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15 21:55

Neptunus Story

조회 수 1640 추천 수 3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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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이다아아아아아아아아앙!”


 


두 명의 불쌍한 영혼들이 넵튜너스 선미부 가장 깊숙한 어둠 속에서 비명을 지르며 달리고 있을 그 시각, 거주구역의 한 대로변에서도 끝이 없는 레이스가 이어지고 있었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 흡사 도둑과 경찰의 관계와도 같은 이 지루하고 집요한 추격전의 주인공은 바로 바솔로뮤 E 브롤러란 이름의 전직 해적과 한화(韓和)의 경호대 제복을 입고 있는 한 이름 모를 장교였다.


 


아놔 망할 놈의 자식아! 나 아니라고!”


 


바솔로뮤는 자신의 꽁무니를 부리나케 쫓아오는 멧돼지같은 인간을 향해 진심을 담아 소리쳤다. 벌써 10분이 넘게 도망치면서 목청이 터져라 자신의 결백을 밝혔건만 저 인간의 탈을 쓴 멧돼지의 귀에는 그 어떤 소리도 멍멍이 소리로 들리는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그냥 순순히 잡혀주자니 자존심도 상하거니와 쫓아오는 장교 놈의 눈동자에서 지옥불처럼 타오르는 살기(殺氣)가 그런 생각 자체를 단념하게 만들었다.


 


씨발, 저걸 죽여 말어?’


 


바솔로뮤는 허리춤에 얌전하게 꽂혀있는 리볼버와 자동권총을 흘긋 곁눈질 하며 진지한 고민에 빠졌다. 일이년 정도 전, 그러니까 그가 블랙비어드 해적단의 수석지휘관을 역임하고 있을 때였다면 지금처럼 총을 쏠까말까 하는 사치스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바로 갈기면 장땡, 만사형통, 모든 것이 해피했을 터인데 지금은 여러 가지 상황이 달랐다. 그때와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을 꼽아보자면 그것은 지금 그가 혼자라는 사실이었다.


문득 옛날이 생각나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 같았다.


 


쥐새끼 같은 놈! 어디 이것도 피해봐라!”


 


! 콰앙!


이런 저런 고민으로 머리털이 다 빠질 것 같은데 갑자기 뒤에서 짧은 기합소리와 함께 찢어지는 듯한 굉음이 연이어 울려 퍼졌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에 뒤를 돌아보자 자동차로 보이는 거대한 그림자가 태양을 등지고 그를 향해 기다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그리고 바솔로뮤는 볼 수 있었다. 다리를 위로 길게 치켜들고 자신을 찢어죽일 듯이 노려보는 괴물의 눈빛을. 맙소사 그는 지금 발차기로 1톤이 넘는 자동차를 마치 축구공처럼 차서 날려버린 것이다. 첫 번째 굉음은 한쪽 발로 땅을 구르는 소리, 두 번째 굉음은 차를 하늘높이 날려버린 괴물같이 무식한 발차기의 소리였던 것이다. 말로만 듣던 한화의 강화병사라니! 그것도 저 정도의 출력을 발휘하는 무식한 놈이라면 딱 한 놈 밖에 없었다.


한화의 경호대, ‘뇌신(雷神) 대대의 대대장, ‘인간전차카를로스 카시니 대령! 그제야 상대방 완장에 그려진 희한한 문양이 눈에 들어왔다. 새부리가 달린 괴원숭이와 그것을 가로지르는 번개의 문양. 잘은 모르지만 저게 고대 동양에서 뇌신이라고 불리던 괴물의 모습이라고 들은 기억이 났다.


바솔로뮤는 지금 뇌신의 코털을 건든 자신의 혓바닥이 그렇게 원망될 수 없었다.


 


씨부라아아알!”


 


재빨리 몸을 날려 자동차의 폭격을 피할 수 있었으나, 덕분에 지루한 추격전은 막을 내려야만 했다. 회피시의 가속도를 이기지 못해 땅을 데굴데굴 구르고 먼지를 털 틈도 없이 재빨리 일어났으나 이미 바솔로뮤의 위치는 카시니 대령이 휘두르는 장도(長刀)의 사거리 안에 잡혀있었던 것이다. 자동차가 낙하하여 도로를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그것을 피하기 위해 옆으로 몸을 날리고 일어나는 일이초도 안 되는 그 짧은 순간 인간전차는 이미 씹어먹어도 시원찮을 해적 놈의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스릉!


