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겁정략 1화 6막

by ㄴㅏㄹㅏㅣ posted Jul 1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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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어제 소식 들었나?”

아니, 무슨 소문인데?”

글세, 그 깝죽거리는 치안대놈들이 글쎄 혼찌검이 단단히 났더라더구만!”

정말? 대체 누가 그런 대단한 짓을?”

부르고뉴라는 사내일세. 부르고뉴가 우리의 묵은 속을 확 털어내버릴 정도로 속 시원하게 한방 먹여줬단 말일세!”

그놈들 약이 바짝 올랐겠구만!”

이를 말인가. 그자가 부디 잡히지 않았으면 좋겠구만.”

그 자를 만나 감사를 표하고 싶구만, 허허.”

그러게 말일세, 뭣 같은 일상에 이런 낭보가 생기니. 얼씨구 좋다!”

부르고뉴는 건너편 자리에 앉아 이를 모두 듣고 있었다. 정말로 진심으로 외인에 맞선게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위해 고향에 왔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더 나아가 본향을 바꿀 계기가 되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랐다.

그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술집에서부터 그 희망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사람들의 눈에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들이 네 이야기만 하네.”

, 그렇지.”

가빈느는 자기 일 인양 뿌듯해 했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 자넨 역시 인재야.”

, 그렇지.”

부르고뉴의 어깨가 올라갔다. 칭찬은 부르고뉴도 덩실덩실 춤추게 하는 법이다.

이십 군주나 방랑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구나. 그만하면 다시 가문에 들어올 자격이 있다.”

형님…….”

? 어찌 된 일인지 사촌형인 알자스 샤르맹스크도 부르고뉴가 함께 있었다.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자랑스럽다, 내 제자여! 그래. 그렇게 하는 것이다. 무릇 혁명은 손바닥만한 물꼬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스승님!?”

말도 안돼. 이건 말도 안되는 것이다. 어찌 가르시오 에렉투스 스승님이 나타나실 수가……

부르고뉴, 축하한다.”

부르고뉴, 축하해.”

부르고뉴 씨, 축하합니다.”

, 뭐야? 부르고뉴는 여러 목소리가 귀에서 울리며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으아악!

 

으아악!”

이제 일어났니.”

자리에서 일어나니 가빈느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대꾸하고 있었다. 그렇구나. 꿈이었구나…… 알자스 형님이 나올 때부터 이상하게 생각했어야 하는 건데. 정말 꿈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까지도 일어난다. 그래서 꿈인 것이겠지.

여기가 어디야?”

이아손 씨 집.”

그러고 보니 엄청 낯설었다. 와보지 못한 데라서 그렇구나. 꿈에서 깨어나니 어제 일도 마치 꿈에서 한 것 마냥 희미했다.

어제는 어떻게 됐어? 그들에게 달려든 뒤로 기억이 없는데.”

맙소사, 술 먹고 싸웠니.”

술집에서 술 안마시면 대체 뭘 먹는데?”

그래 그래. 그러니 그런 심한 소동이 일어났는데도 기억 못할 수 있겠지.”

가빈느는 두 손 들었다. 부르고뉴는 능청스럽게 머리를 긁적였다. 사단이 난 듯한 말투인데, 도통 기억을 못하니…… 꿈에서 깨지 못했기 때문일까.

어제 불이 났었어.”

…… 맞아, . 그래서 어떻게 됐지?”

그렇게 큰 소동이 났는데도 기억하지 못하다니. 이래서야 종말의 날이 다가올 때도 그냥 발 뻗고 자고만 있겠군.

그들도 당황한 눈치였는지. 재빨리 피하더라? 난 이번 밖에 기회가 없겠다 싶어 재빨리 널 부축해 나왔지. 조금만 더 맞았으면 뒷세계에서 볼 뻔 했는데, 넌 불의 군주의 가호를 잘도 받는구나 싶었어.”

농으로라도 그런 말 마라…….”

불의 군주의 가호라니. 종회에서 들었으면 대륙 끝까지 쫓아 올 이야기. 제관이 될 사람이 그런 농을 해도 되는 거야? 하지만 절묘했잖아. 부르고뉴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가빈느가 만류했다.

지금 나가면 안돼.”

? 또 무슨 일 있었어?”

지금 그들이 널 찾고 있어.”

