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25 02:04

-01- 제드 : 조우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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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에 있을때 처럼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눈물은 멈춘지 오래고 이따금 울리던 딸꾹 질도 멈췄다. 

그냥 한동안 그러고 있었다.

그러다가 뒤늣게 프리실은 스이우드의 어깨에 효자를 박아 넣었던 것을 상기 했다.

프리실은 고개를 살짝 들며 그를 밀쳤다.

그는 별 저항 없이 순순히 프리실의 손길에 밀려 떨어졌다.

출혈은 멈췄지만 흐르던 피는 검붉게 딱지지고 있었다. 

스이우드는 별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다. 오히려 프리실이 인상을 찡그렸다.

"...참아."

순식간에 효자를 뽑았다. 핏줄기가 터지며 다시 출혈을 일으킨다.

스이우드는 인상을 살짝 찡그릴뿐 별다른 내색도 하지 않았다.

프리실은 허리춤에서 작은 알약같은 것을 꺼내 들더니 무식하게 상처부위에 찔러 넣었다.

스이우드가 갑작스런 프리실의 행동에 깜짝 놀랬지만 생각보다 큰 이물질 같은게 들어 온다는 감각은 없었다.

알약은 자연스럽게 상처와 닿는 즉시 녹아서 사라 졌다.

스이우드가 유심히 바라보자 프리실이 알려 주었다.

"교낭이라는 거야. 자고 일어나면 움직이는데는 지장 없을거야."

프리실은 별중요한거 아니라는듯이 자신만 아는 단어로 흘러가듯 말했다.

"어째서..."

프리실은 물어 보려다가 말았다. 숱하게 듣지 않았는가. 모른다고.

물어 봤자 의미 없다.

그의 품에서 벗어나니 쌀쌀했다. 

몸도 여전히 젖어 있었다. 계곡에서 부터 쭉 젖어 있었던 데다가 땀까지 흘렸으니 마를새가 없었으리라.

스이우드가 프리실을 안았던 행동이 무슨 의미인지는 굳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아무 일 없었던거 마냥.

구체 두게도 여전히 떠있었다. 동력을 이렇게나 낭비하다니.

이미 큰것을 세개 씩이나 잃어버려서 그런지 별 감흥이 나질 않았다.

프리실은 그냥 두개의 구체를 자신의 허리춤에 향하게 해 은색으로 변화해 붙여 놨다.

해가 저물고 있었다.

돌아 갈 수 있을까.

"너 그때 바위 뜸에 껴 있던곳. 거기가 어딘지 알아?"

스이우드는 조용히 한쪽을 가리켰다.

손이 향한 곳에는 그들이 방금 떨어졌던 절벽의 반대편에서 마주보고 있는 또다른 절벽을 향했다.

"....."

프리실은 오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포기했다.

트레이씨가 신경 쓰인다.

걱정하지 않을까.

"흥. 그인간이 그럴리가 없지."

그 뒤로 프리실은 야영을 준비하게 되었다.

이곳은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하다. 날을 새 잠도 재대로 못잔 대다가 오늘 하루종일 젖은 몸으로 전혀 안쓰던 근육까지 써버렸다.

내일은 스이우드가 가리킨 곳을 지나가야 했다. 분명 오늘 보다 훨씬 고역임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더 이상 체력을 뺃기지 않기 위해 적당한 자리를 마련해 불을 집히려고 했지만 마음먹을 대로 되지 않았다.

처음 탈만한 나무를 모아 번개로 내려치자 그 충격에 나무가 날아가고 직격 받은 나무는 불이 붙기는 커녕 숯이 되는 등 여간 고역이 아니다.

스이우드 역시 불을 피워본 적이 없는거 같았다.

마치 불이 전혀 필요 없는 세상에서 살았던거 마냥, 그저 프리실이 하는 행동을 흥미롭게 지켜볼 뿐이다.

두개의 구체- '금단' 사이에 전기를 일으켜 엄청난 동력손실을 대가로 그 번개 불에 나무를 직접 지져서야 불을 붙이는데 성공 했다.

해는 이미 떨어져 어두어진 후다.

이렇게 금단을 막사용하다간 동력원이 바닥나 애물단지로 전략하는건 순식간 이겠지.

