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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Shot.png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를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 주세요.


사실 원 샷에 대한 리뷰는 옛날에 짤막하게 한 번 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쓰는 것은(게다가 이번엔 블로그 밖에도 옮기려고 존댓말로 쓰는 것은) 얼마 전 모 BJ분이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을 봤기 때문이지요(그러고 보니 예전에 플레이했을 때나 다른 실황을 봤을 때는 BGM이 없었던 것 같은데 그 실황에서는 BGM이 나오더군요. 자체브금인가? 그 BJ분/저나 다른 BJ분의 차이는 초반에 깜빡이는 불빛에 민감합니까?에서 아니오/예라고 대답한 것 뿐인데 말이죠.). 그 BJ분이 마지막 부분(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바로 그 부분입니다)에서 하신 말씀이 인상깊었습니다. 전체를 인용할 수는 없고 대략 '이곳은 다른 세계, 네가 원래 살던 곳이 아니다. 여기서 죽는다면 원래 세계의 네 부모님은 얼마나 슬퍼하시겠냐' 이런 말이었죠. 이 말을 듣고, 처음 원 샷을 플레이했을 때의 느낌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해당 BJ분께서는 주인공 '니코'의 입장에서 판단을 내렸습니다. 정확히는 플레이어 자신의 입장이죠. 그는 니코와 '신-구원자'라는 형태로 이어져 있었으니까요. 이 세계의 다른 접점 약한 등장인물과는 달리 말이죠. 이런 형태로 플레이어가 니코의 입장에 공감하고 게임에 ㅁㄹ입하게 된 것입니다. 만약 이 BJ분이 이 게임에 아예 몰입하지 않았다면, 니코를 살리든 세계를 구하든 아무런 관련 없는 일이겠죠. 그냥 비정하게 눈 감고 방향키를 연타한 다음 결정키를 눌러도 되었을 부분입니다.


원 샷의 제작자 분들이 의도했던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최종장에 다다른 플레이어들이 두 선택지 중 무엇을 선택할지를 놓고 갈등하게 만드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플레이어들이 게임에 충분히 몰입해야겠죠. 제작자 분들은 이 몰입을 위해서 플레이어와 캐릭터 간의 거리를 치밀하게 설정했습니다.


먼저, 이 게임의 주인공은 니코가 아닙니다. 게임의 극초반부에서는 그렇게 느껴지도록 했지만 컴퓨터를 조작하는 순간 그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죠. 니코는 당신을 따르는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당신이 조작할 수는 있지만 당신과 동일시되는 캐릭터는 아닙니다.설정 그대로 니코는 당신을 '따르는' 캐릭터입니다. 당신의 판단을 따르고, 심지어 당신의 조작에 맞춰 움직이죠.


이 게임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입니다. 여기서 당신은 '신'이라는 위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레이터(누군지 기억이 잘 나지 않으니 그렇게 칭하죠)는 때로는 대화창을 통해, 때로는 컴퓨터 자체를 통해 당신에게 말을 건넵니다. 또한 니코도 당신에게 말을 걸죠. 이 '신'이라는 포지션이 제작자가 의도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어가 주인공 캐릭터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주인공=플레이어 자신 등식이 성립되니까요. 주인공 캐릭터라는 필터 없이 플레이어를 바로 게임 속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컴퓨터로 직접 메시지를 던진 것은 한순간에 플레이어를 몰입시키려는 목적이 있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니코는 플레이어와 아주 가까운 위치에 있습니다. 플레이어의 행동이 바로 니코의 움직임으로 이어지니까 주인공은 아니지만 반쯤은 주인공 취급받는, 플레이어의 분신 같은 수준이죠. 게다가 게임을 세이브했다가 로드하면 니코의 일러스트가 나오고 니코가 플레이어에게 말을 겁니다. 결정적으로 니코는 귀엽습니다. 아니 그냥 그래서 몰입이 잘 된다구요 ㅇㅅㅇ...


그리고 이 버려진 세계에도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무도 없으면 세계를 살릴 동기부여가 되지 않겠죠. 이 세계에는 세계가 다시 살아나기를 바라는(아닌 사람들도 있지많요) 많은 사람들이 있고, 플레이어는 그들이 처지에 공감하고 세계를 살리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됩니다. 게다가 구원자로서의 임무가 바로 세계를 살리는 것이었고, 결과적으로 봤을 때 한 사람이 사는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사는 것이 낫다는 관점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플레이어에게 반감을 사는 어조의 나레이션을 통해 플레이어가 이 놈 말 들을 바에는 세계를 구하고 말지 라는 생각을 품게도 하죠.


