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05 00:45

Reprise - ROUTE B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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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말해주세요.
그 자리에 있는 아무도 말을 꺼내지 못 했다.

내가 알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해주세요.
이번에는 모두가 고민하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내가 잊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해주세요.
그러자 이번에는 모두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레이첼 크리스티-

의식은 다시 또렷해진다.
어디서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오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도 신경 쓰였던 건 내가 있는 장소가 처음 보는 장소라는 것이다.
내가 주위를 둘러보는 동안, 문에서 누군가가 나오더니 눈을 뜬 나를 본다.
"깨어났구나? 다행이다..."
그 사람은 안도한 표정을 짓고는 내 곁으로 다가온다.
"옆에 있다가 갑자기 쓰러지니까 놀랐잖아, 정말..."
아무래도 나는 이 사람과 같이 있다가 갑자기 쓰러진 모양인 거 같다.
"... 그랬나 보네요."
나는 그 사람을 바라본다. 검은색 더벅머리에, 평범하게 사복을 입은 모습이었다.
그리곤 나 자신을 본다. 언제나 보던 손에 언제나 보던 옷. 머리에 붕대를 감은 느낌이 나지만, 그걸 빼면 달라진 건 없다.
나는 안도하고는 옆을 쳐다봤다.
"그런데 누구시죠?"
나는 의문을 품은 채로, 눈앞에 있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물었다.
돌아온 것은, 의아한 표정을 지은 그 사람의 표정이었다.

"기억 상실증... 인 거 같네요."
의사는 나와 그 사람을 번갈아보며, 그렇게 이야기했다.
"말씀하신 걸 보면... 아무래도 그때 정신적인 충격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던 친구분이 충격으로 기억을 잃어버리신 거 같습니다."
"그런 게 가능하나요? 보통은 그... 드라마에서 하는 것처럼 교통사고를 당해서 한다든가 그러는 게..."
"물리적 충격으로 벌어지는 건 낮은 확률입니다. 실제로는 심인성 요소가 기억상실의 원인을 더 차지하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면, 무언가 충격적인 일을 겪은 나를 이 사람이 위로를 하다가 그 일로 충격을 먹은 내가 쓰러져서 여기까지 온 거 같다.
"...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가요?"
그래도 역시 이해가 안 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무엇보다 이 사람에겐 나의 기억이 있겠지만, 나에겐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때 내가 뭔 일을 당했는지 아무것도 모른다.
"이전에 있었던 일에 대한 기억은 돌아올지도 모릅니다만... 어찌 될지는모르겠군요. 일단 부모와는 연락이 취해지셨나요?"
"연락이 되기는 했는데... 지금 이놈 부모가 전부 해외에 있거든요. 아무래도 사정상 힘들 거 같데요 ."
"그렇습니까... 우선은 여기 병원에 있어서 안정을 되찾는 게 우선 일 거 같군요. 어떤 종류의 기억상실증인지는 아직 모르니 오늘은 병원에서 지내주시기 바랍니다."
의사가 병실을 빠져나간 뒤, 그 사람을 나를 쳐다봤다.
"그래서, 진짜 아무것도 기억 안 나?"
"네."
난 내가 왜 여기 있는지도 모르겠고, 이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이전에 뭔 일이 있었는지도 모를 뿐이다.
"내가 당신과 아는 사람이라고 치고 저한테 어떤 일이 있다고 친다면, 그 '일'은 도대체 뭔가요?"
"나도 네가 어떤 일을 당해는 지를 모른단 말이야... 내가 널 발견했을 때에 넌 강가에서 그냥 울고 있었거든."
"내가 강가에서 울고 있었다?"
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게 돼버렸다.
"끙... 이렇게 생각해도 머리만 아프네... 일단 뭐라도 먹을래?"
"... 그러죠 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옆에 있는 냉장고로 손을 뻗었다.
"여기 있는 거 먹어도 상관은 없겠죠."
나는 짤막하게 이야기를 하고는 냉장고를 여려고 했다. 그렇지만 냉장고는 의외로 간단하게 열리지 않았다.
"이거 왜 이렇게... 안 열려...!"
"야, 잠깐만 거긴..!"
힘을 줘서 겨우 냉장고를 연 나를 처음반기는 거는 나에게 떨어지는 수많은 맥주캔들이었다.
넘치기 일보 직전의 맥주캔을 따져있는 상태여서 공중에서 맥주를 흩뿌리며 나에게 다가왔다.

