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뉘엿뉘엿 떨어지고 온 동네방네가 깜깜해질 즈음 고달픈 하루를 마치고 비를 맞는다 피곤한 육신을 엄마 품에 드리누워 눈꺼플을 잠글 때 내 망막에는 우주가 보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정적에만 휩싸인다 그리고 나는 마음의 붓끝을 치켜세우고 세상의 먹을 정성스레 간다 그리고 인생의 화선지에 먹을 칠한다 틈 하나 없이 먹을 듬뿍 얹어 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