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22 08:30

야왕(夜王)

조회 수 97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오랜만에 혈봉사에게 입꼬리가 귀밑까지 올라갈 만큼 경사가 생겼다.


 


 혈봉사는 죽은 줄만 알았던 유원의 귀환에 진심으로 기뻐했다. 그는 싸울아비 내에서도 상위에 있으며 혈봉사가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인물 중 한명이다. 지금같은 비상시에 큰 전력이 될것이다.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었나?”


 


 유원은 게리드의 지배 아래 있지만 이성을 잃은 것이 아니었다. 그는 혈봉사의 질문에 거짓 대답을 할 수 있었다. 그들의 빈틈을 어렵게 찾아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며 대충 얼버무렸다.


 


 혈봉사는 어딘가 모르게 미심쩍었지만 유원은 충복이기에 대수롭게 여기지지 않았다.


 


 지금 상황이 어떻습니까?”


 


 그리 좋진 않아. 인간들이라고 방심한 것이 큰 실수였어. 놈들의 흑마법이 보통 무서운 게 아니야.”


 


 혈봉사는 그리 말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악몽같았던 끔찍한 순간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네크로폴리스는 단지 흑마법에만 능한 것이 아니었다.


 


 마법사 조직이라고 하여 빈약한 육체에 저질 체력을 가진 무리들이라고 판단했던 것이 큰 오산이었다.


 


 흑마법사들 중에서는 중동지역에서 전쟁을 겪은 용병들, 특수부대 출신, 미해병대 출신, 심지어 전 KGB 요원도 섞여 있었다.


 


 흡혈귀의 무력에 비할바는 못되지만 그들 모두 육체적으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더군다나 그들은 총화기에 매우 능숙하다. 저격은 물론인며 폭탄 설치까지 척척 해낸다.


 


 원격 리모트 폭탄 때문에 사상자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놈들은 전부 은으로 도금된 탄환을 사용하기에 흡혈귀에게도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었다. 흑마법으로 몸을 속박한 뒤 은탄환으로 심장을 관통하는 식으로 많은 흡혈귀를 죽여왔다.   


 


 방심했기에 기습을 당했고, 방심했기에 아끼던 수하들을 잃었다. 무려 싸울아비 전력의 삼분의 일을 잃었으니 수업료를 톡톡히 치룬 셈이었다.


 


 더욱 황당한 것은 놈들이 우리들 위치를 정확히 알아냈다는 것이네. 마치 천리안으로 우릴 주시하고 있는 것 처럼 말이야.”


 


 유원은 뜨끔했다. 하지만 금방 표정을 관리하여 혈봉사는 눈치채지 못했다.


 


 홍련의 모든 전력과 위치를 넘긴 자는 바로 다름아닌 유원이었다.


 


 게리드의 의지에 대항할 때 마다 흑뇌충은 뇌신경을 자극하였다. 촉새가 끊임없이 뇌를 쪼는 것 같다고 할까?


 


 흡혈귀가 불로불사의 재생력이 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더욱 고통스러웠다. 차라리 대낮에 선탠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느껴질 정도니 말이다.


 


 한때는 충실한 싸울아비의 일원이었으나 흑뇌충이란 마물이 그의 뇌에 잠식한 이후 부터는 배신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흑마법일 것 입니다. 놈들중에 무시무시한 흑마법사가 있습니다. 그자라면 능히 하고도 남을 것입니다. ”


 


 무시무시한 흑마법사란 게리드를 두고 한 말이었다. 유원은 게리드의 무서움에 치를 떨었다.


 


 한편으로는 그의 공포에 제압당한 자신이 한심스럽기도 했다.


 


 혈봉사는 크게 날숨을 내쉬었다.


 


 허어! 아닐게야. 아무리 놈이 뛰어난 흑마법사라고 할지라도 그런 마법은 평생 동안 들어본 적이 없다. 아마 무슨 상급 법보를 이용 했을 거다.”


 


 유원은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그의 거짓말이 먹혔다. 유원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거짓말을 더욱 부풀렸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혈봉사는 유원의 다음 말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뭐가 또 있단 말인가?


 


 놈들은 다른 조직원들의 위치까지 다 알고 있습니다. 낮에 은신처를 급습했기에 꼼짝없이 당했을 것입니다. 대낮에 활동이 가능한 홍련십인들께서도 무사하진 못하셨을 것입니다.”


 


 뭣이라!?”


 


 혈봉사는 의자를 박차고 일어났다. 손에는 얼마나 힘이 들어갔는지 탁자가 쩍 갈라져 버렸다. 온 몸에는 뜨거운 열기가 닳아 올랐다. 마치 사막에 온 것처럼 아지랑이가 스멀스멀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유원은 뜨거운 열기를 차마 견뎌 낼 수 없어 눈을 질끈 감았다. 이대로 뒀다간 자기가 열기에 녹아버릴 것만 같았다.


 


 대 홍련이 어찌 이 지경까지 몰렸단 말인가!”


 


 ..대장! 흥분을 가라 앉히 십시오!”


