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대신에 특별출연이 있어요]그래도 별은 빛난다 - 16. 가장 중요한 것

by 클레어^^ posted Jul 0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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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녕하세요?

으윽, 이제서야 겨우 올리네요.

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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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번째 별. 가장 중요한 것

 

 다음 주 월요일, 또 한 주가 시작되었다. 연성은 그 날도 교실로 들어갔다.

 

“안녕, 얘들아?”

“아, 안녕?”

 

 같은 반 친구들이 인사를 하였다. 며칠 전, 연성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연성을 다른 눈빛으로 쳐다보는 것이다. 혹은 고아에 대한 연민, 혹은 무시 등으로 연성을 보는 것이다.

 그렇지만 모든 반 친구들이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

   

“연성아, 안녕?”

 

 혜승은 평소처럼 연성에게 다정하였다.

 

“아, 안녕?”

“전에 그 친구에게 연락은 해 봤어?”

“아, 아니……. 연락처는 몰라.”

‘사실 연락도 하고 싶지도 않지만……. 그 녀석에게 꼭 듣고 싶은 대답이 있다고.’

 

 연성은 재호를 생각하자 속이 편하지 않았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연성은 그 날에도 청운고등학교를 찾아갔다.

 

‘노재호, 오늘은 꼭 너에게 이유를 듣겠어.’

 

 연성은 교문 근처에서 재호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몇분 후, 재호가 교문에서 나왔다.

 

“잘 가. 내일 보자.”

“그래. 안녕.”

 

 연성은 재호가 친구들과 헤어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재호가 혼자 남게 되자 연성은 얼른 재호 쪽으로 뛰어갔다.

 

“노재호.”

 

 연성의 목소리에 놀란 재호는 순간 도망치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 기다려!!”

 

 연성은 재호를 쫓아가기 시작했다. 재호는 뚱뚱한 덩치에 맞지 않게 뜀박질은 잘하였다.

 

“헉헉……. 자, 잠깐만…….”

 

 재호가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자 연성은 겨우 멈추어 숨을 골랐다.

 

“왜……. 왜 도망치는 거야?”

“나, 난 너와 할 말 없어! 그러니까 가 버려!!”

“아니, 나 너에게 묻고 싶은 거 있어! 그러니까 한 마디만 대답해 줘.”

 

 연성이 재호에게 다가가자 재호는 뒷걸음질했다.

 

“대체……. 왜 가만히 있는 나에 대해 떠벌리고 다닌 거야? 네 친구 선우지하를 통해서 왜 그런 짓을 한 거냐고?”

 

연성이 재호를 윽박지르자 재호는 겨우 입을 열어 말했다.

 

“……배가 아파서 그랬다.”

“뭐?”

“‘심주명’ 알지?”

 

연성은 순간 깜짝 놀랐다.

 

‘어, 어째서 노재호가 심주명을 알고 있는 거야?’

“너, 그 녀석과 어떤 사이야?”

“심주명? 나 걔와 중학교 동창이다. 왜?”

 

그러자 재호가 웃으면서 말을 하였다.

 

“심주명 걔가 어느 날 경찰서로 잡혀갔다고 하더라? 그래서 왜 잡혀갔냐고 물었더니 너 때문이라고 하더라고.”

 

연성은 재호의 말을 듣고 물었다.

 

“넌 심주명이 어떤 짓을 했는지 알고 있기나 하는 거냐?”

“심주명이 어떤 짓을 하다니?”

 

연성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심호흡을 하고 말했다.

 

“그 녀석, 한 여자애의 인생을 망쳐 놨어.”

“뭐?”

“네 동창 심주명, 다른 남자애들과 같이 한 여자애를 괴롭혔다고! 그런데도 아무런 죄책감조차 없었어!!”

 

연성이 말을 하자 재호는 기가 막힌 듯이 말했다.

 

“심주명이? 그럴 리가. 그 녀석은 검도밖에 모르는 녀석이라고. 네가 잘못 안 거 아니야?”

“아니, 나 심주명, 그리고 그에게 당했던 그 여학생과 같이 있었을 때, 그 녀석에게 직접 들었어. 자기가 그 여학생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아무 잘못도 없는 그 여학생을, 한 친구에게 질투가 나서 그런 짓을 했다고!!”

