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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프리실. 

 

여자는 도무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처음 눈을 떳을 때, 잠에 취해 있었던 터라 자신이 본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다.

그의 눈을 본 순간 어제 밤 숫하게 보았던 짐승인줄 알았다. 너무나 흡사하다. 그의 눈은 동공이 세로로 찟어져 고양이와 같은 눈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를 꼬챙이로 꿰뚫뻔 한 것은 엄현히 실수다.

하지만 그 이후는 달랐다. 순식간에 제압당해버려 벗어날 요령으로 움직인 것이지만 모든행동을 행하기도 전에 그가 먼저 모조리 막아 버렸다.

그가 운동신경이 월등하여 가능 한 일이라고 치자, 하지만 여자의 손목에 착용한 팔찌의 조종마져도 막았다는 것은 얘기가 다르다.

어째서?

어떻게 알았을까, 순간적으로 여자는 어떨결에 팔찌를 이용해 그를 꿰뚤려고 하였으나 막혀 버렸다.

팔찌로 자신을 꿰뚫어버릴 거라는 것을 그 짧은 순간에 파악 한것인가? 하지만 지금은 여자의 손을 맞잡고 있었다.

그 의미는 명백하다. 자신이 장갑과 손가락으로 꼬챙이를 조종한 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가능한 움직임이다.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여자 스스로가 이곳에서 내보인 적은 없음 은 물론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에 여자가 어떻게 해서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다루는지 이해 할만한 자가 과연 몆이나 될까.

그는 마치 마치 모든걸 알고 있는 듯이 한발 먼저 행동했다.

허리를 힘껏 젖혀 머리로 그의 얼굴에 들이 받으려고 하였으나 역시나 그가 먼저 머리를 들어 올려 여자의 턱 아래를 받쳐 머리를 들이 받지 못하게 하였다.

여자는 더이상 그를 대항할 수단을 찾을 수 없었다.

'이거 놔! 죽여버리겠어' 

"으으흐 하으으!"

말하려고 했지만 턱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때, 갑자기 문이 덜컥 열리며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더벅머리에 콧수염과 턱수염이 듬성듬성 자란 중년이였다.

'트레이씨!! 도와줘요!"

"으흐으~ 흐으으-"

여성이 그 중년을 불러 보았지만, 목에서 기묘한 울림만 흘러 나올 뿐 제대로 알아 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여성의 기대와 달리 중년은 뜻밖의 반응을 보였는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였다.

"어 음.. 프리실 미안. 난 못본걸로 할게."

그리고는 굉장히 난처해 하며 중년은 다시 문을 조심스럽게 닫으려 하고 있었다.

이 인간이 지금 무슨소릴 하는거지?

프리실이라 불린 여자-프리실은 저렇게까지 당황하는 중년을 처음보았다.

이 상황을 보고 무슨 헛소리 하는건가 싶었는데, 그때서야 프리실은 그 와 함께 처한 상황이 어떤지를 깨달았다.

다리는 그와 얽혀 있었고 그의 두팔은 손을 맞잡은체 프리실의 허리에 둘러져 끌어 안고 있는 형국 이였으며, 지금 턱을 못내리도록 막고 있는 머리는 마치 프리실의 가슴에 얼굴을 파뭇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을.

프리실은 기가막혔다. 정말로 그런 결론에 도달했단 말인가. 프리실의 중년의 뇌구조가 어떻게 되먹은 것인지 궁금하면서도 굳이 알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다.

그때, 그가 먼저 프리실의 허리에 두른 팔을 풀더니 그대로 밀어 버렸다.

프리실은 이때다 싶어 몸을 튕기듯 일어나 그의 속박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정확히는 그가 풀어준 것이지만 말이다.

몆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프리실은 그를 마주보았다. 갑자기 프리실을 풀어준 그의 의도를 알기위해 말이다.

어두은 피부에 회색을 빛을 땐 머리, 그리고 길쭉한 귀를 가진 청년다.  너무나 다른 이목구비에 프리실이 측정한 나이대가 맞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고양이와 같은 세로줄 형태의 눈. 정말 고양이과 같이 밤에는 저 쭉 째닌 동공이 확장이라도 하는 것일까.

이질적인 검은 청년으로 부터 프리실이 읽을 만한 정보는 없었다.

그가 더이상 무언가 적대적인 행동을 취할 낌세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방심할 수 없었다. 아까도 그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프리실의 움직임에 마춰서 먼저 움직였으니 말이다.

프리실은 우선 망상의 나래를 펼치는 중년부터 멈춰세우기로 했다. 

"트레이씨!"

