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시각에서 보는 감각 로맨스』횡단보도 4화!

by ♀미니♂ban posted Jun 27, 201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제 4화

셀룰러 메모리 현상

 

영문도 모른채 대호는 지혜의 어머니 진희와 채린을 번갈아 바라본다.

 

“둘이 아는 사이 이세요? 둘이 알아요?”

 

채린은 지혜의 사진을 보며..

 

“지혜씨가 오빠랑 저를 이어준 건가 봐요. 만나도록..”

 

“3년전, 대호군과 바람 쐬러 나간 며칠 후 화장실에서 지혜가 기절한 일이 있는데 그때 지혜를 부측해서 간호사에게 보내준게 바로 이 처자였어..”

 

채린은 지혜의 어머니 진희와 대호의 눈치를 번갈아 보고는..

 

“대호 오빠, 우리 나가서 이야기 할래요?”

 

대호는 지혜의 어머니를 보곤..

 

“저희들은 나가서 이야기를 할 테니 여기 계세요.”

 

“그렇게 해요.”

 

대호와 채린은 건물을 나와 입구 앞에 있는 자판기에서 대호가 파란색 캔 커피를 뽑아 벤치에 앉아있는 채

린에게 건넨다.

캔 커피를 건네받고 대호가 옆에 앉자 채린이 이야기를 시작한다.

 

“3년전에 아빠를 따라 회식자리에서 복어를 잘못 먹어서 병원에 실려 간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링겔을 들고 급한 나머지 여자 화장실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빈자리를 찾던 채린은 구석에 위치한 나무문을 잡아당기자 누군가 쓰러진다.

 

〘까악!〙

 

순간 놀라 뒤로 주춤했던 채린은 쓰러진 여자의 상태가 궁금했던지 다가가서 손가락을 코에다 대본다.

 

“살아있네.. 이봐요! 이봐요!?”

 

흔들어도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채린은 여자를 들쳐 업고 무작정 화장실을 나간다.

화장실을 나가자 한 간호사와 마주친다.

 

“차지혜 환자! 여기 있었군요. 아! 담당 간호사에요.”

 

“화장실에 쓰러져 계셔서..”

 

“제가 모시고 갈게요. 정신 차려보세요. 차지혜 환자..!”

 

간호사는 지혜를 부측하고는 병실로 향한자 채린은 아차! 하고는 다시 화장실로 향한다.

 

“아! 화장실.. 급하다 급해..”

 

정신을 차린 지혜는 다음날 점심을 먹고 바람을 쐬러 병원 입구 앞에서 캔 커피를 마시며 화단에 앉아있다.

지혜의 뒤로 누군가 다가와 부르는데..

 

“지..혜씨..!?”

 

채린이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보고는 지혜는 인상을 찌푸리며 유심히 생각해보니 정신을 잃었을때 자신을 부측해준 기억이 난다.

 

“절 구해.. 주신..?”

 

“아무 이상 없는거 같아서 다행이에요.”

 

지혜는 일어나서 채린을 보며 넙죽 인사를 한다.

 

“이야기 들었어요. 덕분에 살았어요.”

 

채린은 지혜와 같이 근처 벤치에 앉으며 채린이 먼저 말을 건네는데..

 

“그나저나 무슨일로 병원에 온 거에요?”

 

“교통사고 당해서 왔어요. 그럼 그쪽은요..?”

 

“아빠 회식자리에서 복어를 잘못 먹고 실려 왔어요. 심전도 검사도중 부정맥이 발견 됐는데 큰 병원에 검사결과 심장 이식수술을 해야 살 수 있대요. 그나저나 교통사고를 당하셨는데 별탈이 없으신가봐요?”

 

채린의 말에 슬픈 눈을 하며..

 

“저.. 시한부에요.”

 

“네!?”

 

“아침에 눈을 뜨면 안도하다가도 남자친구와 엄마를 보면 슬퍼지고 밤에 눈감으면 다시는 눈 뜨지 못할까 두려워요.”

 

분위기가 이상해지자 채린은 일어서서는 다 먹은 캔 커피를 쓰레기통에 버리고는 돌아서서 들어가려한다.

지혜는 채린을 불러 새우고는..

 

“전 이만 들어가 볼께요.”

 

“저기 이름이라도..?”

 

“채린이라고 해요. 신채린..”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대호는 고개를 숙여 터져 나오는 눈물을 가슴속 깊이 눌러 담으며..

 

“그렇게.. 그렇게 아파하며 세상을 떠났는데..”

 

“심장 이식 수술을 받고난 뒤 전 저에게 심장을 준 사람이 누군지 알고 싶어 졌어요. 하지만 담당의사도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어요.”

 

담당의사에게 자신에게 심장을 준 사람이 누군지 물어봤지만 어떻게 해도 알아낼 수 없었다.

 

“아! 오늘까지 알아내지 못하면 내일이 퇴원이라 귀찮아 지는데..”

 

채린이 운학이 있는 진료실을 지날 때 간호사가 부딪치게 된다.

 

〘터억!〙

 

벽으로 밀린 채린은 바닥에 떨어진 노란 파일을 발견하는데..