섬광처럼 뿜어져나오는 발도(拔刀)! 인공으로 심어진 보조근육과 강화된 생체근육이 이끌어내는 쾌속의 섬광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바솔로뮤의 두 다리를 끊어버리기 위해 아름다운 곡선을 그려냈다. 아무리 해적이 미워도 지금은 그 정체모를 수인의 정체와 배후를 찾아내는 것이 급선무. 두 다리를 잘라 생포할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상황이 카시니 대령의 생각처럼 완벽하게 진행되진 않았다. 갑자기 장도가 지나가는 궤도상에 비상사태 시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자동 소화전이 벌떡 일어나 진행 경로를 막아선 것이다. 자동 소화전은 당연히 두부처럼 매끈하게 갈라졌지만 그 강도가 은근히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검의 속도가 대폭 느려져버렸다. 덕분에 바솔로뮤는 펄쩍 뛰어 두 다리가 잘려나가는 비극만은 피할 수 있었다. 물론 간발의 차이로 신발의 깔창부분이 왕창 잘려나가긴 했지만.


 


이 새끼가 보자보자하니까!”


 


바솔로뮤는 공중에 뜬 상태로 재빨리 자동권총을 뽑아들었다. 이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자신의 다리를 자르려한 것도 자동차를 날린 것도 문제가 아니었다. 지금 그의 꼭지를 돌아버리게 만든 것은 바로 잘려나간 그의 신발이 어제 산 신품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앞 뒤 볼 것도 없이 자신의 새 신발을 베어버린 잡놈(?)을 향해 자동권총을 난사했다.


 


!”


 


첫 번째 공격이 수포로 돌아간 카시니 대령은 재차 검을 돌려 두 번째 공격을 가하려 했으나 바솔로뮤의 날카로운 공격에 몸을 피할 수 밖에 없었다. 강화병사의 초인같은 반사신경으로 머리를 노린 첫 번째 총격을 간발의 차이로 피해내고 심장을 노린 두 번째 총격은 왼쪽 팔을 내주는 걸로 막아냈으며 그 뒤에 이어진 공격은 모조리 장도를 비스듬히 들어 막아냈다. 왼쪽 팔을 파고든 총알은 강철같은 강도의 근육을 꿰뚫지 못하고 중간에 멈춰버리고 말았다.


상대방을 죽이진 못했지만 그 틈에 바솔로뮤는 카시니 대령의 사거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어쭈! 살았다 이거지? 그래! 오늘 너 죽고 나 살아보자! 내 신발값은 꼭 받아내고 말거다! 이 냄새나는 멧돼지 놈아! 허세 근육맨, 쓰레기!”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을 벗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바솔로뮤는 특유의 그 호승심과 깐죽거림을 잊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겁이 없어 카시니 대령이 더 당황될 정도였다. 게다가 조금 전 상황은 카시니 대령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했던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처를 입은 것은 대령 본인이었다.


 


운이 좋은 건가? 아니면 실력인가? 종잡을 수 없군.’


 


왼쪽 팔뚝에서 흐르는 피를 느끼며 대령은 자세를 고쳐잡았다. 공중에 뜬 상태로 총을 뽑아든 속도도 그렇고, 그 상황에서 이루어진 정확한 연사도 그렇고 무기를 꺼내든 이상 아무래도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닌 것 같았다.


 


투타타타탕!


 


그 때 우렁찬 기관총 소리가 들려오며 바솔로뮤와 카시니 대령의 사이로 총알이 파바박 튀었다. 총알이 그들 사이를 강줄기처럼 휩쓸고 지나가자 누군가의 느물거리는 목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들려왔다.


 


- 자자, 다들 그만들 하시죠?


 


부릉부릉. 카시니 대령과 바솔로뮤가 고개를 돌리자 그들을 향해 전조등을 비추고 있는 세 대의 차량이 눈에 들어왔다. 석탄처럼 시커먼 군용 지프차가 일렬로 늘어서서 마치 성벽처럼 그들을 마주하고 있었다. 세 대 모두 경기관총으로 무장이 되어 있어서 만만치 않은 화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계속

Who's 갈가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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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서명이 사라졌다능!!! 내 텔레토비 랩이 사라졌다능!!

 

여긴 어디?! 난 누구?!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사라지는가!!

?
  • ?
    乾天HaNeuL 2010.11.15 21:55
    러시아식 이름이네영.. 안드레이...
  • profile
    갈가마스터 2010.11.16 03:44
    ㅇㅇ! 독일식이름으로 하려다가 갑자기 땡겨서 러시아식 이름으로 ㅋㅋ 러샤 깡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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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주[尹主] 2010.11.17 08:23
    강화병사 무섭네요;; 당분한 피해 다녀야...
  • ?
    Mr. J 2010.11.18 11:49
    갈가님 글을 보게 되다니 이게 꿈이유 생시유
  • profile
    갈가마스터 2010.11.19 02:17
    켁?! 제이님이시다!! 헐 갑자기 입혀졌던 베르그네트 생각이... 튀자! 후ㅡ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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