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29 06:53

Blader

조회 수 662 추천 수 1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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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ADER  -


[劍族]


 


 


  싸움을 원하지 않으나 싸움을 하는 자들, 평화를 바라나 평화와는 거리가 먼 자들, 태어날 때부터 폭력과 아픔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지내고 싶은 것은 그들의 천성이나, 그럴 수 없는 것이 그들의 죗값이었다. 사람들은 흔히 그것을 가리켜 "검족의 숙명"라고 불렀다.


 


  "검족의 숙명", 그것은 사람들이 많지 않던 때, 신족과 마족이 평화를 유지하며 이 땅에서 살고 있을 때, 용족과 정령족이 한가로히 햇빛을 쬐며 쉬는 것이 가능했을 때, 그리고 지혜의 종족 지족(智族)이 막 태어났을 때, 생겨났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 단지 사람들의 막연한 상상에 불과한 것, 그리고 검족의 아버지인 바로 나, '타이루니아 엘러카스트(Tairunia Elercast)'가 말하듯이, 단순한 거짓의 얼룩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것은 내가 태어나 경험했던 사실이기도 하다.


 


  그래, 그것은 바로 나, 타이루니아 엘러카스트가 아직 '타이루니아'로만 불리었던 시절, 내가 아직 '엘러카스트'라는 이름을 받기 이전의 일이었다.


 


 


────────☆★☆★☆★☆★────────


 


 


  "하아암……."


 


  건강하고 이쁘장하게 생긴 청년이 입을 크게 벌리면서 하품을 했다. 생리적 현상대로 눈에는 눈물이 찔끔 흘러나왔지만 이내 사라지고 없어졌다. 청년은 나무 위에서 잠이 들었던 것인지 매우 졸린 표정이었다. 줄기 위에 턱 하니 앉아서 기둥에 기댄 상태로 잠이 들었는데도 용케 떨어지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아니면 그것이 그 청년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몰랐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졸린 거야. 정말 따분해서 죽겠네. 하여간 어머니는 어디 오라고는 말만 하시고는 금방 사라지시고. 하여간 그 나쁜 성격은 어떻게든 고치셔야 하는데."


 


  혼잣말로 투덜거리던 청년은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이제 막 아침 해가 떠올랐던 지라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어제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았던 조그마한 마을이 저 멀리서 보였다. 청년은 그 마을을 보자 자신의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을 거 같아서 금방 나무에서 뛰어 내렸다.


 


  아주 사뿐히 착지했다. 먼지 하나 일으키지 않고 부드럽게, 마치 나비가 꽃 위에 내려앉듯이, 땅 위로 내려왔다. 그와 동시에 윤기가 흘러 넘치는 적갈색의 긴 머리칼이 바람에 휘날렸다. 머리칼 중간에 소중하게 묶어놓은 자그마한 흰 천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마치 적갈색 도면에 흰 점이 찍혀 있는 모양이었다.


 


  그의 왼쪽 허리춤에는 대략 1m가 넘어보이는 검이 매달려 있었다. 검집은 투박한 가죽으로 만든 것이었지만, 검의 손잡이를 보건대 검 자체는 매우 귀중한 물건인 거 같았다. 아무튼 너무 길어서 보통 사람이라면 휘두르는 것도 힘들어 보였다. 게다가 그것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청년도 키가 180cm가 조금 넘어 보였는데, 그에게도 그 검은 무리인 것처럼 보였다.


 


  청년은 뛰기 시작했다. 질주하는 말처럼 빠르게 달렸다. 아니 말보다도 더 빨리 뛰는 것처럼 보였다. 저 멀리서 주먹만하게 보였던 마을은, 점점 크기가 커졌다. 머리 크기만하게 커지더니, 이내 그 규모가 확실히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 본것과는 다르게 상당히 규모가 있는 마을이었다.


 


  "우아……."


 


  어느 정도 성벽이라고 할만한 것도 갖추어 놓고 있었다. 예전에 보았던 하늘 높이 솟아오르는 탑을 만드는 사람들에 비할 것이 안 되었지만, 꽤 발달한 마을이라는 것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다. 게다가 대충 문처럼 만들어진 곳에는 경비병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서있었다. 무기라고 해봐야 가죽으로 만든 갑옷과 어찌어찌 만들어낸 창과 방패가 전부였지만 말이다.


 


  청년은 마을과 거리가 어느 정도 가까워지자 질주하는 것을 멈췄다. 차갑지만 따뜻함을 간직한 은빛 눈동자로 마을과 그 앞에 서있는 경비병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이윽고 경비들도 청년의 존재를 감지하고 경계하기 시작했다.


 


  "못 보던 얼굴인데, 뉘슈?"


 


  투박한 언어였다. 굵은 목소리였지만 박력은 느낄 수 없었고, 왠지 모르게 풀이 죽어있는 듯한 말투였다. 아마도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맡은 사람의 말투인 듯 싶었다.


 


  "아아, 그냥 지나가던 행인인데요. 저기, 마을에 좀 들어갈 수 있을까요?"


 


  "지나가던 행인을 요새 누가 마을에 들여보내 주노? 요새 들어서 도둑놈은 더 늘었지, 마을의 치안이 말이 아니랑께. 그러니까 들여보내줄 수 없셔."


 


  "하하 역시."


 


  요새 들어서 식량 수급에 큰 위기감을 느끼는 청년이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뒤 돌아서서 가장 가까이에 있던 높은 나무 위로 올라갔다. 나무 위로 올라가자 마을의 전경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대장간도 있었고, 방앗간도 있었고, 일반적인 집들도 즐비해있었다. 하지만 여행객은 전혀 받지 않는지 여관처럼 보이는 곳은 전혀 없었다.