".... 왜 병원에 맥주가 있는 거죠?"
"그게... 병실에서 깨어나면 같이 의사 몰래 먹으려고 그런 건... 데..."
"가능할리 없잖아요, 그런 거!"
납득할 수 없다. 이런 사람이랑 내가 친했던 사이라니, 절대 말도 안 된다.
"당신 때문에 의사한테도 혼나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이 정도 선으로 끝난 게 다행이라고요. 차라리 엄마랑 아빠랑 있는 쪽이 더 좋을 텐데..."
"어? 부모 일은 기억이 난 거야?!"
"아뇨. 그래도 부모님이 있다면 분명 당신보다는...."
나는 나오려는 말을 억누르고는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 병원 좀 돌아다녀도 되겠죠?"
"의사 선생님도 그건 별 말 안 했으니까 상관없기는 한데..."
"그럼 당신은 여기 있으세요. 머리 좀 식혀야 될 거 같네요."
단순히 이 사람에게서 벗어나겠다는 일념이긴 했지만, 간신히 나오는 말을 억누르고 나는 병실을 나왔다.
여전히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상태였다. 그렇지만 생각을 하면 할수록 머리만 아파져올 뿐이었다.
결국 산책을 할 기분도 나지 않아서 병실로 다시 발걸음을 옮겨야만 했었다.
"...? 잠들었나..."
병실로 돌아와보니 침대에 엎어져서 자고 있는 사람이 보였다.
나는 자고 있던 그를 병실 벽에다가 기대어놓고서 침대에 누었다. 그러곤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보이는 나는 울고 있었다. 울고 있는 내 손안에는 한 장의 사진이 있었다.
어릴 때의 모습이었다. 환하게 웃고 있는 나와 부모로 추정되는 2명이 있는 사진이었다.
나는 왜 울고 있는 거지? 이상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왜 내가 울고 있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
그러던 도중 울고 있는 나에게 누군가가 다가왔다. 나를 병실로 옮겼던 그 사람이었다.
"어이~여기서 뭐 하는 거야?... 잠만 너 왜 울어?"
"안 울어."
나는 울면서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꿈속에서의 나는 그 사람과 친밀한 관계인 거 같았다.
"나 정말 바보인가 봐... 이렇게 될 걸 알고 있었는데..."
"어..? 뭔 소리야 너...?"
점점 더 다가오는 그 사람을 꿈속의 나는 울으면서 웃는 얼굴로 쳐다보고는 이렇게 말했었다.

"버림받을 거였으면 살아있지 말 걸 그랬어."
내 입에서 나온 발언은, 내가 생각하던 것의 이상이었다.
"... 저게 뭔 소리야...?"
버림받았다? 누구한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생각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무언가가 생각나기 시작했다. 아니, 기억해내고 있었다.
시야의 풍경은 어느샌가 점점 더 멀어지더니, 이내 다른 광경이 되어 나타났다. 집에서 부모가 남긴 편지를 내가 읽고 있는 장면이었다.
집안의 상태는 어딘가 이상했다. 2명이서 자는 용도로 놓인 침대가 있는 방의 안은 깨끗했지만, 어째서인지 그 방을 제외한 나머지 방은 전부 어질러져있었다.
그런 와중에 꿈속의 나는 얼굴이 파랗게 질린 모습으로 편지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내 표정도 파랗게 질린 모습이 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미안하다
우리 둘이 살아가는데 너는 필요 없어
-엄마랑 아빠가-'
"뭐야 이거... 거짓말이지..."
어느샌가 주변의 풍경은 사라져있었다. 아까 본 것이 내가 이전에 겪은 기억이라는 건가?
"아냐... 아냐... 그럴 리 없어... 그럴 리가.."
나는 머리를 쥐어싸며 부정했다. 하지만 부정을 하면 할수록 지금까지 그 사람과 의사가 한 대화가 전부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
점점 더 새록새록 떠오르기 시작한다. 내가 곁에 가도 웃지 않던 엄마와 아빠의 모습. 그리고...그리고...
"도대체 왜?!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건데?! 왜!!! 이럴 거였으면... 이럴 거였으면..."
점점 더 머리가 아파져만 간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워진다.
"이럴 거였으면 옛날 같은 거, 기억해내지 말 걸 그랬어!!!"
점점 절망이 내 주변을 휩쓰는 느낌이 듦과 동시에 내 의식도 멀어져만 갔다.

의식은 다시 또렷해진다.
어디서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오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도 신경 쓰였던 건 내가 있는 장소가 처음 보는 장소라는 것이다.
"아, 깨어났어?"
옆에는 벽에 기대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나도 모르게 갑자기 잠들어버린 모양이네... 어때 화 좀 풀렸어?"
아무래도 나는 이 사람과 뭔 일로 싸웠다가 같이 잠들어버린 모양이다.
"... 일단은요."
나는 그 사람을 바라본다. 검은색 더벅머리에, 평범하게 사복을 입은 모습이었다.
그리곤 나 자신을 본다. 언제나 보던 손에 언제나 보던 옷. 머리에 붕대를 감은 느낌이 나지만, 그걸 빼면 달라진 건 없다.
나는 안도하고는 옆을 쳐다봤다.
그리고 나는 의문을 다음은 채로, 눈앞에 있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물었다.

"그런데 누구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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