녀에 안겨서 도착한곳은 볏짚과 흙 나무로 만들어진 초가집이였다.




“아버지, 저 왔어요.”




방문이 열리고 그곳에 등장한 것은 하얀 머리가 듬성듬성 난 쉰 정도 되어 보이는 남성 이였다.




“웅희 왔냐..? 그래, 그 새끼곰은 뭔고..?”




몸이 편찮은지 몸과 목소리가 말이 아니었다.


여인은 마루에 앉아서..




“여기 앞 죽음의 수로에 빠져 있는걸 구해 왔어요. 아버지 죄송해요. 아버지 드릴려구 구해온 약을 먹여버렸어요.”


그러했다. 수로에서 웅희를 구해준 여인의 이름이 바로 정웅희였던 것이다.


그 여인은 아버지의 약을 구하고 돌아오다 새끼곰일때의 웅희를 보고 그 약을 먹여 집으로 대려와 보살펴 주었다.


그렇게 곰인 웅희와 사람인 정웅희는 인연을 맺게 되었고 공부를 하던 여인의 모습을 보고 인간이 되어 보다 똑똑한 여성으로 태어나고 싶었던 것이다.


환율은 감탄을 금치 못한다.




“그냥 지은 이름인줄 알았는데 그 이름 속에 그런 뒷이야기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그 뒤로 500년이 지난뒤 인간으로 모습으로 내려와 김밥천국에 일하게 되면서 그 이름을 사용하게 된거죠. 절 보살펴준 그분의 이름을 따서 본받고 싶어서..”




호녀는 눈을 끌썽거린다.




“와! 감동적이다.”




“어려움에 처한 동물을 보고 무서워하지 않고 보살펴 주다니.. 그분 정말 좋은 일 하셨네요.”




웅희는 단군을 보며 말한다.




“단군씨와 처음 만났을 때 칼에 배인 제 손등에 밴드를 발라주는걸 보고 그분이 생각나 이 사람이면 괜찮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어요.”




단군이 헛기침을 연발할 때 휴대폰이 울린다.




♬~♪~♩




“여보세요.”




“박단군씨 되십니까..?”




“예, 그런데요?”




“안성 경찰서 사고조사계 OOO입니다. 이번 안성 프라자모텔 연쇄방화사건에 범인이 잡혔는데 그 목격자가 박단군씨와 여자친구분께서 범인과 싸우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합니다. 나오셔서 진술 좀 해주셔야 겠습니다.”




호녀는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 한다.




“웬 경찰서야..? 진술이라니..?”




“모텔에 불낸게 그 여우 맞지..?”




“응..”




“안성 경찰서에 체포됐나봐..”




단군은 다시 휴대폰으로 이야기한다.




“저랑 호녀랑 같이 가면 돼는 건가요..? 무슨 일인데 진술까지..?”




“범인이 이름을 말하라고 했더니 자신이 여우라고 해서요. 아! 그리고 모텔 505호실에서 파란 손수건과 개 목걸이등을 모텔측 주인께서 남은 여관비와 함께 변상해주신다고 하니 한번 찾아와 주시기 바랍니다. 언제 시간이 나십니까?”




“내일 아침 10시 정도 찾아가도 될까요?”




“네, 그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편안한밤 되세요.”




단군이 전화를 끊자 호녀가 바라보며 묻는다.




“뭐라고 그래..?”




“내일 너랑 나랑 10시쯤 돼서 경찰서 좀 가야겠다. 남은 모텔방값이랑 손수건 같은 거 모텔 주인쪽에서 변상해준데..”




“여우 얘긴 뭐야..?”




“아! 모텔에 불내고 도망가는 걸 누가 봤나봐.. 근데 그 사람이 여우랑 너랑 싸우는 걸 봤는지 이야기 좀 자세히 들어야 겠다더라..”




호녀는 혀를 차며..




“치, 난 잘못한 거 없는데.. 순전히 그 여우 녀석 짓이였어..”




웅희가 호녀를 보며 말한다.




“경찰서에서 오라고 하면 가야죠. 안 그러면 일이 복잡해져요.”




단군은 소주병을 잡으며..




“자! 우린 하던 이야기나 마저 하죠. 그나저나 환율씨는 웅희씨나 호녀가 무섭지 않으세요?”




