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0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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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란 게 참 그렇습니다.

마시면 기억나고 생각나고, 이제는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힘이 듭니다. 아직도 술만 마시면 그 사람이 생각나네요.

내가 좀 무식한지라, 명확하지도 않은 일에 덤비는 게 쉽지 않습니다. 전 말입니다. 그래요. 세상이 수학과 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든요? 공식이 많이 복잡해도 그래도 언젠가는 답이란 놈이 나오는 그런 수학과 같았으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아 잠시만, 저 술잔이 비었네요.

수학에서 허수라는 개념을 혹시 아십니까? 고등학교 때 처음 배웠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다들 기억 하실 겁니다. -1의 제곱근의 개념인데요.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계산이나 공식의 성립을 위해선 꼭 필요한 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때 그 사람은 내겐 이제 허수와도 같습니다. 존재 하지 않지만, 뭔가 저라는 사람을 수식화 했을 때 필요한 그런 존재라 그 말입니다. 내 천성이 공돌인지라, 어쩔 수 없이 수학과 연관시켜버리곤 하는데. 거참 이 버릇도 고쳐야 할 텐데.

그러고 보면 술을 수학처럼 생각해본다면 절댓값 기호와 같다고 봅니다. 양수든 음수든, 사실이던 거짓이던 간에 술을 마시게 되면 뭔가 감추고 싶었던 무언가가 터져 나오게 되는 그런 것과 같습니다.

어이쿠, 빨리도 드시네요. 그럼 한잔 더 받으시지요. 저도 한잔 주십시오.

그렇다고요. 그놈의 허수가 뭔지, 옛날 아주 오랜 옛적에는 허수란 개념자체를 부정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죠 뭐. 어디서 읽은 거 같은데 데카르튼가 오일러였나, 하여간 어느 수학자는 허수를 사용하면서조차 그 존재를 부정했다고들 하더라고요.

그래요, 저 아직 그녀를 잊지 못한 거 같습니다. 기억이 나요. 자꾸, 자꾸 기억이 나네요. 그녀를 없었던 사람처럼 생각한다면 쉬울 거 같아서 그렇게도 해봤습니다만,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면 제가 그녀와 함께 지냈던 시간 자체가 부정되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망할.

그런 눈빛으로 보진 마세요. 알고 있습니다. 저도 말이죠. 얼마나 제자신이 바보인지. 근데 그게 쉽지가 않아요. 보고싶어요. 그녀가 보고싶단말이에요. 그녀의 손길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데, 그걸 어찌 잊겠습니까. 물론 제가 싫다고 떠난사람을 잊지 못한단 것도 웃긴일이긴 합니다만. 아 제가 계속 말을 하느라 술을 마시지 않았네요. 자 한잔 들이키도록 하죠.

아 그러고보니 이과장님은 어떠신가요? 옛 사랑이 가끔은 생각나지 않으세요? 그렇잖아요. 사람이 잊을수는 없는거 잖아요. 제가 합리화 하려거나 그런건 아닌데. 그렇다고요.

전 그녀와의 그 밤들이 모두 기억납니다. 아직까지도, 그 밤들을 생각하면 황홀하고 그렇죠. 그래요 뭐 밝힌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시겠지만, 남자끼리니까, 그것도 술자리니까 이런 이야기를 쉽게 하는 거죠. 처음 그녀와 잤던 그날이 생각나네요. 지금 생각해보니 저보단 그녀가 훨씬 적극적이었어요. 그래서 약간은 말도 안되게 수줍기도 했구요. 전 그녀와의 그 순간보다, 그 다음날 아침이 기억나더군요. 잠에서 일어났을때,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로 서로를 바라보고 약간은 어색해했던 그 상황이 참 좋았었어요. 그렇게 한번 두번, 그런 밤들이 연속될때마다 익숙해 지는 게 약간은 무섭기도 했고요. 그래서 더 기억이 나나 봅니다. 그녀가 말이에요.

씨발, 그렇게 나를 길들여 놓고 내가 싫어졌다니 그게 말이 되냐 그거죠. 제가 그렇게 못난 놈입니까? 네. 못난 놈일 수도 있죠. 네 그렇겠죠. 근데 왜 하필 저와 헤어진 이유가 제가 싫어져서 라는 거냐 그겁니다. 차라리 다른 사람이 생겼다고 하면 이해할수 있을 것만 같아요. 제가 싫어졌다기보다 저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면 이해할수 있겠어요. 씨발. 아 죄송합니다 이과장님. 술이 취해서 제가 말이 좀 격해졌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네 죄송해요. 그런 의미에서 한잔 더 받겠습니다. 아 저 안취했습니다. 걱정마세요. 아니 가셔야 겠다고요? 그러지 마세요. 제발 한잔만 더 하죠 이과장님. 아니 제가 지금 이렇게 그만 마시면, 좀 그래서 그래요.

아니 과장님. 제가 계산합니다 제가. 대신 2차 가자 그겁니다. 제발 과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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