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04 10:14

변화하는 나 그리고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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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같은 건 안보이면서 집안에는 수많은 옷이 놓여있었다. 대부분 마을 사람들이 입고 있었던 것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그녀가 입고 있는 것하고는 약간 차이가 있다. 그녀는 고향에서 입는 옷처럼 손목과 발목이 끈으로 묶여있다.


“동쪽나라 사람이면서 키가 크시군요.”


옷들을 살펴보려는데 누군가 말을 걸어온다. 이 가계의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돌아보는데 나보다 키가 작아 나를 올려다보고 있다 . 여기에 와서 나보다 키가 큰 남성을 많이 만나 작은 사람을 만나니 왠지 우월감이 느껴진다.


“네. 그런데 여기에 와서는 전혀 아니더라고요.”


이 마을에서 옷을 살 수 있는 곳은 이곳뿐일 테니 방금 느낌감정대로 말을 할 수는 없다. 거기다가 에이브 앞이라 더더욱 조심할 수밖에 없다. 에이브는 손으로 날 가리키면서 등받이가 벽 쪽으로 있는 의자에 앉는다. 그러자 주인은 알았다는 듯이 내 몸 전체를 쳐다본다. 그리고 방안으로 들어가 미리 준비한 것 같은 옷들을 들고 와서 내 몸에 대어본다.


“확실히 저의 나라 사람과 얼굴뿐만 아니라 신체도 틀리군요.”


가계 주인은 약간은 재미있어하는 것 같다. 어쩌면 평소 만드는 것과 다른 옷을 만들 수 있어서 일지도 모른다.


“저 에이브씨 옷을 수선하면 집으로 가져다 드리면 되겠습니까?”


꾀나 에이브를 존중하는 말투다. 지금 입고 있는 저 옷도 여기 가계 주인에게 주문해 비싸게 돈을 주고 샀을 것이다. 에이브는 가만히 앉아 살짝 고개를 끄덕인다.


“예 그럼 저녁때 되기 전에는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정말로 공손한 말투다. 여기 와서 이런 말투는 처음 들어본다. 주인은 옆에 놓인 장부를 들어 몇 자 적어 내려간다. 그럼 이제 점심을 먹으러 가면 될 것 같다. 혹시 이 마을에 식당 같은 게 있을라나.


“손님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장부를 쓰는 것을 멈추고 나에게 물어온다. 그러고 보니 이름이라 에이브를 따라 나도 여기 식의 이름을 써야 하나? 분명 내 본명을 말하면 주인은 당황하며 한 번 더 말해 달라고 할 것이다.


“존 스미스”


에이브가 대신 대답해 준다. 주인은 하하하 거리며 웃더니 다시 장부를 써 내려가는데 특이한 내 신체 때문에 옷을 고쳐야 할 곳이 많은 듯 비교적 오랫동안 쓴다. 그러고 보니 지금 내 바지는 아직 흙 같은 게 묻어 있다. 배낭 안에도 세탁 안 된 옷뿐이다.


“저기 간편한 바지 같은 것 없습니까?”


결국 말해 버렸다. 주인은 화색을 띄며 바지가 놓여있는 곳으로 안내 한다. 에이브는 쳐다봐도 팔짱을 낀 채로 꿈적도 안하고 있다. 나는 지금 돈이 될 만 한 건 있지만 현금은 없다. 대신 계산해 줄 꺼라 생각되지만 창문 쪽을 쳐다본 채로 반응이 없는 에이브를 보고 살짝 긴장돼 확실히 물어 볼 수밖에 없다.


“네가 대신 내주는 거다?”


물어봐도 여전히 창문 쪽을 쳐다보고 움직이지 않는다. 반응이 없자 더 긴장되지만 부정이 아니라 긍정일 거라고 믿고 바지뿐만 아니라 상의도 한 벌 구매했다. 지금 더러워진 옷 대신 입으려는 것이기에 따로 수선은 빨리 해달라고 하고 에이브 옆에 있는 의자에 앉으려는데 에이브가 갑자기 나를 쳐다본다.


“우리 정말로 애인처럼 보이는 걸까?”


상당히 당황스러운 예기지만 당연한 예기를 해온다. 창문 밖의 수군거리는 사람들을 보고 있었나 보다.


“당연하지. 넌 평소에 대답해 줬으면 하는 건 안하면서 질문은 잘해오더라.”


그러자 약간 기분이 상했는지 고개를 돌린다. 아니면 부끄러워서 인가. 내심 부끄러워서 고개를 돌린 것이면 좋겠지만 그럴 여자가 아니다. 자기가 하는 행동에 대해 말하니까 기분이 상한 것일 뿐이겠지. 예전에 친해지면서 마음도 어느 정도 좁혀졌다고 생각하고 행동했다가 괜히 사이만 벌어졌던 때가 있다. 그 후로는 나에게는 그런 관심은 전혀 없다는 것을 알고 그냥 동료로서 지낼 뿐이다.


“손님 수선이 하나 끝났는데 입어 보시겠습니까?”


주인이 방안에서 나와 옷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옷이 맞는지는 둘째 치고 일단 씻는 게 먼저다.


“아니요. 새 옷을 입기에는 지금 좀 그래서 가져가서 나중에 입어 불려고요.”


알았다는 듯 주인은 옷을 접어 나에게 건네준다.


“저기 에이브씨 이 옷은 예정에 없던 옷이라…….”


주인이 말하기도 전에 에이브가 귀찮아 한다는 게 느껴졌다.


“나중에 한꺼번에 계산한다고 했잖아.”


에이브가 외상으로 산다는 예기를 화를 내면서 말한다. 설마 지금 입고 있는 옷도 아직 계산하지 않은 건 아니겠지.


“네, 그럼 장부에 올려놓겠습니다.”


주인이 에이브 앞에서 꼼짝을 못하는 모습은 집밖에 있는 사람들하고는 정 반대다. 외상으로 산다는 예기에도 굽실거릴 뿐이다.


“그럼 부탁하겠습니다.”


내가 다 미안해 먼저 인사했다.


“네, 저녁때 되기 전에는 꼭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그 말에 한 번 더 인사하며 집에서 나갔다. 전에도 에이브와 가계에 왔다가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변함이 없다.


“왠지 전에도 이것과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이렇게 말하자 에이브가 잠깐 뜸을 들이더니 말해온다.


“한번만 더 내 자존심 깎는 행동을 하면 가만 안 둬.”


뭐야 갑자기 나는 너처럼 자존심으로 먹고 살지는 않는다고. 이렇게 말했더니 내 허벅지를 차버린다.


“뭐야 쇼핑하러 왔다가 부부싸움?”


뒤에서 이런 예기가 들린다. 이 말에 에이브는 뒤쪽을 쳐다봤다가 자신의 집안으로 얼른 들어가 버린다.


‘내가 네 부하냐. 왜 내가 네 생각에 맞춰 행동해야 하냐고.’


이 예기를 앞에서 했으면 싸웠을라나. 그래서 자그마하게 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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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행 느리다. 그런데 츤데레처럼 보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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