프리실은 다음에 밖에 나갈때는 무슨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쉽게 불 지팔 만한 도구를 챙길것을 다짐했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것도 없이 잘만 불을 만들었는데 직접 보질 않아 어떨게 만들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대게 아버지와 함께 다녔던 프리실은 이런식으로 본인이 불이 필요하게 될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버지에게 있어서 불씨 만드는 것은 숨쉬는 것만큼이나 간단한 일이였으니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프리실은 스이우드가 보든 안보든 개의치 않고 옷을 벗어 정말 고생해서 피운 모닥불근처에 대충 널어 놓았다.

거의 반 나체가 된 프리실은 나무 기둥이 통채로 넘어져 있는 것을 의자삼아 모닥불의 향해 앉았다.

한동안 정말 아무 생각없이 불만 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궁금해진 프리실은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스이우드를 보았다.

시선을 의식한 스이우드가 똑같이 프리실을 향해 마주 본다.

낮에 봤던 눈과는 전혀 다르다.

날카롭게 새로 형태로 꿰뚫을 듯한 눈이 댕그래 가지고 검게 확장되어 있었다.

"푸웃."

프리실은 절로 웃음이 나왔다.

신기하다. 스이우드의 눈은 완전히 야행성을 띄고 있었다. 정말 고양이 그 자체로 봐도 무방하다.

갑자기 웃는 프리실이 멋쩍은지 흘리듯 말했다.

"아 쌀쌀하네."

그 말에 스이우드는 아무 거리낌 없이 프리실의 어깨에 팔을 둘러 자신 쪽으로 끌어 당겼다.

얘.. 얘가..!!

프리실이 당황했지만 스이우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고개를 돌려 모닥불만 볼 뿐이다.

스이우드의 몸은 굉장히 따뜻했다.

프리실은 그의 손을 뿌리칠까 하다가 관두었다.

스이우드의 행동은 항상 프리실이 예측할 수 없었다. 일일이 반응 했다간 피곤해 지는건 오히려 프리실쪽이다.

아까 이후로 왠지 차분해 진게 정말로 순순히 아무 거리낌 없이 프리실의 말을 따라 주었다.

자연스럽게 프리실의 몸이 온기에 기대어 졌다.

"무슨 생각해?"

결국 프리실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전부다."

예상했던 '모르겠어' 라는 말은 더이상 나오지 않았다.

"처음 이곳에서 눈을 떳을 때, 모든게 혼란 스러 웠어. 모든 감각이 혼란스러웠고 심지어는 나 자신도 재대로 인지 하지 못한체, 한동안 그렇고 있었어."

프리실은 그의 검은 눈을 보았다.

그 의 눈에서 모닥불을 반사하듯 빛혀졌다.

"그때 처음으로 들었던 건 '녀석'의 목소리 였어. 멍하니 뭐하냐고. 그렇게 물었지. 언잰가 들었던 말투로. 그때난 정말 주변에서 누군가 말한건가 싶었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상실감.

그리고 이곳에서 처음 느꼇던 감정. 생소함. 낮설음.. 자신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자기 자신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로 깨어 났다.

그때 느꼇던 상실감은 이곳에서 적응 하면 할수록 그를 더 올아 맸다. 그리고 그는 더이상 견딜 수 없었다.

그리고 더이상 견디지 않기로 했을때였다.

"그.. 그건 단지 사고야. 나도 모르게 그만.."

프리실이 당황한다.

"내가 살고 있는 그 촌락에 일이 좀 있었거든. 에릭은 사라지고 아버지는 기약할 수 없는 잠을 자버리고. 친한 언니가 심하게 다쳤어."

"수많은 동물 냄새가 나 더라. 그들의 죽음도."

"맞아. 넌 역시 감각 기관이 남 다른가 보네. 우리가 사는 곳을 습격했지. 정말 수없이 많은 동물들이 몰아 붙였어."  

프리실이 희미하게 웃었다.

"그냥. 아버지 외에는 나 자신에 대해서 숨기고 있었거든."

프리실은 한쪽에 벗어둔 장비들을 가리켰다.

"내가 이런 장비를 다루는걸 아무도 몰라. 아버지랑도 그냥 함께 있기 위한 명분에 불가하고."

프리실은 오래전 이 촌락에 처음 왔을때를 생각했다.

"내가 처음 이곳에 왔을때, 그리고 이곳에 사는 주민들의 생활 환경을 봤을 때는 머랄까...."

프리실은 어떻게 말해야 하나 잠깐 고민하다 말을 이었다.

"정말 원시적으로 보였어. 어떻게 살았나 싶을 정도로."

프리실이 스이우드를 보며 씨익 웃었다.

