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23 00:40

가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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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에 걸린 초목의 싱그러움이


흐릿하게 빛을 잃어간다.


지난날 세상을 상록빛으로 장식한


우리의 여름을 회고하며


산천초목이


옷을 갈아 입을 준비를 한다.


 


 


계절이 회귀하며


산 능선을 굽이굽이 돌아


실개천을 따라


강이 되어 흐르고


강은 바다의 품에 뛰어들어


생명이 되었다.


 


 


찜통에 든 만두처럼


보슬보슬 익어가는 사람들 사이로


문득 까마득하게 잊었던


옛사랑의 향기마냥


조심스러운 얼굴을 붉히며


가을이 밝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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