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20 21:24

역겁정략 1화 9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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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붕대로 얼굴을 감싼 모도의 수하(이아손의 집에 찾아간 그 앞잡이)는 이아손이 그냥 풀려나는 걸 보고 이를 갈았다. 생각같아서는 당장에 달려가 이아손에게 그 수모를 그대로 전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상전인 모도가 그냥 풀어주라고 했으니까.

잡은 고기를 왜 저리 쉬이 놔주십니까.”

이거 왜 이러시나. 내 고문 방식 한두 번 본 사람같이.”

부하의 불만에 모도는 숫칼로 손톱소지를 하면서 외인은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

저놈은 분명 거기 있었어. 그건 너도 증명한 사실이야. 하지만 모른다고 했어. 정말로 모를까? 그건 아무래도 상관 없어. 내가 일부러 고문을 약하게 하는건 너도 알고 있지?”

그게 약한거였나? 앞잡이는 고개를 갸웃했다.

압니다.”

몰랐군. 몰랐으면 몰랐다고 이야기 해. 여튼, 저 녀석을 정신적으로 몰아놓았으니 이제 어디로 갈까?”

그들을 만나러?”

정답!”

큭큭큭큭큭…… 상관이지만 정말로 미친놈 같다고 베네손은 생각했다. 이런 놈에게 정권을 맡겨도 잘 굴러가는구나.

이미 에반과 그 무리가 저놈을 미행하고 있다…… 큭큭큭큭큭. ,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천잰거 같애. 크큭! 어떻게 고단계로 고문 한 뒤 미행할 생각을 했지? 크극!”

정말 혜안이십니다.”

그치? 그치? 내가 생각해도 그건거 같아? 카캇!”

베네손은 제발 모도가 독선만을 행하다 몰락하지 않기를 모든 군주들에게 간절히 빌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미친 작자를 그동안 따른 의미가 없지 않겠는가.

 

 

, !”

총감찰관은 의외로 쉽게 이아손을 풀어줬다. 그 이유를 이아손은 잘 알고 있었다. 다 형부에 수소관으로 있는 탓이었다. 그건 그렇고 그런 수를 잘도 법의 집행자에게 쓰시는군. 이아손은 미행을 피해 일부러 뱅 둘러 집으로 들어갔다. 이제는 미나스보다 보네이지팰리스 샛길을 더 잘 알게 된 이아손인 것이다.

…… 벌써 발각된 건가.”

돌아오니 집은 난장이 되어 있었다. 늘어진 장막에 뒤집어진 테이블, 이리저리 찍힌 정신 사나운 신발자국…… 아니, 것보다 창문은 왜 깨져 있는 거지? 그놈 다시 만나면 변상부터 하게 시켜야 겠다.

정말 아무도 없나?”

혼자 사는 집인데 애써 주변을 파악하던 이아손은 곧 이어 난 인기척에 얼른 몸을 숨겼다.

벌써…… 따라잡힌건가?

 

 

헉헉…… 여기라면 못쫓아오겠지?”

헉헉…… 아마 그럴거야…….”

누군가 다녀간 흔적이 있는데?”

우리가 도망친 뒤에 그놈들이 또 뒤졌나보지. 걱정 마. 누가 숨어 있었으면 진작 우리를 잡았겠지.”

하긴, 그렇네.”

부르고뉴와 가빈느가 숨을 헐떡이며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이아손의 집. 상당히 먼 길을 돌아 원점으로 온 셈이었다. 가빈느는 전전긍긍해 했지만, 부르고뉴는 한번 수색한 곳은 다시 찾는게 드무며 게다가 나머지 동료의 요청을 받고 피의 회랑으로 전부 몰려갔을 터. 부르고뉴의 예상은 대강은 맞았다. 남은 외인놈들이 아직 마을을 수색하는 중이었다. 망할!

하지만 그 수가 적어 부르고뉴는 겨우겨우 그들의 눈을 피해 도망쳐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 방법에 가빈느는 아주 기가 막혔다.

, 마을을 떠날 때도 이런 고초를…….”

한두 번은 아니지.”

그렇게 두 사람은 겨우 이아손의 집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아직까지 이아손은 들어오지 않은 상태였다. 거친 심호흡으로 산소를 모조리 교환하고서야 두 사람은 다시금 생각할 여유가 생겼다.

그럼 이제부터…… 어떡할거야.”

부르고뉴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뻔한게 아니겠는가. 이대로 계속 도망치면서 잡히지 않는건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도망치는데 이골이 난 부르고뉴라도 자신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부르고뉴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도망칠 때마다 연관 없는 곳으로 튀었기 때문이다.

