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가 어딜 봐서 명작인가 (그래픽, 연출 편)

by A. 미스릴 posted Jul 3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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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Love가 그래픽이 좋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실 러브가 그 시절의 다른 RPG95 게임들과 비교하면 그래픽이 사실 괜찮은 부분이 쪼까 많은 게 사실입니다.

love2.jpglove1.jpg

확실히 간지가 좀 느껴지긴 합니다.

그런데 일단 이건 그냥 배치한걸 캡쳐해서 뽀샵처리한 것에 지나지 않고, 그런것도 딱 저 두 장면뿐입니다.

이후에는 특별한 맵 배치도 없는 평이한 맵구성(사립탐정 이동헌 탐정학교편 수준...), 딱히 그래픽이 삽입된것도 전혀 없다시피합니다.

할말을 잃게 만드는 날씨 그래픽...

 

그당시 다른 작품들보다 낫다고 하면 낫다고 해도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많이 좋은 건 아니었죠. 그리고 그당시 기준이죠. 몇년 후부터 나온 고수준의 게임들과 비교해서 낫다는건 정말 택도 없는 소리입니다. 그 정도의 중증 환자 분들은 당최 그 정신세계를 단 1%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개념은 들어 찬건지가 궁금해질 정도입니다.

 

2k,xp,vx, 겜메, 프로그래밍, 그 외 수많은 툴이나 프레임워크로 만든 모든 수작, 명작 제작자들을 욕보이는 행위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이 게임의 그래픽과 연출에 비교해서 평가 절하 할 수가 있습니까.

 

주로 러브는 그래픽자체보단 "연출이 좋다"는 평을 많이 받아 왔는데요

그딴거 없습니다.

어떤 게임이 연출력이 좋은건지 제가 친히 보여드리곘습니다.

image00041_eoahekd.jpgimage00258_eoahekd.jpg

판타지 로케이션 2 (2002년 Yswichard 제작, RPG2000)의 연출력
 

K-28.jpgK-30.jpg

브라보 마이 라이프 (2004년 독고眞 제작, RPG2003)의 연출력

 

acoc_507_1119797507_021.jpg acoc_507_1119797507_02.jpg

Fantasy LIFE ! Mabinogi (2005년 『서큐버스♥』 제작, RPGXP)의 연출력

 

Coggon 4 (2006년 王코털 제작, MMF)의 연출력

폭발하고, 다리가 파삭 부서지고...

 

Treaster (2009년 아싸사랑 제작, RPG2003)의 연출력

화질 땜에 눈에 안 띄는데 적을 죽이면 반투명한 영혼이 다 흡수가 되는 연출도 있습니다.

 

Crazy Breaker (2009년 쉐라 제작, Game maker)의 연출력

놀라운 타격감의 이펙트

 

연출력이 뭐, 어째요?

후세 게임들과 상대가 안 됩니다. 거론하지 마세요.

원래 명작이라 치면 좀 뒤의 게임들과도 차이가 덜 나야 합니다. 제가 올린 저 게임들은 년도차이가 큰 게임들도 있지만, 비교해도 음 좀 옛날꺼라 못하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연출력이 좋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딴거 못지 않으며, 판로2가 크레이지 브라이커보다 이펙트가 좀 딸린다 해도 멋있다는 느낌이 팍 듭니다.

러브는 하나도 안 멋있습니다. 정말 후집니다.

 

러브에서 (연출에 속하는지 의심이 들 정도지만) 연출이라고 볼만한 부분으로는

K-19.jpg

망할 M이 없는 세이브시스템에서 볼 수 있는 씨앗 떨어뜨리는 장면

솔직히 이건 이벤트 이동시키기만 하면 되는 바보도 만들 수 있는 장면입니다.

K-16.jpg

천천히 이동하다가 사슴에게 돌진공격을 하는 부분

솔직히 내 알만툴 1개월쨰 초딩시절에도 이건 만들수 있겠다.ㅡㅡ;

이건 여담인데, 러브 리메이크의 원래 필살기 기술은 저렇게 빠른 속도로 돌진해서(훨씬 빠릅니다) 부딪힌 적과 그 주변에 스플래시 데미지를 주는 멋있는 기술이었습니다(제가 시스템 담당이었음. 원래 잔영도 넣으려고 했음.). 그런데 후치가 하도 안 된다고 그래서 그냥 주변 공격기로 변경되었죠. 그나마 후치가 툴 이해도도 없이 멋대로 죽는 모션을 전투 애니메이션으로 넣어서 범위 표시가 안 납니다. 그래서 필살기의 존재를 다들 인지 못하죠. ㅡㅡ;; 그 외에도 게임성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저의 자잘한 건의는 대부분 반영되지 않았음. 러브 리메이크의 시스템이 더러운 건 후치때문이지 제가 아닙니다. 후치를 욕하세요.