 

그러자 재호가 연성의 멱살을 잡고 말했다.

 

“이봐, 너! 사람 너무 몰아세우는 거 아니야? 심주명이 만약 그랬다고 치자. 그럼 그 원인은 그 여자애에게도 있는 거 아니야?”

“뭐?”

“그 여자애가 심주명이나 다른 남자애들을 홀렸다든가, 아니면…….”

“이 자식이!!”

퍼억!!

 

그러자 연성이 재호를 쳤다.

“엇쭈? 네가 날 쳤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딴 소리 하지 말라고!”

 

이번엔 연성이 재호의 멱살을 잡았다.

 

“호오~. 무섭네. 이거 초등학교 때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잖아.”

“그 애는……. 그런 애가 아니라고! 아무 잘못도 없는 그 애를 네 동창 심주명이 먼저 건드렸단 말이야!”

 

한편, 길거리를 우연히 지나가고 있던 두 여학생이 있었으니 바로 승호와 그녀의 친구였다. 그런데 승호에게서 어떤 소리가 들렸다.

 

“네가 뭔데 이렇게 흥분하는 거야? 네가 뭐 그 여자애 남자친구라도 되는 거야?”

“여하튼 내 비밀을 다른 학생들에게 알리게 한 거 사과해!”

‘이, 이 목소리는……. 설마 우연성?’

 

승호는 목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갔다.

 

“승호야, 어디 가? 같이 가.”

“아니야, 넌 먼저 가 있어. 나 어디 좀 갔다 올게.”

 

승호는 친구와 헤어져 목소리가 난 쪽으로 갔다. 거기에는…….

 

“흥! 뭐 내가 유언비어(流言蜚語)를 터뜨린 것도 아닌데 왜 사과를 해야 하는 거지? 난 사실 그대로를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너 때문에 내가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거나 그러면? 그거 엄연히 명예훼손 아니야?”

“아니, 내가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고 난 그냥 사실을 말했을 뿐이라고. 그걸 퍼뜨린 선우지하에게 따져야지. 왜 나에게 이러는 거냐고?”

“이 자식이! 결국 친구까지 팔아먹을 생각이냐?”

 

연성이 주먹을 들어 재호를 치려고 했을 때였다.

 

“우연성, 너 거기서 뭐해?”

 

연성은 소리가 나서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에는 승호가 서 있었다.

 

“너, 너는…….”

 

그 때였다. 재호는 이 틈을 타 연성을 치고 도망쳤다.

 

“으윽! 저, 저 녀석이…….”

“여기서 뭐하는 거야? 어째서 네가 사람을 치려고 하는 거지?”

 

승호가 방금 전의 모습을 보고 연성에게 물었다.

 

“그건……. 말하기 좀 복잡한데…….”

“우연성, 네가 깡패냐? 왜 아무 사람이나 잡고 그러는 건데?”

“저, 저기. 주승호. 너 뭔가 오해하고 있는 거 같은데……. 내가 괜히 그러는 거 아니야.”

“실망했어. 결국 너도 힘으로 막 대하는 다른 녀석들과 똑같아.”

 

승호는 자리를 뜨려고 하였다. 그러자…….

 

“그 녀석이 먼저 내 자존심을 건드렸어.”

 

연성의 말에 승호는 뒤를 돌아보았다.

 

“자존심?”

“그래, 내가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는 비밀을 폭로한 게 그 쪽이야.”

‘우연성에게 비밀이라면……. 설마? 자기가 고아라는 거 말인가?’

 

승호는 ‘비밀’이라는 말에 전에 연성이 도혁과 통화를 한 것을 떠올렸다.

 

“그 비밀……. 나에게도 알려주지 않을 거야?”

 

승호가 연성에게 말했다. 그러자…….

 

‘만약 내가 고아라는 걸 알려주면, 주승호가 날 어떻게 볼까? 설마 얘도 날 동정하거나 그러는 거 아니야?’

“미안하다. 내가 괜한 말 꺼내서 널 곤란하게 한 거 같네. 그럼 난 갈게.”

 

승호는 자리를 떴다. 연성도 일어나서 해동검도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치, 노재호 녀석, 결국엔 사과를 하지 않을 셈인가? 그나저나 주승호... 이제 나 어떻게 하지?’

“거기! 정신 집중하라고!!”

