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22 08:30

야왕(夜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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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시각, 메두사는 적과 한창 대치 중이었다.


 


 홍련은 호텔 안에서. 적은 호텔 밖에서.


 


 메두사는 곧 죽을 것만 같은 흑마법사 한 손으로 번쩍 들어 일으킨 후 목덜미에 송곳니를 박아 넣었다.


 


-


 


 메두사는 눈을 감고 한 방울이라도 흘릴까봐 정성스럽게 피를 탐했다. 그 모습은 정말 그로테스크하기 그지 없었다.


 


 피가 빨려 들어오면서 기력이 회복 됐다.


 


 먼 발치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흑마법사 동료들은 이를 부드득 갈았다. 죽은 동료를 욕보이는 것만 같았다. 


 


 메두사가 흑마법사의 목에서 입술을 떼어버렸을 땐, 흑마법사는 뼈만 앙상하게 남은 상태가 되어버렸다.


 


 메두사는 흑마법사를 적지를 향해 냅다 던져 버렸다. 한 손으로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무서운 속도로 날아갔다. 흑마법사는 봉고차에 부딪혔다. 차창이 깨지고 머리가 박혔다.


 


 다시 덤벼봐!”


 


 기력을 되찾은 메두사가 으르렁거렸다.


 


 감히 날 죽이려 들어? 다 죽여 버리겠어!”


 


 메두사의 입에서 마침내 사형선고가 내려졌다.


 


 흑마법사들은 메두사의 기세에 짓눌렸다. 무형의 기운이 목을 졸라 왔다.


 


 무엇이 그녀를 이렇게 분노하게 만들었을까?


 


 


 


 사건은 두 시간 전 네크로폴리스가 홍련십인이 관리 하는 오성 호텔을 습격 한 것에서 부터 시작 됐다.


 


 홍련은 하야티 호텔을 은신처로 사들였다. 지상은 일반 호텔과 다를 바 없었지만 지하는 흡혈귀를 위한 편의 시설로 갖춰져 있었다.


 


 지하에는 피를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해 거대한 창고까지 마련 해 두었다. 이 피는 홍련 지배 아래 있는 블러드 뱅크에서 공급 되고 있었다.


 


거기에 모자라 흡혈귀 클럽까지 자리 잡고 있다. 말 그대로 흡혈귀를 위한 클럽이다. DJ 부터 종업원, 바탠더까지 모두 흡혈귀였다. 당연히 모든 음료는 신선한 인간 피였다. 가끔 흡혈귀를 동경하는 사람도 들락날락 거리는데 인간으로 나오는 경우는 없었다.


 


 홍련의 주 수입원이 여러 개가 있다.


 


 도박장 부터 마약, 무기 밀수, 유흥 업소, 밀항, 사채업, 성밀매까지 손을 뻗치지 않는 곳이 없었다. 당연한 것이 인간을 가축처럼 여기기에 무슨 짓을 하던 죄책감 같은 것을 느낄리가 없다.


 


 홍련은 음지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양지까지 활동 범위를 넓혔다.


 


 그 중 하나가 호텔 비지니스다. 홍련이 소유한 호텔은 무려 일곱 개. 홍련의 수입 30 %를 차지한다.


 


 하야티 호텔은 최근에 사들인 호텔로 메두사가 관리 중이었다.


 


 정확히 두 시간 전, 네 명의 네크로폴리스가 호텔 안으로 들어 섰다.


 


 마할, 아리아, 지온, 힐은 모두 네크로폴리스 장로들의 제자였다. 이 네 명과 더불어 게리드의 세 제자를 두고 네크로폴리스의 미래라고 모두 입 모아 말했다.


 


 붉은 머리 마할은 으리으리한 호텔 로비에 들어서자 입을 쩍 벌리며 감탄했다.


 


 우와! 뱀파이어들은 전부 이렇게 부자야?”


 


 20대 초반의 나이지만 그는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한 했다.


 


 당연히 부자일 수 밖에. 코리안 뱀파이어는 홍련이 꽉 잡고 있잖아.”


 


 아리아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녀는 이 그룹에서 홍일점이었다. 그녀는 사람들이 눈치보며 그들을 힐끗 쳐다보는 게 불만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임무 같은 거 무시하고 전부 지금 당장 저들을 죽여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어쩌랴. 한국에선 어딜가든 백인은 주목 받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그녀처럼 아름다운 미모를 가졌을 경우에는 굳이 한국이 아니어도 주목 받을 것이다.


 


 아리아는 사람들의 시선에 차가운 눈초리로 쏘아 붙였다. 대부분이 남자였던 그들은 민망한지 고개를 숙여버렸다.


 


 머저리같은 놈들. 불알을 떼서 돼지한테나 줘버릴까 보다.”


 


 한기가 돌 정도로 냉랭한 목소리였다. 주위 세 명은 익숙한 지 신경 쓰지 않았다.


