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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한편, 방어성채에서는 에반이 모도에게 책망 받고 있었다.

……놓쳤다고? 그게 말이 돼? 지금 나랑 농담 따먹기 하자는 건가? 아니, 어떻게 그걸 놓칠 수 있어?”

송구합니다.”

이아손을 놓치고 빈 손으로 돌아온 에반 브류하트로서는 변명할 말이 없었다. 그걸 아는지 모도의 책망은 점점 도를 더해갔다.

내가 정식적으로 고문을 많이 줬단 말야. 그러면 앞뒤 생각 않고 곧장 뛰어갈 텐데, 그걸 놓쳐? , 유병단 단장은 제비 뽑아 땄냐? 그러니 몰트 쿠잔에게 밀릴 수밖에 없지.”

말씀, 심하십니다.”

에반은 모도에게 불만을 드러냈다. 달려가기는커녕, 이곳저곳 둘러보면서 시간을 끌다 사라지던데. 그럼 고문을 한 모도의 책임도 있지 않을까?

심하긴! 누구 때문에 내가 생각한 게 다 허투가 되게 생겼는데…… 왜 하필 거기서 소란을 일으켜! 그 사내놈 하나 잡지 못해서 일을 어찌 그리 크게 만들냔 말야! 그리고! 녹슨 십자놈은 왜 온거야!”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대로 가면 사람이 죽고, 홍수가 나고 분쟁이 일어나는 것과 베스로닌이 이 세계에 불의 왕국을 강림시키려는 것조차 다 뒤집어 쓸 판이었지만 에반은 이를 악물고 같은 말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참아야 한다. 참아야 한다. 몰트 쿠잔을 실각시키면 다음은 바로 네놈, 가우 그라시우스의 조카인 네 차례가 될 것이다.

베네손은 이런 공기가 매우 불편했다. 언제쯤 모도의 잔소리 행진이 끝날까 낙담하다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을 알아차렸다.

감찰관님! 감찰관님! 긴급 정보요! 내가 반군의 위치를 알아냈소!!!”

감찰관님, 밖에서 뭐라 하는데요?”

모도는 듣고 있지 않았다. 어쩌면 에반에게 화풀이를 하는 건지도 몰랐다.

일을 똑바로 하는 거야, 마는 거야? 아니, 놓쳤으면 적어도 다시 싸그리 뒤져도 찾아내기라도 해야지, 빈손으로 돌아오는건 뭔데? 내가 그리 우습게 보여? ???”

감찰관! 어서 나와보시오! 내 다 실토하리다!!!”

저기, 총감찰관 각하…….”

시끄러! 너도 날 무시하는 거냐? 영주의 조카가 이 자리를 꿰차고 있는게 그리 우습냔 말이다! 내가 무슨 말을 하면 너희는 가만히 듣기만 해!! 아니면 일을 똑바로 잘 하든가! 네놈도 마찬가지야. 어떻게 거기서 놓칠 수가 있어! 지금 반군 하나 잡자고 피의 회랑을 다 뒤지고 있는 걸 아느냔 말야! 지금 이 상황에서 반군이 쳐들어와봐, 니들이나 나나 영주나 모두 다 무사할거 같애???”

저기, 감찰관님 그러니까……

그때, 문이 벌컥 열리더니 얼굴이 벌개진 이아손이 나타났다.

! 감찰관! 중요한 정보를 준다는데 마다하는 거냐? 당장 나오지 못햇!!!!”

그 기세에 모도는 잠시 놀라는가 싶더니 오히려 화를 내며 이아손에게 퍼부어졌다.

이 미친놈은 왜 다시 나타난거야? 다시 감옥에 넣어줄까? 누가 보면 네놈이 날 잡으러온지 알겠다?”

그 말에 이아손은 이성을 되찾았다.

……죄송합니다.”

사태가 진정되자 모도는 다시 상관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됐고, 그놈이 어딨는지 안내부터 해라.”

 

 

저기, 가빈느…….”

……가지 마…….”

시간이 얼마 안남았는데. 부르고뉴는 가빈느에게 잡혀 도망갈 수조차 없었다. 아니, 도망가고 싶어도 부르고뉴의 본능이 그를 거부하는 듯 했다. 가빈느의 몸에서 좋은 냄새가 났다. 이렇게 예쁜 여자를 눈이 삔 제관놈들은 왜 안뽑는지 몰라.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하지만 방랑을 하면서 낭만이 반드시 좋지 않다는걸 부르고뉴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저기, 여기 이대로 머무르고 있으면 주변이 위험해질 거야. 네 약혼자 이아손 봤지? 너도 그렇게 될 수 있어. 차라리 내가 떠나는게.”

네가 없으면 난 어찌 살라고…….”

가빈느도 날 좋아한 건가? 부르고뉴도 그걸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가빈느는 결혼하지 않는다고 했다. 종회에 입적하려면 남은 생은 군주에게 바쳐야 하기에 결혼은 꿈에도 꿀 수 없다. 그래서 부르고뉴는 가빈느를 포기했다.

하지만 가빈느는 부르고뉴를 놓아주지 않았다.

나 없이도 충분히 잘 살아왔잖아……. 이제 와서 왜 이래.”

이번에 떠나면…… 다신 못볼거 같단 말야…….”

