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12 19:58

역겁정략 2화 5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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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며칠 후, 부르고뉴는 알자스에게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 제게 사병을 훈련시키라고요?”

부르고뉴는 알자스의 생각을 도통 알 수 없었다. 사병은 곧 가문의 힘. 사병이 있는 가문과 없는 가문은 가주의 목에 힘줄만 봐도 그 차이를 알 수 있었다. 모도가 이것저것 트집을 잡지만 결국 샤르맹스크 가문을 함부로 못하는 이유가 보네이지팰리스에서 가장 강력한 사병을 보유하게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 영주인 발가스 가문이 그대로 있는 데도.

그런 사병을 가주를 보좌하는 승계주도, 그 뒤를 이을 후주도 아닌 부르고뉴에게 붙인다는 것이다. 부르고뉴가 알자스에게 불만을 품고 있으면 어쩌려고? 그만큼 알자스는 부르고뉴를 신뢰하고 있다는 증표였다.

그래. 이제 네놈도 한량짓 그만하고 자리를 잡아야 하지 않겠느냐. 네 동생인 상트르는 이미 베델 가문의 여식과 결혼했다. 뒤를 이를 승계주도 없는지라 곧 그 가문의 가주가 될 것이다. 로렌은 주변을 통소문해 맞는 자리를 알아보는 중이다. 이제 네놈도 가문을 위해 제몫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렇다고 사병을 맡으라니…… 내가 자기 자리를 위협할만한 인물인지 모르는 건가. 아니면 다른 생각이 있는 건가? 부르고뉴를 이걸 기회로 봐야 할지, 아니면 함정으로 가는 지름길인지 헷갈렸다.

부르고뉴는 며칠 전 모도에게 초대받았을 때를 생각했다.

 

어서 오시게. 자네와 이몸은 초면부터 얼굴을 붉히고 만났지만, 이제 모든 오해를 풀고 친하게 지내보세!

감사합니다. 모도 그라시우스 총감찰관님

모도는 성까지 덧붙여 이름이 불려서 기분이 좋았다.

으하하하하! 내가 그라시우스 사람이지. , 그렇고 말고.

당연한 말씀을 하십니다.

부르고뉴는 불안했다. 오지 않으려 했는데 그 앞잡이놈이 맞은 부위를 문지르며 전에는 심한 소리를 해서 미안했다며 대신 사과해달라고 하고 자기 상관도 같은 마음이라며 집으로 초대한다고 했다. 부르고뉴는 의아했다. 크루타도 그렇고, 이 마을에 이리 대인배들이 많았던가? 웃는 얼굴을 때릴 수도 없어서 따라나서긴 했는데 오는 종종 불안했다. 보나마나 넌지시 유도심문을 던지겠지. 그에 넘어가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모도는 부르고뉴가 계속 굳어 있는게 보기 그랬는지 농담을 던졌다.

! 그렇게 목석처럼 앉아 있지만 말고, 편하게 대하게. 이몸이 자네가 아우같아서 이리 친하게 지내자고 부른 것이야. ……참 나이가 어떻게 되지?

세 차회 비몬주아 생입니다.

이런…… 내가 허언을 했군. 난 세 차회 그 자의 생일세. ……이거, 오히려 형님으로 불러야 겠군. 하하하!!!

말은 그렇게 해놓고 모도의 표정은 불편해 보였다. 부르고뉴는 상대가 원하는걸 내주기로 했다.

형님이라뇨. 당치도 않으십니다. 사실 우리 나이가 되면 형님아우가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촐감찰관님께서 직급도 높고, 경험도 풍부하시니 제가 형님이라 부르겠습니다. 형님이란 호칭은 나같은 미천한 자보다는 형님같은 풍채 좋고 높으신 분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형님

그리고 나보다 더 삭았기도 하고. 부르고뉴는 생각은 생각으로 남겨뒀다. 모도는 아주 좋아 당장이라도 뒷세계로 갈 듯이 기뻐했다.

내가 그리 보이는가? 으하하하하하!!! 기쁜 날이다! 형님! 형님이라! 형님! 형님! 이몸이 살다 보면서 자네같이 아우같은 형을 두게 되는구만! 즐겁다! 즐거워! 으하하하하하!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형님.

으하하하하하! 형님! 형님!!!

생각보다 속이 드러나 보이는 사람이로군. 부르고뉴는 안심했다. 이렇게 분위기를 이끌어 갔으니 더는 그때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요전에 말했던 말 중에 말일세…….

나오지 않기는. 부르고뉴는 이리도 운이 나쁜 자신을 후회했다. 하지만 어쩌랴. 나왔으니 최대한 조심스럽게 대화할 수밖에.

무엇이 말이옵니까, 형님……」

거 형님 소리는 그만하시게. 자꾸 들으니 낯 간지럽군.

송구합니다.

약발이 벌써 떨어진건가. 부르고뉴가 불안해하는 기색을 보이자 모도는 얼른 분위기를 바꿨다.

, 아우를 책하려는게 아니라, 정말 궁금해 그러는 걸세. 상을 주고 싶기도 하고 ……!.

? 도대체 그날에 상 받을 만한 일이 뭐가 있었다는 거지? 부르고뉴는 더 불안해졌다.

요전에.

모도는 입으로 사형선고를 하려 하고 있었다.

반군이냐고 물었을 때, 아우가 뭐라 대답했었지……?

올 것이 왔다!

, 계승자입니다. 딱히 반군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데는 그에 대비되는 단어를 말하는게 좋을거 같아서…….