단군이 환율에게 술을 따라주자 환율은 한잔 마신다.




“저희 아버지가 호랑이 조련사 출신이세요. 가문 대대로 동물에 관한 일을 해오다 보니 맹수 정돈 무서움이 없다보면 되죠. 헌데.. 저도 인간인지라 호녀씨와 웅희씨를 처음 볼 땐 놀라기는 했어요.”




환율은 시계를 보며..




“이런 벌써 11시가 다되어 가네요. 전 이만 집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단군 호녀 웅희는 환율을 배웅해준다.




“가세요!”




환율이 집으로 향한 뒤 그들은 티비를 보며 12시쯤이 돼서야 단군이 말을 꺼낸다.




“하아암, 이제 우리 슬슬 안 잘래요?”




웅희는 시계를 보며..




“벌써 12시가 다 됐네요. 잘 준비해야 겠네요.”




호녀는 입안에 바람을 넣으며..




“치.. 난 잠 안 오는데..”




웅희는 조그마한 나무상을 주방으로 가져가 싱크대에 그릇을 넣고 설거지 한다음 돌아와 구석에 있던 이불을 꺼내 자리를 마련해 준다.


따뜻한 방 안쪽으로는 붙혀서 2자리와 미지근한 문쪽으로 한자리 나란히 펴둔다.




“단군씨는 거기서 주무시구요. 저와 호녀씨는 여기서 잘께요.”




그러자 호녀는 베개와 이불을 챙겨들고는 단군이 옆으로 간다.


웅희가 호녀를 붙들고 늘어지는데..




“어딜가요.”




웅희가 호녀의 뒷목의 옷을 잡고 늘어지자 악력이 강한 웅희에게서 빠져 나올 수가 없었다.




“난 매일 단군이랑 잤단 말이야..”




이불을 덥고 앉아있던 단군이 호녀를 말리며..




“그러지 말고 둘이 같이 자.. 늦은 밤에 시끄러우면 안돼..”




그러자 호녀는 투덜거리며 자리를 잡고 눕는다.


그렇게 불은 꺼지고 서로가 잠들었을 무렵 잠든줄 알았던 호녀가 베개를 들고 살금살금 단군이에게로 다가가 눕는다.


단군이의 베개 옆에 자신의 베개를 놓아두고 단군의 왼팔을 잡아 베개 밑으로 놓아두곤 같이 이불을 덥고 단군이의 품속으로 파고든다.


단군의 품속에서 호녀는 크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흐~음, 좋다. 이제야 좀 살 거 같네..”




그렇게 몇 시간을 잠이 들어 이번엔 단군이 잠에서 깬다.


잠에서 깬 단군은 누군가 자신의 품에서 잠들어있는걸 발견한다.


다름 아닌 잠결에 자신이 안고 잠들었던 건 호녀였다.




“어엇..!”




소스라치게 놀란 단군은 누운 채로 뒤로 주춤한다.


덩달아 깨버린 호녀와 웅희는 영문도 모른 채 바라본다.




“무슨 일이에요?”




단군은 일어나 앉아 웅희를 보며..




“호녀가 언제 제 옆에 있네요.”




웅희는 호녀와 단군의 눈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무슨 꿍꿍이인지 단군을 그 자리에 눕히곤 자신의 이불을 단군의 이불위에 덮어서 호녀와 같이 단군의 팔베개를 한다.


이로서 단군은 오른팔엔 웅희 왼팔은 호녀에게 팔베개를 하며 그날 잠들게 되었다.


더욱 황당한 건 웅희가 단군의 가슴에 손을 올리곤 자장가를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왜 이래요. 웅희씨..?”




“자장~자장~ 우리~단군이~ 잘도~잔다. 우리~단군이~”




‘저기.. 나 지금 불편하거든요.’




간밤의 단군이의 로맨스는 그렇게 지나간다.


다음날 아침 단군은 부엌에서 요리하는 소리에 웅희의 집에서 새로운 아침을 맞이한다.


단군은 일어나서 문을 열고 웅희에게 다가간다.




“일어났어요?”




“지금이 몇 시에요?”




웅희는 자신의 휴대폰을 들여다보더니..




“이제 8시 조금 넘었네요. 밥 다되기니까 앉아 계세요.”




단군은 다시 졸린 눈을 비비고 방안으로 들어선다.


