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28 11:30

역겁정략 2화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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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널 잡아 넘기지 않을 것이다.”

가문의 수호신 역할을 자처하던 이 위인이 갑자기 무슨 꿍꿍이지? 부르고뉴는 역설적이게도 자기가 잡혀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저들은 이미 나를 잡을 뻔 했습니다. 물론 얼굴도 들켰고요! 피의 회랑에서는 목소리마저도! 비록 제 정체는 탄로나지 않았지만. 날 잡지 못하면 언젠가는 들키지 마련입니다. 그때는 샤르맹스크 가문은 반군의 소굴이라는 오염마저 붙겠지요!!!”

가주의 아들이라고 해서 오냐오냐 봐줬더니만…….” “더 들을 필요도 없습니다. 이 자의 말이 맞습니다. 어서 넘겨서 후환의 화근을 제거하시지요! 이제 와서 뭘 망설이시는겁니까!” 목소리는 들은 적 없지만 부르고뉴는 저자들의 상당한 원한을 사고 있는게 분명했다. 부르고뉴가 도망친 후 가문이 그토록 위험에 처했었나?

알자스의 대답은 딱딱했다.

가문은 가문 그 자체만을 위해 있는게 아니라,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다. 네놈은 내가 그리 옹졸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건가?”

놀라운 일이었다. 알자스가 부르고뉴를 지켜주겠다니. 부르고뉴는 빰을 꼬집었다. 아팠다. 하지만 꿈은 현실보다 현실적일 수 있다. 그래. 꿈이야. 이건 꿈일 거야. 세상에 알자스 형님에게 도움을 받을 일이 있었다니.

생각해 보니 딱 한 번 있기는 했다. 부르고뉴는 알자스의 이중성에 대해 비난했다.

그렇다면 왜 내가 왕도 나르고스에서 오명을 받았을 때, 왜 날 지켜주지 못한 겁니까? 상대가 형님이 졸업한 펠 다루스 커리큘럼이라서?”

그때는 힘이 없었고, 지금은 다르다.!”

하지만 지금은 더 큰 오명을 썼습니다. 반군에다 방화 혐의라니. 그때 일보다 더 최악이지 않습니까. 이런 저를 형님이 어찌 구해주실 수 있다는 겁니까!”

네 이놈! 아무리 가주의 자식이라지만 이분은 현 가주님이시다. 가문의 사람이라면 가주의 명에 따라야 하는게 응당 가문의 일원의 도리인 것을! 무엄하구나!” “가주님, 동생과 화해를 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지만, 이미 이십 군주나 지나버려 그 감정의 골은 쉽게 메워질 수 없을거 같습니다. 그냥 포기하시지요.”

때로는 알자스의 종복들도 옳은 말을 하는군. 부르고뉴는 절대 형님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 아니, 용서하면 부모님을 뒷셰계에서 만날 면목이 없었다.

그렇습니다! 난 이미 가문을 나오면서 피의 혈인도 끊어버렸습니다. 이제는 샤르맹스크 가문과는 관계도 없고! 무엇보다 가문이 절 지켜줄 필요도 없습니다! 난 이미 이 가문 사람이 아닙니다! 방랑할 때는 부르고뉴 상세브리라는 이름으로 다녔습니다! 상세브리(homeless)! 하핫! 정말 잘 지은 성이지 않습니까?”

악에 받친건 부르고뉴만이 아니었다.

그만! 그만하라!!!”

알자스가 저토록 소리를 내며 화낸 적이 있었나? 평소에는 아무런 감정기복도 나타내지 않아 냉혈한인 줄 알았는데, 알자스의 목소리는 미묘하게 떨리고 있었다.

나라고 좋아서 네 부모님을 고변한 줄 알았더냐? 지금 봐라. 영주를 따른 브링세 가문도 나타리 가문도 심지어는 2인자였던 로스로제 가문도 지금은 몰락하거나 없다. 하지만 봐라. 우리 샤르맹스크 가문은 예전의 광영을 누리고 있다! 무엇 때문인지 아는가? 그때 내가 고변하지 않았다면 샤르맹스크도 멸문을 당했을 거다! 상트르와 로렌, 내 동생인 론알프와, 사촌들인 리무쟁, 오베르뉴, 아키텐, 파가르디, 브르타뉴 마저도 모두 노예가 되거나 죽임을 당했을 거다! 물론 네놈도 살아남지 못했겠고 말이다.

, 이래도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한거라고 믿는 거냐?”

, 형님은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지으셨습니다. 그게 부모님을 죽일 이유는 되지 못합니다!”

