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11 13:19

하림의 세계 4-3

조회 수 340 추천 수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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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슬로우. . . ……슬로우. ! ! ! 슬로우. ……, 정말 잘 하시네요.”

목소리의 주인공, 강희 선배는 트윈 테일 꼬리를 들썩이며 감개무량한 듯이 말했다. 하지만 그 강희 선배의 상대를 하는 하림은 강희 선배의 발을 피해 계속 움직였다.

역시 움직임이 만만치가 않아!’

속사정은 이랬지만, 3자가 보면 즐거운 탱고 박자의 춤을 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강희 선배는 그 리본이 팔목에 묶인 상태로 하림의 옆구리를 건너 허리에, 그리고 그 끝을 자기 손목에 묶어 쥐면서 손을 잡지 않아도 닿을 수 있을 정도로 간격을 유지했다. 강희 선배의 발놀음을 회피하다 보니 자연스레 서로가 손을 잡은 상태였다.

하림이 멀어지려고 하면 리본을 잡아당기니 하림으로서도 목검으로도 끊을 수도 없어 잠자코 강희 선배가 하는 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모습은 마치 한 쌍의 커플 같았다. 무용부원들이 그걸 증명해주고 있었다.

아아, 부럽다. 강희 님과 듀엣이라니……!”

부러워, 부러워, 부러워! ! 부러워 죽을거 같애!”

저 열창년 죽여버릴까?”(여기서 하림은 무용부원이 난입할걸 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저 여자도 상당한 실력이야. 감히 부장님의 페이스에 맞출 수 있다니…….”

마치 한쌍의 백조같아……. 부럽지만…… 부러워…….”

, 당장이라도 팬픽 쓰고 싶어!!”

, 무용부원들은 (그중에 하림과 같은 반인 애도 있었다. 이름이 아마 설 화하던가?) 하림이 강희 선배와 같이 탭댄스 치는걸 바라보고만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강희 선배가 이동할 때마다 부원들은 자석이 밀려나는 것 마냥 자리를 비켜줬다. 물론 개중에는 하림에게 달려들려는 무리도 보였지만.

이제 슬슬 익숙해졌죠……?”

?”

강희 선배는 하림의 대답 따윈 듣지 않았다.

이제 그럼 다음 춤에 도전해요!”

가 나올 느낌의 대사를 하고는 강희 선배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강희 선배는 마구 뒤쪽으로 이동해 갔다. 이건 퀵스텝이잖아! 지금까지 하림은 떨어지려고 안달했었는데 그 소원을 단번에 풀어준 것. 하지만 리본끈은 여전히 잡고 있었기에 넘어지지 않으려면 꼼짝없이 끌려다녀야 할 신세. 강희 선배의 발처럼 하림도 빠르게 발걸음을 디뎠다. 으악, 강희 선배에게 부딪치겠다! 이대로라면 서로 껴안게 될거야. 강희 선배는 적당한 키에 C컵 정도는 되어보였다. 부딪치면 충분한 완충역할을 할 에어쿠션이 될 것이다.

무용부원들은 긴장하며 보고 있었다. 어찌나 긴장했는데 침 넘어가는 소리를 낼 정도. 강희 선배보다 조금 큰 하림은 정말 이상적인 키 커플로 보인 것이다.

하지만 모두의 생각처럼 되지는 않았다. 하림이 강희 선배에게 안길 뻔한 순간 재빨리 하림의 발목쪽으로 발놀음을 한 것이다. 하림은 무의식중에 그것을 피했고, 반동으로 강희 선배쪽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그러기 전에 강희 선배가 가는 팔목을 뻗어 하림의 손을 잡았지만.

미안해요.”

곳곳에서 아쉬움과 안도의 한숨이 들려왔다. 강희 선배는 조금 슬픈 표정으로 사과했다.

당신을 안기게 하면 안될거 같아서요.”

, …….”

무용부 부장이자 아테나 파이오니아의 4천왕 소 강희.

감만은 아테나 파이오니아에서는 최강인 것 같았다.

 

미여는 하림이 춤추며 노는 모습(적어도 미여에게는 그렇게 보였다)을 보고 분개했다.

저런 움직이는 하렘궁을 데려오는게 아니었는데.’

처음 계획을 세웠을 때, 미여는 신가희를 견제할 요량으로 하림을 데려왔다. 하지만 도움도 안되는 저 녀석은 정은 선배를 상대하고 있다, 멍청하게 강희 선배에게 잡혀버렸다. 그렇다고 하림을 탓 할 수도 없다. 4천왕 견제를 해서 시간을 벌어달라고만 했지, 신가희 선배만을 집중 마크 하라고 한 적은 없으니.