호녀는 누가 업어 가도 모를 정도로 잠이 들어 있었고 웅희는 밥을 차려주기 위해 요리를  하고 있었다.




‘정말 같은 요물이지만 호랑이라는 저 녀석은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고 곰이라는 저 여잔 누가 봐도 딱 현모양처 감인데.. 어쩌다 저리로 묶이고 이곳에 갇히게 된 건지..’




“단군씨, 밥 다 됐으니까 호녀씨 깨우세요.”




웅희의 말에 호녀에게 다가가 흔들어 깨운다.




“호녀야, 일어나.. 밥 먹어야지..”




호녀는 단군이 깨우자 못이기는 척 눈을 비비며 두 손을 뻗는다.


단군은 무관심 한 듯 호녀를 바라보며..




“어쩌라고..?”




“일으켜 줘..”




단군도 싫지만은 않은지 호녀의 두 손을 잡고 일으켜준다.


호녀가 일어나자 순간 단군을 잡아당겨 끌어안아버린다.




“야, 뭐하는거야.. 지금은 우리만 사는게 아니잖아..”




단군이 호녀를 때어내려 하자..




“나 너랑 살면서 이상해진 거 같아..”




“뭐가..?”




“너를 하루라도 안아보지 못하면 가슴이 막 뛰고 하루라도 손잡지 않으면 손이 후들거려..”




“갔다 붙이기는.. 어서 정신이나 차려.. 밥 먹어야지..”




단군과 호녀가 껴안고 있은 동안 밥상을 내려놓고 문을 열고 웅희가 들어온다.




“단군씨 호녀씨 밥..”




둘이 서로 떨어지자 순간 정적이 감돌고 웅희는 화가난 얼굴로 밥상을 들고 오더니 단군과 호녀 앞에 상을 내려놓는다.




“먹어봐요.”




밥 3공기와 김치찌개 3그릇.. 김과 그 밖의 반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단군은 숟가락을 들고 김치찌개를 한술 먹었을 때 그 맛은 저번에 호녀가 해준 전복죽과는 차원이 달랐다.




“와! 맛있는데요?”




웅희는 고개를 돌려 피식 웃는다.




“먹고 싶은 거 있음 말해요. 해드릴께요.”




호녀는 무슨 심통이 나서인지 젓가락을 잡고는 나무상에 내려치기 시작한다.




탁탁탁!




“체.. 고기도 별루 없고.. 맛없어..”




단군은 호녀에게 그런 말은 하는 게 아니라며 눈치를 주고 웅희는 단군을 보며..




“단군씨 10시에 경찰서 가야 된다고 하셨죠?”




“네..”




“이제 단군씨와 호녀씨 제 집에서 살게 됐으니까 밥 먹고 나가서 전 집 열쇠 복사해 올게요.”




호녀는 화장대를 보며 놀란다.


화장대엔 웅희가 쓰는 스킨과 로션으로 하여금 수많은 화장품들이 있었다.




“와! 저건 뭐가 저리 많아요..?”




“제가 쓰는 화장품이에요. 호녀씨, 화장 해보신적 없어요?”




끄떡 끄떡..




“그럼 밥 먹고 저랑 같이 외출준비도 할 겸 화장 해봐요.”


단군과 호녀 웅희는 밥을 다 먹고 어느새 시간은 9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먼저 준비를 마치고 현관에 서있는 단군은 호녀아 웅희가 꾸물대자 소리치는데..




“아직 멀었어..!? 왜 이리 늦어..?”




“지금 나가요!”




“나간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문을 열고 나타난 호녀를 보자 단군은 자연스레 입이 벌어졌다.


호녀의 뒤로 밝은 빛이 들어와 마치 후광처럼 보였고 단군의 가슴은 돌멩이라도 맞은 듯 아팠고 심장은 뛰기 시작했다.


다리엔 접착제라도 붙은 듯 떨어지지 않아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호녀는 단군이 이상한듯 다가와 머리에 손을 올려놓으며..




“단군아 너 왜 그래..? 어디 아파..? 너 얼굴이 붉어졌어..”




어깨까지 내려온 끝이 웨이브 진 머리에 화장을 한 듯 뽀얀 피부 분홍빛 빛나는 입술 하얀색 반팔티와 하얀색 주름치마에 허리엔 끈이 묶여져 있었다.


