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25 04:36

절망향

Views 1138 Votes 1 Comment 3
?

Shortcut

PrevPrev Article

NextNext Article

Larger Font Smaller Font Up Down Go comment Print
?

Shortcut

PrevPrev Article

NextNext Article

Larger Font Smaller Font Up Down Go comment Print

 "이상향이 무슨 뜻인지 알아?"


어두운 공간. 암흑에 뒤덮였다기보단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듯한 공간 속에 괴이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왕의 위엄을 지니고 있으면서 장사치의 교활함이 배어나는 목소리. 딱히 누구에게랄 것 없는 은근한 목소리. 익히 들어본 것 같으면서도 낯선 이방인의 목소리.


 "물론 알고 있겠지. 모두가 평등하고 모든게 풍족한 세상. 그런 책도 있잖아. 자기가 직접 유토피아를 봤다는둥, 그 곳엔 꿀과 젖이 흐른다는둥, 어쩌구 저쩌구."


책 덮이는 소리가 났다. 발소리도 들리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 이상향이 진짜로 뜻하는게 뭔지 알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야. 그런 사회가 존재할 수가 없다는 걸 믿는게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겠지? 네가 만들어가겠다느니 뭐니 해도 난 별 상관을 안 하겠지만."


그의 말을 끝으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마치 그 공간이 하나의 방이고, 말을 하던 사람이 그 방을 나간 것처럼. 그러나 저 벽 너머에 있을 그 사람의 말은 이어졌다.


 "이상향의 반대가 절망향이란 건 알지? 멍청이가 아니면 알겠지. 절망향이 구체적으로 어떤지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을 테니."


그 사람이 다시금 말을 멈추었다.


 "그런데 웃긴 건,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다는 거야. 절망향은 단지 불행한 곳이어서 붙은 이름이 아니야. 말 그대로 '이상향의 정반대'거든. 곧, 어디에도 없는 곳의 정반대란? 어디에나 존재하는 곳이야."


그가 발작적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굉장히 호방하면서도 조롱이 가득한 웃음. 인간의 웃음소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유쾌함을 유발하는 웃음이었다. 그러나 그 웃음소리가 그침과 동시에 모든 행복감이 불쑥 나타났던 것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공허한 가운데 검은 빛을 내뿜는 주먹만한 크기의 구슬이 어느 샌가 나타났다.


 "내 말을 못 믿겠나?"


목소리와 함께 구슬이 미약하게 진동했다.


 "그럼 이제부터 보여주지."


==================================================================


지금도 미약하긴 하지만


부족한 필력 조금이나마 상향시키고 왔습니다(...)


이걸로 세번째 재연재네요 하암.


이번엔 끝까지 갈듯 하네요.

?

List of Articles
No. Category Subject Author Date Views Votes
4320 진멸전쟁 ~시간의 왕~ 盡滅관찰자 2009.06.25 643 0
4319 ~shy story~ file 샤이, 2009.06.25 484 0
4318 리어랫피(Learretpy) Je 2009.06.25 494 0
4317 ~shy story~ file 샤이, 2009.06.25 479 0
4316 ~shy story~ 1 file 샤이, 2009.06.28 494 0
4315 ~shy story~ file 샤이, 2009.06.28 490 0
4314 A creative duty 팹시사이다 2009.06.28 566 0
4313 리어랫피(Learretpy) Je 2009.06.28 505 0
4312 나는 정상인가 덧없는인생 2009.06.28 681 0
4311 [에리얼파크 - 티젯시편] sere1_7 베넘 2009.06.28 496 0
4310 리어랫피(Learretpy) Je 2009.06.28 567 0
4309 바퀴벌레[단편] 스밤 2009.06.28 666 0
4308 kanarossCharta prologue 쿠도 카시 2009.06.28 660 0
4307 카오스-prolog~1화 막장외계인 2009.06.28 570 0
4306 A creative duty 팹시사이다 2009.06.28 473 0
4305 나를 위하여 덧없는인생 2009.06.28 562 0
4304 [에리얼파크 - 티젯시편] sere1_8 베넘 2009.06.28 518 0
4303 연상기억법 7 . 1 연상달인 2009.07.06 587 0
4302 그 곳에서 덧없는인생 2009.07.06 564 0
4301 색채연가2 클레어^^ 2009.07.06 536 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20 Next
/ 220






[privacy statements] | [Terms of Use] | [Contact us] | [Sponsorship] | [Indiside History]

Copyright © 1999 - 2016 INdiSide.com/CL3D Co., Ltd. All Rights Reserved.
Owner : Chunmu(Jiseon Lee) | kernys(Wonbae Kim) | Sasinji(Byungkook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