트레이라 불린 중년-트레이가 문을 나서려는 것을 붙잡자 트레이는 굉장히 난처해 했다.

"아니, 난 그러니까 방해할 생각이..."

"헛소리 말고 도와줘요."

"으응?"

트레이는 프리실의 말에 대한 진위를 파악하지 못한 채 쩔쩔매고 있었다.

프리실은 트레이에대해 다시생각 하기로 했다. 이인간이 이렇게나 멍청했었나.

멍청한 짓은 잘해도 정말로 멍청할 줄이야.

"이상한 생각 말고 제대로좀 봐요. 저녀석 보통이아냐. 마치 '패이'처럼 움직여."

"호오?"

'패이'를 언급한 한마디에 트레이의 눈이 달라졌다.

노련한 눈으로 검은 청년을 살펴 보았다. 그때 까지도 검은 청년은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서야 트레이는 그 검은청년을 재대로 살펴 보았다.

보통 사람의 2~3배 정도 크기를 가진 길쭉한 귀, 회색은발, 갈색계열의 어두운 피부, 손과 발에 자라난 두툼 한 그것은 짐승들의 발톱을 연상캐 했다.

게다가 야행성 동물들에게서나 볼 수 있는 세로형의 동공과 노란색의 홍채로 체워진 눈을 말이다.

어느모로 보나 짐승의 모습이지만 두발로 서있는 것하며 얼굴을 띈 것은 분명 사람을 모습이였다.

중년은 흥미롭다는 듯이 검은 청년을 보았다. 검은 청년 또한 그런 중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도 자신과 다른 우리를 보며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일까.

"그런데.."

중년이 의미심장한 눈으로 프리실을 힐끗 보며 물었다.

"왜 올라탈 생각을 하게 된거야?"

프리실은 작은 두통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 확실히 해둬야 나중에라도 뒤탈이 없기에 차근차근 말했다.

"내가 그런게 아냐. 눈을 뜨니 코앞에 저자가 있었고 갑자기 달려 들었어요."

프리실이 먼저 꼬챙이로 꿰뚫뻔 했다는 것은 생략했다.

"분명 신음하며 올라타 있던건 너... 커억!"

프리실은 트레이의 옆꾸리에 그대로 주먹을 내질렀다.

"헛소리 말고, 트레이씨도 조심해요. 저녀석 무슨 짓을 할지 몰라."

"크억 컥-."

트레이는 전혀 예상치 못했는지 무방비로 주먹을 받아 숨을 헐떡였다.

이쯤돼면 상황을 이해한 트레이가 장난을 치는 것이다. 더이상 장난칠 생각 안들도록 확실히 해줘야 한다.

만약 진심이라면 트레이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꿀 필요가 있다.

"그건 오해야. 난 해를 가할 생각 없어."

처음 들어보는 음색에 프리실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프리실은 자신도 모르게 주변을 둘러 보았다. 인근에 있는 자는 트레이 한명 뿐이다. 쇳소리를 내는 트레이는 죽었다 깨어나도 낼 수 없는 음색음은 분명하다.

"너... 말할 줄 알아?"

옆에서 옆구리를 부여잡은 트레이가 오히려 프리실을 이상하게 바라보았다.

"엉? 그럼 말한마디 없이? 뭐 말이 필요 없는 행위이긴 하다만.."

프리실이 트레이의 정강이를 향해 발낄질을 하자 이번에는 재빠르게 피했다.

"자꾸 이상한 소리 하실래요?"

프리실은 머리에 매달려 덜렁거리는 고글을 제대로 머리에 씌우고는 허리에 매달린 구체를 조작했다.

팔찌로 부터 가느다란 띠같은 것이 손바닥을 타고 올라와 각각의 열손가락에 위치했다.

피아노 건반 두드리는 듯한 움직임을 취하자 허리에 달려 있던 주먹만한 다섯개의 은색구체중 세개가 금빛으로 변하면서 자전을 시작하더니 공중에 떠올랐다.

"너, 허튼수작 부리지마."

검은 청년은 가만히 프리실을 보았다. 아까 들은게 정말 검은 청년이 한 말이 맞나 의심이 들기 시작하자, 그때서야 다시 입을 열었다.

"아무것도 안해. 그리고 내가 해를 가할 생각이 있었으면 넌 그렇게 서 있지도 못해."

프리실은 인상을 썻다. 열받는 말이기는 하지만 사실이다. 검은 청년이 마음만 먹는다면 손을 맞잡았을때 이미 팔하나쯤은 가볍게 부러뜨리고도 남았을 정도의 완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럼 왜 내게 달려든거야?"

"네가 날 죽이려고 했으니까."