 


 아리아는 그녀의 스승을 꼭 빼 닯았다. 네크로폴리스 장로인 그녀의 스승 세피아도 장로원 내에서 유일한 홍일점이었다. 원체 흑마법이 여자가 익히기에는 성정이 악하여 여흑마법사가 드물었다.


 


 세피아는 소수의 여흑마법사에서 가장 추앙받는 존재였다. 난폭하고 잔인함을 따지자면 둘째가도 서러울 정도다. 괜히 그녀의 별명이 죽음의 마녀가 아니었다.


 


 평생동안 제자 하나 두지 않았던 세피아는 아리아를 보고 첫 눈에 그녀의 재능을 알아 보았다. 세피아는 백마법을 배우고 있던 아리아를 성당을 통채로 무너트리고 그녀를 반 강제다시피 데려왔다. 그 일 때문에 바티칸 성당의 블랙리스트에 탑순위에 올랐지만 세피아는 개의치 않았다.


 


 어른이 된 아리아는 세피아의 젊었을 적을 연상 캐 했다.


 


 그룹의 리더격인 힐은 아리아를 진정시켰다.


 


 아서라. 뱀파이어를 쓸어버린 후에 죽여도 늦지 않아.”


 


 적극적으로 대쉬할 자신감도 없는 놈들이 날 훑어 보니까 짜증이 확 치밀어 오르자나.”


 


 순간 마할은 뜨끔했다.


 


 마할은 화재를 바꾸기 위해 힐에게 질문을 던졌다.


 


 으흠! 이 호텔이 확실 하긴 한거야? 피 냄새라곤 전혀 안 나는데.”


 


 수석장로님께서 말씀하셨으니 확실해. 뱀파이어 은신처는 지하에 있다는 군. 대낮이니 숙면을 취하고 있을 거야.”


 


 힐은 언제나처럼 단조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높고 낮음이 없는 것이 항상 일정한 목소리 톤이었다.


 


 여태까지 한 마디도 열지 않았던 지온이 입을 열었다.


 


 지하로 가는 엘리베이터가 없다. 계단도 없어.”


 


 그는 어느새 호텔을 한 눈에 파악 해 냈다. 지온은 공간지각능력에선 단연 으뜸이었다.


 


 ? 정말이네. 놈들만의 비밀 통로 같은 게 있나 본데. 이거 인디아나 존스가 된 기분인걸!”


 


 마할, 쪽팔리니까 조용히 해!”


 


 아리아가 신경질적으로 윽박지르자 마할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마할은 섭섭한 듯 입술을 비죽 내밀었다.


 


 아리아.”


 


  ?”


 


 오베디언스(obedience:복종 마법)로 위치를 알아내.”


 


 왜 내가?”


 


 아리아가 심술궃게 말했다. 힐이 리더격인 것은 알지만 그것이 항상 못마땅 했기 때문이다.


 


 전투로 특화된 마할이 할까? 저격수인 지온이 할까? 아니면내가 해야하나.”


 


 힐이 끝엣말에 힘을 주었다. 내가 리더니까 알아서 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알았어.”


 


 


 


 힐의 지시에 아리아는 로비에 지나가는 직원 한 명을 붙잡고 오베디언스를 걸었다.


 


 오베디언스는 일종의 최면술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그 힘이 매우 강력하여 백 퍼센트 복종하게 만든다. 죽으라면 죽고, 죽이라면 죽일 정도로 완벽한 복종 상태가 된다. 종종 사이비 교주들이 많이 쓰는 흑마법이었다.


 


 그녀의 눈이 붉어지자 상대방은 눈동자가 풀리고 초점을 잃었다.


 


 이제부터 넌 나의 노예야. 누구의 노예라고?”


 


 전 당신의 노예입니다.”


 


 직원은 기계적으로 그녀의 말에 즉각 대답했다.


 


 내가 하는 묻는 말엔 거짓 없이 아는대로 대답해야 해.”


 


 홍련의 은신처로 가는 길이 어디지?”


 


 “…”


 


 직원은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아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 아무것도 모르잖아.”


 


 그녀는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직원의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 그러자 직원의 눈에 초점이 돌아왔고 생기가 흘렀다.


 


 직원은 금방 일어났던 일을 아무것도 기억 못 하는 듯 아리아게 친절하게 물었다.


 


 그냥 꺼져.”


 


 아리아는 간단히 대답하고 쫓아 보냈다.


 


 뒤에서 지켜보던 세 명이 다가왔다.


 


 아무래도 고위직만이 알고 있나보군.”


 


 힐이 말했다.


 


 지배인정도 되면 알 수 있겠지?”


 


 힐은 턱짓으로40대 중반의 남자를 가리켰다. 척 봐도 남들과 다르게 수트를 차려 입은 것이 개중에서 제일 높은 직급인 것 같았다.


 


 저 녀석도 아니라면 뱀파이어가 나올때까지 여기 있는 인간들 다 죽여버릴 거야.”


 


 허언이 아닌 것 같았다. 실제로 그녀는 살기등등한 게 정말 다 죽여버릴 기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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