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07 19:04

하림의 세계 3-2

조회 수 349 추천 수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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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눈이란 신기하다. 애니메이션을 보고도 그림이 움직이는 것처럼 착각을 하기도 하고, 머리 좀 바꿨다고, 남자를 여자로 착각하기도 한다.

미여 씨, 이 사람 어디서 만난거야? 소개해줘잉~”

나도! 이 사람 소개받고 싶어요.”

…….”

왜 이리 말이 없어요.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화기애애해 보이던데…….”

극과 극의 관심에서 하림은 진이 빠졌다. 말을 하고 싶었지만, 미여는 되도록이면 입을 다물라고 했다. 물론 하림도 이 상황에서 입을 열었다가는 변태+악마보다 더한 타이틀을 달고 쫓겨날 수도 있다. 하림도 관심에서 멸시를 받고 싶지는 않기에 그냥 웃고 있을 뿐이었다. 웃는 것도 상당히 고된 일임을 하림은 깨달았다. 웃는게 웃는게 아닌거 같아……

미여는 가만히 있더니(하림의 표정이 재밌었나보다) 간단한 설명으로 모두의 관심을 일축했다.

이 애는 이 하람, 율동고등학교에 다니는 친구에요.”

율동고등학교? 그런 곳도 있었나? 하지만 제2검도부원들은 모두 알고 있는 눈치였다.

, 율동고……?”

멀다…….”

그 말에 다들 포기한 듯했다. 대체 율동고등학교가 어디길래? 그건 그렇고 정말로 이 하람의 실존여부에 대한 조사가 가면 어쩌려고 이 여자는 이런 짓을……

하지만 여학생들이 집요함은 하림의 학급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럼 폰번이라도!”

아무리 멀어도 문자는 할 수 있잖아요!”

내 번호를 알려줄게요! 010-3928――.”

공세가 심해져갔다. 부원들은 하림에게 엉겨붙기 시작했다. 여성 특유의 향기와 말랑한 촉감이 피부를 간지럽혔다. 정신과 붉어진 얼굴을 어디로 둬야할지 모르겠는 하림이었다. 대놓고 몸을 더듬는 부원도 있었다. 여난지옥은 남자에게는 참기 힘든 고통이었다. 정줄을 놓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들키면 레알 지옥을 맛볼 수 있기에. 하림은 점점 정신력이 상승함을 느낄 수 있었다.

폰을 주세요! 번호 저장해 드릴게요. 친구해요~”

주머니를 뒤져 휴대폰을 찾으려는 부원도 있었다. 위험해! 하림은 마음속으로 이를 악물고 휴대폰 자리를 사수했다. 진동으로 맞춰놔서 참 다행이었다.

미여는 하림이 녹초가 되어서야 지원했다. 독한 지지배.

사실 수줍음이 많야서 초면에게 말을 잘 못해요. 그래서 휴대폰도 안들고 다녀요. 실력만은 확실하니, 델고 오는데 얼마나 힘들었는지…… 중얼중얼 궁시렁궁시렁.”

…….”

이 여자, 즉석에서 설정을 만들고 있었다. 순식간에 하림의 인상은 강하지만 수줍음이 많아 말을 잘 못하는 겸양한 숙녀로 공식인증돼버렸다. 가상의 하람과 함께 하림은 마음이 복잡해졌다. 나 정말 이대로도 좋은건가.

. 이제 잡담은 그만. 5열로 모여서주세요.”

미여의 말에, 잡담을 하지 않았다는 듯 일제히 하람에게서 신경을 끄고 줄 하나 흐트러트리지 않고 질서정연하게 섰다. 군대라도 이렇게 빠르지는 않을 것이다. 하림은 그 가운데 비어있는 자리에 섰다. 모두들 심호흡소리도 들리지 않고 부동자세로 섰다. 이것글이 방금전까지 개들과 동일인물 맞아?

오늘 제2검도부를 소집한 이유를 다 알고 계실겁니다. 바로 우리 파이오니아에 불미스러운 남자 4천왕 건에 대해서죠. 지영 선배, 바쁜데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냐. 나도 어엿한 파이오니아 회원인데…….”

소문의 근원지는 너였냐!! 하림은 외치고픈 마음을 애써 참았다. 그러면서도 풍기단속을 하겠다니. 한강에서 퍼트리고, 종로에서 화풀이하는 격이다. 아니, 비유가 좀 다른가? 미여는 절대로 곱게 파이오니아를 이끌 수 없을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방금, 미여는 우리 파이오니아라고 하지 않았던가?

본래 파이오니아의 취지는 모란 선배님을 동경하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모란 선배는 겉으로는 강하지만, 속으로는 한없이 여리시다는걸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하림은 그 말에 동감했다. 모란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모두 그럴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모란 선배님을 호위하고자 4명을 뽑아 4천왕을 만들었습니다.”

,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자기가 만든 줄 알겠다.

남자들로부터 지키기 위해.”

그래서 내가 접근하는걸 그렇게 막았던거군. 하림은 생각했다. 모란과 친해지는게 두려워서가 아니라, 단순히 남자와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은거였다. 하림은 주머니에 넣은 남자회원증을 만지작거렸다. 이제 이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나. ……아마 안되겠지만.

미여의 일장연설은 계속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남자 4천왕이라니? 이게 말이 됩니까? 남자회원은 아무래도 좋습니다. 거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어요.”

미학이니 뭐니 했지만, 결국 미여 너도 자포자기했구나.

하지만 남자 4천왕은 인정할 수 없습니다! 남자 4천왕을 들인다는건 지금까지의 파이오니아에 스스로 먹칠을 하는 행위입니다. 지금까지 걷던 행보를 뒤로하고, 반대길로 나아가는 행위입니다. 4천왕 자리는 우리 여성만의 것입니다!”

옳소! 옳소!”

미여, 잘 말했어.”

우리가 하고픈 말을 잘 정리해서 가슴이 후련해지네. ~”

남자 4천왕은 절대로 막아야 해!!”

다시 잡담 시간. 그런데도 하람은 어느새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다. 그만큼 하람이 존재감이 없는건가. 아니면 미여의 매력이 너무 강한 탓일까? 미여가 한쪽 팔을 높이 들자, 지영 선배가 조용히 하라는 듯 손을 들었다. 이것들, 사극 찍나.

그래서, 우리 제2검도부는 파이오니아 4천왕 직속부대로서 신 사천왕 임명식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그 뒤는 하림도 잘 아는 내용이었다.

거기서, 4천왕이 될 남자를 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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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해방이다~~

역겁정략 다음 편 언능 수정해서 올리겠습니다

근데 문명5 확팩을 샀어.............

아마...............안될거야.............ㅠㅠㅠㅠㅠ

?
  • profile
    윤주[尹主] 2012.07.08 16:57
    잘 봤습니다~
    누가 신4천왕이 되는지는 모르는 거죠?
    근데 결국 4천왕이 남자 끼어서 신4천왕이 된다는 건, 기존 멤버 중 한 사람은 밀려난단 건가요?
  • profile
    ㄴㅏㄹㅏㅣ 2012.07.08 17:57
    ㅎㄹ 거기까지 유추하시다니...................................절반은 이해하고 넘어가시는군요
  • profile
    ㄴㅏㄹㅏㅣ 2012.07.08 19:33
    아, 그리고 기쁜 소식ㅡ 역겁정략 5막까지 손대고서야 겨우 수정을 마쳐 오늘 안에 올리겠습니다
    부르고뉴의 생존전략을 지켜봐주셔요~
  • profile
    khashaker 2012.07.19 00:59
    서서히 구도가 잡혀져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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