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 들뜬 눈을 감고
벽에 기대어본다.
누군가는 이렇듯
나처럼 기대었었더랬지.
아마 그랬을 거야.
문득문득
얼굴도 모르는
그이가 떠오른다.
두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빨래며 청소며
궂은 일에 지친
뚱뚱한 아주머니일지도.
새벽 일찍 일어나 앉아
마르지 않은 작업복을 입고
아침도 거른 채
담배를 태울
비쩍 마른 아저씨일지도.
아니, 어쩌면
나와 같은 또래의
교복입고 잠드은
아이일지도.
이 벽에는
얼마나 많은 이들이
기대었을까.
조용히 눈을 감고
벽의 추억을
대신 더듬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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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어느날 도배가 끝난 내 방을 보고.
아. 최근에 울집도 도배를 했었죠. 다만 제 방은 그 시트지로 도배를 해버렸지만.... ㅡ,.ㅡ;; 그것도 제가 직접.... 벽 반절 정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