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05 18:44

하림의 세계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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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랜 4천왕의 결속

 

주말이 지나고, 지옥의 월요일이 찾아왔다.

이틀 만에 보는 미여는 예전의 활기를 되찾은듯 보였다. 그야 그럴 것이 임신을 하지 않았으니까. 문 박사는 코웃음치며 세상에 한 달 만에 임신이 되는 경우가 어디 있냐고 하면서 돈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 어지간히도 얕잡혔나 보다. 학생 신분인 하림으로서는 현찰을 쓰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싸우기 싫어하던 것도 다 임신건 때문인 것 같았다.

그런데 왜 미여의 일에 하림이 돈을 써야 하냐고? 현찰은 하림밖에 없었으니까. ,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드디어 란 선배가 납치되신 근거지를 알아냈다고?”

뭐야. 명예가 실추됐다고는 해도 역시 아테나 파이오니아잖아!”

이틀 동안 파이오니아 상층부도 놀지만은 않은 것 같다. 다윤 선배는 전대미문의 요인 납치를 당하고 가만 있었을 리가 없고, 윤아 선배도 책임감을 느꼈는지 이 일에 관여를 한 것 같았다.

소문이 맞았는지 미여를 비롯한 4천왕들은 1교시부터 자리를 비웠다. 수업 중에도 들어오지 않는걸 보면 꽤 회의가 길어지는 것 같았다. 이쯤 되니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게 오히려 거짓말일 것이다.

그리고 골치 아픈 녀석이 다시금 찾아왔다.

리 미여, 이번에는 나와 결판을 내자!”

저 녀석 머리는 주마다 재가동되는 건가. 지난 주까지 잠잠했는데 오늘 왜 이래?

미여는 여기 없어.”

, 이제 그런 거짓말에 속지 않아.”

이번 만큼은 거짓말이 아닌데…… 양치기 소년의 기분을 새삼 알 것도 같은 하림이었다. 하지만 어쩌랴. 이번에는 정말로 없는데.

내가 직접 확인해볼거야. 비껴!”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소문을 증명하듯 반려는 하림을 밀어 저만치 나가떨어지게 만들었고, 그 틈을 타 하림네 학급으로 잠입한 반려는 이내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 뭐야…… 정말로 없잖아.”

하지만 반려는 아직도 투지를 잃지 않았다.

어딘가에 숨어 있을 거야!”

그렇게 반려는 무단침입으로 한 학급의 사생활을 습격했다. 그 기세는 거침없이 이어져 오히려 항의를 해야 할 학생들이 도리어 사과를 할 정도였다. 그 중에 정말로 숨어 있는 학생이 있어서 반려의 분노를 자극했다는건 별 상관없는 이야기.

어디에…… 어디에 숨은 거냐, 리 미여!!!”

글쎄, 여기에는 없대두…….”

반려가 휩쓸고 간 난장을 지나며 하림이 대꾸했다. 여기까지는 반려를 설득하지 못할 것 같아 말을 덧붙였다.

납치건 들었지? 그것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회의에 참여했다고…….”

이런, 이런……. 겨우 속임수를 간파했는데…….”

속임수라니? 반려는 하림의 표정을 보고서야 이번에는 미여가 없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렇게 벌여놓고서 갈 수도 없었다.

그거 몰랐어? 미여가 임.”

구름사이로해가뜨는씨나락꼬물락백두산과한라산동해물과삼천리금강산일만오천봉지리산의산신령……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아무 뜻 없다. 단지 친구의 명예를 지켜주고 싶을 뿐이었다. 그건 그렇고 역시나 예상이 맞았구나. 반려도 뜻밖이라는 듯이 대꾸했다.

……너도 이미 알고 있었군. 그런데도 지켜주겠다는 거야?”

너야 말로 무슨 소린데.”

하림은 모른 척을 하며 대꾸했다. 하지만 실수였다. 자벌레의 입에서 금구가 튀어나와 학급 전체를 휩싼 것이다.

이미 임신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

뭐뭐, 임신?”

꺄악! 임신이라고!?”

누가, 대체 누가!??”

어느새 여학생들은 반려 주변을 빽빽이 감쌌다. 그러게 그런 말을 하려면 좀 더 주변을 생각하라고. 반려는 실제 전투기술 숙련자인데, 역시 물량에는 당하지 못하는 듯 했다. 실제로 죽이거나 기절시킬 수도 없었고.

반려는 주춤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여학생들의 눈빛이 더욱 반짝였다.

……리 미여가…….”

, 뭐라고!?”

이번에 반응을 보인건 남학생들이었다.

길 하림, 너냐!!”

나 아냐! 하지만 여학생이든, 남학생이든 사실의 진위 여부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이었다. 그들에게 진실보다는 달콤한 허위가 더욱 흥미있었으니까.

호 환……이라는 녀석이라고.”

임신된 것도 아니지만, 하지만 하림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이렇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 우리 여신님을 임신시키다니…… 그런, 그런 녀석은!”

책상을 내리친다. 그러니까, 책상이 임신시킨건 아니라고.

누가 나의 마이달링스위트허니의 순결을 송두리째 빼앗는다는거냐!!!”

저기, 당신은 환양금호소속 아닌가요? 미호·미윤 자매의 신발이나 햝고 살아!

남자의 마음은 자고로 넓어야 해.”

갑자기 아무래도 상관없는 소리가. 나 들으라고 하는 건가? 하림이 뒤를 돌아보니 선생님이었다. 다음 시간인 윤리 교사. 모태독신 신앙을 아직까지도 유지하는듯 이 교사는 자기 사상에 몰입됐는지 목소리가 고고해졌다.

남자의 가슴은 넓어야 한다. 왜냐면, 마음 60억 개를 다 품을 수 있어야 하니까.”

, . 그러세요. 그러니 아직까지, 아니 평생 독신인거지. 하지만 한분만을 좋아하는 하림은 자신도 그 운명에 들거 같아 불안했다. 그래도 저런 사람은 되지 말아야지. 으음, 자신을 제외한 남자들은 다 저럴지 궁금해지는 하림이었다.

왜 이렇게 웅성이는 거야?”

당사자인 미여가 돌아왔다. 그와 함께 반려의 살기도 높아졌다.

리 미여!!!!!!!!!”

후우, 4천왕 대결이 시작되는 건가. 미여는 이제 도발적인 미소로 맞섰다.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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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수암무거북이와두루미삼천잡가팔봉산칙칙폭폭사리사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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