"네가 어떤 환경에서 살았는지는 몰라도. 내가 그때 느꼈던걸 이해하지 못할거야. 이곳에 비하면 난 기술적으로 굉장히 발전된 곳에서 살았거든. 거기선 원하는건 뭐든 만들어. "

스이우드는 프리실이 벗어둔 장비를 보았다.

"저런것들을 만들 수 있는거야?"

스이우드는 프리실이 누렸다는 환경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응. 하지만 여기서는 못만들어. 만들 수 있는 설비가 없으니까. 내가 가진 도구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굉장한 크기의 설비가 필요 하거든."

"흐음."

프리실이 무엇을 말하는지 스이우드로선 가늠할 수 없었다.

"난 이곳 사람들을 처음 봤을때 굉장히 미개인 취급했어. 마치 내가 신이 되는 기분 이였지. 그래서 그들에게 나에대해서 알릴 수 없었어. 정말로 신처럼 떠받들거 같았거든."

프리실이 즐거운 듯 웃었다.

"하지만 미개한건 오히려 나였어. 발전 된 기술로 뭐든 만들어 내지만 이곳에서는 정말 쓸모가 없다는걸 몰랐거든."

프리실은 모닥불에 불하나 붙이는 것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도구에 의존 하니까. 도구가 없으니 아무것도 못하는거야."

프리실은 스이우드의 품에서 벗어나 자신의 도구를 정리 한 곳으로 갔다.

거기서 팔에 다는 효자를 집더니 안쪽에 부탁된 타원형의 물체를 분리 해 냈다.

다시 다가온 프리실은 그곳이 자신의 보금자리 마냥 스이우드의 팔을 들어 자연스럽게 안기면서 그 타원형 물체를 전해 주웠다.

그는 굉장히 따뜻 했다.

스이우드는 프리실이 건내준 타원 물체를 보았다. 손바닥 정도 길이의 물체다.

"동력원이야. 그 어느 작용으로도 변할 수 있는 힘의 초기형상 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쉬우려나."

프리실은 스이우드가 알아 듣든 말든 그냥 말했다. 그 원리 까지 일일이 말하다가는 끝이 없을 것이다.

"아무튼, 거기에 들은 동력원, 순수한 힘은 한정된 자원이라 다 쓰게 되면 더이상 효자를 움직일 수 없어."

프리실은 도구들이 놓여 있는 허리띠에 부착된 은색 구체 쪽을 가리켰다.

"금단과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동력원이 있어서 마찬가지로 힘이 다하면 더이상 활용 할 수 없게 되지."

다시 자원을 구하기 위해서는 그가 살고 있는 곳에서 조달 해야 한다. 

"외계, 우리가 살고 있던 곳이 아닌 이곳을 우리는 그렇게 불러. 외계엔 저 동력원을 만들 설비가 없으니. 난 당연히 필요할 때가 아니면 도구들을 사용을 자제했었던거야."

스이우드는 다시 프리실이 동력원이라 칭한 타원 물체를 보았다.

안에는 짙은 농도의 액체가 들어 있었다.

"너가 기억나는게 없다고 할때 당연히 거짓말을 한거라 봤었어. 나도 그랬으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척. 그렇게 프리실은 촌락의 사람들 속에 동화 되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하면서 프리실은 자신이 살던 곳에서 맛보지 못했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유대감 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프리실은 그들을 진심으로 좋아 하게 되었다.

"오늘 새벽에 동물들이 들이닥칠때, 난 주저 했어. 동력원은 한정되어 있었으니까. 지금은 쓸 때가 아니라 생각 했지. 하지만 결국 써버렸어."

프리실은 좀더 빨리 썻어야 했다. 더이상 나오지 않을거 같았던 눈물이 떨어진다.

"정말 바보 같아. 이럴꺼면 뭐하러 그런 멍청한 짓을 한지 모르겠어. 정말 별거 아닌데. 혼자서만 그렇게 끌어 안고 있던게...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어자피 그냥 처음부터 모두 내가 어디서 왔고 어떤 사람인지 알려 줘도 그들은 날 받아 줬을 텐데..."

스이우드는 그런 프리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냥. 모두 속인게 그저 미안하고 죄송스러워."

"넌 정말 잘우는 구나."

스이우드의 뜬금없는 지적에 프리실은 헛웃음이 나왔다.

"아까도 그런소릴 했었지. 너한태만 그래. 누구에게도 보여준 적 없어."

프리실은 계곡에서의 일을 떠올렸다.

"우리는 선천적으로 물을 무서워 하거든. 난 그때 정말 제정신이 아니였어."