김 신가희. 미여가 들어오기 전에 4천왕 중 단연 최강이었다. 사실 그 당시에 갑작스레 벌어졌던 싸움이라서 그렇지. 1:1로 대련하면 신가희 선배를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런 고로, 신가희 선배를 견제할 수 없다면 미여가 세운 이번 계획은 모두 물거품으로 되고 말 수도 있는 것이다! 할 수 없지. 미여는 미학이 아니지만, 승리를 위해서 굳게 마음을 다잡았다. 그 모습이 지영 선배에게는 불만이었다.

어딜 한 눈 파는 거야!!”

지영 선배는 제1검도부 부장과 다툰 뒤 서로 다른 길을 가기로 했다. 2검도부가 남자를 싫어하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 검도부장도 날 무시했었지. 한낱 부 부장인 주제에 미여 네가 감히 부장과 대결 중에 딴짓을 하는 거냐! 지영 선배는 미여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오냐! 네가 아직도 날 업신여긴다는건 잘 알겠다. 그런 마음가짐이 네 패배의 요인이라는걸 오늘 똑똑히 기억해 둬라!!!”

지영 선배는 다시금 강맹하게 미여를 공격했다. 하지만 이전까지와는 기세나 검식이 달랐다. 지금까지가 일격필살이라면, 이번 것은 일격삼단(一擊三斷)! 소 잡는 칼로 개를 잡는다는 건 쓸데 없는 일이지만, 상대가 미여면 그 정도는 필요할 것이다. 지영 선배가 고심해서 만든 회심의 기술이 여기서 빛을 발하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미여였다.

부장님!”

미여도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아까까지는 선배로서의 지영 선배를 똑바로 보고 있었지만, 이제는 제2검도부장으로서의 지영 선배를 똑바로 보고 있는 것이다. 부장 이라는 호칭에 지영 선배는 가슴이 뭉클했다.

차기부장은 제가 맡겠습니다!!!!!”

바라는 바다!!”

지영 선배는 미여의 생각이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자기 딴에는 미학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스스로를 옥죄는 감옥이나 다를 바 없다 생각했다. 규범에 맞게 살아가는건 분명 올바른 일이지만, 세상사라는게 그리 단순한가? 아테나 파이오니아 4천왕의 조건은 동아리 간부급. 하지만 제명된 하 지원 선배를 비롯한 4천왕은 다들 동아리 부장이었다. 지영 선배는 그런걸 감안해서 부장을 맡으라고 했지만, 미여는 그런 법도 없으며 어찌 1학년이 3학년 선배가 계신데 높은 계급에 있겠냐고 해서 거절했다. 그럼 넌 왜 4천왕 자리에 든건데? 차장을 맡은 뒤로 지영 선배는 미여와 사이가 멀어졌다. 부원들 말로는 부장이 차장을 시기해서 그렇다는데 천만에.

스승이 자신을 뛰어넘는 제자를 시기할 이유가 어디 있단 말인가.

지영 선배는 목검을 든 손을 그만 놓아버렸고, 미여의 깨끗한 공격에 쓰러졌다.

김 신가희 선배, 각오하세요!!!”

미여의 질주를 막을 자는 그 누구도 없었다. 3학년 4천왕들을 모두 상대한게 사실로 판명났으니, 진로를 막아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미여는 그대로 신가희 선배를 공격할 수 있었다.

지영 선배가 원하는 대로 결말이 나서 찝찝했지만, 전개가 이리 돌아가는 이상 어쩔 수 없었다. 미여는 강력한 장애물인 신가희 선배를 단번에 제압해야 했다. 어디까지나 최종 목표는 외지 이름 남자지, 신가희 선배는 아니니까.

와라!”

신가희 선배는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껏 어디서나 져본 적이 없었다. 새로 들어온 신입생인 미여 빼고는! 신가희 선배는 패배의 첫맛과 함께 강렬한 호승심을 느꼈다. 언젠가 제대로 싸워보고 싶다는 것이 신가희 선배의 소망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같은 편이 돼버리는 바람에, 생각으로 그치고 말았다. 물론 대련이란게 있긴 하지만, 미여도 신가희 선배도 진검승부처럼은 싸울 수 없었다. 미여가 일부러 지는 것 같아, 신가희 선배는 조금 불만을 품었다.

