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18 17:18

역겁정략 1화 7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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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한편, 이아손은 정세를 살피기 위해 술집에 와 있었다. 밀주 두 병 시키고 아직 한 잔도 마시지 않았다. 왜 굳이 술집이냐. 서민들의 얼마 없는 스트레스를 풀 장소인지라 뒷담화가 심하고 그를 통해 통상으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정보들을 무료로 얻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물론 헛소문도 상당수니 가려서 들어야 한다. 이아손은 그 중 어제 소동에 귀를 기울였다.

어제 소식 들었나?”

아니, 무슨 소문인데?”

글세, 그 깝죽거리는 치안대놈들이 글쎄 혼찌검이 단단히 났더라더구만!”

정말? 맙소사, 그게 대체 누구여?”

잘 모르겠고. 한 명이라는데. 대체 뭐 땜시 그런 일을 벌였는지 도통 모르겠구만.”

지딴에 영웅 행세라고 하고 싶었겠지.”

아우 진짜, 요새는 생각 없는 놈들이 참 많다니까…… 그런 짓을 해서 꼭 눈에 띄려는 놈들이 있어요. 겨우 안정됐다 싶으니 그런 소동을 벌여? 그러면 피해는 누가 받을지 전혀 생각을 못하는 건가?”

맞네. 맞어. 후우, 당분간 치안대놈들이 우리를 달달 볶겠구만. 한층 더!”

에에이! 빨리 그놈이 잡혀 뒈지기만을 바라는 수밖에!”

이아손은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 이게 바로 현실이다. 부르고뉴를 데려와 같이 이 주옥같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지만, 당사자니 어쩔 수 없이 데려오지 못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보아라, 부르고뉴 이게 바로 현실이다. 이상은 결코 현실을 이길 수 없는 법이지. 넌 처음부터 실패했다. 이상을 품고 현실에 대적하려는 그 생각을 품을 때부터 네놈의 패배는 이미 결정된 것이었다. 수백 수천의 이상주의자들이그러니까 셸림프 같은모여서 뜻을 합하면 이상향이 이루어질 거 같지? 절대 그렇지 않다. 서로서로 저마다의 이상이 조금씩 다른 법이니까. 하물며 혼자인 바에야.

그런데 자네 누군가?”

? ! 나 말입니까?”

그래. 아까부터 우리를 유심히 지켜보던데…… 혹 이 일에 관심이라도 있나?”

들켰다. 귀찮은 일에 말려들기 전에 꼬리를 내주고 빠져나와야 겠다.

치안대들이 저리 설치고 다니는걸 보면 어떤 놈 때문에 그런가, 궁금해지기 마련이오.”

그도 그렇네. 근데 그놈에게 원수진 듯한 표정이로군.”

겨우 평온해지나 싶었는데 물 흐리는 미꾸라지는 절로 인상이 찌푸려지기 마련이오.”

그렇지 그렇지.……근데 혹 자네 나크문인이 아닌가.”

보네이지팰리스는 사보닐과 나크문 경계에 위치해서 사보닐인이 많았다. 당연히 나크문인인 이아손이 눈에 잘 띄는게 당연했다.

미나스 출신은 맞습니다만…….”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놈 일행 중에 나크문인이 있었다는데……혹 자네의 인척이 아닌가.”

모른다. 미나스 출신 중 보네이지팰리스에서 일하는 사람은 나, 이아손 아우게이우스 말고는 알지 못한다. 그 외에는 모른다. 모른다. 모른다. 모른다.

모르오. 그런 자는 알지도 못할뿐더러, 안다고 해도 상종하고 싶지도 않소!”

이아손은 지금 순간 자신이 모질게 싫었다. 정말 귀찮은 일에 끼어들지 않았어야 하는데!

그렇구려. 사실 아까부터 자네를 주시하는 사람이 있는데…… 전혀 알지 못했나?”

젠장. 함정이었구나!

이 자를 끌고 가라.”

“aye, Sir!”

이아손은 그 사건이 일어난 그곳에 간 연유로 잡히고야 말았다.

 

이아손에게만 위기가 닥쳐온 것은 아니었다. 외인들은 이아손의 집에도 쳐들어왔다.

여기가 이아손 아우게이우스의 집이 맞소?”

, 맞습니다.”

그러는 당신은 이아손과 무슨 관계요?”

그이의 약혼자……입니다.”

가빈느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사각으로 숨은 부르고뉴도 그것만은 알 수 있었다. 그나저나 무사히 넘어가야 할 텐데.

질문은 다시 이어졌다.

약혼자? 약혼자면서 어찌 약혼자의 집에 머무를 수 있단 말이오. 법도를 아시오? 모르시오?”

무슨 말씀이신지…….”

평정을 유지하려 했으나 가빈느의 목소리는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설마, 표정연기에서 다 읽히고 있는거 아냐? 부르고뉴는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억센 파로치어는 잘 들리지 않아서 차라리 통역하는 앞잡이의 말을 듣는데 더 집중했다.

약혼을 하면 결혼을 할 때까지 신부는 몸을 청결히 유지하라는 율례도 모르시오!”

, 송구합니다……. 하지만…… 약혼자의 집에 있다고 몸을 더럽히는 건 아니에요. 그이가 집에 잘 안들와서 가끔 청소를 하러 오는 거라고요.”

제관 나으리께서 그리 법도를 지키지 않고서야 율령을 하나라도 지킬 수 있겠소……?”