"으음?"

트레이가 무슨말이 냐고 묻는 듯이 프리실을 바라 보았다.

"그.. 코앞에 있을때 너무 놀라서 그만, 그를 죽일뻔 했었어요."

검은 청년이 재때 반응 하지 않았다면 확실이 머리와 가슴이 꼬챙이에 꽤뚫였을 것이다.

"프리실은 밤새 마을을 지키느라 무리를 했다. 자네에게 위해를 가한건 고의가 아니야. 부디 이해해 주게."

뭔가 또 이상한 조롱을 하나 싶었는데 트레이는 프리실의 편을 들어주고 있었다.

역시 아까 그행동은 장난이다. 이런상황에서 장난이라니, 언잰가 재대로 혼줄을 내주리라 다짐했다.

"왜 날 이곳으로 대려 온거지?"

역시 음색과 어조가 달라 그냥 묻는것인지 따지는 것인지 말의 어감을 파악하기 힘들었다.

프리실은 일단 부유하는 구체 3개를 자신의 뒤쪽으로 위치 시켯다. 검은 청년을 더이상 경계하지 않는 다는 행동으로. 하지만 그가 어떤 돌발 행동을 할지 알 수 없기에 완전히 비활성화 시키지는 않고 그대로 대기해 놓았다.

"바위틈에 끼어있는 널 발견 했거든. 널치료하기 위해 이곳으로 대려 왔어. 정말로. 널 어떻게 하려고 했던건 아냐. 믿어줘."

프리실의 말에 검은 청년은 순순히 수긍했다.

"알고 있어. 나도 처음 본거라 관찰하고 있었을 뿐이지 놀래킬 생각은 없었어."

말하던 그가 갑자기 인상을 썻다. 귀도 쫑긋하는게 뭐라도 들은거 같았다.

"음. 왜그런가?"

트레이가 묻자 검은 청년은 고개를 휘휘 젓더니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다.

사람과 비슷한 감정 표현을 하는 그가 참으로 신기해 보였다. 

"뭘 관찰해?"

프리실이 묻자 검은 청년이 손을 들어 프리실을 가리쳤다."

"너. 난 너희들 같이 이상하게 생긴거 본적없어."

"그건 이쪽에서 할말이야."

프리실은 어이 없어 했다. 검은 청년또한 프리실과 트레이를 확실히 자신과는 다름을 인식하는 모양이다.

"뭐 어느정도 오해는 풀린거 같군. 내가 가까이 다가가도 되겠나?"

"좋을대로."

트레이는 가까이에서 검은 청년을 요리조리 훍어 보았다.

검은 청년은 그런행동에 별다른 방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도 그런 트레이를 관찰하는 거 같았다.

"오호라. 이거참. 머리카락을 만져봐도 되겠나?"

"응."

트레이는 조심스레 검은 청년의 긴 머리결을 조심스레 훌치면서 냄새를 맡았다.

검은 청년도 트레이의 냄새를 맡았다.

"저기, 그만하시죠? 그도 처음이라 혼란스러운거 같은데"

"음 뭐. 그러지"

비록 인종이는 하나 수컷 둘이서 서로 냄새를 받고 몸을 만저보고 훑어 보는게, 더이상 나두면 안될거 같았고 보고 싶지도 않았다.

"넌 여기에 어떻게 오게 된거야? 사실 묻고싶은게 많아서 네가 깨어날때 까지 기다리던 참이였어."

질문을 받은 검은 청년이 생각에 잠기는가 싶더니 인상쓰며 말했다.

"모르겠어. 눈을떳을땐 이미 내가 알지 못하는 곳이였어."

"모른다니. 눈뜨니까 딴세상이라 이거야?"

"응"

프리실의 눈썹이 씰룩였다.

"그럼.. 이곳에 오기전엔 뭐하고 있었는데?"

검은 청년은 다시 인상을 쓰는가 싶더니 말했다.

"역시 모르겠어. 이곳에 오기 전에 내가 뭐했는지."

"... 그전에 넌 어디에 있었는데?"

검은 청년이 다시 인상을 썻다. 그리고 대답했다.

"모르겠어."

"....."

프리실이 다시 물었다.

"넌 누군데?"

"글세..."

"아무것도 기억 안나?"

"기억은 나는데 떠올릴 수가 없어."

"그게 무슨 말이야?"

"나도 잘 모르겠어."

"그러니까. 너 자신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거니?"

"응"

검은 청년은 덤덤하게 그렇게 말했다. 이따금 말하면서 귀를 까딱거리며 움직였다.

"아아... 그래, 기억상실증이라 이거구나."