모든게 무너졌던 순간이다. 그리고 절벽에 떨어질때도. 죽음의 공포가 그때일을 상기시키면서 또한번 무너지게 만들었다.

그렇게 두번 보이고 나니 그냥 그렇게 아무생각 들지 않았다.

"아깐 정말 너가 날 죽이려는지 알았거든."

스이우드는 변명 하지 않았다.

"정말 그려려고 했어."

프리실은 그런 스이우드를 어이없게 보았다.

"널 처음 봤을땐 호기심을 느꼈어. 하지만 그뿐. 네가 보여준 빛이 내가 알 수 없는 걸 상기시켜 주웠지. 해야 하는 것도."

그렇다. 알지 못했다. 스이우드의 의지와도 상관 없었다. 그저 해야 했을 뿐이다.

"그러면 지금도?"

스이우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햐..."

프리실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의 손에서 벗어나려는데 스이우드가 놓아주지 않았다.

"...지금 이 행동은 뭔데?"

"계곡에서 너가 울고 있을때 부터 하고 싶었던거."

프리실은 움찔 했다. 방금 스이우드는 분명 말했다. 해야 하는것. 

"....그게뭔데?"

긴장한 프리실이 물었다. 또다시 죽으려는 것인가?

"이렇게 안고 싶었어."

그냥 별 의미 없는 행동이라고 마냥 생각 했었다.

"무.. 무슨...?"

"그냥. 난 네가 우는 모습이 좋아."

"야이..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직접적으로 듣게 되자 프리실은 동요 했다.

프리실의 목에 전해지는 그의 저릿한 울림. 그것은 진심이다.

더이상 그와 살을 맞닿고 있을 수 없었다.

부담스러워 하는 프리실이 그가 두른 팔에서 벗어나려 애쓰지만 그는 놓아 주지 않았다.

"놔!"

프리실이 한마디 내뱉자 그가 순순이 놓아 주었다.

뭔가 맥이 빠진다.

프리실은 그냥 그대로 앉아 있었다.

"이해가 안되. 지금은 왜 나를?"

참아 왜 안죽이냐고 직접 말하지는 않았다.

"난 너에게 해를 입히는게 싫으니까."

"나에게만 영향을을 행하겠다며, 이제 와서 잘도..."

스이우드가 쓴웃음을 지었다.

"미안. 하지만 너가 크리컬과 접촉했을때 난 정말 원하는걸 할 수 있었어."

프리실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 할 수 없었다.

"크리컬? 저걸 말하는거야?"

4자(120.9cm)길이의 신기한 능력을 가진 봉. 지금은 바닥에 아무렇게나 굴러 다닌다.

"맞아."

"저게 뭔데?"

"내가 만들 었지만 왜 만들었는지는.."

"어련하겠어."

프리실은 그럼 그렇지 했다.

"별걸 다만드는 구나. 재주도 좋네."

프리실은 턱을 괴고 그 봉을 보았다. 그리고는 물었다.

"네가 해야 할 것과 원하는 것은 다른 거다?"

"맞아."

"네가 해야하는 것은 뭔데?"

"난 이곳에 존재해서는 안되."

이유는 몰라도 스이우드는 그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럼 원하는건?"

스이우드는 프리실을 바라 보았다.

검고 동그란눈.

"네가 죽는걸 원치않아."

그의 말이 프리실의 가슴을 저릿 하게 만들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주제에 잘도 그런말을 하네...."

프리실은 한쪽 발을 나무에 대어 무릅을 끌어안았다.

"네가 죽으면 나도 죽으니까. 넌 지금 죽을 수 없는건가?"

"그렇지."

"그럼.. 내가 목걸이 풀면 넌 죽을꺼야?"

"응."

스이우드는 한지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프리실은 그런 스이우드를 사납게 노려 봤다.

"그럼 정중하게 부탁하지 그래? 널 이세상에서 벗어 나게 해달라고."

"너가 허락 안할거잖아."

프리실의 가슴이 울컥했다. 

"내가 풀어주겠다면?"

스이우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스이우드가 말한다면. 어쩌면...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프리실은 어쩌면 그가 죽음을 원치 안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본인도 스스로 모르는 이유에서 죽길 희망한다. 

그것은 그저 의무감 같은게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프리실은 그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사실 너 말고도 내가 맘놓고 울게 나두는 사람 둘 더있어."

프리실은 자신의 목에 걸려 있던 길쭉한 사각 물체를 손에 쥐고 줄과 연결된 부위를 잡았다.