그런 것 쯤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소문에 따르면 가주는커녕 후주도 되지 못하는 서열인 알자스가 가주에 욕심을 내 죄없는 부르고뉴의 부모를 모함해 그 자리에 앉은 것이라고. 그 오명을 씻기 위해 샤르맹스크 가문을 지금과 같은 위치로 만든 것이라고. 물론 와전된 거지만 부르고뉴는 결코 그런 알자스를 용서할 수가 없었다. 가문을 지키려면 다른 방법도 있었다. 왜 굳이 부모를 죽여야 했을까?

그래야 알자스 자신이 가주가 될 수 있어서 죽인게 아니었을까? 모든게 추측에 불과했다. 하지만 부르고뉴의 부모와 숙부의 관계로 볼 때 수긍 가는 추리였다.

그럼, 내 도움을 받지 못하면 어떻게 할 작정이냐. 한 번 도망쳤으니 두 번은 쉽게 도망칠 생각을 하는 거냐? 어리석은 놈! 네놈이 도망갈 때 나는 그 자리를 지키고 버텼다! 참았다! 그리고 지켜냈다!

난 가록에 환난에서도 가문을 지킨 가주라고 기록되겠지만, 넌 아니다. 기껏 해야 몇 줄 가문을 위기에 빠트릴 뻔한 어리석은 한량이라고 나오겠지. 어리석은 놈. 뒷세계에 계신 부모님이 네놈의 이 어리석은 모습을 보시면 뭐라 생각하실까.”

네놈의 입에서 그런 말 듣고 싶지 않아!”

부르고뉴는 감정이 격해서 그만 막말을 하고 말았다. 알자스의 종복들이 격분해 뭐라 소리쳤지만 알자스는 그들을 제지했다.

나도 널 그냥 도와주겠다는 생각은 아니다.”

알자스는 의미심장하게 다음 말을 입에서 뗐다.

조건이 있다.”

 

 

어이쿠, 위대하신 샤르맹스크 가주께서 친히 반군을 잡아오셨구려.”

다음 날. 부르고뉴는 알자스에게 붙들려 영주 궁이 있는 미나스에 도착했다. 보네이지팰리스와는 바로 이웃한 마을이지만 이질적인 외모와 흙을 구워 지은 건축양식에 눈이 찌푸려졌다.

모든 것은 이 마을에서 시작되었다.

평시와는 다르게 영주인 가우 그라시우스가 중앙에 앉아 있었다. 그 조카인 총감찰관 모도는 좌편에 섰고 행정 사무관인 다라이 바네셋은 우편에, 형부 수소관인 이아손, 그 외 여러 가신들이 열을 서 있었다. 다 알자스가 소동의 주범을 잡았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오늘 이 자리에서 재판이 시작되는 것이다. 부르고뉴는 침착했지만 떨리고 있었다. 알자스의 말대로 되지 않으면 난 어떻게 되는 거지? 빨리 부모님을 뵐 수 있어 영광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알자스는 모도의 비아냥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알자스의 정적이자 간신인 다라이는 그런 알자스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예도 갖추지 않고 뭐하는 짓이오! 형부 총관이라고 너무 기고만장하신 것 아니요?”

오늘 소인은 죄를 청하고자 이 자리에 왔습니다. 다른 아닌 소동을 일으킨 자가…… 제 사촌동생이기 때문입니다.”

이런이런 그런 일에 연루되시다니, 고고한 알자스 샤르맹스크 공께서 상심이 크시겠구려.”

형부를 총괄하는 분이시니 잘 아시겠군요. 반군이 어떤 처벌을 받는지!”

주위가 웅성였다. 이아손도 같이 웅성였다. 맙소사 저 녀석이 바로 샤르맹스크 사람이고 그 사촌형이 바로 내 상사란 말이지? 집무하면서 거의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명실상부한 상사였다.

모도와 다라이의 비난에 알자스는 마음 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다. 죽여라! 죽여라! 부르고뉴는 이 자리에 선게 후회가 됐다. 어쩌면 알자스는 이 자리에서 부르고뉴를 공개적으로 처형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소인이 이 오점을 인정하고 앞에 선 이유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뭔데? 뭔데? 어서 말해보시오!”

총감찰관 각하, 저 자의 언변에 속지 마시오소서. 입술에 독을 바르고 각하께 해를 끼칠 자이니다!”

내 동생은 반군이 아닙니다! 이 알자스 샤르맹스크가 가문의 이름을 걸고 그걸 입증할 수 있습니다!”

가문의 이름이라는 말에 주위가 숙연해졌다. 오르미우스 군주의 이름 다음으로 중요한 맹세였다. 하지만 알자스에게는 가문의 이름을 거는 것만큼 모험은 없었다. 다라이는 이를 이용해 정적을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걸 어떻게 증명하오?”