 


  "여기도 거기랑 마찬가지인가. 쳇 어쩔 수 없지. 그냥 강행군으로 오늘 거기에 도착해버릴까? 하아, 그것도 귀찮은데. 쩝쩝, 배도 고프고. 에라이 모르겠다. 오늘도 그냥 여기서 자버리자."


 


  청년은 털썩 나무 줄기에 앉아버렸다. 워낙 두꺼운 줄기라서 부러질 염려는 없었지만, 그래도 만약 떨어진다면 상처를 입는 것 정도로는 끝나지 않을게 분명했다. 중상, 아니 죽을 수도 있을 법한 높이였다.


 


  "아 그러고 보니 방금 일어나서 잠도 안 오게 생겼네. 이걸 어쩐담……."


 


  그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몇 년, 아니 이미 수십 수백년 전의 일이 그의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지금처럼 그때도 하늘은 아름다웠다. 정말 아름다워서 질투심이 날 정도였다. 저 하늘에 비해 자신의 모습은 보잘 것 없었다.


 


  "만약 이 세상에 신이 있다면……."


 


  그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리면서 생각에 잠겼다. 아니 그 찰나에 갑자기 마음 속에서 울리는 소리에 방해를 받고 말았다.


 


  「타이루니아여…….」


 


  익숙한 목소리였다. 여성의 음으로 나지막하고 위력있는 말투, 하지만 차갑고 부드러움이란 전혀 느낄 수 없는 목소리였다.


 


  "어머니!"


 


  그것은 자신의 어머니의 목소리였다. 청년 즉, 타이루니아라고 불린 그는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서고 말았다. 그와 동시에 나무에서 균형을 잃고 땅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어어, 으악!"


 


  뒤늦게 상황 파악을 한 타이루니아는 순간적으로 허리춤에 매달려 있던 검을 뽑아 들었다. 호전적인 붉은빛을 띠고 있는 검은 상당히 두꺼웠고 검폭도 넓은 편이었다. 그리고 엄청난 길이를 자랑하고 있었다.


 


  "하아아, 핫!"


 


  크게 심호흡을 한 다음에 검을 휘둘렀다. 거대한 폭풍이 검끝에서 생겨나서 지면을 강타했다. 그에 반발하듯이 후폭풍이 발생해서 타이루니아의 몸을 위로 밀어올리기 시작했다. 일단은 중력의 힘이 더 강했기 때문에 땅으로 떨어지고는 있었으나 그 속도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그리고 그는 안전하게 지상에 착지할 수 있었다.


 


  "휴우, 위험했다."


 


  대충 몸을 툴툴 털어내고 고개를 들어올리자, 부들부들 떨고 있는 두 명의 경비병이 눈에 들어왔다. 타이루니아는 멋적은 듯이 헤헤 웃기만 할 따름이었다.


 


  "어, 어이 괜찮은겨?"


 


  "아, 뭐 괜찮은 거 같은데요. 하하하, 그럼 이만 실례!"


 


  타이루니아는 곧바로 발을 움직였다. 어머니가 자신을 부른 이유를 그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오늘 안에 도착해라.'라는 신호였던 것이다.


 


  "으악 늦겠다!"


 


  대략 그가 가야할 거리는 100km, 보통 인간이라면 절대 오늘 안에 도착하지 못할 거리였지만, 그라면 가능했다. 물론 좀 늦기는 할 것이 분명했지만 말이다.


 


 


────────☆★☆★☆★☆★────────


 


 


 


  요새 하도 글을 안 쓰고 지냈더니 말입니다. 글을 쓰고 싶어졌습니다. 그런데 본래 쓰던 소설 쓰려니 영 실력이 안 따라주고, 다른 소설을 쓰자니 구상이 안 끝났고. 그래서 구상도 끝나있고, 어차피 써야하고, 실력이 없어도 되는(응?) 블레이더부터 시작하렵니다.


 


  주인공의 이름은 타이루니아 엘러카스트이며, 이름의 모토가 된 존재는 그 만화책에 나오는 타이라나 어쨌다나. 하하하, 어쨌든 간에 시대 배경부터 시작해서 모조리 골 때리는 문제이고, 설정도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대충대충 넘어갑시다. 후하하하하하!(이런 무책임한 녀석 같으니!!!)


 


  그리고 어차피 창도 문학마을은..... 문학 마을은.... ㅜ_ㅜ


 


  아무튼 읽기 좀 편하시라고 글자 크기를 높혔습니다. 후후후...... --; 그런데 여전히 소설을 쓸때마다 설정 자료를 봐야하는 건 여전하군요. 사람이라든가, 검이라든가... 뭐 이것저것... --;


 


  참고로 타이루니아가 들고 있는 검의 이름은 루인(Ruin)입니다. 영어 사전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파멸을 뜻합니다. 후후후후....................... 후헤헤헤!


 


  마지막으로! 기대는 하지 마세요~ 언제 어느때 갑자기 연재가 안 될 지 모르니... ㅋㅋ

?
  • ?
    오르사 2009.01.29 06:53
    헐 사기캐 ㅋ
  • profile
    핑크팬더 2009.02.06 07:47
    강력한 녀석이군;;
    검풍으로 지면에 안전하게 착지하다니 ㄷㄷㄷ
    나같았음 놀라는 병사들 머리통에 꿀밤한대
    꽂아줬을 것이외다 ㅋㅋㅋ
  • profile
    에테넬 2009.02.06 08:16
    저때 타이루니아의 나이는 대략 몇 백 살?? 저 병졸들 기껏해야 몇 십 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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