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17 10:06

바람죽음

조회 수 650 추천 수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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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물결이 굽이치듯


하늘에 바람이 불어오면


가만히 있고 싶어 하는 것들이 없다


가벼운 것들은 온몸을 떨어 환영하고


무거운 것들일수록 얌전한 체 하지만


사실은 불어오는 바람에 기뻐한다


 


그리고 나는 나부낀다


하늘로 날아가 버릴 것처럼


 


아니 정말 날아가 버렸다


 


내 마음은 지나간 바람과 함께 이미 날아갔다


그는 내 영혼을 이끌고 가서


이 둥근 땅을 한바퀴를 빙 돌고 나면


다시 내게 돌려주었다


 


바람을 타고 스치는 동안 만난 수많은 인연


속눈썹 끝에 맺히는 눈물은


감추고 싶지 않으면서도 감추게 되는 그런 것


 


잡을 수 없을 줄 알면서도


손을 내밀어 데려오고 싶은 누군가를


다음번엔 바람이 보여줄까


 


그렇다면 나는 여행을 떠난다


내가 바람이 되어 여행을 떠난다


 


그리하여


나 또한 누군가의 마음들을 이끌고


한바퀴를 맴돌아오겠지


 


그 돌아온 자리에서


기쁘게 웃으며 눈을 감고 새로운 바람을 맞겠지


 


 


------


 


그냥 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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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백치 2009.01.17 10:06
    절대추천.
    제겐 10점 만점의 11점 입니다.


    조금의 함축이 필요할 것 같지만 충분한 풍미가 있어서
    빠져들게 되네요/
  • ?
    백치 2009.01.17 10:21
    중간 중간 연과 연의 운율이 핀트가 어긋나는 곳도 있지만
    그걸 커버하는 심상이 아름다워서 좋아요.

    많이 시를 써주셨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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