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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아침!”

 나는 조용히 미소 지으며 회사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맞아준다. 크고 쾌활한 미소로 맞이할 수도 있겠지만, 억지로 짓는 표정은 금방 티가 날 것이고 그럼 불쾌해하겠지. 예의 수준의 가식으로 최대한 밝은 분위기를 끌어내기 위해, 나는 미소를 짓는다.

 지루하다.

 결국 이것인가? 이게 맞지. 굉장히 힘들었고, 분명 성취감……. 있었어. 한때 그런 것도 있었지. 하지만 정제되고 나서, 불완전하고 말랑말랑 했던 것들이 완전해지고 튼튼해지면서, 메마르면서 모두 재미없어졌다. 이건가? 어렸을 때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 대통령, 가수, 텔런트, 그리고 조금 나이가 들어서는 기업인- 대충 이룬 것 같은데. 사장은 후배가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덜 존중 받거나 그런 상황은 아니니까.

 대학을 나오고 같이 사업을 하자는 당찬 후배가 있었다. 당시 취업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던 나는 수락했고 같이 열심히 뛰었다. 나는 별 생각 없었는데 후배의 열정이 전염 된 모양이었다. 정말 치열하게 뛰었다. 이제 꽤 유명한 문구 회사가 되었는데. 문제는 내가 치료 되었다는 것이다. 전염에서 벗어나서 말이다. 게다가

 항체까지 생겨버렸다.

 가족이 없어서 그런 건가? 지나가는 여자는 많았는데 내가 차거나 차이거나 를 짧은 간격으로 반복했다. 애초에 내 성격이 진지한 것은 딱 질색이니까. 지금 쉰을 넘은 나이에는 어울리지 않는 성격이지만. 아무튼 그래서 연애가 조금만 진지한 국면에 들어가기 시작하면 견딜 수가 없었다. 이 기분을 어떻게 설명할까……. 부끄러운? 그런 기분이 든다. 겨우 연애 가지고 울고 불고 하는 상황이 온다는 게 좀…….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지 않았고 피하게 되었다. 결국 그래서 이 나이 되도록 혼자지만.

 이제 내 인생은 끝인 건가? 이런 우울이 그저 외로움 때문이라면 그것 보다 싫은 것은 없을 것 같다. 겨우 외로움 때문이라니. 하지만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사방이 조용해질 때면 자꾸 이유가 선명해지는 기분이다. 이유뿐만 아니라 결과 또한 그렇게 된다. 내 인생의 새로움은 끝났고 나는 독거노인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중년이다. 전에 없이 졸리기까지 한 날이다. 감각이 흐려진다…….



 드넓은 초원에서 한 중년이 누워있었다. 그는 엄청난 위화감에 상쾌한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상쾌한 가을 바람이 강하게 그의 얼굴을 스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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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윤주[尹主] 2012.06.07 07:35
    가족이 있는 중년 가장이라는 이미지도 좋은데, 독신 중년 캐릭터라니 의외성을 노리신 건가요??
    이번 글은 좀 짧네요. 덧붙여지는 내용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쓰시게 되면 올려 주세요^^
  • profile
    클레어^^ 2012.06.08 07:16
    잘 읽었어요.
    그런데 점염? 전염이 아니었나요?
  • ?
    다시 2012.06.08 07:29
    헉 이 짧은 글에 오타가 있다니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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