그 옷은 단군이 자신의 여동생에게 입혀 보려고 걸 그룹들의 옷을 보고 비슷한 걸로 사서 준거였는데 귀단은 싫다며 호녀에게 선물한 바로 그 옷이였다.


우연찮게 그 옷을 입은 호녀를 보고 반하게 될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단군은 표정이 들킬라 호녀의 손을 뿌리치곤 돌아선다.




“내가 치마는 입지 말랬잖아!”




호녀는 곰곰이 생각하는 듯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나 치마 말곤 없는데.. 웅희씨한테 빌려 입어야 하나..?”




“제거 빌려 드릴게요.”




웅희와 호녀가 다시 방으로 들어가려 하자 단군은 돌아서서 부른다.




“아냐, 그냥 나와..”




“왜? 안 예뻐서 그러는 거 아냐..?”




단군은 돌아서서 얼굴이 붉어져선 헛기침을 연발한다.




“크흠, 안 이쁘긴! 예..예쁘니까 나와..”




호녀는 단군이 예쁘다는 말에 살며시 미소 지으며 따라나선다.


검은색에 흰색 줄무늬 슬리퍼를 신고 나가려하자 웅희는 호녀를 말리며 자신의 슬리퍼를 내준다.




“그 옷에 촌스런 슬리퍼를 신고 나가면 사람들이 흉봐요. 제 것 빌려줄 테니 신고 나가요.”




호녀는 웅희가 빌려준 흰색 슬리퍼를 신고 단군을 따라나선다.




“잘 갔다 와요.”




웅희의 집을 내려와 몇 걸음 걷더니..




“단군아..”




“왜?”




그러더니 단군을 향해 두 팔을 벌린다.




“업어줘.. 발목에 붕대를 감았더니 걷는 게 힘들어..”




“방금전만해도 잘 걷더니 왜..?”




호녀는 발을 동동 굴리며 앙탈을 부린다.




“알았어.. 손잡고 부축해 줄 테니 가자..”




단군은 호녀의 손을 잡고 부축하지만 호녀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아! 왜..?”




호녀는 다시 얼굴을 찌푸리며 발을 동동 구르더니 앙탈을 부린다.




“업, 어, 줘!”




단군은 심통이 났는지 그대로 호녀를 두고 가버린다.




“너 계속 어리광 부릴 거면 따라오지 마!”




“치.. 알았어.. 같이가!”




단군과 호녀는 그렇게 5분 정도를 걸어 버스정류장에 도착하고 버스를 타고 안성 경찰서로 향한다.


버스안은 웬일인지 사람이 많았다.


단군은 자리를 찾아 앉고 호녀는 옆에 손잡이를 잡고 선다.


몇 분을 그렇게 가다가 뭔가가 이상함을 느낀 단군은 뒤에서 호녀의 다리를 훔쳐보는 남자를 발견한다.


심기가 불편한 단군은 일어나서 호녀를 앉히고..




“여기 앉아..”




“난 괜찮은데..”




단군은 호녀를 앉히곤 겉옷을 벋어서 호녀의 다리를 가려준다.


의아해 하던 호녀는 단군을 보자..




“내가 너 때문에 반팔티를 하나 더 입는다.”




단군은 자신도 모르게 호녀를 보호 해주며 챙겨주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십여 분이 지나서 경찰서 앞에 도착하고 문 앞에 보이는 경찰에게 다가간다.




“사고조사계는 어디로 가면 돼나요?”




경찰은 경찰서 안을 보며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가리킨다.




“정문으로 들어가셔서 들어가신 방향에서 왼쪽으로 돌아가 보시면 있습니다.”




단군은 인사를 하고 들어간다.




“수고하세요.”




사고조사계에 찾아 들어서고 물어물어 들어선 그곳에는 젊은 여자와 중년 남성 그리고 양옆으로 경찰들이 서 있고 한 경찰은 조사서를 꾸미고 있었다.




“저기 모텔 방화사건 때문에 왔는데요.”




“아! 오셨군요. 자! 앉으세요.”




조사를 받고 있는 여자는 다름 아닌 모텔에 불을 낸 바로 그 여우였다.




“호..!”




서로 아는척을 하다 눈치를 보고 옆에 경찰들이 의자를 내주자 단군과 호녀는 앉는다.


조사서를 꾸미던 경찰은 목격자를 가리키며..