 


 이렇게 흥분 할 때가 아닙니다. 대책을 강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들의 은신처가 기습 당했는데 어떻게 냉정 해 질 수 있단 말이냐! 지금 순간에도 홍련 혈족들이 죽어가고 있어!”


 


 하급이나 중급 흡혈귀는 낮에는 겨울잠 자는 곰 신세나 다름없다. 태양빛을 피해 지하에 숨어 지내야 했다.


 


 그런 약점때문에 많은 흡혈귀 사냥꾼들이나 흡혈귀 피를 노리는 장사꾼들 그리고 원수 진 마수들이 낮에 공격을 가한다. 


 


 홍련은 여기에 대처하기 위해 비밀리에 은신처를 만들었다. 오직 홍련 조직원만이 알 수 있는 곳 말이다.


 


 그런데 그곳이 급습 당했단다.


 


 혈봉사는 울화통이 치밀어 올랐다.


 


 수세기 동안 홍련이 이런 대위기에 처한 적이 있었던가? 쿠레나이와의 혈투 이후로는 없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적이 압도적으로 강해서가 아니라 방심이 초래한 결과라는 것이다. 오랫동안 평화에 찌들어 있었다. 하긴 감히 누가 미치지 않고서야 대한민국 흡혈귀 중에 홍련에 반기를 들겠는가? 그들은 혈족 권능에 자부심을 느꼈다. 그리하여 나태해졌고 자만에 빠져버린 것이다.


 


 네크로폴리스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작은 틈새라도 보이면 파고 드는 법!


 


 철옹성이라 불리던 홍련이 조금씩 붕괴되고 있었다.


 


 혈봉사는 폐관수련을 통해 더욱 강해졌다. 홍련십인 서열 3위 적영과의 격차가 훨씬 줄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자신의 무력에 확신을 가진 것이 자기 무덤 파는 꼴이 되어버렸다.


 


 그는 스스로를 자책했다.


 


 이럴수가이건 말도 안돼.”


 


 그는 이미 눈먼 장님이라 칠흑같은 어둠에 익숙했지만 새삼스럽게 앞이 캄캄하다고 느껴졌다.


 


 그 순간 유원은 심장을 통째로 도려내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이 모든것이 그의 배신으로 일어난 일이 아닌가.


 


 동료를 버리고 살길을 선택했다. 고통이 두려워 적에게 굴복했다. 그 결과가 지금 참담하게 나타고 있었다.


 


 어차피 지옥의 다리를 건넜다. 이미 무저갱에 빠져버린 몸.


 


 냉정해 져야한다.’   


 


 유원은 굳게 다짐했다. 미세한 떨림이 서서히 멈췄다.


 


 


 


 


 


 


 


 


-----------------


극악 오브 극악의 연재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배꼽 인사)


 


앞으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화욜부터 개강하는데..1주일에 최소 한 편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P.S 캐나다 이민 생활 5년 정도 하니


맞춤법, 뛰어 쓰기 다 무시하게 되버렸습니다 ㅡㅡ;;


한글도 영어도 어중간하게 하고 있는 중...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4400 [단편]어떤 이야기 1 악마성루갈백작 2009.01.22 1044 3
4399 흑백의 거울-레이 편 <1화-1> 뢰진격 2009.01.22 1245 1
4398 [꿈꾸는 마녀]모든 짐승은 산에서 온다. 1 misfect 2009.01.22 1056 2
4397 Synthesis War 하노나 2009.01.22 891 1
4396 Synthesis War 하노나 2009.01.22 938 1
4395 [단편] 사운드 호라이즌 SS - 성전의 이베리아 1 악마성루갈백작 2009.01.19 1042 1
4394 [꿈꾸는 마녀]모든 짐승은 산에서 온다 1 misfect 2009.01.22 1020 0
4393 Last Hope 1부 프롤로그 1 닥터롯치 2009.01.19 929 1
4392 [단편] 아침 10시 그리고 또 아침 10시 1 할론 2009.01.19 1086 0
4391 [꿈꾸는 마녀]모든 짐승은 산에서 온다 1 misfect 2009.01.22 987 0
» 야왕(夜王) 거지의깨달음 2009.01.22 975 0
4389 야왕(夜王) 거지의깨달음 2009.01.22 1141 0
4388 Synthesis War 하노나 2009.01.22 1057 0
4387 Synthesis War 하노나 2009.01.22 979 0
4386 [꿈꾸는 마녀]모든 짐승은 산에서 온다 misfect 2009.01.22 1095 0
4385 [꿈꾸는 마녀]야간 산책 1 misfect 2009.01.19 985 3
4384 또다시 엇나간 이야기 LiTaNia 2009.01.19 968 0
4383 Tracing - 01 1 Iyaita 2009.01.19 914 1
4382 Tracing 1 Iyaita 2009.01.19 1024 0
4381 천공의 성영 1 Kirix 2009.01.19 901 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20 Next
/ 220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제휴문의] | [후원창구] | [인디사이드연혁]

Copyright © 1999 - 2016 INdiSide.com/(주)씨엘쓰리디 All Rights Reserved.
인디사이드 운영자 : 천무(이지선) | kernys(김원배) | 사신지(김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