 

“아! 뭐야! 이건..?”

 

여러장의 A4용지 크기만 한 종이에 노란색의 파일로 철이 되어 있었다.

집어 들고 궁금해서 몇 장을 넘겨보다가..

 

“장기이식 동의서..? 차지혜..!?”

 

읽어내려 가던 파일을 운학이 뺏어들고는..

 

“이런건 함부로 보는게 아닙니다.”

 

“아! 죄송해요.”

 

이야기를 하던 채린은 다 먹은 캔 커피를 쓰레기통에 버리고는 대호를 바라보고 이야기 한다.

 

“얼핏 봤지만 그건 지혜씨가 저에게 심장 이식해 줬다는 동의서였어요. 그래서 확인해봤더니 맞더라구요. 저도 오늘 깜짝 놀랐어요. 제가 아는 지혜씨가 오빠의 죽은 여자친구였다니..”

 

대호도 다 먹은 캔 커피를 버리고는 살며시 미소를 보이고는..

 

“그래서.. 였나봐요. 서류를 떨어뜨리고 당황하는 채린씨를 보고 지혜라고 착각한건..”

 

“저도 대호오빠를 처음보고 남 같지 않았어요.”

 

그렇게 대호와 채린의 우연한 만남으로 둘만의 대화는 무르익어 갔다.

다음날 아침 한 주의 시작을 알리며 대호와 채린은 회사 경비실 앞을 지나갔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밖에 나와 있던 경비 아저씨가 채린이 지나가고 대호가 지나가자 경비 아저씨는 대호를 불러 새우며..

 

“이봐! 총각..”

 

“네..?”

 

경비 아저씨는 출근하는 대호를 이끌고는 건물 구석지로 향한다.

 

“혹시나 해서 그러는데 자네 정말 저 아가씨랑 사귀는 사이인가..?”

 

“네..? 그게 무슨..?”

 

이상하게 생각한 채린이 가는길을 멈추고 경비 아저씨와 이야기를 하는 대호의 손을 잡고는 건물 안으로 투덜거리며 들어간다.

 

“아저씨! 쓸 때 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

 

나란히 손잡고 회사 로비로 들어선 둘은 대호가 투덜거리며..

 

“저기 이 소..손..”

 

“오빠는 좀! 맞으면 맞다 아니면 아니다 말을 왜 못해요!”

 

채린은 대호의 말을 들은 채 만 채 하고는 투덜거린다.

그들의 앞에는 우연찮게 공대리가 그들을 바라보고는..

 

“정말.. 둘이 사귀나 보네..?”

 

“네..!?”

 

“정말 몰라서 물어보는 거야..? 회사에 둘이 사귄다고 소문이 다 났어.. 그렇게 정답게 손잡고 들어오니 누가봐도 그렇게 안보겠어..?”

 

서류를 들고 어디론가 향하던 공지효 대리의 말에 대호와 채린이 다정히 잡고 있던 맞잡은 두 손을 화들짝 놀라며 서로 떨어져 얼굴을 붉힌다.

대호는 괜스레 헛기침을 해대며 현장으로 향하고 채린은 얼굴을 붉히며 사무실로 들어선다.

아침을 알리는 국민체조음악이 울러 퍼지고 오늘도 어김없이 빨간 공구함을 끌고 큼지막한 기계를 손보고 있다.

10시가 될 때쯤 쉬는 시간이 찾아오고 대호의 옆을 지나가던 기만이 대호를 보고는 다가가 가볍게 어깨를 〘툭〙하고 친다.

 

“너 그 여자랑 사귄다며..?”

 

“누.. 누가 사..사귄다는 거..거야..!?”

 

대호는 자리를 털고 일어서서는 쉬는 곳으로 터덜터덜 걸어간다.

쉬는곳에선 같이 일하는 사장과 팀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팀장은 대호를 보고는 농담 삼아 이야기를 꺼내는데..

 

“대호야, 이대리 옆 칸이 너 애인이라며..? 언제부터 사귄거냐..?”

 

얼마나 어디까지 소문이 난 것일까..? 강 팀장이 가리킨 건 분명 신채린이였다.

대호는 철재 서랍에선 커피와 종이컵을 꺼내어 옆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 커피를 타고는 애써 대수롭지 않게 대답한다.

 

“사귀기는 뭘.. 사귀어요.”

 

대호는 커피를 마시다 기계 사이를 지나가는 키 큰 사내를 보게 된다.

 

‘저 남자 어디서 많이 본 듯한데..?’

 

곰곰이 생각해도 기억이 나질 않던 대호는 손가락으로 키 큰 사내를 가리키며 사장에게 물어본다.

 

“저 사람 새로 들어왔어요?”

 

“몇 주 배우고는 다른 사무실로 갈 사람이야..”

 

“난 오늘 오전만 하고 일보러 가야하니까 오후에는 저 친구랑 같이 일해라..”

 

일을 시작하라는 신호음이 들려오자 송과장이 대호에게 다가오며 일했던곳으로 부른다.

 

“대호야 이리와봐라..”