그런 소망이 여기서 성취되다니! 기뻤다. 신가희 선배는 방어 자세를 잡았다. 어떤 공격이라도 막은 뒤 곧바로 반격할 수 있는 최적의 자세였다. 와라! 태권도 합기도 특공무술 유도 킥복싱 무에타이 카포엘라 레슬링 가라데 등 온갖 무술을 망라한 나 신가희가 전력을 다해 상대해 주마!

하지만 미여는 신가희 선배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았다. 신가희 선배에게 목검 한번 휘두르고는 잡히자, 도움닫기를 하는 것처럼 신가희 선배의 몸을 뛰어넘은 것이다.

, 뭣이!?”

순간 신가희 선배는 같은 학년인 지영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하지만 미여의 목표가 누군지 안 이상 순순히 보내줄 수도 없는 일! 신가희 선배는 그대로 미여의 다리를 잡아챘다.

.”

미여는 짧은 신음을 흘렸다. 하지만 말 그대로 짧게. 미여는 오히려 신가희 선배의 몸으로 파고들었다. 신가희 선배는 당황했다. 미여의 발길질이 바야흐로 신가희 선배에게 작렬하는 순간이었다!

물컹.

.”

하지만 의외로 신가희 선배의 피해는 적었다. 열혈만큼이나 비례하는 풍만한 외모 덕분에. 미여도 당황했다. 우서고 5대 가슴 미소녀로 소문난 신가희 선배의 가슴의 감촉을 느껴버렸기에. 물론 발이지만.

???”

, 꺄악!!”

원심력으로 돌려버리려는데 끼어든 미여를 차라리 가까이 밀착해 기술을 걸려는 신가희 선배와 그를 막기 위해 발버둥친 미여가 함께 만들어낸 장면이었다. 태권부원들은 10초간 이어진 그 광경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신가희 선배는 기분이 복잡했다. 미여의 발길질을 완충할 수 있어서 다행인지, 아니면 세계최초로 발로 가슴을 애무당한 굴욕적인 경험을 했기 떄문인지. 미여도 당황했는지 신가희 선배에게 풀려났지만 차마 공격을 하지 못했다.

, 젠장.”

미학은 아니지만 미여도 기분이 복잡했다. 수치나 미안하다는 감정은 그렇다 치고, 저렇게 푹신한 에어백이라니! 미여는 고개를 숙이고 다시 한숨을 쉬었다. 한동안 미여는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애석하게도 멘붕에서 회복된건 신가희 선배가 먼저였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 , , 네년이 소녀의 순결을 짓밟다니!”

주어와 동사 사용이 어긋났지만 아무도 지적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신가희 선배의 말대로였기에 모두들 수긍하는 눈치였다.

, 죄송합니다!”

미여는 공격받으려는 순간 정신을 차리고 신가희 선배의 사정거리에서 회피했다. 그런 건방진 후배를 신가희 선배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미여가 사라지자 무너지는 건물 잔해처럼 폭삭 주저앉았다.

으흑흑.”

굴욕이 전신으로 번져온 것이다. 그 모습을 지켜만 보는 윤아 일당은 쓴웃음을 지었다. 다윤 선배는 즉시 불쾌감을 드러냈다.

“1학년 후배들의 재롱을 계속 봐주고 계실 참입니까. 이대로라면 우리들 선배로서의 위신이……!”

딱딱한 소리 하지 마아. 기껏 흥미로와졌는데 왜, 그만두게 하면 재미없잖아.”

선배님.”

윤아 선배는 해맑은 미소를 지우지 않으며 답했다. 정말이지. 이번 신입생들은 재밌어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리고 동기 중에서도 재밌는 애가 있었다.

어라, 정은 씨도 우리의 대계를 알아챈 것 같네.”

윤아 선배는 조금 아쉬운 듯 덧붙였다.

강희 씨가 젤 먼저 알아챈거 같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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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지영......................겨우 부장 떠넘기려고 이런 무리수를 쓰다니

죄송합니다 작가의 무리수였어요 ㅠㅠ

?
  • profile
    윤주[尹主] 2012.07.11 15:45
    윤아 선배의 계획이란 게 뭘까요? 아직까진 도통 모르겠네요;
    이런저런 해프닝들이 있긴 하지만, 미여에게 상황이 크게 불리해 보이지는 않는데 말이죠...

    잘 봤습니다~
  • profile
    ㄴㅏㄹㅏㅣ 2012.07.11 16:47
    미여가 워낙 사기캐라 ㄷㄷㄷㄷㄷ
    대계(큰 계획)는 거의 후반에 나옵니다[거기서 제목의 의미가 담긴 명대사도 작렬할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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