아니아니, 그런 뜻이 아닐세. 모도는 손사래를 쳤다. 그리고는 조그맣게 속삭였다.

계승하고 싶은가 해서 물어본걸세.

?

같은 언어인데 왜 이렇게 대화가 안통하는 거지? 모도가 다음 운을 뗐다.

자네의 가문 말일세.

!

부르고뉴의 얼굴빛이 변했다. 부르고뉴는 모도가 초대한 이유를 깨달아버렸다.

 

이렇듯, 부르고뉴는 알자스에게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존재였다. 그런데 오히려 가주의 핵심 권한인 사병을, 아무리 훈련이지만 맡기려 들어? 전혀 모르겠다. 부르고뉴는 직접 미끼를 던져보기로 했다.

형님은…… 제가 밉지 않으십니까?”

말이나 못하면 밉지나 않겠지.”

역시나. 알자스와 부르고뉴의 관계는 그리 쉽게 회복될게 아니었다. 대놓고 원수 지간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는 알자스가 부르고뉴를 미워했었고, 지금은 그 반대였다. 알자스도 겉으로는 부르고뉴가 어디 가서 호르미우스의 가호도 없이 뒈져버렸으면 할 거다. 이번에 살려준 이유는 단순히 죄책감을 씻기 위함일 테고. 부르고뉴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알자스의 호의를 이해할 수가 없을 거 같았다.

알자스가 부르고뉴에게 주는 파격적인 혜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승계주 자리가 공석이다. 이 보네이지팰리스에서 가장 강력한 가문인 샤르맹스크가 승계주 하나 세우지 못해서야 말이 되겠나.”

……설마?

부르고뉴의 예감은 적중했다.

곧 있을 가문 모임에 승계주로 네놈을 천거할 것이다. 그리 알고 준비 해놓도록 하거라.”

병권에, 감투까지? 이쯤 되니 알자스의 생각을 짐작하고도 남았다. 아니, 갓 태어난 어린아이라도 알 것이다.

하지만 다종 공자님이 계시잖습니까.”

그 애는 너무 어려. 게다가 가주를 감당할 만한 그릇이 못된다.”

아직 어리잖습니까. 장성할 때까지 기다려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종은 알자스의 자식으로 한 차회 자가굘 생으로 아직 어렸다. 부르고뉴를 잘 따른다.

미나스로 가보고서도 그런 말이 나오는 거냐!”

미나스의 분위기는 옆 마을인데도 심히 이절적이었다. 알자스와 부르고뉴를 환영하지 않았다. 모도부터도 그렇고(그렇기에 알자스를 내쫓고 부르고뉴를 그 자리에 대신 세우려고 하겠지만) 그 주변 가신들도 알자스를 두려워하는 눈치였다.

알자스에게는 온지경이 적인 것이다.

지금은 격동의 시기다. 나도 언제 뒷세계로 초대받을지 모른다. 다종은 이 짐을 감당하기 너무 무겁다. 그러니 네놈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네놈이 가주가 되어 우리 가문을 이어야 한다.”

하지만 형님 수하들은 절 좋게 보지 않던데요.”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네놈을 추천하는 사람이 나올 것이다. 펠 다루스 만큼은 아니지만 아비도스를 나오지 않았느냐.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자격이 있다.”

나오긴 했죠. 불명예 자퇴를 하긴 했지만. 알자스는 이 소식을 몰랐나 보다. 그래서 쉽게 승계주로 삼는다는 말이 나왔겠지.

그럼 차라리 제가 후주를 하고, 다종 공자님의 보필을 하는게 어떻겠습니까. 그 편이

네놈은 가주의 자리를 그리 우습게 보는 것이냐!!!”

보통 후주는 가주를 보필하는 자리로 가문 원로가 맡았다. 지금은 백부와 부모님이 다 뒷세계로 떠나고 방계에서도 영향력 없는 로벤스의 자리였다. 그 자리를 뺐는다고 들렸나. 다행이 알자스도 더는 말하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하지. 하나, 사병은 네놈이 맡도록 해라.”

훈련이 아니라 맡아달라고? 부르고뉴는 더욱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아직 죄인의 신분이지 않습니까…….”

알자스가 입꼬리를 올렸다.

그 일을 계속 하겠다고? 좋다. 거리 미화도 나름 가문의 영광이 되겠지.”

부르고뉴는 어지러웠다. 하루만 해도 등골이 아픈데 저걸 계속 하라고?

하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알고 그만 물러가라.”

, 부탁을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부르고뉴는 발걸음을 돌렸다 알자스가 들으라는 듯 중얼거렸다. 어리석은 놈.

왜 그 말 안나오나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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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뉴 대사 중 「계승자입니다딱히 반군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데는 그에 대비되는 단어를 말하는게 좋을거 같아서…….」에 대한 주석,

반군을 지칭하는 rebel은 본문에도 나왔다시피 대적하는 자, 거꾸로트리는 자, 반대하는 자 따위 뜻을 가졌다고 했었다. 이와 반대되는 단어는 ksath라는 단어인데 [잇다]라는 기본적인 뜻 이외에 잇는 자, 계승하는 자, 찬성하는 자 등 뜻으로 풀이되는데, 이 중 계승주란 뜻도 있다. 모도가 그리 생각한 것도 생뚱맺은 생각은 아닌 것이다.



더워서 6막까지밖에 못썼습니다< 더위 문제만은 아니지만서도

그냥 토욜날만 연재해야겠네요....

앞으로 더더욱 얽히고 섥혀 갈수록 복잡해지는 인간관계를 그려낼 역겁정략,

많이 기대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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