뭐 그쯤이면 예상한 일이다. 오히려 안찾는게 더 이상하지. 필시 치안대의 명예를 훼손시킨 부르고뉴를 눈을 부릅뜨고 찾고 있을 것이다. 손님이 찾는다니 주인이 안나갈 수야 없지. 가빈느는 다시 한 번 만류했다.

. 그들도 내 얼굴을 보고 싶을거 아냐. 나도 그들과 할 말이 있으니, 피차일반이지. 잘 될 거야, 가빈느. 다 잘 될 거야.”

그런 말이 아냐!”

그런 말이 아니라니? 가빈느의 다음 말을 듣고서야 부르고뉴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들이 널 반군으로 몰고 있어.”

 

 

***

 

한편, 그들은 부르고뉴의 생각대로 눈에 부릅뜨고 찾고 있었다. 방어성채. 전대 영주인 부바 발가스가 집무한 저택에 지금은 우락부락한 치안대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치안대 대장이 그들에게 일장연설을 하고 있었다(물론 파로치어로).

어제 반군 한 명이 치안대를 습격했다. 장소는 샛된 공간그는 상황이 안좋자 불까지 지르며 우리 모두에게 해를 입히려 했다. 치안을 강화하고 수상한 자가 있으면 잡아들여라! 주변 탐문탐색에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목격자를 찾아서 그들의 신상을 낱낱이 파악하라! 그런 무도한 자가 거리를 활보하게 해서는 안된다!”

“Aye Aye sir!"

"finde es!"

"nick es!"

부르고뉴 상대한 외인들은 치안대의 전부가 아니었다. 방어성채에서 점점, 더 많이 나오고 있었다. 이들의 목표는 단 하나, 부르고뉴를 잡는 것이었다.

넘을 수 없는 언어장벽만이 이들을 지연시킬 수 있는 시간문제였다.

 

 

맙소사, 불을 내가 냈다고?”

부르고뉴는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다. 뒤집어 씌우는 데도 정도가 있지.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의문점이 들었다.

근데 불은 누가 낸거지?”

모르겠어……. 술집에서 불을 쓴다는 소문은 없었는데.”

그런 소문이 났으면 영업정지 당했게?”

불은 물의 군주를 섬기는 하란 족에게 있어 금기시 되는 것, 이를 사용하지도 만지지도 말아야 한다. 불이 많이 보일수록, 불의 군주가 돌아올 날이 머지 않는다는 경구 때문이었다. 일개 술집이 그걸 어길 리가 없었다.

그럼, 대체 누가 낸거지…….”

짚히는 바가 없었다. 확실히 그들은 아니었다. 왜 유리한 전황에 굳이 불을 놓겠는가. 3자의 소행이었다. 하지만 그가 누구지……?

진짜 반군의 소행이 아닐까?”

설마. 정말 그렇다면 빼도 박도 못하는 거라고. 부르고뉴가 손사래를 쳤다.

그건 그렇고, 반군이라…….”

불을 놓는데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그런게 아닐까.”

그렇겠지.”

반군. 대적하는 자. . 원수. 거역하는 자. 반군의 뜻은 이렇게 많고 또한 하란 족 사람이 말로서 내릴 수 있는 가장 최고의 저주였다. 반군이 된 자는 작게는 가족과 친우의 저주를 받고, 종회의 저주를 받고, 군왕의 저주를 받고, 마지막으로 호르미우스의 저주를 받는다. 상징적으로 이런 의미가 포함된 지라 반군이라는 소리는 아무에게나 붙이지 않는다. 그런데 부르고뉴가 이런 취급을 받게 된 것이다.

여기도 언제 올지 모르는 법. 부르고뉴는 이곳을 빠져나가기로 했다.

그럼 더더욱, 여기를 나가야지.”

글세, 못 나간다니까!”

정말, 애 고집을 누가 말려! 가빈느가 매달리다 못해 부르고뉴의 바지가랑이로 손이 미끄러지자 부르고뉴는 겨우 행동을 멈췄다.

조금만, 더 기다려봐. 그이가 소식을 가져올 테니까.”

그이인가…….”

부르고뉴는 창문을 바라봤다. 곳곳에서 외인들이 보이고 있었다. 뭐라 고함지르는데 무슨 소리인지 알고 싶지도 않았다.

부르고뉴가 본향에 들어선지 1일째 되는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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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의 어원은 rebel으로서 모든 악한 뜻이 담긴 단어입니다.

뭐....그렇다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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