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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밑에서2 리턴은 요즘 보기 드문 스토리 중시 게임입니다.

캐릭터들의 멋진 일러스트와 보는 맛이 있는 연출, 그리고 스토리를 주력으로 내세웁니다.

 

오랜 기간 끝에 드디어 게임이 완성되었고, 그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치시는 천무님을 보고

이 게임은 해야만 해! 라고 생각하면서 곧바로 게임을 플레이했습니다.

 

스토리와 연출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주연 캐릭터들의 일러스트는 이 이상 어울릴 수 없을 정도로 잘 그려졌으며,

이벤트와 맵의 연출 또한 수준급입니다.

 

 

일러스트의 분위기는 각 인물들의 성격에 더없이 잘 들어맞는다.

 

 

빛과 그림자까지 신경쓴 놀라운 그래픽.

 

게임을 실행하면 나오는 오프닝은 저를 압도하기에 충분했으며,

플레이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스토리를 보기 위해서라면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겠다는 의욕이 충만해졌습니다.

 

 

플레이어를 압도하는 오프닝. 연출이 대단하다.

 

그러나 게임을 진행함에 따라서 의욕이 바닥으로 떨어져버렸습니다.

게임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너무나도 많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전투에 대해서.

이 게임은 스토리를 중시 게임이기 때문에 전투의 비중을 적게 조절했습니다.

전 이런 것이 좋습니다. 전투의 비중을 낮추며 스토리를 중시한 게임에서는 복잡한 것을 생각할 필요 없이

편히 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거든요.

 

그러나 게임을 하다 보니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전투를 할 때가 의외로 많이 있었습니다.

물론 스토리 중시 게임에서도 스토리에의 몰입감을 증대시키기 위해 전투를 넣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게임에서 전투를 하면서 스토리에 더욱 몰입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으며,

여기저기에서 전투가 벌어지는데,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였습니다.

 

어째서 짜증이 나는지 예시를 들어보는 편이 좋을 것 같군요.

초반부 전투인 병사들과의 전투에 대해서 적어보겠습니다.

 

하일과 짐이 도망갈 때 병사 3명이 쫓아와서 전투를 하게 됩니다.

이 전투에서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것은 '공격'밖에 없습니다.

결국 직접 조종하는 것과 자동전투의 차이는 전혀 없습니다.

아니, 자동전투 쪽이 훨씬 낫네요. 지겹게 Z키 안 눌러도 되니까요.

 

병사들의 체력은 의외로 높아서 이쪽이 4번 정도 공격해야 1명이 죽습니다.

안 그래도 2003의 전투 특징상 턴 회전이 느린데, 4번이나 공격해야 병사 한 명을 쓰러뜨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병사 3명 VS 하일+짐의 전투를 자동 전투 켜놓고 시간을 재본 결과 1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이런 재미없는 전투가 3연속으로 있습니다.

결국 플레이어는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서 3분 정도의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 셈입니다.

 

저는 병사들과의 전투를 3번 끝낸 후 하일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짐! 너라도 도망가!"

라고 할 때 해방감을 넘어서 환희를 느꼈습니다.

이러라고 들어있는 전투가 아니었을 텐데 말이죠.

 

게임이 끝날 때까지 벌어지는 전투는 모두 이런 식입니다.

아니, 이것보다 훨씬 심했으면 심했지 결코 덜하지 않습니다.

위에서 서술한 전투는 그나마 할 만한 전투인 편입니다.

 

이 게임은 전투를 통해 플레이어를 스토리에 몰입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짜증만 나게 합니다.

아예 전투를 넣지 않는 편이 훨씬 좋았을 것입니다.

 

 

전투에서 뭔가 생각할 게 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실제 게임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무한 평타와 전투 종료 후의 포션 타임만이 있을 뿐이다.

 

 

* 미니게임에 대해서.

스토리만 진행하다 보면 게임이 지겨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미니게임이나 특별한 진행 방식의 맵을 넣게 될 수도 있습니다.

스토리와 전투 모두를 중시한 게임에서의 보스전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죠.

 

다리2도 그에 따라 그런 요소를 일부 투입했지만, 실망이었습니다.

많은 미니게임에서 내가 왜 이런 짓을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표적인 것 두 가지를 말해보겠습니다.