 

큼지막한 기계 밑으로 달린 모터에서 기름이〘뚝뚝〙떨어지고 있었다.

송과장은 모터를 가리키며..

 

“잘 안 잠구 놓으니까 기름이 새잖아..”

 

대호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이상하다. 분명 확실히 있는 힘껏 잠갔는데..”

 

“잠가두고 다른 곳도 한번 다 살펴봐..”

 

이곳 저곳을 다니며 일을 하고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며 식당으로 향한다.

항상 앉던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은 대호는 채린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때 대호의 옆자리로 새로 들어온 키 큰 사내가 앉아 먼저 말을건다.

 

“강팀장님이 점심 먹고 같이 하라고 하더라구요. 한달간 배우고 연구실로 올라갑니다.”

 

“아! 네..”

 

키 큰 사내는 대호의 초록색 이름표를 넘겨다 보며..

 

“전 신선노라고 합니다. 구.. 대호씨..?”

 

그때 채린이 식당으로 들어서서 식판에 음식을 담고는 대호쪽으로 걸어 오더니..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선노와 야이기하고 있는 대호를 보고는 그냥 스쳐 지나간다.

 

“대호씨..?”

 

“아! 27이요.”

 

대호는 옆에서 선노가 밥을 먹어가며 말을 걸어왔지만 대호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오로지 채린이 왜 자신의 앞에 앉지 않고 다른 곳에 앉았는지만 신경에 쓰일 뿐이었다.

 

‘왜 내 앞에 앉지 않는거지..? 설마 오늘 아침 출근때 그때 문인가..?’

 

“아! 난 32인데.. 그럼, 제가..”

 

“아! 22.. 그럼 내가 형이네..”

 

선노는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자신이 하던 말을 잘랐거니와 32를 22살로 들어도 한참을 잘못 듣고 있었다.

밥을 다 먹은 선노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아무 말 없이 현장으로 향하고 1시가 돼서야 일을 시작한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신선노와는 차갑게 대해서 멀어지고 신채린과는 떨어진 거리만큼이나 더욱 멀어진다.

그렇게 시간은 일주일이 지나고 대호는 짙은 어둠이 내린 달밤 저녁 9시에 퇴근하다 로비 정문밖에서 신채린과 신선노를 만나게 된다.

큼지막한 문을 통해 나오던 대호의 눈엔 그들은 무언가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지 진지한 얼굴들이였다.

어떤 상황인지도 모른채 대호는 다가서선 반갑게 말을 건네는데..

 

“채린씨, 왜 그동안 절 피한 거예요? 같이 밥 먹자고 약속해 놓고는..”

 

선노가 대호를 보고도 인사도 없이 고개를 돌리자 대호가 먼저 인사를 건네는데..

 

“선노야 안녕..”

 

그 말에 선노는 얼굴이 달아오르고 채린은 어쩔 줄 몰라한다.

채린은 다가와선 대호에게 귀뜸으로..

 

·선노 오빠는 제 친척 오빠에요. 32살이라구요.·

 

채린의 말에 대호의 얼굴은 점점 굳어가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채린과 친해지기 시작했는데 채린의 사촌오빠에게 밉보여서는 득이 될 것이 없었다.

선노는 화를 내면서..

 

“너 몇 살인데 자꾸 반말하냐..? 자꾸 반말해서 차갑게 대한 건데 채린이가 좋아하는 남자라고 해서 지켜 봤더니..”

 

“죄송합니.. 네..?”

 

채린은 선노의 옆구리를 찔러가며 어쩔 줄 몰라한다.

 

“오.. 오빠! 쓸 때 없는 소리 하지마..!”

 

놀란 얼굴로 고개를 돌려 채린을 바라보며..

 

“채린씨..?”

 

“그게 사실.. 로비 화장실 앞에서 부딪쳐서 서류를 주워줄 때부터 좋아했어요.”

 

그때 경비실을 지나 누군가가 그들에게 다가선다.

 

“셀룰러 메모리 현상.. 대호씨가 채린씨보고 절 만나지 말라고 한 걸 듣고 혹시나 해서 찾아봤더니 대호씨 전 여자친구 지혜씨의 심장이식자가 채린씨란걸 알게 됐어요. 지금 이야기를 들어보니 채린씨가 대호씨를 좋아하는건 채린씨가 지혜씨처럼 살게 되고 닮아가는 게 셀룰러 메모리 현상 이라는 겁니다.”

 

선노는 나서서는..

 

“이봐.. 대호, 채린이를 어떻게 생각하지.. 채린은 너 좋아하는데 채린이 사귀자고 하면 사귈거야..?”

 

“오빠..!”

 

“저도 사실 채린씨를 친구 이상 여자로 느끼며 좋아하고 있어요.. 하지만..”

 

 

 

 

 

※ 셀룰러 메모리 현상 - 세포의 기억이라는 뜻으로 심장등을 이식받고 그 사람처럼 살고 싶어 하고 수술이후 하지 않던 행동을 하는 것으로 영화등 드라마에 자주 등장한다.

Who's ♀미니♂ban

profile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