방금 이름을 걸고 맹세하지 않았습니까?”

솔직히 말해 그대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라 불편하외다. 무슨 꿍꿍이속이시오?”

다라이 바네셋 공은 죄를 인정하는게 무슨 속셈이 있어서 그런다고 생각하시오? 소인은 그저 죄를 청하러 왔을 뿐이오!”

그럼 한가지 묻지.”

모도가 나섰다. 어째서 치안대도 못잡은걸 그대는 어떻게 쉽게 잡을 수 있었지?

피의 혈인이 있지 않습니까?”

거짓말이었다. 부르고뉴는 이미 피의 혈인을 끊었다. 론알프가 선물한 목걸이에 메아리돌이 걸려 있었다. 부르고뉴를 찾던 알자스는 난데 없는 외침에 위치를 파악하고 치안대에게 잡히기 전에 먼저 부르고뉴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론알프는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형을 닮아가면 안되는데.

사실대로 말해도 되는데, 굳이 변명하기 싫었던 알자스는 이 거짓말이 훗날에 어떤 대가로 찾아올지 아직 모르고 있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기에 모도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한가지라며!

죄인에게 묻겠다. 어째서 도망친 거지?”

귀향한지.”

알자스가 대답하려는데 부르고뉴가 더 빨랐다.

잡으려니까 도망치죠! 더 이유 있습니까?”

어허, 어느 안전이라고 말대꾸를!”

다라이를 모도는 제지하고는 계속 물었다.

잡으려니까 도망쳤다라…… 하하! 재밌군. 네 말대로라면 팼으면 당연히 도망가는게 순리겠군. 그게 죄를 더 가중시킨다는걸 모른단 말인가!”

반군으로 몰렸습니다. 어차피 잡히면 죽습니다. 더 선택할게 있다고 보십니까?”

그럼 잡히고 아니라고 변명을 하면 될 것이 아니냐.”

내가 범인이라는 물증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범인이 아니라는 물증도 없습니다. 대체 뭘 변명하며 뭘 증거를 댈 수 있겠습니까?”

그 말은, 그대가 반군일 수도 있다고 인정하는 건가?”

맹세코 난 절대 반군이 아닙니다. 그저 치안대 몇몇과 주먹다짐이 있었을 뿐입니다.”

불을 지르는게 어찌 무도한 반군이 아니고서야 할 수 있는 일이란 말인가!”

그것은…….”

부르고뉴가 만물이 막히자 알자스가 나섰다. 어리석은 놈. 자기 죄를 스스로 인정할 셈이었냐.

죄인은 명망 높은 샤르맹스크 가문의 일원이자 전 가주의 자식입니다. 총감찰관 각하의 말은 곧 우리 샤르맹스크 가문이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았다고 비난하시는 겁니다. 이미 가문의 이름을 걸었거늘 그런걸 의심하실 수 있는 겁니까!”

…….”

알자스가 가문을 다시 들고 나오자 모도도 할 말이 없어졌다. 이유야 어쨌건 명분 없이 가문을 비난하는건 자신의 명예도 함께 깎아내리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가문의 명예를 이유 없이 훼손시킨 영주에게는 가문들이 점차 등을 돌리고 존경받은 다른 가문의 가주에게 자리를 뺏길 수도 있다. 물론 비난당한 가문의 가주는 명예훼손죄로 주군이든 군왕이든 성토할 수 있었다.

아무리 모도라지만 이것 만큼은 피해야 했다.

그렇다고 죄가 없는건 아닌데……그럼 알자스 샤르맹스크 공은 어떻게 하길 바라시오?”

죄가 있는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번 일은 죄인이 귀향한지 얼마 안되어 물정을 모른 상태에서 벌어진 일로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도 죄인을 반군이 아니라고 단언짓기는 어려우니…….”

부르고뉴는 불안해졌다. 결국 죄를 받게 되는 건가?

포자결지제(Prize by sinner)를 사용하도록 허가해주십시오, 영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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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분명 서양식인데도 한문 명칭이 많이 나오네요....

부르고뉴가 어찌어찌 위기를 벗어나는데.......................너무 싱겁게 끝났나요?


다들 더위 때문에 고생 많으실 텐데 모두 아리아리(fighting)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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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주[尹主] 2012.07.29 18:19
    가문이 지켜준단 사실이 예상 이상으로 든든하네요 ㅎ
    마지막에 나온, 포자결지제는 과연 뭘까요? 그게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하게 해줄지요?
    이야기가 한창 흥미진진해지고 있네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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