이대로 도망칠거야?”

……그래야지.”

부르고뉴의 얼굴은 며칠 사이에 폭삭 늙어보였다. 수염도 깎지 않았으니 더욱 그렇게 보였다. 체력도 예전 같지 않았다. 이제 늙어가는 건가. 요기거리도 안먹고 종일 도망다녔으니 그럴 수밖에. 하지만 배고픈 생각은 들지 않아 늙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참 우스운 일이다.

이번에도 나가면 그때는 언제쯤 돌아올건데?”

글세…….”

언제쯤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부르고뉴도 장담하기 어려웠다. 참 얄궃은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선대 영주가 실각하고 그 가신인 아버지가 죽임을 당했다. 그에 원한을 품고 원흉인 가우를 죽이려다 실패하고 도망치고, 겨우 다시 돌아왔나 싶었는데 이번에는 반군의 오염을 쓰고 도망쳐야 하는 꼴이라니. 길루르(보석의 군주로써, 운과 재물을 담당)가 정말 얄미울 지경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부르고뉴는 자신의 잘못이란걸 알고 있었다. 어릴 때도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그리고 커서도 그들에게 꼼짝 없이 당하는 사람들을 보며 한심한 나머지 우발을 일으킨 것도. 다 이 성격을 이기지 못한 탓이었다. 누구를 탓할 것도 없었다.

부르고뉴는 생각했다. 혹시 자신은 역마살이 낀게 아닐까. 좋게 생각해도 결국은 한숨만 나왔다. 이번에는 몇 십 군주나 도망쳐야 하려나.

저기, 가빈느.”

?”

……, 아냐.”

같이 도망치자, 말하려 했다가 얼른 혼신으로 주워삼킨 부르고뉴였다. 응원했으면서 제관의 앞길을 막으려고 작정한거야? 정신 차려, 부르고뉴. 너 하나로 사랑하는 여자의 미래를 짓밟을 참이야?

다른 부르고뉴가 말했다. 어차피 니가 잡히지 않으면 주변 사람들에게 고통이 가게 돼 있어. 그렇다고 니가 잡힐 거야? 아니잖아. 어줍잖게 배려하는 척 하지 말고, 그냥 같이 도망쳐버려! 어차피, 약혼자인 이아손은 잡혔잖아? 그럼 약혼은 깨진 거야.

이제부터는 니 여자로 만들 수 있어.

그만, 그만!!!”

왜 소리 지르고 그래.”

아차, 쫓기는 신세라는걸 깜빡하고 또 저질러버린 부르고뉴였다. 이제 곧 사람들이 몰려오겠지.

이제 더는 시간이 없다.

하아, 면목 없다. 가빈느, 난 다시 돌아오면 잘못된 본향을…… 다시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차마 목이 매어 말이 나오지 않았다. 눈물도 나온다. 안돼, 안돼. 이건 작별하는 인사가 아니란 말야. 눈이 목아, 어서 평시대로 돌아가지 못해!

하지만 부르고뉴도 이제 도망치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리라는걸 알고 있었다. 아니, 그런 짐작이 들었다. 그러니 못다한 말을 잔뜩 해야 한다.

사실 가빈느 너를 좋――.”

제관 시험 떠나서도 계속 응원할 테니, 부디 제관님들이 지쳐 제풀에 쓰러질 때까지 최신을 다해! 등등 할 말은 어디로 쏙 사라지고 사랑고백만이 남았다. 하지만 그 말도 다 할 수 없었다.

가빈느가 온몸으로 돌진해온 것이다!

 

이아손은 후회했다. 왜 내 집인데 둘이 대화하게 내버려두고 왜 계속 숨어 있는 거지? 여긴 내 집인데? 그건 그렇고 잡힐 뻔한 장소에 잘도 찾아왔군. 이아손이 당부로 한 말 때문이었을까.무슨 일이 있어도 여길 절대로 빠져나가지 마! 오히려 놈들에게 주목만 당할 뿐이야!

여길 떠나네, 어쩌네. 하는 걸 봐선 작별 인사하는거 같은데. 갑자기 가빈느가 부르고뉴를 안았다! 부르고뉴도 당황스런 눈치였는데 뿌리치진 않았다.

이아손의 양 눈에서 불이 켜졌다. 한 번 불이 들어가니 인정이고 나발이고 아무래도 상관없어졌다.

감찰관님! 감찰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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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 돈 이아손,

1화는 이제 절정으로 치닫고.........................부르고뉴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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