프리실이 검은 청년과 나눈 질응답에 짜증을 내자 옆에서 트레이가 미소를 지으며 지켜보았다.

"왜요?"

"아니 꼭 누군가를 보는거 같아서."

"그 누군가가 누군데요?"

"뭐 이곳에선 기억 안나는 사람이 좀 있잖냐. '메르'할멈 이라든가."

"..할머니는 치매잖아요."

"치매나 기억상실하는 거나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거니 그게 그거지."

프리실은 트레이를 아까처럼 진심으로 때리고 싶었지만 웃는 꼴을 봐서는 잼싸게 피할것이 분명하기에 관두기로 했다.

"나처럼 생긴 자가 여기에 또 있어?"

검은 청년의 질문에 트레이와 프리실이 서로를 마주 보았다.

트레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까지는 너 와 같은 아인종은 본적 없어."

대답을 들은 검은 청년은 아무 말없이 가만히 있었다. 그러다가 프리실을 향해 말했다.

"이곳에서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한가지는 알아 볼 수 있었어."

"그게 뭔데?"

"밤하늘 에서도 해처럼 광체를 내뿜는 빛. 그 빛은 내가 이곳에서 유일하게 본적이 있는 빛이야. 혹시 알고 있어?"

프리실은 반신반의 하면서 말했다.

"설마, 이걸 말하는 거야?"

프리실이 손을 움직이자 등뒤에 떠있는 금색 구체가 맹렬히 회전하며 파지직 거리는 전기음과 함께 엄청난 청색을 띄기 시작하더니, 백광이 쏫아져 나왔다.

"우왔! 또그거냐!"

"으윽!"

빛은 일순간 반짝이고 금새 사라졌다.

"아, 미얀."

"으.. 말좀 하고 해라."

고통스러워 하는 트레이를 보며 프리실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어래? 어디갔냐?"

트레이의 물음에 프리실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검은 청년은 사라지고 없었다.

 

 


 

 

5. 프리실.

 

"하아-"

우거진 숲속이다. 바람에 나부끼는 수풀과 나뭇잎 사이로 그 한숨소리만은 명맥하게 들려왔다.

"하아-"

프리실은 묵묵히 앞서가는 사람을 쫓아 걸었다. 앞에선 사람은 이따금 걷는 속도를 주춤거렸다.

"하아--"

"아 진짜. 찾는거에요 마는거에요?"

앞서 걷던 트레이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프리실을 힐끗 보았다.

"네가 쫓아내고서는 왜 나한테 그러냐?"

"쫓아 낸거 아니요. 자기가 스스로 갑자기 나간거지."

"그러니까. 네가 괴롭히니까 못견뎌서 집나간거 잖아."

"물음에 답했을 뿐인데 그게 왜 괴롭힌 거에요?"

트레이는 관심없다는 듯이 팔을 휘휘 저었다.

"아 몰라. 그냥 보내버려. 이런곳에서 찾는건 시간낭비다. 가뜩이나 바빠 죽겠고만,"

말은 그렇게 해도 트레이는 주변을 샅샅이 훝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엔 이미 수많은 동물들의 발자국으로 숚대밭이 되어 있어서 사람 하나의 흔적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즉, 현재의 환경에서는 검은 청년의 뒤를 쫓는 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깟 거적대기 치우는건 그 녀석 찾은 후 제가 얼마든지 도와드리면 되잖아요."

"흥, 거적때기라니! 향후 몆년을 사냥한다 해도 그정도 가죽과 고기를 얻는건 불가능해. 그리고 아서라, 네가 거들다간 그 거적대기도 안남으니까."

"치.. 이미 다 탄게 대부분인데 무슨 가치가 있다고"

"그렇다고 싹 끌어 묻거나 태우기엔 아깝잖아. 쓸 수 있는건 써야지. 나둬 봤자 썩어서 악취만 풍길텐데."

"그걸 언제 다 손봐요?"

"그러니 부지런히 움직여야지. 이런거 할때가 아니라."

"어쩜 그렇게 관망적 이세요? 그가 이번 일에 관련되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트레이가 걸음을 멈추고 우뚝 섰다. 그리고는 프리실을 향해 돌아 섰다. 쌍심지 키고 열올리는 프리실의 모습은 처음이다.

평소의 눈웃음 치면서 한쪽 입꼬리가 슬쩍 더 올라가 보는 이를 짜증을 유발시키는 그 특유의 비웃는 미소로 프리실을 보지 않았다.

프리실 또한, 진지한 트레이의 표정을 처음보는거 같았다.

