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04 01:52

나의 사랑 아버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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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공간을 천막으로 둘러싸놓은 포장마차.

모락모락 연기를 내뿜는 우동국물이 이 테이블 저 테이블에서 신격화 되어 가고 있었다.

다들 짝을 지어 둘러앉아  오늘의 술자리를 마무리하는 따뜻한 이 장소에서

단 한사람만이 홀로 술잔을 비우고 있었다.

 

우리에겐 익숙한 그 남자.

승완이었다.

아직 시은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고, 아직 딱딱한 병원침대에 누워있을터인데.

승완은 머리속에서 난잡하게 떠도는 여러가지 상념에 사로잡혀있었다.

 

충혈된 눈에서,

그의 수면상태를 알 수 있었다.

 

며칠째 그를 괴롭히는 악몽들.

그날의 기억.

꿈속의 승완은 어딘가를 향해 전력질주를 하고있다.

익숙한 집.

대문을 열고 들어간 그 자리에서,

행복했던 어머니와의 삶을 한순간에 잃고 말았다.

배를 움켜쥔 채 쓰러진 첫번째 여인.

그것이 계속해서 승완을 괴롭히는 데자뷰의 시작인 것이다.

 

그가 집으로 들어갔을때, 3년만에 처음 집으로 돌아온 그의 아버지는

어머니를 시체로 만들어 버렸다.

재혼을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오랜 고생끝에 찾아온 어머니의 행복을 그가 앗아간것이다.

 

엄청난 복수심에 불타오르던 그날밤을 어떻게 잊을 수가 있을까.

그리고 고통스러워하는 어머니의 얼굴은 곧 시은이었다.

같은 상황 다른 주인공들. 어쩌면 지금까지 모든일이 단 하나의 사건이었던것 처럼.

자연스럽게 겹쳐졌다.

 

감정곡선도 심하게 요동쳤다.

어머니의 죽음에 슬펐다가도, 시은의 얼굴에 깊은 절망에 빠진다.

또 아버지의 얼굴에 분노에 차오르다가도, 그 불쌍한 얼굴에 동정이 생겼다.

이런 알 수없는 신기루들에 사로잡혀 그의 머리속을 청소해줄 지우개가 필요했다.

 

 

 

한병 반쯤 마셨을까?

그럴리는 없지만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두병 쯤?

역시나 승완을 부르고 있다.

 

"형님....."

 

승완은 고개를 들어서 흔들리는 촛점을 바로 잡았다.

 

" 막내...냐?! "

 

" 예. 형님... "

 

" 죽고 싶어서 내앞에 나타났냐.... "

 

" 그일은 정말 죄송합니다. "

 

" 말로 끝낼일이 아닌것 같은데? "

 

젓가락을 세워 집고서. 흐리멍텅한 눈빛을 바로잡았다.

하지만 이내 다시 내려놓고는, 말했다.

 

" 낯짝도 두껍게 날 찾아온것을 보면 아주 중요한 일인것 같네,

  일단 들어보고, 어떻게 조져 줄지 생각해보자. "

 

정구가 소주를 병째로 벌컥벌컥 들이켰다.

21.5도의 알콜농도 그의 몸 전체를 물들이는 데 가장 빠른 방법이었다.

 

" 김금녀가 제 어머니인것은 이미 아시는 일일겁니다. "

 

"..... 뭐 "

 

" 그리고 형수님의 어머니이기도 하고요.... "

 

" ......?! "

 

" 형수님이 어머니를 찌르려고 했습니다. 푸줏간녀가 그녀를 그곳으로 내팽개친 사람에게 독기를 품지 않기란 힘든일이지요. "

 

" 너이새끼... 시은이까지 패륜아로 만들참이냐? "

 

" 물론 칼을 맞은건 형수님이지만, 먼저 위협한것은 그녀 였습니다. "

 

" ...... 개새가.. "

 

" 지금부터 말씀드릴 것은 저의 이야기이고, 또 이이야기는 형님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릴수있는것은 저의 이야기 뿐이지만, 충분히 형님께서도 진실을 알 수있으실겁니다. "

 

" ?! "

 

 

 

" 저는 그 방면에선 꽤 베테랑이었던 김금녀의 아들입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큰형님인 이 명보 회장님입니다.

형님께서도 그랬듯이 회장님께서도 가끔 푸줏간에 들르셨습니다.

직접적으로 외도를 하는것보다, 앞뒤깔끔한 그녀들과의 관계가 더 속이 편하셨겠지요

원래 야망이 컸던 어머니는,

회장님의 콘돔에 몰래 구멍을 뚫어 놓았답니다.

그래서 태어난 것이 저 이고요. "

 

" 내가 널 죽이지 못할이유를 나열하고 있는거냐? "

 

" 그런건 아닙니다. 계속해서 들어주세요 

하지만, 여기서 더 무서운 인물은 회장님의 아내. 사모님이셨습니다.