K-20.jpg

돌이랑 실크 옷에 피가 묻어 있습니다.

그런데 RPG95에서 이 정도를 대단한 연출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ㅡ.ㅡ;;

RPG만들기 시리즈에선 보통 이벤트 장면의 연출을 구현할 땐 순차적으로 돌리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이 별로 필요가 없습니다. 더구나 정작 95에서 부재한 변수 등의 기능은 이벤트 장면의 구현에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그냥 빨간색을 좀 칠하면 되는 겁니다. 실크가 뭐 헐떡거리는것도 없고...

성의없다고 할 순 없지만 그냥 평이하잖아요. 저거는.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부분인데

결정적으로, 저건 연출에서 가장 중요한 이펙트가 후집니다. 그냥 주인공이 찔러넣는 동작을 합니다. 그러면 앞에 있는 도적은 쓰러진 장면으로 싹 바뀌고 끝입니다. 죽일때 시각적으로 죽였다!는 감을 확실히 불어넣는게 없어요. 사운드라고 뭐 좋은것도 아니고.  

 

솔직히, 애초에 저 내용 자체도 황당하긴 합니다.ㅡ.ㅡ;; 도적이 그냥 죽어주는거부터가 이상하죠/ 전 러브 리메이크 만들 때 저걸 넣는걸 반대했습니다. 그리고 도적 소굴 던전과 거기서 발각 시스템 등 여러가지를 건의했는데 다 씹고 기어이 후치는 저거만 넣고 보스전 직행...ㅡ.ㅡ;;(지금은 수정되었지만)

 

제일 명장면이라 그러는데 돋보이는 연출이라곤 페이드 아웃, 날씨 효과 등. 높은 수준의 연출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이런걸 넣어야곘다는 생각이 드는 왠만한 일반인 전부 따라할 수 있습니다. 당시든 지금이든.

요즘 빵빵터지는 이펙트들에 이걸 갖다 디밀지 마세요.

그동안 보신 스샷들에서 러브의 그래픽이 얼마나 단순한지도 알 수 있습니다. 덕분에 러브 리메이크보단 가독성이 훨씬 좋은데, 이건 러브의 장점이라기보단 러브 리메이크의 단점입니다. 다른 단순한 게임들도 다 가독성이 있는 거니까요.

 

그리고 "시나리오"와 "연출 효과"은 엄연히 다릅니다.

내친김에 시나리오 얘기좀 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시나리오만 볼거면 그냥 만화나 소설을 보는게 낫습니다. 게임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지 이야기를 들려주는게 아니라는 기획전공자분의 명언도 있는데 굳이 이런거 따지지 않아도 이 게임 시나리오가 비욘드 더 월드처럼 뭔 철학적인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내용도 좀 이상한 부분이 많습니다. 도적을 죽이는 부분(이게 제일 어처구니 X였죠), 제이크의 행동, 실크의 죽음, 기타등등...

 

시나리오만 훌륭하면 된다!라고 실드를 치는건 그 행위 자체가 말이 안 될뿐 아니라 러브가 물론 시나리오가 썩었다!는건 아니지만 모두가 감동을 받을 정도의 시나리오까지는 아닙니다. 

뭐 아주 좋다고 칩시다. 그런데 사실 러브는 다른 소설을 기반으로 게임화한겁니다. 그런데 이게임 시나리오가 좋다고 하면 이 게임이 훌륭해요? 아님 임달영 소설이 훌륭해요?

마치 영화 E.T의 시나리오가 좋으니 아타리 게임 E.T(쿠소겜)도 명작이라는 것과 같습니다.

 

아 생각해보니까 정말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는게, 게임화를 헀으면 게임성이 있어야죠. 이게임은 게임화의 기본을 안 지킨 놈입니다.

그러므로 마지막편인 3편은 게임성이 되겠습니다.

 

ps. 저 게임의 스샷을 찍기 위해 플레이하는 도중에도(전 게다가 3차 플레이입니다.) 진행이 막히고 저장을 못해서 고생중 쌩고생을 했습니다. 진짜 이 게임은 유저를 생각하는 측면에선 답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