제가 지금 쓰다가 놓고 딴짓 하다가 다시 쓰고를 반복하느라 약간 헷갈리기는 한데, 이렇게 제작자 분들은 플레이어와 캐릭터 간의 간격을 잘 조절하여 플레이어가 느낄 갈등을 극대화시킨 것입니다. 쓰고 보니 좀 당연한 소리 같아서 뭔가 아쉽군요. 결론적으로 처음에 하고 싶었던 말은 플레이어와 주인공을 분리시키고 컴퓨터로 직접 플레이어에게 말을 걸었던 것이 몰입을 위한 신의 한 수 였다는 것, 그리고 니코가 귀엽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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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르카 2014.09.27 02:14
    그 비제이분이 누구인지 감이 오네요 ㅎㅎㅎ
    여러 사람들이 재밌다고 말하고 친구까지 추천하던 게임이라 시험끝나면 플레이해보려고 했는데,
    때마침 리뷰가 나왔네요!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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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ED 2014.09.27 08:22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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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12.26 03:03
    눈꽃님이 이 원샷을 플레이 하시고 암 갈렸다는 소문이....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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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극토끼 2014.09.27 07:43
    니코가 귀엽다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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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ED 2014.09.27 08:22
    게임의 핵심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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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피 2014.09.27 09:19
    좋은 게임, 정말 잘 만든 게임이죠.

    하지만 주변의 평가만 듣고, 플레이해보지 않은 상황에서 이 게임을 친구들에게 추천해 주니 대부분 중도포기해 버리더군요.
    그래서 제가 직접 플레이해 보았고, 저 역시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꽤나 불편했었습니다.

    일단 모든 맵의 색채가 명도와 채도가 낮은 탓에 루즈한 느낌이었고, 넓은 맵에서 아이템을 모으는 것에서 흥미를 느끼기 보다는 귀찮음을 느꼈습니다.
    특히 모호한 그래픽 때문에 압착기...부분에서 상당히 고생했죠.(기계가 세 부분으로 나눠져 있더군요, 모 BJ의 실황에서도 이 부분이 언급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세계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니코라는 주인공이 이 세계를 왜 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동기 부여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등장인물들은 니코에게 세계를 구해달라고만 말하기에(심지어 어차피 멸망할 세계를 왜 구하느냐고 말했었죠) 이 게임을 진행해야 하는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 느낌이었죠.
    뭐 이 부분은 제작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밀접한 연관이 있었기에 어쩔 수 없었으리라 보지만...플레이어에게 동기 부여를 해 주면서, 동시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뭐, 이 게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한 번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
    쓰다 보니 왜인지 모르게 글이 길어져 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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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ED 2014.09.27 09:29
    게임이 루즈하다는 점은 저도 플레이하면서 정말 많이 느꼈습니다. 제작자 분들이 장화나 빠른 이동 시스템으로 어느 정도 보완을 해보려 했지만 애초에 헤매야 하는 게임이니 지루한 건 어쩔 수 없더군요.

    세계를 구해야 하는 동기가 부족했다는 점은... 좀 그렇기도 했죠. 저도 사실 어떤 캐릭터를 살리고 싶다기보다는 윤리적으로 세계가 멸망하도록 두는 것이 옳은가 이런 식으로 고민했었기 때문에(그 실체?가 짜증나기도 했구요)
    세게에서 만날 수 있는 캐릭터가 조금만 더 니코와 깊은 관계를 쌓았다면 어땠을까 싶군요. 주인공 파티 둘 중 하나만 살 수 있는? 그런데 그러면 메시지가 좀 흐려졌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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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타쿠 2014.09.28 01:54
    내가 왜 세계를 구했을까..젠장 집으로 갈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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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브♥♥ 2014.10.09 05:05
    이거Bj빠뿌님이하는거봣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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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브♥♥ 2014.10.09 23:21
    제목이둘사이의간격이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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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ED 2014.10.09 23:51
    제목은 원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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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브♥♥ 2014.10.10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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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 2014.12.02 01:12
    이거 bj가 하는거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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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2223 2014.12.17 05:11
    첨파가안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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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ED 2014.12.17 05:31
    게임이 아니고 리뷰입니다 ㅇㅁ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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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aron 2014.12.24 01:37
    리뷰남기신 이게임 제목알수있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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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ED 2014.12.24 02:07
    원 샷입니다. 사실 제목에 쓰여있지만 모바일 화면에사는 <>사이에 쓴 니용이 안보이더군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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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뿌뿌뿡 2015.01.17 09:32
    저도 'BJ대정령'이 플레이한 동영상을 본적이있는데 마지막에 엔딩정할때
    매우 철학적인생각으로 전구를 깨트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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