“이분께서 간밤에 길을 지나다가 이분과 단군씨 여자 친구 분 두 분이서 싸우는 걸 목격 했다고 합니다. 사실 입니까?”




호녀는 고개를 끄떡이며..




“네에..”




“그냥 사소한 몸싸움 정도에요.”




조사서를 꾸미는 경찰이 여우를 가리키며..




“그럼 이 여자분을 아십니까? 어제부터 계속 이름을 물어봤는데 한사코 자기가 여우라고 하기에..”


여우는 짜증내며 말한다.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나 여우 맞다니 깐..!




조사서를 꾸미는 경찰을 짜증내며..




“생긴건 멀쩡하게 생겨서 이 아가씨가 왜 이래..!? 아닌 말로 정말 과학수사를 해야 정신을 차리겠어..! 조사하면 다 나와!”




목격자 옆에 서있던 경찰이 눈치도 없이 말한다.




“정말 여우라면 해부라도 해보죠.”




“이봐! 지금 그게 말이라고..!?”




해부라는 말에 뭔가가 움찔 했는지 단군은 의외의 말을 한다.




“호희라고 하던데요. 구호희.. 저 여자 이름이요.”




여우로 하여금 모두들 놀라 쳐다보고 조사서를 작성하던 경찰은 미심쩍은지 여우를 보며 말한다.




“정말이야..?”




“그.. 그래! 내 이름이 구호희라고..”




단군이 여우를 감싸고돌자 호녀는 화가 나선 단군의 옆구리를 찌른다.




“이거 왜 이래.. 또 마음에 안 드는 짓 한다.”




“아니 난 단지..”




호녀가 화가 난걸 눈치 챈 단군은 호녀가 나가버리자 따라나선다.


단군이 어쩔줄 몰라 따라나서려 하자 조사서를 꾸미던 경찰이 돈봉투를 건낸다.




“아! 박단군씨.. 이건 모텔측에서 변상하는 돈입니다. 모텔방비랑 불탄 소지품들 변상한 겁니다. 가보셔도 좋습니다.”




단군은 돈 봉투를 챙겨들고는 호녀를 따라 나선다.


인적이 드문 지하계단에서 팔짱을 낀 채 삐져있는 호녀에게 다가가자 호녀는 단군을 보며 눈에 빛을 내며 이빨을 드러낸다.




“왜 저 녀석한테 이름을 지어준거야!? 설마 저 녀석이 마음에 든 건 아니겠지..?”




“마..마음에 들..들다니.. 다..단지 과학수사를 하던지 잘못해 해부가 되면 어쩌나 걱정이 돼서.. 아.. 알잖아.. 나 너 말고는 어..없다는 거..”




그때서야 화가 가라앉았는지 원래대로 모습이 돌아온다.




“정말이지..? 과학 뭐라는 그거랑 해부될까 걱정돼서 그런 거 뿐이지..?”




그때서야 안심이 됐는지 단군은 조심스레 미소를 지으며..




“그럼! 자, 가자.. 모텔쪽에서 변상을 해줘서 돈이 좀 있으니까 내가 선물 사줄게..”




방금 전 화를 머리끝까지 냈던 호녀는 어디가고 금세 선물이라는 말에 화색이 돈다.




단군과 호녀는 경찰서를 나와 버스를 타러 나선다.


그들 뒤로 오른팔에 발톱 모양마냥 여러 개 세모형식의 문신을 한 중년남성이 지켜보고 있다.




“이번엔 저 인간인가..?”




즐거워만 하는 단군과 호녀의 뒤로 어두운 그림자가 따라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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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주[尹主] 2010.11.26 06:34
    새로운 캐릭터 하나 더 나왔네요. 무슨 역할할지 기대되요^^
    호희란 이름 단군이 얼떨결에 지어준 거군요...이걸로 호녀의 경쟁 상대가 한 명 더 는 건지도?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아무쪼록 맘 차분하게 가지시고 천천히 쓰세요~ 이번 화는 왠지 조급하게 쓰셨단 느낌이 들어서요;;
  • profile
    시우처럼 2010.11.29 18:27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음악도 멋지고, 대화도 재밌네요. ^-^
  • ?
    乾天HaNeuL 2011.01.08 02:14

    단군이. 왠지 츤데레 기질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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