 

어느 순간, 연성은 자세가 흐트러져 있었다. 쉬는 시간이 되었다. 연성에게 관장이 다가와서 말을 하였다.

 

“자네 요새 왜 그러나?”

“네?”

“연습 도중에 다른 생각이나 하고. 무슨 일 있어?”

“아닙니다. 그저 제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연성은 관장에게도 자기 비밀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여하튼 연습 중에는 정신을 흩트리지 말 것!”

“네, 알겠습니다!”

 

연습이 끝나고 연성은 기숙사로 돌아왔다. 점호를 마치고 잠을 청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통 잠이 오지 않았다. 반면 연성의 룸메이트인 지호는 잘 자고 있었다.

 

‘지호 녀석, 얘는 아무데서나 누우면 금방 잠이 들 것 같군.’

 

연성은 지호를 바라보며 그렇게 생각하였다. 그러자 그 때, 연성은 승호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난 민호를 통해서 승호의 비밀을 먼저 알아버렸지. 그 때, 난 어땠을까? 승호를 동정했었을까? 만약 다른 사람들이 승호의 비밀을 알았다면... 그 사람들은 승호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할까? 동정을 할까? 아니면 노재호처럼 [승호에게도 책임이 있다]라는 그런 소리를 할까?’

 

연성은 몸을 뒤척였다.

 

‘생각해 보니, 내 고민은 승호에 비해선 아무것도 아니려나? 내 입으로 [승호의 인생이 망가졌다]라고 말했던 게 어쩌면 내가 승호를 바라본 관점을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한 게 아니었을까?’

 

연성은 잠시 생각하였다.

 

‘그래, 일단 승호와 민호에겐 말을 해 주자. 나도 승호의 비밀을 일단 알고 있잖아.’

 

결국 연성은 승호와 민호에게 자기의 비밀을 가르쳐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그 주 금요일이 되었다.

 

“자, 어느 덧 보충수업도 다음 주면 끝이지? 앞으로 1주일 남았으니까 모두 힘내자고.”

 

연성이 자기 비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이에, 보충수업 기간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쉬는 시간, 연성은 지하를 불렀다.

 

“저기, 선우지하.”

“응?”

“잠깐 나 좀 보자.”

 

지하는 조심스럽게 연성을 따라갔다. 어느 한적한 복도에서 연성은 지하를 세웠다.

 

“나, 날 왜 부른 거야?”

 

지하는 웬일인지 겁을 먹고 있었다. 연성이 지하에게 말을 하였다.

 

“다름이 아니라, 앞으로는 비밀이 있으면 꼭 지켜 주었으면 좋겠다고. 괜히 사람들 비밀을 떠벌리고 하면 좋지 않잖아. 그 비밀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도 자존심에 상처를 줄 수도 있으니까.”

 

연성의 말에 지하는 할 말을 잃었다.

 

“미, 미안해…….”

“이미 엎질러진 물이야. 난 그렇다 치고, 이제 앞으로는 다른 사람의 비밀은 꼭 지키라고.”

 

연성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리고는 잠시 뒤, 지하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자, 그럼 교실로 갈까? 조금 있으면 수업 시작하겠다.”

“아, 으응…….”

 

연성은 지하와 함께 자기 반으로 돌아왔다. 오후 프로젝트 모임 시간이 되었다.

 

“이제 보충수업이 1주일밖에 안 남았어. 모두들 자기가 택한 무술에서 과학적인 원리를 잘 알아냈어?”

“합기도 같은 경우는 진짜 짱이더라고. 세상에 어떻게 자기 몸무게보다 더 무거운 사람을 업어 칠 수 있을까?”

“그건 유도도 마찬가지라고.”

 

어느 덧 프로젝트 모임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학생들은 자기들이 연구하는 무술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럼 다음 주까지 정리를 하자. 이제 개학하면 프로젝트 보고서를 내야 하거든.”

 

그렇게 프로젝트 모임도 끝이 났다. 연성은 순간, 진영이나 도혁은 대체 어떤 프로젝트를 했을까 궁금했다.

그는 3학년 1반으로 찾아갔다. 마침 진영이 안에 있었다.

 

“어? 너는…….”

“안녕하세요? 1학년 2반 우연성입니다.”

 

연성이 인사를 하자 진영이 밖으로 나왔다.