"스티브가 그 검은 녀석에 대한 자료 찾는 모양인데, 별소득은 없는거 같더라고. 네 아버지라면 아실려나 모르겠군."

"...."

프리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뭐. 각자 사정이 있는거 아니겠냐. 너도 그렇고. 제발로 갔으니 보내주지 그래? 그의 정체가 뭐든 말이다."

"... 그럴 순 없어요."

"왜지? 죽은 에릭을 찾기 위해 서냐? 아니면 그에대해 무언가 아는 것이라도? 왜 네가 그렇게 까지 그 청년에게 책임감을 느끼는지 모르겠군. "

"전 정말 그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요 하지만..."

프리실은 뒷말을 흐렸다. 트레이는 프리실이 뭔가 애처롭게 느껴졌다. 그가 평소 알고 있는 프리실에게선 전혀 찾을 수 없었던 모습이다.

"하아-. 뭐 그렇다 치자고. 하지만 말해 둘게 는데 그자식. 아무리 봐도 길로 다니는 위인이 아냐. 아마 나무를 타던가 뭐 자기만의 빠른 길로 다니는 녀석이 아닐까 해. 사실을 말하자면, 난 진작부터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트레이는 그간 투정에 가려진 진실을 말했다. 더이상 프리실의 기대를 저버려서는 안될거 같았 기에 말이다.

하지만 프리실은 그의 말을 신경쓰지 않았다.

"에릭은 죽지 않았어요."

"그야 뭐, 어딘가 부상입고 널부러져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아뇨"

프리실은 단호히 말했다.

"애릭은 분명 죽지 않았어요. 하지만 더이상 이곳에 있지 않아요."

"...무슨 의미냐."

트레이가 게슴츠레한 눈으로 프리실을 보았다.

"전 볼 수 있어요. 이세상에 존재하는 파장을요."

"파장?"

트레이의 미간이 좁혀 졌다. 생소한 단어다.

"예. 존재 하는 모든 생명체와 사물에는 고유의 파장을 가지고 있어요. 각각의 파장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죠."

트레이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이런거에요. 저는 여기 있어요. 그렇죠? 제 자신이 복합적이기는 하지만, 하나의 파장이라고 보시면 되요."

그리고 프리실은 바닥에 떨어진 주먹만한 동맹이를 가리켰다.

"이 작든 돌에도 고유한 파장을 가지고 있죠. 이렇게 저라는 파장과 이 돌이 가진 파장과 만난다면."

프리실은 돌을 주워 들었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죠. 돌은 제게 무게를 주고 저는 돌을 이렇게 바닥으로 부터 뜰 수 있게 해주죠."

프리실을 돌을 던저 근처 나뭇가지를 맞혔다.

흔들리는 나뭇가지에서 입사귀가 떨어진다.

"이렇게 또다른 영향을 주기도 해죠. 저로부터 발생한 파장이 돌이 가진 파장에 영향을 주워 저 나무에게 까지 영향을 준거죠. 하지만 이건 보이는 부분을 예시로 든거지만 실제는 더 무한하게 영향을 줘요."

프리실은 트레이를 마주 보았다.

트레이의 표정이 심각하다. 프리실은 그가 얼마나 그 개념을 이해 할지 장담 할 순 없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이 파장은 사후에도 없어 지지 않아요. 동물이 죽어서 고기과 가죽을 남기듯이. 만약, 에릭이 죽었다면 전 알 수 있어요. 죽은 에릭의 파장이 '다른 것'에 영향을 주는 것을요."

트레이 나름 자신의 상식 내에서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애쓰다가 겨우 말문을 열었다.

"에.. 그래서, 더이상 있지 않다는건 무슨 의미지."

프리실은 인상을 찌푸렸다. 본인 스스로도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잘 모르겠어요. 만약. 에릭이 멀리 가버렸다면 영향을 끼치던 파장이 점차 흐려 졌을 거에요. 하지만..."

"흠. 말그대로 사라졌다는 거군."

프리실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트레이는 턱수염을 만지작 거리다가 물었다.

"혹시 그 파장이란거 말이다. 전혀 다른것으로 바뀔 수도 있는 거냐?"

"바뀌다니요?"

트레이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어려워 했다.

"음 가령 말이다. 나무를 잘라 활로 만들어 버리면 그 파장이라는 것도 변화 하는건가?"

"본질적으로는 다른 개념이지만 비슷해요."

"흐음.. 그렇다면 말이다. 만약에..."

트레이는 인상을 썻다. 본인이 말하면서도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 한 모양이다.

"에릭이 다른것으로도 바뀔 수 있냐는 거다."

"....."

프리실은 그 물음에 답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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