부르고뉴도 그런 예감이 들었기에 부정은 할 수 없었다. 다만, 가빈느가 진정되도록 안심을 시켜야 했다.

아예 떠나는 것도 아닌데…… 걱정 마. 난 포기하지 않아! 멀리서라도 내 누명을 벗겨 보이겠어. 걱정 마. 난 다시 돌아올 거야. 비몬주아 군주의 이름을 걸고 맹세할게!”

비록 본향에서는 아무 힘 없어 물러가지만 밖에서는 방랑의 성과가 꽤 있었다. 그들을 이용하면 어떻게든 해결될거라는 실낱같은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가빈느는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듯 보였다.

네가 떠나고 나니 알았어. 너 없이는 너무 힘들어. 모두가 제관을 포기하라고 말한다고! 약혼자란 놈도 마찬가지야. 어릴 때도 그랬어. 하지만 부르고뉴 너만은 그런 날 응원해줬어.”

그렇게나 박해받고도 꿈을 포기하지 않은 건가. 부르고뉴는 내심 대견했지만 가빈느는 여렸다. 당연히 마음에 받은 상처가 클 것이다. 그런데도 꾹 참았다. 부르고뉴만은 응원해줄거란 믿음이, 희망이 있었으니까.

차라리 도망갈거면 나도 같이 데려가줘!”

?”

다른 부르고뉴가 승리했다. 가빈느가 스스로 따라가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착한 부르고뉴가 그러지 못하리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럴 수 없다면, 우리 집에 머무르자. 오빠의 방은 아직도 비우지 않고 그대로야. 언젠가는 다시 돌아오겠지. 바로 부르고뉴 너처럼.”

부르고뉴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니, 하고 싶었지만 나오지 않았다. 그렇구나. 카라칼 형도 무슨 사정이 있었구나. 부르고뉴는 이 얽힌 인연이 생각보다 복잡해졌음을 알게 되었다.

가빈느의 말은 이어졌다.

다시 한번 부탁이야. 떠나지 마.”

그리고 다시 한번 말했다.

제발…… 나를 버리지 마.”

가빈느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한편, 질투의 화신이 된 이아손은 이마갈(베스로닌의 수하 중 하나)이 붙은 것처럼 모도 일당을 안내하고 있었다.

정말, 여기가 맞는건가?”

그렇습니다, 총감찰관 각하.”

예상 외로군…… 여긴 자네 집일 텐데.”

이아손은 술술 거짓말하지만 이아손의 입장에서는 그리 보이는을 해댔다.

그놈이 집으로 찾아와 내 약혼자를 겁박하며 나에 대한걸 발설하면 여자의 목숨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대로 망설였지만…… 역시 신고하는게 맞는 도리인거 같았습니다.”

과연, 그런 사정이 있었군.”

물론 모도는 믿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만을 믿을 뿐이었다. 고문을 하면 진실이 나오는 법이니까. 고문대에 앉혀놓으면 알겠지.

조금만 더 서둘러주십시오! 이대로라면 그놈이 눈치 챘을 수도 있습니다!”

알았다. 서두르자!”

!”

베네손과 에반은 각자 수하들에게 서두르라고 신호했고, 이윽고 그들은 이아손의 집에 도착했다.

적은 인질을 잡고 있다. 고로, 방어진형으로 목표점을 포위한 후 한번에 들이닥친다. 실시!”

“aye, Sir!"

이아손은 그를 흉악범으로 몰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곧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괜찮아. 누구라도 그런 장면을 보면 이렇게 할거야. 네가 나쁜 거야. 네가 이 마을에 나타나서 이렇게 된 거라고. 난 이미 죄값을 다 받았어.

그래. 네가 나쁜 거야. 네가 나쁜 거라고.

이렇게 자기합리화를 세뇌시키며 이아손은 문을 벌컥 열었다. 이 정도까지 했으니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다.

없잖아?”

뒤늦게 쳐들어온 모도와 에반도 당황했다.

 

여기가 어디지?

부르고뉴는 기억이 끊긴게 아닌가 생각했다. 분명 가장 마지막에 기억나는게 날 버리지 말라는 가빈느의 말…… 그 뒤로 가슴이 아파와서…… 가만, 아파? 찡한 정도도 아니고?

잡혀온 건가? 막 떠나려는 시점에? 주변을 둘러봤다. 가빈느는 어디에도 없었다. 여긴 누가 데려왔고 나는 어디 있단 말인가! 시계가 보이지 않아 당황한 부르고뉴에게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리석은 놈.”

부르고뉴는 금세 그 목소리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그야 꿈에서도 들어왔으니까.

알자스 형님?”

부르고뉴는 결코 만나고 싶지 않을 때 사촌형인 알자스 샤르맹스크를 만난 것이다.

================================================================================

부르고뉴와 알자스가 만나는 것으로 1화는 여기서 마칩니다.


-2화 예고

알자스에게 잡혀간 부르고뉴는 마침내 모도의 심문을 받게 된다. 한편, 모든 누명이 풀린 부르고뉴에게 알자스는 미나스 가문의 유스티스와의 정략결혼할 것을 강요 받는데....


화요일을 기대해 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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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주[尹主] 2012.07.21 18:19
    이아손이 무리하게 악역을 맡네요. 이 이후로 두 사람 관계가 어떻게 될려나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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