 

“아, 전에 도혁이 아는 동생이라고 했던 애였지?”

“아, 네.”

‘사실 같은 고아원 출신이지만…….’

“그런데 네가 여기에 무슨 일이야?”

 

그러자 연성이 말을 꺼냈다.

 

“저……. 형도 1학년 여름방학 때 프로젝트 했었죠?”

“그럼, 1학년 여름방학 때에 프로젝트는 그야말로 통과의례(通過儀禮) 같은 거니까.”

“그럼……. 형은 어떤 주제로 프로젝트를 했어요?”

 

연성이 묻자 진영이 웃으면서 대답하였다.

 

“이거 얘기하면 너 나 유치하다고 놀릴 거지?”

“아니에요. 제가 어떻게 감히…….”

“사실 그 때, 난 ‘별자리를 직접 만들어서 관찰하기’를 주제로 했었어. 밤을 거의 새다시피 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보람찼지.”

“그럼, 도혁이 형은 그 때 무슨 프로젝트를 했는지 아세요?”

“도혁이는 나와 같은 조였어.”

“네?”

 

의외의 대답에 연성은 놀랐다. 그러자 진영은 주위를 돌아보며 말을 하였다.

 

“우리 둘만 있는 거 같아서 말하겠는데, 도혁이는 그 때, ‘동화책자리’를 만들어서 관찰했었어. 난 ‘사과자리’였고.”

“‘동화책자리’? ‘사과자리’? 아하하하, 재미있네요.”

“너 지금 나 비웃는 거야?”

“아, 아니에요.”

 

진영이 째려보자 연성이 얼른 해명하였다. 진영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사실 도혁이가 고아 출신이었다는 것은 나도 몰랐어. 하지만 지금은 부모님을 잘 만나서 예쁜 여동생도 있고, 좋은 대학도 가고 하였으니 뭐, 괜찮지 않아?”

“진영이 형.”

“도혁이가 ‘동화책자리’를 만든 건 띠동갑인 여동생 때문이었어. 걔는 보기와는 달리 ‘여동생 바보’였거든.”

 

진영이 웃으면서 말을 하였다. 그러자 연성은 새삼 부끄러워졌다.

 

“그러고 보니 널 보면 도혁이가 떠올라. 뭐, 덩치도 비슷하겠지만, 무엇보다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 때문이라고 할까나?”

“진영이 형……. 그럼……. 형은 제가 고아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기분이 어땠어요?”

 

연성은 진지하게 물었다. 그러자…….

 

“처음엔 놀랐어. 하지만 도혁이가 ‘신도혁’이라는 게 변하지 않는 것처럼, 네가 고아라고 해서 ‘우연성’이 아닌 건 아니잖아. 난 네가 고아든 아니든 상관없어. 그냥 넌 지금은 ‘1학년 2반 우연성’이니까.”

 

진영의 말을 듣고 연성은 깨달았다.

 

‘진영이 형, 역시 대단한 사람이야.’

“고, 고맙습니다.”

“아니야. 덕분에 난 도혁이와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었으니까. 수능이 끝나면 다시 천문대에 가 볼까나?”

 

그 때였다. 어느 덧 저녁 시간이 되었다.

 

“자, 어서 가야지? 배 안 고파?”

“아, 그럼 전 이만 가 볼게요. 형도 공부 열심히 하세요.”

“그래, 잘 가.”

 

연성은 진영과 헤어졌다.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식당으로 향했다.

 

‘그래, 난 그동안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어. 난 나야. 내가 고아든 아니든, 고아라고 해서 내가 다른 사람이 되는 건 아니잖아. 고마워요, 진영이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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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일단은 연성 쪽도 해결이 될 듯 하는 군요.

요새 '정기 연재'라는 게 있더라고요?

아시다시피 매주 무슨 요일에 연재하는 겁니다.

하지만 전 이렇게 들쑥날쑥하잖아요?

아아, 전 그런 거 못해요 ㅠㅠ

 

아! 맞다!! 전에 노재호 프로필을 올렸는데, 소설 묘사와는 달리 연성보다 크게 나왔더라고요.

노재호의 키는 174cm에 몸무게는 76kg(맞나?)입니다.(지금은 프로필 수정했어요.)

여하튼 그럼 전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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