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30 14:10

인형과 아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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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남아있는 시간은 얼마나 되지?"

내 이름은 아랑, 난 끔찍한 저주에 걸렸다.

 

내 아버지는 일본으로 가서 어떤 소원이든 다 들어준다는

소원을 이루어주는 가슴에 칼이 꼽힌채 피눈물을 흘리는 기모노를 입은 인형을 하나 사오셨다.

 

나는 금발에 몸매좋고, 키도 크고 늘씬한 그런 여자가 되고 싶다고 꼽혀있는 칼을

가슴에 더 깊이 꼽으면서 소원을 빌었다.

 

기모노를 입은 인형은 피눈물을 흘리며 입고 있던 옷을 내팽겨치고 괴로운듯 데굴데굴 구르더니

스스로 일어나서 내게 입을 맞추었다.

살아서 움직이는 것에 놀랐던 나는 인형과 입을 맞추고 정신을 잃었다.

 

깨어나보니 모든게 달라져있었다. 사람들은 원래 내가 그런 몸매를 가진 사람을 생각하고 있었고,

나는 왠만한 영화배우보다 아름답고 매혹적이고 관능적이었다.

 

"이제남은것은 20분..."

 

처음에는 이게 무슨 소리인줄 몰랐다.

 

하지만 20분이라는 시간동안 인형이 시킨 것을 하지 않으면 나는 이전보다 더 괴로운 삶을 살아야했다.

이유없이 사람들이 나를 무시했고, 외모는 내 스스로 거울을 쳐다볼정도로 역겹고 추악했으며,

신체기능이 조절이 되질 않아서 제멋대로 용변을 보는등

정신나간 여자가 되었다.

 

당하고만 있을 수 없어.

 

폰으로 영상촬영을 시도했다. 우습게도 인형은 죽은듯 조용해있다

하지만 분명 100%충전된 배터리는 급격히 방전되기 시작한다.

 

촬영 1분만에 2%를 알리는 말도 안되는 현상.

 

"그래... 무엇을 원하지...?"

 

인형은 기다렸다는듯 보라색기모노옷을 입고는 거울을 내밀었다.

 

"이 거울은 뭐지?"

"시간을 모아"

"시간을 모은다는게 대체 무슨 소리야?"

"거울을 통해서 사람들과 이야기 하면서 시간을 모아.

매번 너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달라.

그 시간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너는 시간을 만족시키려던 사람이 시달리고 있는 고통을

현재의 고통과 함께 시달릴거야..."

 

인형은 화장실 세수대에 뜨거운물을 담가놓고 인형주제에 여유를 부리며 느긋하게말했다.

 

멍청하게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고,

나는 별로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이런 귀신과 같은 심령에 대해 관심이 많은

도사를 만나기로 했다.

 

"아주 악질 인형에 사로잡혀서 항상 불안해하면서 살아가고 있군."

도사는 마치 모든것을 꿰둟어보는듯 읊조렸다.

"아버지가 인형때문에 시달려서 자살하신것도."

"도사님... 해결책이 있을까요?"

 

"한가지 있긴 한데, 좀 어려울 거야."

"뭐든 좋으니, 말씀해보세요."

"지나간 시간을 붙잡을 수 있는가."
"한번 흘러간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지요."

 

도사는 테이블에 일어나서 바나나를 가지고 오더니 먹으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 인형은 무의미하게 보낸 인생에 대해서 후회하고, 빠른 시간안에 그것을 이루게 해주면서

오히려 이루기전보다 못한 삶이 되게 하면서 협박을 일삼고 있지."

"네.."

"3분 남았어. 이곳에서 뭐해?"

 

인형은 도사가 있는 이곳까지 어느새와있었다.

"네가 그 인형인가 보구나."

"나는 어떤 소원이든 들어줄 수 있어. 내게 소원을 빌어봐."

인형은 처음 나를 만났던 때처럼 조순히 무릎을 꿀어앉으며 도사의 말을 기다렸다.

"무엇을 이루기위해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 법이지."

 

도사는 인형의 눈을 계속 응시하며 차분하지고 살기를 담아서 말했다.

"치이~~~ 재미없어."

 

창문쪽으로 사라지는 인형은 갑자기 돌아보더니 이런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어느 누구도 예외는 아니야.

어제와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작은 행동에도 큰 보상을 받으려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누구든지 허황된 허영심을 가지고 거래를 계속할거야."

"내가 오늘 흐지부지 보낸 시간이 어제 죽은이가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내일이라는 말을

곱씹게 만드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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