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by 시우처럼 posted Dec 3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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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진
골목 한 귀퉁이
깜박이는

가로등 하나

 

사람을 찾습니다

 
색 바랜 전단지는
사진 속 얼굴이
흐릿하다

 

남자의
입에서는
알-코-홀
냄새가 났다

 

세상이 빌어먹을

 

더럽게도

 

낯선이의
뭉개진 사진 밑에서
참지못한 남자가 토악질을 한다

 

콘크리트 차가운 바닥으로

그의 것이였던 것들이

질척하게 흐른다

 

그 속에는

대학교가 있었다

신용카드가 있었다

세금고지서가 있었다

 

바닥에 내팽겨쳐진

아내의 코고는 소리가 시끄러웠다

 

시큼한 위액과 함께

한 때는 그의 것들이었던 것으로부터

하얀 김이 올라온다

  

바닥에 눌러붙어 말라버릴

자신의 

 

이름표

 

집어

입안에 넣는다

 

그런 남자의 모습이

깜빡

깜빡

 

가로등 아래서

깜빡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