그리고 목과 연결된 줄을 당기자 사각 물체 안에서 반투명한 원석 같은게 삐죽 나왔다.

반투명 원석은 모닥불의 일렁이는 불꽃을 받아 들였다.

"이쁘지 않아? 빛을 받아 다양한 색으로 반사시켜. '그 곳'에 살면서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들 수 있었던 유일한 물건이야."

스이우드는 그 목걸이 장식을 보지 않고 그걸 바라보는 프리실의 눈을 보았다.

"난 외토리 였거든. 마리는 그런 나에게 하나뿐인 친구이자 어머니 같은 자였어."

아주 오래전 어릴때다.

그녀에게 선물하기 위해 만들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프리실이 만들었던 조잡하긴 해도 유일했다.

원석의 반사하는 빛은 그녀의 시안을 연상케 했다. 마리의 시안은 아름다웠으니까.

"하지만. 난 마리에게 줄 수 없었어."

그녀는 나이가 너무 많았으니까. 프리실이 준비한 선물을 받을때 까지 기다려 주지 않았다. 그렇게 조용히 잠들었다.

하지만 이별은 또다른 인연을 만들었다.

그녀의 이해하고 사랑했던 연인.

"데울비라카브프. 그런 이름의 존재를 쫓고 있어. 그게 내가 이 외계에 있는 이유야."

프리실의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떨어졌다.

속으로만 그 사람의 이름을 불러 보았다.

진우씨

"그들은... 그들의 우무머리는... 내겐 너무나도 소중한 사람을 뺏어 갔거든.. 흐흑.."

스이우드의 팔이 프리실을 둘러 안았다.

그 팔에서 강한 힘이 느껴진다.

"자꾸 울기만 하네. 나 꼴볼견이지?"

"네가 우는걸 보는게 좋아. 난 너가 계속 울었으면 좋겠어."

또또 저런소릴... 프리실은 그저 어이없어 했다.

"멍청아 그런말 하는거 아냐."

똘망 똘망한 검은색 눈이 프리실을 바라본다.

"물론 난 그 '데울비라카브프' 우두머리를 만나기 전에 죽을 생각 없어. 하지만 그전에 널 도와줄게."

프리실도 그 시선에 마주쳤다.

"네가 죽어야만 벗어나는 그 책임 내가 짊어 질태니 나를 위해 살아줘."

프리실은 그 눈이 귀엽게 느껴졌다. 새로 형태로 찢어져 있을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생각이다.

낮에 보는 그 이질적인 눈은 무서웠지만 밤에는 그렇지 않았다.

스이우드의 눈이 가까이 다가와 포개 졌다.

그리고 그의 손이 별로 걸친것이 없었던 것을 훑어 부드러운 살결에 도달했다.

"자.. 잠깐! 책임 진다는 건 그런게 아니라... 그..."

프리실이 굉장히 당황해 하며 스이우드를 밀쳐 냈다.

오해의 소지가 다분 한 말이지만 분명 그런 의도로 말한 것은 아니다.

"저기 말이야. 그... 우리 좀 다르잖아? 너와 나는 뭐랄까.  그..."

정확히 말하자면 프리실은 그를 애완동물 처럼 생각 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괜찮아."

스이우드가 부드럽게 말했다.

"뭐가 괜찮아! 이건 아무래도.. 이종 이라고 해야하나. 이건 선을 넘는..."

스이우드는 프리실의 허리에 손을 감았다.

프리실을 바라보는 동그란 검은 눈은 너무나 순해 보였지만 마냥 순하게 볼 수만은 없었다.

"널 처음 봤을 때. 너의 냄새를 맡을 때, 난 알 수 있었어."

"내.. 냄새라니. 난 물을 싫어 하긴 하지만 씻지 않을 정도는 아니고 그게 그.. 으읍.."

프리실은 횡설 수설 했다.

하지만 더이상 말할 수 없었다.

그를 처음 봤을때. 코앞에 있어서 놀라 그를 죽일 뻔 할때가 떠올랐다.

왜 코앞에 그가 있나 했었다.

그 행동은 프리실의 체취를 찾고 있었던 것이라니.

그런거 짐승들만 하는 행위이지 않은가.

만약 그때 그가 프리실의 일격을 피하지 안고 그대로 받았더라면...

......

이미 짐승과 다름없는 그는 과격하면서도 부드러웠다.

프리실도 점점 생각하는 것을 관두었다.

정말 괜찮을 지도 모른다. 어쩌면...

......

프리실은 자신을 열였다.

그리고 그를 받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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