제관 나으리? 젠장! 저들은 이미 다 알게 온게 틀림없다. 하기야 가빈느는 마을에서도 명물이긴 했다. 제관이 된다고 동네방네 다 소문을 퍼트리고 다닌 꼴이었으니. 하지만 저들이 단순히 알고 온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관 이라뇨…….”

가빈느는 눈치 못챈 건가. 제발 저들의 유도심문에 걸리지 말아줘!

허이구, 우리가 모르고 찾아왔을 거 같소이까? 가 빈 느 카 리 티 지 씨! 물론 당신이 이아손 아우게이우스와 약혼한 것도 알아. 하지만 그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지. 왜냐? 제관 시험을 봐야 하니까! 그렇게 할 일 많은 당신이 약혼자 집에 청소하러 온다고? ? 누굴 바보로 아나.”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일의 진행이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 외인놈들이 불 질러놓고 누명을 뒤집어 씌우려는 건가?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같은 외인동료들이 있었다. 파로치인들은 야만하지만, 그 척박한 환경으로 인해 오히려 동료들을 아낀다.

이 일은 보통 외인들의 소행이 아니다.

그래요……. 전 아직 제관 시험 준비 중이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평생 제관 시험만 보며 살 수는 없잖아요……. 노후를, 그래. 노후를 생각해야죠……. 저라고 평생 제관 시험만 보며 살 순 없으니…….”

그만, 그만! 가빈느는 너무 당황해 한 말 또 하고, 한 말을 또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앞잡이가 더는 캐지 않고 있었다. 길조인가? 흉조인가?

짐작컨대 흉조에 가깝지만. 다행이도 가빈느도 정신을 가다듬은 것 같았다.

……그래요. 저도 지쳤어요. 늦었어도 절 받아주는 남자가 있으면 확 시집가고 싶다고요. 그래요. 확 맘 같아서는 포기하고 싶다고요. 그런데 제관 시험은 지금까지의 인생이나 다름없다고요. 그걸 포기하라는건……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잖아요…….”

가빈느는 말이 없었다. 흐느껴 우는 것이리라. 이것들! 감히 가빈느를 울리다니! 하지만 그들도 아무 일도 없는걸 보니 이해하는거 같기도 하고. 혹시, 동정하는 건가?

그럼 포기하면 돼지. 포기하면 편하잖소?”

아니었다! 흐느껴 우는 소리는 저들이 숨죽여 웃는 소리였을 수도 있던 것이다. 앞잡이놈은 이제 대놓고 가빈느의 인생을 비난하고 있었다.

그래. 나도 안될 때, 시작을 하고 포기하는게 두려운 적이 있었지. 하지만 포기하면 편해. 편하다고! 한가지 더 말해줄까? 너의 약혼자 이아손은 이미 옥에 갇혀 고문을 당하고 있다!”

앞잡이놈은 점점 말이 짧아지더니 이제는 반말로 가고 있었다. 저 때려죽여도 시원치 않을 놈을! 그런데 이아손이 벌써 옥에 갇히다니? 정말로 알고 잡은 것일까? 하긴, 나크문인을 여기 보네이지팰리스에서 보는건 드무니까. 그렇다면 이제 여기도 안전하지 않다!

앞잡이놈은 계속해서 가빈느를 조롱하고 있었다.

여기서 말해. 이아손 아이게이우스와의 약혼을 포기한다고. 그리고 다시는 건방지게 제관 시험같은 걸 도전하지 않겠다고 말야. , 당장 말해!”

, 저놈을!

솔직히 우리도 여자를 잡아다가 고문을 하는걸 원치 않거든? , 말하라고! 말만 하면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어! , 말해. 포기하겠다고 말하란 말야!!!”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부르고뉴는 사각에서 즉시 나와 앞잡이놈의 대갈통을 후려쳤다. 감히 가빈느의 멱살을 잡다니! 부르고뉴를 본 외인들의 시선이 변했다.

halten!” “verhaften!” “Verpassen Sie nicht!”

가빈느는 사각에 숨어야 했을 부르고뉴가 나타난걸 보고 눈이 동그래졌다. 이 여자가, 정말로 포기한다고 말할 작정이었나. 그렇게야 둘 수 없지.

이대로 도망치는 것도 뭐해서 부르고뉴는 한마디 외쳤다.

포기는 너같은 놈들이나 하시지! 우리 가빈느 아가씨는 무엇 하나 포기하지 않을거다.”

부르고뉴는 말하고는 실수했다는걸 떠올렸다. 무엇 하나? 하지만 더는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외인들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날쌨다.

부르고뉴는 가빈느를 안고 창문으로 돌진하고는 그대로 밑으로 떨어졌다. 외인들은 그 모습을 보고는 “Dammt!" 욕설을 지껄이며 서둘러 부르고뉴를 추적했다.

부르고뉴와 외인들의 하룻동안의 숨바꼭질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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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부르고뉴가 실소했다고 생각한 이유는?


원래는 가빈느가 이아손을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대해 억지 설명하다가 부르고뉴가 빡쳐서 도망치는 전개였는데...............손과 캐릭터가 그렇게 놔두질 않는군요 ㅠ ㅠ

부르고뉴와 가빈느의 미래가 복선으로 보이는 듯 합니다[것보다 서문에서 이미 나왔자나!!!

뭐 이런 어설픈 삼각관계도 괜찮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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