2장의 미니게임 두 개인데요,

교회에서 도망치는 꼬맹이 10번 잡는 미니게임하고 닭 피하면서 엄청 걷는 미니게임입니다.

 

두 미니게임 모두 존재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전 꼬맹이 잡는 미니게임은 내가 왜 잡아야 하는지 이유도 모르고 그냥 멍때리면서 했습니다.

2분간의 시간을 주면서 도망치는 애를 10번 잡으라고 하는데,

이건 무슨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습니다.

딴 짓 하면서 2분 넘기고 통과할까 하다가 그냥 10번 다 잡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를 모르겠습니다.

 

닭 피하면서 목적지에 도달하는 미니게임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게다가 이 미니게임은 가야 하는 길이 무식하게 길어서 시간도 엄청 걸립니다.

여기에 또 닭 피하는 것까지도 신경써야 합니다. 부딪치면 문장 뜨는 게 은근히 신경을 긁거든요.

미니게임을 하면서 지루했던 기분이 전환되거나 재미가 느껴지기는커녕 스트레스만 쌓였습니다.

 

다리2를 플레이하면서 '이 미니게임은 적절하다!' 라고 느낀 건

초반에 밀수품을 건네주기 위해서 병사 시야 피하는 것,

그리고 3장에서 떨어져 죽지 않기 위해서는 조심히 걸어야 하는 것,

이 2개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 가장 괜찮았던 미니게임인 밀수품 전달하기.

 

닭 피하면서 목적지까지 가는 미니게임. 진짜 지겨워 죽는 줄 알았다.

  

* 맵 이동에 대해서.

다리2를 플레이하다 보면 느낄 수 있는 점이 있습니다.

맵의 규모가 상당히 크다는 것이죠.

큰 맵을 돌아다니면서 스토리가 진행되는데,

플레이하다 보면 걸어다닐 일이 너무나도 많아서 지겨워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 게임에서는 이동 속도를 높일 방법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빠르게 해주기는커녕 오히려 월드맵에서는 이동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들어버립니다.

1장과 2장은 그나마 나은데, 3장, 4장, 그리고 결정적으로 5장에서는

마을이나 던전 말고도 월드맵의 규모 역시 매우 커서 아주 그냥 죽도록 걸어야 합니다.

그리고 시간낭비를 줄이기 위해서 덤벼오는 몬스터들도 피해야 합니다.

실수로 몬스터와 접촉하면 이득도 재미도 없는 전투를 벌이게 되는데,

설상가상으로 도망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전 스토리를 감상하고 싶었지, 몬스터 피하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었습니다.

 

그나마 심볼 인카운트였기 때문에 몬스터 피하기라도 해서 원치 않는 전투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랜덤 인카운트였다면 전 엔딩도 보지 못하고 게임 진행을 포기했을 겁니다.

랜덤 인카운트가 아닌 심볼 인카운트 방식을 채택한 것은

다리2의 전투 관련 시스템 중 최고로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리밑에서2 리메이크는 전투나 기타 요소보다는 스토리 진행을 중시하는 게임입니다.

스토리 중시 게임이라면 게임을 플레이할 때 게임의 스토리에 완벽히 몰입되어야 합니다.

스토리의 감상에 크게 방해되는 요소가 있어서는 안 되며,

이어지는 스토리를 보기 위해서 계속해서 즐겁게 임해야 합니다.

달리 말하자면, 재미있는 소설을 읽는 느낌을,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기분을 느껴야 합니다.

 

이 게임은 분명 잘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강렬한 연출과 캐릭터마다 이 이상 어울릴 수 없다고 생각되는 멋진 일러스트를 부여해서

플레이어를 몰입시키며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부분에 있어서는 높은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스토리에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그런 장점이 전부 묻혀버립니다.

몰입을 방해하고 플레이어를 지치게 하는 요소만 없었다면 더욱 좋은 게임이 되었을 것입니다.

Who's 땡중

profile

[공개 작품]

* White Blade (턴제 전략 전투)

링크: http://acoc.kr/954920

 

* 동방영강창 - Crystal Crisis (보스전 중시 RPG / 3막 중 1막 완성)

링크: http://acoc.kr/842273

 

좌절감이 사나이를 키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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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RPG게임중독자 2011.06.22 08:39

    전 스토리를 감상하고 싶었지, 몬스터 피하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었습니다.

     

    초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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