회장님께서 푸줏간에 드나든다는 것을 이미 알고 계셨던 사모님께서.

어머니께 술집을 하나 주셨습니다.

물론 댓가는 바로 저였죠. "

 

" 저로인해서 사모님은 회장님의 사랑을 다시 독차지하게 되었고,

어머니는 푸줏간녀에서 유흥주점 마담으로 인생역전을 하게 됩니다. "

 

" 푸줏간녀의 성공스토리치고는 우수하군 "

 

" 저에겐 터울이 큰 형이 한명있었습니다.

나이로 따지면 형님과 저에게 아버지 뻘 일수 도 있겠군요.

형은 모든 사실을 알고있었습니다. "

 

" 왜냐면, 어머니의 정부는 형이었으니까요.

회장님이 찾아오신 그날부터, 형은 버림받은겁니다. 어머니한테.... "

 

" 따지고 보면 어머니는 두명의 자식과 한명의 남자를 버린셈이되죠. "

 

 

" 아침드라마처럼 복잡하군. 아줌마들 난리나겠다. "

 

 

" 형이 죽고, 회장님께서는 절 말단으로 조직에 입문시키셨습니다.

물론 제가 아들이라는 사실을 숨긴채로 말이죠.

그렇게 해서 서서히 제 힘을 키워나가야한다고 하셨습니다. "

 

" 하나 밖에 없는 자식으로 사랑받고있을때,

어머니는 그 야망을 아직 버리지 못하고 계셨습니다.

회장님과 사모님 사이에서 행복하던 저는 갑자기 불행해지게 되었고,

저는 그 불행의 원인을 제거하고 싶어졌습니다. "

 

" 음. 그래서 자기부모를 의뢰하는 씹어먹을놈이 탄생하게 된거군... "

 

" 하지만, 조직내에서도 어머니는 나름대로 힘이 있었기에, 말단인 저로써는 발만 동동구르고 있는차에,

형님의 아버지이신 정이사가 떠올랐습니다. 형이 죽던날밤의 일을 저는 보았으니까요. "

 

" ?! "

 

" 형은 그때 모범수로 풀려난 상태였습니다. 여지껏 본적없는 환한 미소로 형을 보겠다 집으로 찾아왔었죠.

  그리고 단둘이 이야기를 나눌때 저는 보았습니다. "

 

" ?! "

 

" 정이사는 칼로 형을 찔렀습니다. 중심을 잃고 쓰러졌을때 마지막 일격을 날리고

형을 어깨에 짊어지더군요. 그 목격을 빌미로 삼아 저는 정이사를 회유했습니다. 그리고 시은이 나타나기 전까지 그건 저와 정이사의 프로젝트였던 것이구요."

 

" 말이....말이안되잖아? 내가알기론 두분은 둘도없는 친구셨어. 근데 그게 말이나됀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런걸 나한테 시키실리가 없잖아? 이새끼야 소설좀 작작써. "

 

술잔을 집는 승완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이야기는 여기까집니다. 이제 어머니의 야망을 누르는 것이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에, 저는 그 야망에 희생되지 않기위해 저나름대로 도망을 쳐야합니다.

진실은 멀지않습니다. 형님. 꼭 알게되시리라 믿고, 다시 제자리를 찾으시리라 믿습니다. "

 

" 야이... 개새... "

 

승완은 우동국물이 담긴 그릇을 집어 정구의 얼굴에 날린다.

 

" 으.... "

 

정구가 갑자기 실소를 뿜어냈다.

 

" 하하... 형님. 형님께서도 저만큼 뜨거우시겠죠.....?

저희어머니는 야망에 목숨을 건 사람입니다. 자식과 사랑하는 남자까지 버릴만큼....

그리고 또 한번 희생되지 않기위해 움직여야할것은 저뿐만이 아니겠지요? "

 

" ...... 씨팔놈아 돌려말하지마 "

 

승완이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갔다.

그가 떠난 후에도 한참동안은 플라스틱 의자가 굴러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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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이야기들을 밝히는것도 길어지면 지루해지는군요

어떻게 처리 할지 고민하다가, 그냥 대화식으로 처리했습니다.

주인공이 아닌 정구의 이야기는 에피소드화 하면 2~3화분이 소요될듯했고,

이렇게되면 그동안의 내용전개가 잊혀질 수도있을 것 같아 그냥 흘러가게 두었습니다.

쓰면서도 지루하다는 것을 느꼈네요 ㅜㅜ

이제 4화분이 남았습니다. 갑자기 성원을 보내주시는 분이 한분 늘어서

쓰는내내 긴장이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 profile
    클레어^^ 2012.04.04 08:03

    시은은 아직 안 죽었군요. 다행이네요.

    그런데 이게 10부작이었나요?

    제목을 살펴보면... 나중에 승완이 아버지를 지키게 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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